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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한 베네수엘라 대리대사 아르뚜로 힐 삔또:
“미국은 베네수엘라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합니다”

3월 14일, 본지는 주한베네수엘라대사관 아르뚜로 힐 삔또 대리대사를 인터뷰했다. 두 시간 동안 이어진 인터뷰에서 대리대사는 미국 제국주의의 개입을 비판하고 기성 언론에 의해 왜곡된 베네수엘라 사태의 진실을 풍부하게 전했다.  [  ] 안의 내용은 〈노동자 연대〉 편집팀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덧붙인 것이다. 통역과 영문 녹취에 고생한 이은혜 동지에게 감사드린다.

아르뚜로 힐 삔또 주한베네수엘라대사관 대리대사 ⓒ조승진

아시다시피 미국은 라틴아메리카에 한 세기 동안 추악한 개입을 한 역사가 있습니다. 이번에 미국은 어떤 정치적 이유 때문에 베네수엘라에 간섭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미국은 라틴아메리카에 100년 넘게, 어쩌면 200년 이상 개입해 왔습니다.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것은 먼로 독트린의 재현입니다. 먼로 독트린은 1823년 미국이 [당시 대통령 제임스 먼로가] 제시한 것으로, ‘아메리카를 위한 아메리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그 메시지에는 아메리카 대륙 전체가 미국 국가를 위한 것이라는 함의가 있었습니다.

또, 베네수엘라에는 에너지 자원이 많습니다. 베네수엘라 자원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석유입니다. 그래서 현재 모든 개입은 석유를 노리고 이뤄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세계 자본주의 하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모든 산업 부문들이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현실을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베네수엘라 헌법은 베네수엘라 석유 시추 산업의 51퍼센트가 국영석유기업 PDVSA로 귀속돼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런 규정은 제약 없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개발하고 싶은 미국 자본에게 제약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가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해 이 같은 헌법적 제약을 없애고 석유 매장량 전체를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랄 것입니다.

제 생각에 베네수엘라의 ‘볼리바르식 혁명’은 대체로 성공적이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 산업에서 얻은 소득을 민중에 분배해 왔습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가 했던 일이 라틴아메리카 모든 나라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할 듯합니다. 최근 3~4년 [라틴아메리카] 상황을 보면, 브라질에서는 [노동자당 출신 전 대통령] 룰라가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그 때문에 룰라는 선거에 자유롭게 출마하지도 못했습니다. 이런 점을 보면 [미국의 개입은] 베네수엘라만이 아니라 더 넓은 부분을 겨냥한다고 생각합니다. 라틴아메리카 전체에 대한 미국 개입 전략의 일환인 거죠.

룰라에 관해 언급하셨는데, 브라질에서 룰라·호세프 정부가 퇴진하고 [강경 우파]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당선하는 등, 현재 라틴아메리카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그런 점이 [베네수엘라 사태에] 미치는 기류는 어떻습니까?

현 상황은 10년 전, 20년 전과 매우 다릅니다.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인접하고 있는 주요 국가들인 콜롬비아와 브라질 모두 우파 정부가 집권해 있습니다. 특히 콜롬비아 대통령 이반 두케가 [마두로 정부에 대해] 매우 공세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우파 정부들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미국은 [2000년대 초 라틴아메리카의] 좌파 정부 물결로 집권한 정부들을 모두 되돌리고자 단계를 밟고 있습니다. 그러나 라틴아메리카 각국에서 좌파 정부들이 집권했던 때를 돌아보면, 각국에서 민중들이 불평등을 줄이고 민중의 참여를 늘리고자 나섰음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라틴아메리카 나라들 상황은 그와 사뭇 다릅니다. 저는 지금이 불안정성의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상황을 보면, 토지를 [경작자들에게서 빼앗아] 대지주들에게 돌려주고 있습니다. 좌파적 정부 시절에 했던 조처에서 뒷걸음치는 것입니다.

사회 운동이 그런 정책들에 맞서 투쟁하고 있기 때문에 결정적 상황이 펼쳐질 것입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 마우리시오 마크리는 대중에 인기가 매우 없습니다. 브라질 대통령 보우소나루와 콜롬비아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우파 정부들이 민중을 공격하고 복지를 공격할 때면 언제고 민중은 그런 정책들에 맞서고 있습니다.

지금 라틴아메리카의 불안정성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것입니다. 2000년대[좌파 정부 집권 물결]부터 지금 우파 정부 집권 상황까지 전체를 돌아보면,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매우 불안정한 시기를 거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치인들 모두가 민중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기업·대자본의 편이지 민중의 편이 아닙니다.

반면 베네수엘라에서는 복지, 교육, 보건 등 여러 부문에서 좋은 정책을 유지하려 합니다. 그런 점에서 [라틴아메리카] 우파 정부 집권은 베네수엘라에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반면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간섭할 절호의 기회라고 여길 것입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간섭이라면 모두 편들어 줄 [우파] 정부가 많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간섭과 제재 때문에 베네수엘라인들은 어떤 피해를 입고 있습니까?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차베스 시절부터 지금까지 계속돼 왔습니다.

몇 년 전 [2015년] 당시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선언하고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미국은 입장을 발표하고 제재를 가할 때마다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말합니다. 베네수엘라 때문에 미국이 비상사태라는 겁니다. 그렇게 베네수엘라인들과 베네수엘라 산업에 제재를 가하는 자신을 정당화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제재 중 가장 중요한 것은 PDVSA에 대한 것입니다. 미국은 자국 국민들이 베네수엘라 기업인 PDVSA의 수익과 자산을 거래하지 못하게 합니다. 이는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뿐 아니라 금융 조건을 불안정하게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제재는 베네수엘라만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데, 예컨대 금융 제재가 그렇습니다. 미국은 [세계] 금융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의 돈을 받지 못하게 하려 하는데, 이런 식인 겁니다. ‘베네수엘라와 거래한다면 당신들도 제재 대상이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식량·의약품 수입에 종종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베네수엘라인들을 위한 생필품 수급이 큰 어려움에 처하는 거죠. 베네수엘라는 의약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데, 금융 제재 때문에 [상품을 현금·현물 구매해야 하는 처지라] 의약품 수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겁니다.

또, 미국은 몇 주 전 [1월 28일] 제재를 추가해, PDVSA의 미국 자회사인 ‘시트고’의 300억 달러가 넘는 방대한 자산을 동결했습니다. 미국에는, 전적으로 베네수엘라의 자산인 [시트고 소유] 정유소 세 곳과 천연가스 관련 시설들이 있습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가 이런 자산들을 운영하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습니다. 시트고는 베네수엘라 기업으로, 베네수엘라인들의 것입니다. 시트고가 없으면, 베네수엘라인들은 시트고가 매년 벌어들이던 약 110억 달러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런 제재 때문에 베네수엘라인들이 겪는 경제적 문제는 심각합니다. 어떤 보고를 보면, 제재 때문에 지난 4년 동안 손실이 4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합니다. 심각한 상황입니다.

인플레이션 문제도 심각합니다. 현재 물가인상률이 워낙 높아서 베네수엘라인들이 꼭 필요한 일부 물건들을 구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 정부가 몇몇 조처를 취해 식량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그 때문에 [어려움에서] 약간 회복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제재와 간섭의 파도에 파묻힌 것입니다.

상황은 점점 치명적으로 될 것입니다. 예컨대 베네수엘라의 대미(對美) 석유 수출이 끊긴 상황입니다. 미국은 스위스 정부에 연락해 [스위스 은행에 개설된] 베네수엘라의 계좌를 모두 동결하라고 요구했고, 다른 나라들에도 베네수엘라와의 거래를 단절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에 아무 것도 팔지 말라’는 거죠. 이 때문에 문제가 아주 심각합니다.

베네수엘라인들은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스스로 조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부 지역 생산위원회와 지역사회 주민들이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조직화하고 있고, 정부도 몇몇 나라들에서 식량을 얼마쯤 수입해 각 가구에 배급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인 약 90퍼센트가 그렇게 식량을 얻고 있습니다.

현재 베네수엘라에 사치품은 없지만 생존에 꼭 필요한 식량과 의약품은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입니다. 경제 제재가 식량 외에도 많은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제재로 매우 많은 것을 잃고 있습니다. 아까도 말했듯, 베네수엘라는 제재 4년 동안 4000억 달러를 잃었습니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외교 인력을 전원 철수시켰다고 밝혔습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어디까지 나아갈 것이라고 보십니까?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정권 교체 시도에 직면해 있습니다. 시리아, 리비아, 이라크에서 했던 일을 베네수엘라에서도 하려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경제 제재는 베네수엘라의 안정성을 공격하려는 길 위에 있는 조처입니다. 정권 교체 시도의 첫 단계로 베네수엘라인들이 [마두로] 정부를 저버리게끔 하려는 것입니다.

현 단계에서 미국의 그런 시도는 잘 풀리고 있지는 않습니다. 베네수엘라인들이 정부를 저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베네수엘라인들은 여러 커다란 문제를 겪고 있지만 다수는 [야당에 맞서] 현 정부를 지지합니다. 그래서 마두로에 반대하는 대규모 거리 시위가 벌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3월 13일 과이도 지지 시위가 아주 소규모로 벌어졌지만, [이런 시위들은] 미국이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일요일[3월 10일] 정전 때 소요 사태가 일어나길 바랐지만, 그때조차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주재 외교 인력을 전원 철수시켰는데, 이것은 마두로 대통령이 2월 24일에 요구했던 바입니다. 미국이 선출되지 않은 대통령을 지지했기 때문에,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했고, 미국 외교 인력에 48시간 내 철수 명령을 내렸습니다.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과 ─ 대사관 수준은 아니라도 ─ 모종의 외교적 대화를 위한 창구를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양국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그래서 마두로 대통령은 외교 인력 전면 철수를 요구했던 것입니다. 이번에 미국 외교 인력이 철수한 것도 그 때문이고요.

현재 베네수엘라 상황은 조금 불안정합니다. 이번에 베네수엘라에서 사흘 동안 정전이 이어졌고, 그동안 베네수엘라인들에게는 전기와 수도가 없었지만 [서방 언론이 말하는] 대규모 소요 사태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미국 정치인들은 베네수엘라 거리에서 폭력 사태가 벌어지기를 바랐지만, 현재까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정전이 시작되고 고작 몇 분 만에 ─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사태를 온전히 파악하지 못했던 시점이었습니다 ─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는 이에 관해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미국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도 ‘[베네수엘라에] 음식도, 약품도 없고, 이제 전기도 없다. 마두로도 없[어야 한]다’ 하고 트위터에 적기도 했습니다. 정전 사태는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로 가는 미국의 청사진[에 포함돼 있는 것]입니다.

올해, 트럼프 정부는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위한 예산으로 [인도적 지원 명목으로] 약 5억 달러를 의회에 요청했다고 합니다. 1973년에 미국 중앙정보부(CIA)가 칠레 정권 교체를 위해 ─ 이제는 문서가 폭로돼 있습니다만 ─ 1000만 달러를 요청했던 것을 생각하면,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위해 5억 달러를 사용하겠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것입니다.

지금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후안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과이도를 이용해 미국에 필요한 [베네수엘라의] 자원을 모두 얻어내려 합니다. 미국에 있는 베네수엘라 자산에서 약 5000만 달러를 강탈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전체를 개방하고 규제를 모두 폐지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을 자처하는] 과이도는 베네수엘라 내 어떤 기업도, 경찰과 군대도 전혀 통제하고 있지 못하며, 국가 기구도 통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미국은 그런 사람을 대통령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미국이]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대통령 자리에 앉히려면 폭력을 동원하고 군사 개입을 해야 할 것입니다.

ⓒ조승진

후안 과이도는 어떤 사람입니까? 과이도와 그의 정당인 ‘국민의지당’(VP)은 지난 몇 년 동안 베네수엘라에서 소요 사태를 일으킨 세력들과, 2002년에 차베스에 반대한 쿠데타를 일으킨 세력과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후안 과이도는 작고 폭력적인 정당인 국민의지당 대표입니다. 국민의지당은 베네수엘라의 오랜 야당 세력입니다.

과이도는 2007년에 [차베스 정부 반대] 학생운동을 했던 소수 학생들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는 세계 금융 위기가 있었던 때인데, 미국은 이 때 차베스 정부에 대한 공격을 [다시] 시작하려 했습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내 소규모 학생운동 집단을 접촉했는데, 과이도는 그 집단의 일원이었습니다. 이 학생운동 집단은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훈련을 받았습니다. 소위 ‘색깔 혁명’[2000년대 초 중동부 유럽과 중앙아시아의 옛 스탈린주의 사회에서 일어났던 친서방 운동들]이 있었던 다른 나라를 봐도 그런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소수의 폭력적인 학생 집단이 베네수엘라 거리에서 행동을 벌인 것 같은 일 말입니다.

2007년에 차베스를 반대했던 이들은, 2014년 ‘과림바’ 소요 때 마두로 정부 반대 운동을 벌이며 다시 등장합니다. ‘과림바’는, 극소수 단체들이 세 달 동안 도로를 봉쇄하고 많은 행동을 벌였던 매우 폭력적인 소요 사태로, 122명이 사망했습니다. 2016년에 이들이 또 소요를 벌였을 때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마두로 지지자들이 [시위대 때문에] 불에 타는 일도 있었습니다.

국민의지당은 당시 핵심 세력이었습니다.

국민의지당은 [이 당을 만든 우파 인사] 레오폴드 로페즈가 만들었던 또 다른 정당인 정의우선당에 뿌리를 둔 당인데, 정의우선당은 2002년 차베스에 맞선 쿠데타에서 주도 세력이었습니다. 정의우선당과 국민의지당은 베네수엘라에 줄곧 존재해 온 사회민주주의 정당[민주행동당]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만, 두 당 모두 우파 정당입니다.

국민의지당이 [정권 교체] 운동을 이끌게 된 것은, 이 당이 미국과 미국 대기업들과 연계가 두텁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베네수엘라에서 부유한 가문들입니다. 이들은 지금과 같은 일을 벌이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 왔습니다. 이들은 마치 [친미 정부 수립을 요구하는 대중 운동이라는 의미에서] ‘색깔 혁명’과 같은 방식으로 행동합니다. 폭력적 소요 사태가 벌어지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 주고, 이를 빌미 삼아 미국의 개입을 요청하려는 거죠.

그러나 베네수엘라에는 차베스 시절 생긴 훌륭한 사회 운동 조직들이 많기 때문에, 대중은 [정권 탈취 세력에 동요하지 않고] 이런 기구를 중심으로 스스로 조직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베네수엘라에서 ‘색깔 혁명’ 식 계획을 추진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베네수엘라인들이 미국과 타국의 개입에 맞서 더 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봅니다. [‘색깔 혁명’에 직면했던] 다른 나라들은 그러지 못했죠.

지금 [베네수엘라 사태에 대해] 언론의 공작이 많습니다. 전 세계 언론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폭력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일례로,] 지난 4~5주 동안 언론들은 마두로 정부가 콜롬비아·베네수엘라 국경에 있는 다리를 봉쇄하고 ‘인도적’ 물품 반입을 막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 다리는 원래 열려 있던 다리가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다리 양측에 국경 사무소도 없는, 항상 봉쇄돼 있던 다리였습니다. 그런데도 [언론은]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인도적 지원을 하고 싶어 했다’면서 마두로 대통령 탓만 합니다.

그러나 최근 〈뉴욕 타임스〉가 탐사 보도를 낸 것을 보십시오. [미국의 지원 물품을 실은] 트럭에 불을 지른 것은 [국경의] 콜롬비아 쪽에 있던 과이도 지지자들이었습니다. 미국 부통령 마이크 펜스는, 마두로 정부가 트럭을 불태웠기 때문에 미국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콜롬비아 쪽에 있던 과이도 지지자들이 트럭들을 모두 불태웠던 것입니다. 언론이 모두 거짓말했던 거죠.

언론은 베네수엘라가 사악한 나라고, 마두로는 독재자라고 전 세계에 거짓말을 하는 공작을 벌이는 것입니다.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 등 [미국이] 정권 교체를 원했던 나라들 모두에서 그런 공작이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미국의 ‘인도적’ 물품 반입을 저지한 것이 이해가 됩니다.

이런 것도 있습니다. [2월 23일 국경에서의 충돌이 끝나고] 베네수엘라 장교들이 불탄 트럭을 살펴봤는데, ‘인도적’ 물품은 거의 없었고 ‘과림바’ 세력이 사용하는 철사, 막대기, 가면 같은 도구들이 주로 실려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국경에서 충돌을 벌여 트럭을 베네수엘라 안으로 반입하고 콜롬비아의 무장 세력들도 베네수엘라로 넘어와서, 베네수엘라 국내 일부 지역을 점령하고 과이도를 그 지역으로 옮긴 다음 베네수엘라 내에 입법부가 관할하는 별도 정부 수립을 선포하려는 계획이었던 것 같습니다. 리비아와 시리아에서 했던 것처럼요. 그러나 베네수엘라인들 중에는 과이도를 지지하는 사람이 적고, 군부도 과이도를 지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은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야당들의 공격 때문에 베네수엘라의 ‘미시온’ 프로젝트와 사회 복지도 지장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미시온’은 민중의 삶 전반을 지원하고 있습니다만, 어려움에 처해 있기도 합니다.

식량 생산을 위한 ‘미시온’ 프로젝트로 사람들은 필수 식량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식량을 마련하기 위해 자구책을 도모하고 있기도 하고, 정부가 지역 사회와 가구들에 식량을 배급하고 있기도 합니다. 저희는 경제적 위기에 맞서기 위해 민중에 필수적인 식량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택을 공급하는 ‘미시온’도 계속 진행 중입니다. ‘미시온’ 계획에 따르면 2011~2019년 사이에 주택 300만 채를 건축하고자 합니다. 현재까지 그중 약 200만 채가 건축 중에 있습니다. 이 계획으로 사람들에게 필요한 주택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사회 복지가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닙니다. 베네수엘라를 지지하는 러시아·중국·쿠바·터키 등 타국의 도움을 받아, 식량·보건·교육·주택 등 사람들의 삶에 필수적 요소들을 계속 제공하려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겪고 있는 핵심 문제는 [제재 때문에] 세계 금융 시스템에 효과적으로 접근할 방법이 차단당했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금융 시스템에서 [베네수엘라로 통하는] 문을 모두 닫아걸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에 자산이 없는 것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예컨대] 영국에서는 120만 달러 정도 되는 베네수엘라의 금이 오도가도 못하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금을 틀어쥐고는 내어주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베네수엘라 금인데도 거기에 손을 댈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영국 사람들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영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금을 돌려줘서 [그 금으로 베네수엘라가] 식량과 의약품을 마련해 사회 복지를 계속 운영할 수 있게끔 말입니다. 이 시위를 보고 마두로 정부와 차베스 정부에 대한 지지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정권 교체에 반대하고] 마두로 정부를 지지하는 이유는, [차베스·마두로 정부 하에서는] 사람들이 스스로의 삶을 위해 사회적 해결책을 구축할 방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베네수엘라인들은 스스로를 위해 식량을 생산하고 주택을 건설하지, 다른 누군가를 위해 그런 일을 하지 않습니다.

최근 정전 사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선일보〉는 정전 사태의 책임이 마두로 정부에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우파뿐 아니라 좌파 일부도 인력 부족과 설비 노후를 정전의 원인으로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정전의 원인은 무엇이고 이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베네수엘라의 전력 체계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완벽한 체계는 아니에요. 하지만 몇 년 동안 노력 끝에 몇몇 부분에서는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가뭄 문제도 있었습니다. 가뭄 때문에 물이 말라 중앙 발전 시스템이 잘 가동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2014~2015년부터 [베네수엘라에서] 전력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대응책을 수립해 시스템을 업데이트했고, 새 시스템은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베네수엘라 전력 체계의 문제는, 전체 전력의 80퍼센트를 베네수엘라 남서부에 있는 발전소 한 곳[구리 댐]에서 생산한다는 것입니다. 여기 한 곳에서 발전하는 전력으로 전국이 돌아갑니다. 다른 발전소도 있긴 하지만 핵심은 한 곳입니다. 한 국가가 전력의 80퍼센트를 발전소 한 곳에 의존한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지난주에 전국적 정전 사태가 있었습니다. 당시, 이 발전소가 멈춰서 80퍼센트의 전력 공급이 중단됐습니다. 그 발전소는 전체 전력 시스템과 조응해서 운영되는데, 이 발전소가 멈추고 다른 발전소도 멈춰 버렸습니다. 핵심 발전소가 멈춰도 다른 발전소들은 가동될 줄 알았는데 말이죠. 발전소 한 곳에 의존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정전의 핵심 원인은 베네수엘라 발전을 통제하는 시스템에 대한 사이버 공격 때문이었습니다. 전력을 배분하는 곳도 정전됐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한, 발전 상황에 대한 데이터가 어느 발전소에도 전혀 남아 있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멈춰 버린 거죠.

마두로 대통령은 처음에는 일부 지역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고 받았지만, 얼마 후에 거대한 문제가 생겼다는 보고를 받게 됐습니다. 그로부터 이틀이 지나고 몇몇 지역에서 전력을 복구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전력이 완전히 복구됐습니다.

정리하면, 전력 체계 자체에 문제가 있습니다만, [이번 정전 사태의] 핵심 원인은 쿠데타 세력이 구리 댐에 가한 위협[‘사이버 공격’] 때문이라는 거죠. 구리 댐의 전력 생산이 타격을 입은 후, 우리 정부는 시설을 복구해 전력을 다시 보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변전소가 멈춰 버린 거죠. 첫 번째 타격에서 회복하고 바로 지역 변전소에 두 번째 타격을 입은 것입니다.

차베스는 말년에 “베네수엘라에서 자본 논리를 근본적으로 억제하고 … 새로운 계획을 수립해 민중이 혜택을 입는 생산을 가동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애초에 베네수엘라의 민간 자본을 몰수해 발전이나 식량 생산 등 대중의 필요에 맞는 곳에 사용했다면, 한 나라 전력의 80퍼센트를 발전소 한 곳에 의존하게 되지는 않았을 듯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베네수엘라 경제는 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전체 무역 수익의 95퍼센트 정도가 석유 수출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베네수엘라 경제에서는 수익을 [석유 외] 다른 부분에 투자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차베스는 그런 일을 하려고 시도했습니다. 석탄 생산, 곡물 생산 등에서 그런 시도가 있었고, 2006년과 2007년에는 상황이 좋았죠. 하지만 그런 부문들도 여전히 석유 생산에 의존적이었습니다. 석유 수출 수익을 그런 산업에 투자하는 식이었기 때문입니다.

2010~2011년에 유가가 급락한 것은 베네수엘라 산업 전반에 매우 안 좋은 소식이었습니다. 그때부터 국내 생산이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도 제조업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애썼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베네수엘라만 이런 어려움을 겪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라틴아메리카 전체가 같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세계화 때문에 모든 산업이 자유 시장 경쟁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세계의 산업 전체와 경쟁하는 것은 역부족이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이래로 몇몇 기술 [집약적] 상품과 자원 생산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그런 계획들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추진 속도가 느립니다. 그러나 그런 계획들을 [폐기하지 않고] 추진하려 하며, 국내에서 천연가스를 이용한 산업을 시도할 계획도 하고 있습니다.

천연가스는 베네수엘라 경제의 또 다른 문제를 보여 줍니다. 차베스 집권 이전부터 베네수엘라 산업은 미국이 지배해 왔습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와 천연가스 모두를 빼앗아 갔습니다. 그 때문에 베네수엘라에서는 [천연가스를] 이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은 천연가스를 이용해 발전 산업을 다각화하려고 일부 주에서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튼튼한 전력 체계를 갖추고자 하는 것입니다.

한국의 좌파들은 베네수엘라의 20년간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으려고 많은 토론을 해 왔습니다. 아래로부터 노동자들의 통제, 특히 언급하신 것처럼 석유 산업에 대한 노동자 통제가 더 강했어야 했다는 아쉬움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런 제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저희는 베네수엘라 산업에서 노동자 통제가 매우 잘 되고 있다고 봅니다. 노동자들 스스로가 공장을 운영하는 몇몇 사례가 있습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두고 간 사업체와 생산을 통제하는 것으로, 사주가 사라지면 노동자들이 직접 경영하는 것이죠.

예컨대 시리얼을 만드는 기업 켈로그 공장이 그런 사례입니다. 해당 사업체의 사주가 공장을 두고 갔고, 지금은 노동자들이 그 사업체를 운영해 생산을 합니다. 종이 공장, 타이어 공장 중에도 그런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 사례들에서 얼마간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게 [직접 운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기술적 문제도 발생합니다. 원자재를 구하려 해도 [사업체를 버리고 간] 같은 기업에 의존해 원자재를 수입해야 합니다. 예컨대 타이어 산업의 경우, [공장을 버리고 간] 바로 그 기업에 의존해 원자재를 수입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기업이 베네수엘라를 떠나면서 원자재 교역 통로도 막아 버렸습니다.

베네수엘라 유리 산업은 역사상 미국 대기업이 지배해 왔습니다. 그런데 약 10년 전에 그 대기업이 베네수엘라를 떠났습니다. 그 이후로 노동자들이 공장을 운영해 왔습니다.

그런 사례들이 [다른 부문에도] 많이 있습니다. 성공적인 경우도, 실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실험이 벌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그런 실험의 좋은 사례들이 많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 실험이 있은 후, 차베스 대통령은 지역위원회 조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노동자들과 지역위원회 조직이 힘을 합쳐 기업을 운영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노동자들과 지역 사회가 함께 지역 단위에서 생산을 할 길을 새롭게 마련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생각하기에 사회주의로 가는 길은 지역위원회 조직 강화에 있다고 봅니다. 지역 사회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면서 함께 생산에 나서는 거죠. 그래서 정부는 지역 사회 자력 생산에 많은 돈을 투자했습니다. 그런 공장은 자본주의적으로 운영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노동자들은 스스로를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 공장 중에는 [작은 곳도 있지만] 규모가 큰 곳도 있습니다.

석유 산업은 다릅니다. 석유 산업은 노동집약적인 부문이 아니고, 그래서 노동자가 많지 않습니다. 석유 산업 중 일부 [보조적] 부문에서는 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만, 석유 산업 핵심 부문은 수익에 비해 노동자가 많지 않아서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정리하면, 다국적 대기업 소유주가 버리고 간 사업체들에서 [노동자 통제가] 진행되고 있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도 문제가 있습니다. 주로 기술적인 문제인데, 독자적 생산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술] 개발을 위해 모색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점에서도 좋은 사례는 있습니다. 예컨대 유리 산업이 그렇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국제 연대 사례입니다. 기술 발전이 필요한 모든 나라 노동자들이 새로운 생산 기술을 교류하는 사례로 참고할 만하다고 봅니다.

베네수엘라 유리 산업은 [다국적 기업이 남겨둔] 공장과 [베네수엘라인] 노동자들은 있지만 그 공장을 운영할 기술이 없었습니다. [원 소유주였던] 기업이 떠날 때 [기술직] 생산자들까지도 같이 데려갔던 것입니다. 이 때 저희 정부는 우루과이와 외교 협약을 맺어, 우루과이의 기술을 지원받아 베네수엘라 공장에서 양국 노동자들이 함께 일하게 했습니다. 그 결과 이 공장은 베네수엘라 최대 유리 공장으로 성장했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 필요한 유리 전체가 이 공장에서 생산됩니다. 우리 정부는 종이 산업에서도 같은 일을 시도하려 합니다.

저희가 보기에 [생산에서] 노동자들 사이의 국제적 연대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생산은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계 노동자들이 힘을 합치면 [자유 시장 세계화가 아닌] 좋은 세계화를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베네수엘라 사태에서도 국제 연대가 건설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앞서, 대리대사께서는 라틴아메리카 다른 나라들에서 자국의 우파 정부에 반대하는 사회 운동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그런 운동들 사이의 연대가 건설되고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약 2주쯤 전에 베네수엘라에서 [현 사태를 두고] 연대를 건설하는 포럼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쟁점이 된 것 중 하나는 일부 사람들이 차베스와 마두로를 다르게 봤다는 것입니다. [차베스는 훌륭한 사람이었지만] 마두로는 차베스와 다르다는 거죠. 어쩌면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는 마두로에 대한 의심이 있는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도 지금 마두로 정부와 베네수엘라 민중을 대상으로 미국이 저지르는 일들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민중은 베네수엘라 사태가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럽과 라틴아메리카 등지에서 국제 연대 시위가 많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 [국제적] 운동들이 서로 연계를 강화하고 연대 네트워크를 건설하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지금 미국의 위협이 그저 말뿐인 협박이 아니라 자결권에 대한 위협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사회 운동을 위협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지 않고는 베네수엘라 산업을 민영화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하는 [긴축] 정책을 도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저희는 베네수엘라가 자본주의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자본주의에 맞선 투쟁은 매우 중요합니다. 전 세계 많은 사회 운동 세력들이 베네수엘라가 그런 투쟁의 전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런 투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한국의 노동자들과 좌파들에게 연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앞서 말했듯] 지금 베네수엘라에서는 자본주의에 맞선 투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자원이 필요한 미국은 그 자원을 얻기 위해 온갖 일을 다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미국 [정부와] 외교 당국은 마두로가 아니라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했는데, 과이도는 단 한 명의 베네수엘라인의 표도 받지 않은 사람입니다. [이런 행동은] 국제 관계에서 비판을 많이 받을 일입니다.

베네수엘라 민중은 자결권과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미국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저희가 보기에는 한국 민중에게도 자결권과 반제국주의는 중요한 가치라고 봅니다. 자결권 쟁취, 제국주의 반대에서 우리는 한 가족입니다.

한국 분들도 제국주의가 무엇인지 잘 아실 것입니다. 우리도 제국주의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오래 전 일이지만, [베네수엘라에도] 스페인 제국주의[에 식민 지배를 당한] 역사가 있습니다. [더 최근에 제국주의 지배를 겪었던] 한국 분들은 제국주의가 무엇인지 매우 잘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통제권을 장악하려 들고 있습니다. 이것은 [먼]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제국주의의 문제, 식민주의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베네수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후에는 전 세계 모든 집단, 모든 나라, 모든 민중이 [같은] 어려움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노동자들께도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베네수엘라에서 우리는 산업 발전을 일궈 왔습니다. [한국에 견줘] 산업 규모는 작습니다만, 베네수엘라에는 스스로를 위해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 저희는 민중 전체를 위해 생산할 새로운 방법과, 이윤이 아니라 사회를 위해 기업을 운영하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민중을 위한 좋은 사회를 추구합니다. [그런 사회는] 이윤이 아니라 민중의 삶을 우선해야 합니다. 저희에게 사회주의의 핵심을 포착한 [완벽한] 청사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저희는 그런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전 세계 민중에게 베네수엘라를 지지하고 베네수엘라의 진실을 알아 달라고 호소합니다. 현재 [서방] 언론은 매우 편향돼 있습니다. [베네수엘라를 다룬] 뉴스에서는 온통 거짓말뿐입니다. 베네수엘라에 관한 진짜 소식을 접할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사회 운동 일부도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나는 일을 오해하기도 합니다. 베네수엘라의 실상을 봐 주시고, 베네수엘라 정부에 관해 [진실을 보도하는] 대안 언론을 봐 주십시오. 또, 베네수엘라 사회 운동과 교류를 맺고 진짜 목소리를 들어 주십시오. 저희는 전 세계에서 이런 [진실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인들이 보기에 한국은 산업이 발달한 나라고, 한국 사람들은 [발달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베네수엘라 노동자들과 사회 운동은 한국에도 사회 운동이 있다는 것을 믿기 어려워합니다. 베네수엘라와는 매우 다른 사회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 베네수엘라가 한국의 사회 운동에서 배울 것이 매우 많습니다. 한국에도 자본주의에 맞선 훌륭한 투쟁들이 매우 많습니다. 그런 투쟁에서 저희가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베네수엘라에도 한국 노동자들이 교훈을 얻을 만한 투쟁들이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사회 운동과 정부는 국가 자원을 모두 민중들에게 돌리고 사회 불평등을 줄이려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지금 베네수엘라인들이 겪는 불평등 수준은 라틴아메리카 다른 나라에 비해 낮습니다. 예컨대, 베네수엘라와 이웃한 콜롬비아는 불평등이 극심하고 분열이 심각한 사회입니다. [그에 비하면] 베네수엘라는 매우 평등한 사회입니다. 저희도 나름의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만,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초석을 쌓고 있기도 합니다.

저희가 생각하기에 베네수엘라에 연대하는 것은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새로운 사회 건설을 모색하는 사회 운동에 연대하는 것입니다. 저희도 가끔은 ‘아냐,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사악한 것일 뿐이야’ 하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생산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뺏아가고자 하는] 석유가 필요합니다. 자본주의가 안정적으로 이윤을 얻기 위해 ‘생산 생산 생산’, ‘성장 성장 성장’을 주문처럼 되뇌며 미친 전쟁에 나선다는 것을 봐야 합니다.

전 세계 민중이 베네수엘라의 자결권을 지지해 주기를 호소합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간섭하지 말아야 합니다. 베네수엘라는 스스로 설 수 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식품과 의약품을 살 돈이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베네수엘라에 가해진 제재가 모두 철회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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