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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민주노총 파업 집회:
코로나 빌미 탄압에도 전국에서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벌이다

10월 20일 민주노총이 하루 파업을 하고 전국 14개 지역에서 집회를 열었다. (서울 집회 영상 보러가기)

정부는 민주노총의 집회 강행을 비난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19일 청와대는 재차 파업 철회를 주문했고, 총리 김부겸은 “하나하나 현장을 채증”해 처벌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일찌감치 광화문, 시청, 종로 일대에 차벽과 펜스를 치고 지하철역 무정차 통과, 검문 검색 등으로 노동자들의 집결을 막으려 했다. 정부는 경찰 병력 1만 1000명을 동원했다.

그러나 정부의 방역 지침은 완전히 이중잣대다. 이날 잠실 야구경기장에는 7500명의 관중이 모이는 게 허용됐다.

민주노총이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1020 파업 서울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철폐,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쟁취 등 5대 의제가 담긴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이미진

정부 탄압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노동자 수만 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노동자들은 탄압에 위축되지 않았고 정부의 무수한 약속 위반과 개혁 배신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다.

서비스연맹 쿠팡이츠지회 김종민 준비위원장은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쉽게 일할 수 있는 배달 라이더로 많이 유입되고 있지만, 노동조건은 매우 열악하고 위험하다고 폭로했다. 그리고 이를 방치하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외면하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했다.

“교사, 공무원, 간호사 등 청년들이 선망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사람이 없다고 난리인데, 왜 신규 인력인 청년을 더 뽑지 않는가?

“기업은 한없이 존중하고 노동자는 한없이 무시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민낯이다.”

이 날 집회에는 건설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참가했다. 건설 노동자들은 건설 현장의 산재를 막기 위해 건설안전법 제정을 요구했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은 산재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했지만 건설현장에서 해마다 600명씩 죽고 있다. 대장동 돈[개발 수익]은 누가 가져갔는가. 그 돈은 건설 노동자 목숨 값이다.”

1020 민주노총 파업 서울대회에 참가한 건설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학교 비정규직, 마트, 건설 등 민주노총 파업 집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이미진

방진복을 입고 참가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활력있게 행진했다.

노동자들은 정부가 노동자들을 배신한 것도 모자라 집회·시위까지 억누르는 것에 반발했다. 특히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을 구속한 것에 분개했다.

정의당과 진보당은 울산 집회에서 방역을 빌미로 한 노동자 운동 탄압을 규탄하는 홍보전을 했다. 정의당은 오늘 오전 청와대 앞에서 ‘코로나 계엄 해제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민주노총 집회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여러 지역에서 열린 집회에서 노동자들은 〈노동자 연대〉 신문의 “위험한 위드 코로나 추진하면서 민주노총 투쟁 비난말라”는 헤드라인에 공감을 표하고 신문을 구입하기도 했다.

정부가 이렇게 노동자 집회를 막아 나서는 이유는 방역을 이유로 민주적 권리를 억압하는 것에 민주노총이 정면으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의 대규모 시위가 정부의 민주적 권리 억압과 통제를 약화시킬 것을 크게 우려하는 것이다. 우파들이 민주노총에 비난을 퍼부으며 정부에 강경 탄압을 주문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특히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라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파업과 집회를 강행하고 서울, 부산, 울산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수만 명의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인 것은 정말 통쾌한 일이다.

11월 전국노동자대회에는 더 많은 노동자들이 참가하기 바란다.

1020 민주노총 파업 서울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서대문역 사거리에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1020 민주노총 파업 서울대회에 참가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1020 민주노총 파업 서울대회에 참가한 택배 노동자들이 사회적 합의를 파기한 CJ대한통운을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1020 민주노총 파업 서울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서대문역 사거리에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1020 민주노총 파업 서울대회가 열린 서대문역 사거리에 총파업 깃발이 날리고 있다 ⓒ이미진
1020 민주노총 파업 서울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서대문역 사거리에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1020 민주노총 파업 서울대회에 참여한 청년 노동자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이미진
이날 파업 집회에는 민주노총 파업을 지지, 연대하는 단체들도 함께 했다 ⓒ이미진
1020 민주노총 파업 서울대회가 열린 서대문역 인근을 경찰이 에워싸고 있다 ⓒ이미진
울산 남구 태화강 둔치에서 열린 민주노총 파업 집회에 5000여 노동자가 모여 있다 ⓒ김지태
부산에서 열린 1020 민주노총 파업 집회에 7000여 노동자들이 모여 있다 ⓒ정성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