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악 여야 야합을 막으려면:
파업을 포함한 총력 투쟁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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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이 공언한 공무원연금 개악 시한(5월 6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재보선 성적표를 들고 의기양양하게 공무원연금 개악을 밀어붙이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은 “[재보선] 승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완수하는 일”이라며 막판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노동자 연대〉 신문은 지난 호에서 공무원연금 개악이 결코 물 건너간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공무원노조는 새정치연합에 기대지 말고 실무기구를 나와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경고는 현실로 드러났다.
현재 정부·여당이 내놓은 최후통첩은 기여율 9.5퍼센트, 지급율 1.7퍼센트다. 35.7퍼센트 더 내고 10.5퍼센트 덜 받는 것이다. 27.3퍼센트 더 내고, 9.5퍼센트 덜 받도록 한 2009년 개악보다도 삭감 폭이 더 크다. 공무원과 교사 노동자들이 결코 수용할 수 없는 개악이다.
얼마 전까지 공무원노조 내에서 공무원연금 개악이 물 건너갔다는 안이한 전망이 확산되더니, 새정치연합이 재보선에서 패배하자 이제 공무원연금 개악을 저지하기는 그른 거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는 듯하다. 이는 무엇보다 공무원노조 집행부가 새정치연합에 의존하는 전략을 채택해 온 탓에 생겨난 지그재그 현상이다.
이미 국회 특위와 실무기구는 ‘개악’을 전제로 숫자 싸움하는 공간으로 전락했는데도 공무원노조 집행부는 실무기구에 남아 ‘사회적 합의’라는 명분을 제공해 왔다. 그래서 새정치연합 강기정이 “지금 공무원연금 개혁은 99.9퍼센트 진행됐다”고 큰소리칠 수 있는 빌미를 줬다.
결정적으로 이런 분위기는 공노총과 교총 지도자들이 4월 20일 실무기구에서 양보안을 내놓으면서 조성됐다. 이충재 집행부는 직접 양보안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공개적 비판도 하지 않은 채 실무기구에 남아 공노총과 교총 양보안에 연대 보증을 서 줬다.
최근 공무원노조 서울, 강원, 법원본부가 이충재 집행부의 모호한 태도를 비판하며 ‘양보는 없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조합원들은 … 어떠한 양보안도 승인해 준 적이 없다”(강원본부), “공무원연금 개악은 명백한 ‘연금민영화’의 시발점[이므로] 어떠한 개악도 용납할 수 없[다]”(법원본부)며 “현행 공무원연금 제도 사수”(서울본부)가 투쟁의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원본부는 “숫자놀음이나 하라고 실무기구에 참여하라고 한 적이 없”고 “실무기구는 더 이상 필요 없다”며 이충재 집행부에게 실무기구 탈퇴를 촉구했다.
공무원노조 집행부는 현장 간부들과 조합원들의 촉구대로 어떠한 양보도 없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여야 야합을 막기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서야 한다. 특히, 5월 1~2일 국회 특위에서 여야 단일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 설령 5월 2일 여야 단일 개악안이 나오더라도 끝난 것은 아니다. 5월 6일 본회의 상정이 남아 있다.
따라서 공무원노조 활동가들은 여야가 공무원연금 개악을 시도하는 5월 6일까지 이충재 집행부에게 파업 돌입 등 총력 투쟁을 촉구하는 동시에, 이런 투쟁이 실질적으로 벌어지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재보선 이후 한층 강경하게 양보를 강요하며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도 배수진을 치고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 투쟁을 전개해 공무원연금 개악을 좌절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