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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 위원장들의 이재명 지지 운동:
노동조합 운동을 좀 더 온건하게 만드는 데 일조할 것

8월 26일 민주노총은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보수정당 대선후보 캠프행 및 지도위원 사퇴에 부쳐”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수호·조준호·김영훈·신승철 등 전 민주노총 위원장들이 각기 다른 민주당 예비 대선후보 지지 활동을 위해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사퇴했다.

8월 12일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 공개 토론회 ⓒ출처 노동자 영상사업단 유투브

최근 김영훈·신승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들은 이재명 후보 지지 조직인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의 공동 대표를 맡았다. 이수호 전 위원장은 박용진 후보를, 조준호 전 위원장은 이낙연 후보를 지지한다고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지도위원 4명의 사퇴에 유감을 표하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민주화, 친노동세력으로 자부하는 노무현, 문재인 정권 또한 노동자계급을 외면하고 배신[했다].”

지금 민주노총 조합원뿐 아니라 노동자 전반에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배신감과 환멸이 크다. 개혁 약속을 저버리며 배신했기 때문이다.

덜 투쟁적

그런데 노동계 지도자들 다수는 문재인 정부가 개혁을 줄 거라고 기대하거나 때로는 심지어 개혁을 둘러싼 협력을 구축하려고 애써 왔다.

그런 포퓰리즘 전략의 결과, 심각한 위기와 문재인에 대한 환멸 속에서도 대선은 양강 구도로 흘러가고 있고, 정의당은(진보당도)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노동자들의 지지가 큰 것은 사실이다. 출신과 배경, 지방정부 수장으로서 작더라도 개혁 공약을 지킨 이력 등 때문에 이재명은 우파는 물론이고 친문 등 주류 정치인들과 조금 달라 보인다.

실제 이재명의 정치적 기반은 주류 정치인들과 다소 다르다. 이재명은 성남 참여연대 출신으로 성남시장이 될 때 당시 민주노동당과의 야권연대 후보로 당선했다. 선거를 함께 치른 지역 자민통 경향과도 협력적 시정을 펼쳐 왔다. 정의당과도 노동계 기반이 겹친다. 경쟁자인 이낙연이나 추미애 등에게는 이런 기반이 없다.

그래서 정권 교체 지지 여론이 더 높은데도, 이재명이 차기 대선 여론조사 선두권을 유지하는 까닭이다.

이재명과 윤석열의 양강 구도로 예상되는 내년 대선이 막판까지 박빙으로 전개된다면, 우파 재집권을 막기 위해 이재명에게 표를 던져야 한다는 압력도 커질 것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우파의 집권에 반대하는 노동자 대중의 염원에 공감해 대선 투표에서는 이재명에게 (비판적으로) 투표하는 전술을 채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때조차도 비판적이고 독립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재명에게 투표하는 것과 그 선본의 일원이 돼 한 팀으로 움직이는 것은 다르다. 대선 국면에서 선본의 일원으로 지지를 하는 것은 강령이거나 적어도 전략이고, 민주당 정권에 대한 헛된 환상을 키우는 것에 일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책임성

지금 경제가 부분적으로 회복되는 듯 보여도 경제 위기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새 정부 하에서도 취약하고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에게 개혁을 제공하려면 사용자들과 부자들이 그 비용을 부담하게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이재명이 집권한다 해도 제대로 된 개혁을 제공하지 못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대를 대부분 저버릴 것이 거의 분명하다. 그가 아무리 실천력 있고, 좌파적 민족주의·포퓰리즘 언사와 정책들을 표방한다 해도, 민주당 주류의 지지 기반을 의식해야 할 뿐 아니라 자본주의 정부의 수장으로서 가지게 될 책임이 우선할 것이기 때문이다.

설사 노골적 배신을 하지 않는다 해도 객관적 상황 때문에 대중 투쟁이 강제하지 않으면 개혁 또는 개악 저지가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내년 이후에도 정치적, 조직적으로 노동자 운동의 독립성을 유지하며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키워 나가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므로 민주노총에 아직도 영향력을 미치는 전직 위원장들이 이재명을 지지하는 조직을 만들고 선거 운동을 하려는 것은 노동계급의 정치적 투쟁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그것이 꼭 필요한 시기에 말이다.

이들의 실천은 자칫 노동자들이 이재명에 대해 정치적으로 무장 해제되도록 만들어 저항에 나서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김영훈·신승철 전 민주노총 위원장들이 민주노총 지도위원직을 사퇴했다고 해서 이런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고 진정으로 책임성 있는 행동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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