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좌파가 권력을 부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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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8일 일요일(현지 시각)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현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가 당선됐다고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했다. 개표가 거의 완료된 시점에 마두로와 그가 속한 좌파 정당 베네수엘라통합사회주의당(PSUV)의 득표율은 51퍼센트였다.
마두로의 최대 경쟁자인 우파 선거연합 ‘통합 플랫폼’ 후보 에드문도 곤살레스는 44퍼센트를 득표했다.
마두로는 빈민 구제, 반미 노선을 공약으로 내걸고 선거 운동을 했다.
‘통합 플랫폼’에 속하는 야당 정당들이 공유하는 목표는 마두로의 집권을 끝내고 서방 제국주의에 충성하는 것이다.
선거 결과 발표 직후 우파들은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공격했다. ‘통합 플랫폼’은 선관위의 결과 발표에 맞대응해 “베네수엘라의 새 대통령 당선자는 에드문도 곤살레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곤살레스는, 자신이 지지자들에게 거리로 나와 폭력 사태를 일으킬 것을 호소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군부 쿠데타를 촉구했다. “군대여, 역사의 옳은 편에 설 때다. 바로 지금이 기회다.”
제국주의 세력들은 우파를 거들었다. 미국 국무장관 앤터니 블링컨은 선거 결과가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마두로는 좌파 민족주의자 우고 차베스가 2013년에 사망한 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됐다. 생전에 차베스는 빈민을 이롭게 하는 사회 개혁 정책을 단행했다.
차베스는 해방과 연대의 언어로 말했지만, 자본주의의 구조는 건드리지 않았다. 권력은 점차 국가 관료의 수중에 집중됐지 대중 조직으로 이양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차베스가 부유층의 분노에 직면했던 결정적 순간에 그를 구한 것은 노동자·빈민의 대중 행동이었다. 마두로는 차베스의 국가 권력을 물려받았지만 그에게는 차베스 같은 영향력도 인기도 없었다. 마두로한테서 전진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미국 제국주의의 지원을 받고 석유 기업주들과 부유층을 대변하는 우파 세력들이 활개칠 여지를 줘도 되는 것은 아니다. 승냥이 같은 우파들은 자기네 권력과 부가 도전받지 않던 차베스 집권 이전 시기로 역사를 되돌릴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지난 10년 사이 베네수엘라 경제는 국제유가 하락, 극심한 물자 부족, 물가 급등 때문에 파탄 났다. 2018년 베네수엘라 물가 상승률은 170만 퍼센트를 넘겼다. 보통 사람들의 삶은 힘겹다. 식량과 의약품은 입이 떡 벌어지게 비싸거나 아예 구할 수조차 없는데, 임금은 제자리걸음이거나 되레 하락하고 있다.
상황은 경제 제재로 더한층 악화됐다. 이 제재는 베네수엘라가 미국 말을 듣지 않기 때문에 가해진 것이다. 쿠데타가 일어나면 노동자들을 상대로 폭력이 자행될 것이다.
사회 하층 사람들을 위한 변화가 있으려면 제국주의·자본주의 구조를 체계적으로 타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