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악 국회 특위 저지 1박 2일 행동:
“공무원연금 개악 야합을 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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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는 공무원연금 개혁 실무기구에서 연금 개악이 합의됐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공무원노조 지도부가 실무기구에 포함돼 있고 합의안에 대해 동요하는 태도를 보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교조는 합의안을 거부하고 투쟁하자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공무원노조 기층 조합원들도 합의안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요구가 거셌다. 이런 가운데 5월 2일 오전에 열린 공무원노조 중앙집행위에서 합의안을 거부하고 투쟁하기로 공식 결정했고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5월 1일 열린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행동에서는 연금개악을 절대 받을 수 없다는 현장 조합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5월 1일 오후 1시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국민연금 강화!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결의대회”에 공무원노조와 전교조 조합원 1천 명이 모였다. 공무원연금 국회특위 활동 시한인 5월 2일을 앞두고 야합을 저지하려고 전국에서 모인 것이다.
민주노총 최종진 수석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선거 결과로 오만해진 새누리당이 더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국민연금을 쌈짓돈으로 전락시킨 새정치연합도 믿을 수 없다. 1박 2일 투쟁으로 야합을 막자” 하고 호소했다.
공무원노조 이충재 위원장은 “공무원 노동자 보수 현실화, 정년, 연금 세 가지를 충족시키지 않으면 합의해 주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연금 강화를 위해 더 강하게 싸워야 한다” 하고 발언했다.
이어 전교조 변성호 위원장이 연단에 섰다. “법인세 감세와 자원외교 비리로 수십조 원이 날아갔다. 공무원과 교사들을 ‘세금 도둑’으로 몰면서 정작 세금 축낸 정부와 재벌들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안 한다. 야합이 이뤄지면 6월에 더 큰 투쟁으로 그들을 심판하자” 하고 주장했다.
투쟁 결의 발언이 이어졌다.
“박근혜는 4·29 재·보선 이후 노동시장 구조개악과 공무원 연금 개악을 밀어붙이려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재·보선은 새정치연합의 참패이지 노동자·민중의 참패가 아니다. 우리가 타협하면 세금 도둑이라는 오명을 자인하는 것이다. 부자 세금 감면, 4자방 비리, 연기금 횡령이야말로 세금 도둑 아니냐.” (전교조 경기지부장)
“4만 5천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중 1만 8천여 명이 사학연금 대상자다. 공무원연금 개악 다음은 사학연금 개악이다. 공무원 전교조와 함께 싸우겠다.”(보건의료노조 최권종 수석부위원장)
“우리에게 연금은 수십 년 일하며 제대로 못 받는 임금에 대한 후불 임금이고, 퇴직금이고, 4대보험이고, 산재보험이고, 노동3권이고, 정치 자유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보상이다.” (공무원노조 세종충남본부 소속 지부장)
참가자들은 “국민의 목숨이다. 공적연금 강화하라”, “노동자의 힘으로 새누리당 심판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결의대회를 마쳤다.
국회에서 기습시위를 벌이다
결의대회 이후 오후 4시가 조금 넘어서 공무원노조와 전교조는 국회 의사당 앞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조합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국회 진입을 막아섰지만 삼삼오오 모인 조합원 1백50여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같은 시각에 국회 정문 앞에서는 국회로 들어오지 못한 1백여 대열이 연좌해 집회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국회 특위 해체”, “새누리·새정연은 야합 말라” 등이 적힌 손 배너를 들고 국회 본청 계단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이 겹겹이 에워싸고 연행하겠다고 협박했지만 참가자들은 본청 계단에 앉아 집회를 시작했다.
“오늘 국회 특위를 완전히 중단시켜야 한다”, “우리는 세금 도둑이나 파렴치한이 아니다” 등 참가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연행을 각오하고서라도 국회 특위에서 연금 개악을 합의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참가자들의 의지는 컸다. 30여 분이 흐르고, 집회 사회자가 시위를 정리하고 나가자고 애기했지만 참가자들 사이에서 집회를 지속하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국회 특위가 열리지 않도록 이곳에서 집회를 이어가자”, “연행도 각오했다.” 사회자가 집회를 정리하자고 재차 말하자 두세 명이 자리를 떴을 뿐 대다수는 자리를 지켰다. 이대로 흐지부지 끝낼 수 없다는 분위기였다.
공무원노조 이충재 위원장이 나서서 몇 차례나 집회를 해산하자고 한 이후 결국 공무원노조 대열의 상당수가 자리를 정리했다.
그러나 전교조 대열 60여 명과 공무원노조 조합원 20여 명은 자리를 지키며 집회를 이어갔다. 오후 6시가 다 돼서야 참가자들은 “국회 특위 즉각 해산하라”, “부패 비리 정권 박근혜는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며 국회를 빠져 나왔다.
“지도부는 야합 원천무효를 선언해야 합니다”
오후 7시 새누리당사 앞 집회는 언론에서 연금 개악안이 합의됐다는 소문이 들리는 상황에서 진행됐다. 공무원연금 개혁 실무기구가 ‘연금 기여율 7퍼센트에서 9퍼센트로 인상, 지급률 1.9퍼센트에서 1.7퍼센트로 인하’하는 안으로 합의했다는 보도에 참가자들의 분위기는 술렁였다.
이런 상황을 정확히 짚은 전교조 인천지부 조수진 교사의 자유발언은 큰 박수를 받았다.
“합의안과 관련한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우리는 이 자리에 공무원연금을 얼마 더 내고 얼마 덜 받을지 들으러 온 것이 아니다. 우리가 여기까지 와서 야합을 묵인해 주고 가서는 안 된다.
“아직 개악안이 통과된 것이 아니다. 지도부는 향후 투쟁 방향을 제출해야 한다.”
이어서 발언한 전국공무원노조 이충재 위원장은 “공무원노조가 실무기구에서 빠진 상황에서 공노총과 교총이 동의해 준 것이 맞다” 하고 상황을 밝혔다. 공무원노조 지도부가 이 합의를 사실상 묵인해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이충재 위원장은 “우리끼리 비난하지는 말자. 합의하면 한다고 동지들에게 묻고 말할 것이다” 하고 밝혔다.
이충재 위원장의 발언 후 조합원들의 질문 요청이 이어졌다.
“이 합의는 원천 무효라고 선언하고 투쟁해야 하는 것 아니냐.”(전교조 인천지부 조수진)
“5월 1일 대의원대회에서 공무원노조가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한다고 결정했다. 이충재 위원장은 공노총, 교총이 합의 못 하게 하겠다고 실무기구에 들어간다고 했다. 그런데 이제 공노총, 교총이 합의했다고 한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원천무효 선언하고 싸울 것인가? 분명하게 답해 달라.”(공무원노조 양윤석)
많은 참가자들이 이 제기에 “맞습니다” 하고 호응했다.
전교조 변성호 위원장은 공노총과 교총의 합의를 분명하게 비판하며 발언을 했다.
“공노총과 교총의 합의는 합의라는 말도 써서는 안 된다. 1백만 공무원, 40만 교원의 노후를 공노총과 교총이 자본에게 넘겨줄 수 있는가?
“오늘 공무원과 전교조가 우리는 합의를 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하는 것에서 투쟁을 시작했으면 한다. 실무기구에 우리의 뜻을 전달하는 것이 불발이 됐다면 내일 종료시한인 특위에서 통과되지 못하도록 이제는 직접 의원들 대상으로 싸울 수밖에 없다.”
변성호 위원장은 이후 중앙집행위 회의를 거쳐 구체적인 투쟁 계획을 발표하기로 했다.
민주노총 최종진 수석부위원장은 “전교조와 공무원노조, 민주노총이 결단코 이 합의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늘 문재인이 한국노총 집회에서 ‘깎기는 깎아야 하는데’ 하고 표현했다고 한다. 그러나 공적연금 강화는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에서 시작한다. 저들은 국민연금을 사회적 기구에서 논의하자고 한다. 사회적 기구는 노사정 기구처럼 들러리 기구일 뿐이다. 이것은 현금 주고 어음 받는 것이다. 민주노총도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다.”
이후 이어진 발언에서도 잘못된 합의를 받아서는 안 되고 투쟁을 해야 한다는 발언들이 잇달았다. 공무원노조 양윤석은 “지금 연금 개악에 합의하고 양보안을 내는 것은 성완종 리스트, 세월호 문제로 위기에 빠져 있는 박근혜를 위기에서 구출해 주는 것이다. 우리와 모든 노동자들의 노후를 지키기 위해 싸우자” 하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연금개악 야합 원천무효를 선언하고 투쟁해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강한 투쟁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런 압력을 바탕으로 5월 2일 오전에 열린 공무원노조 중앙집행위에서 “공무원연금 개악안이 통과될 경우 이를 인정하지 않고 총력투쟁을 전개”하기로 결정했다.
집회에서 조합원들의 말처럼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연금개악 저지를 위해 끝까지 힘을 모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