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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대사관 앞 청년·학생 기자회견:
“홍콩 항쟁 지지한다! 시진핑·캐리람 정부는 탄압을 중단하라!”

11월 19일 오전 학생·청년들이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홍콩 항쟁을 지지하는 학생·청년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11월 19일 청년·학생들이 서울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홍콩 항쟁 지지한다! 시진핑·캐리람 정부는 탄압을 중단하라” 기자회견을 열고, 명동 일대를 돌며 홍콩 항쟁 연대 행진을 벌였다.

최근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은 “폭력을 저지하고 난동을 제압해 질서를 회복하는 게 홍콩의 가장 긴박한 임무”라며 홍콩 항쟁에 대한 강력한 탄압을 주문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홍콩 지지에 훼방을 놓는 일부 중국인 유학생들을 두둔하는 담화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홍콩 항쟁을 지지하는 청년·학생들이 중국대사관 앞에서 항의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11월 19일 오전 학생·청년들이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홍콩 항쟁을 지지하는 학생·청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조승진

고려대학교에서 홍콩 항쟁 지지 대자보를 붙인 한수진 씨는 “학내 홍콩 항쟁 지지 활동에 비록 많은 수는 아니지만 중국인 유학생들도 지지를 표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시진핑과 캐리 람 정부에 맞서 한국, 홍콩, 중국 본토 사람들이 모두 단결해야 한다, 홍콩의 정당한 투쟁을 지지하자” 하고 호소했다.

이화여대에서 홍콩 항쟁 지지 대자보를 붙인 이은혜 씨는 홍콩인 유학생 회장 등가원 씨의 편지를 대독했다.

“이 시위는 홍콩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가 아닙니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입니다. 홍콩인들은 자신이 누리던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나섰을 뿐입니다.”

“홍콩 경찰은 지하철 안까지 들어와 무차별적으로 구타와 체포를 자행했습니다. 실신한 시민을 응급구조원이 도우려 하자 이를 막아서기도 했습니다. 무차별적으로 최루탄을 발사했습니다. …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돼야 하는 것입니까?”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대표’인 박도형 씨는 “홍콩에서 민주주의가 충분히 보장됐다는 주한 중국대사관의 담화문은 기만적이고 홍콩 시민의 항쟁을 무시한다” 하고 규탄하고, “홍콩 시민들을 짓밟고 홍콩 상황에 침묵하는 권력자들을 대학생·청년들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홍콩 항쟁에 대한 지지와 연대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경찰들이 주한 중국대사관 앞을 지키고 있다 ⓒ조승진

경찰은 기자회견을 처음부터 끝까지 방해했다. 경찰은 처음에 학생들이 중국대사관 앞으로 다가서려 하자 학생들을 막아섰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불법 집회’, ‘시민들의 안전한 통행’ 운운하며 경고 방송을 해댔다. 정당한 기자회견을 가로막으려 한 것이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명동 일대를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Stand with Hong Kong”(홍콩 시위 지지하라), “Five demands, not one less”(5대 요구 하나도 빼지 말라), “시진핑 정부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시민들에게 11월 23일 집회와 홍콩 시위의 정당함을 알리는 유인물도 반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학생·청년들이 서울중앙우체국 앞에서 출발해 명동예술극장 앞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11월 19일 오전 학생·청년들이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홍콩 항쟁을 지지하는 학생·청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조승진

시위대는 인파가 많은 명동에서 즉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명동은 관광객이 붐비는 곳이다. 중국인 관광객들도 상당수 이곳을 지난다.

시위대와 충돌한 중국인은 없었다. 일부 언론이 묘사하는 것과 달리 홍콩 항쟁에 대한 입장이 단지 ‘홍콩 대 중국’, ‘친중 대 반중’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 준다. 일부 중국인들은 시위대가 나눠주는 유인물을 흔쾌히 받아가기도 했다.

중국 대사관이 보이는 곳에 이르러 시위대는 잠시 행진을 멈추고 함성을 지르고 구호를 외쳤다.

명동예술극장 앞에 도착한 시위대는 간단한 마무리 집회를 열어 11월 23일에 열리는 홍콩 항쟁 지지 집회에 동참하라고 호소했다.

지난주 청년·학생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표현된 홍콩 항쟁 지지 목소리는 이제 다른 집단들로, 캠퍼스 밖으로도 퍼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화여대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학생들과 함께 캠페인을 벌였고, 보건의료노조가 홍콩 항쟁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이런 움직임이 계속 확대돼야 한다.

11월 19일 오전 학생·청년들이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홍콩 항쟁을 지지하는 학생·청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조승진
11월 19일 오전 학생·청년들이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홍콩 항쟁을 지지하는 학생·청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조승진
행진 중이던 학생·청년들이 주한 중국대사관을 바라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기자회견을 마친 학생·청년들이 서울중앙우체국 앞에서 출발해 명동예술극장 앞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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