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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나토와 러시아의 대결은 소모전이 돼 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 정세에 대형 폭탄을 떨어뜨렸다.

푸틴은 5월 9일 전승절을 앞두고 이렇게 선언했다. “러시아 군대는 1945년처럼 승리가 러시아의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나치의 오물로부터 조국을 해방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그러자 G7(주요 7개국)은 푸틴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푸틴의 행동이 러시아와 러시아인들의 역사적 희생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양쪽 다 자신들의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왜곡을 하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와 미국·나토가 모두 전쟁에서 밀리지 않으려 하면서 상황은 갈수록 위험해지고 있다.

러시아 국방장관 세르게이 소이구는 미국과 나토의 무기 수송을 “정당한 목표물”로 간주하고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그 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철도역들에 미사일을 쏟아붓고 있다. 미국과 나토 무기의 유입을 지연시키거나 막기 위해서다.

러시아 국방부는 “정밀 타격”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미군의 “정밀 타격”이 수많은 민간인들을 죽였듯이, 러시아의 “정밀 타격”도 같은 참사를 만들어 내고 있다. 피난민들이 대피하고 있던 루한스크주의 학교 건물이 미사일 공격을 당해 60명이 죽었다.

“정밀 타격”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도 더욱 노골적이 되고 있다. 5월 8일 우크라이나 전투기들이 뱀섬을 폭격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뱀섬은 항구 도시들인 오데사·미콜라이우·헤르손으로 이어지는 주요 항로를 장악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인데, 지난 3월 러시아 군대가 뱀섬을 장악했다. 그 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중요한 무역 거래를 차단해 버렸다.

우크라이나군의 대담한 뱀섬 공격은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흑해함대의 소형 상륙정을 격침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주장한 직후에 감행됐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군대에 정보와 첩보를 제공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처음으로 보도됐고, 미국 정부 고위 관료들이 이런 사실을 언론에 흘렸다. 이것은 미국이 러시아와의 간접적인 전쟁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이미 4월 말에 미국 국방장관은 “러시아의 약화가 전쟁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5월 10일 미국 하원은 400억 달러[약 52조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을 승인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를 비롯한 민주당 좌파계 의원 6인 전원도 찬성했다.

전쟁 프로파간다

유럽 국가의 고위 관리들 사이에서도 호전적인 주장들이 거침없이 나오고 있다.

영국 국방장관 벤 월러스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러시아 영토 내 군사 기지를 목표물로 삼는 것은 완전히 정당하다고 말했다.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대표 호세프 보렐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해외에서 동결된 러시아 외환 자산을 압류해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전쟁 배상금으로 써야 한다.”

군비 증강도 급증하고 있는데, 독일이 두드러진다. 독일 사민당 정부는 연방군 무장 확대를 위해 1000억 유로(약 134조 3000억 원)를 배정하기로 결정했다.

지배자들의 이런 제국주의적 야망의 대가를 노동계급과 청년들이 치르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범한 청년들이 전선으로 끌려가 서로 죽이고 죽는다.

반면 부자들은 전쟁을 피해 나라를 떠난다. 전쟁 개전 직전인 2월 13일 하루에만 해외로 탈출하는 우크라이나 정치인과 기업인들을 태운 전세기가 20대에 이르렀다.

교전국들의 전쟁 프로파간다가 난무해(한국의 매스 미디어는 모두 친서방적 편향 보도를 한다), 양편의 전진과 반격 상황, 손실 정도 등 전세를 정확히 알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전쟁이 우크라이나를 무대로 한 제국주의 간의 대결이라는 점은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그리고 제1차세계대전처럼 소모전이 돼 가고 있다.

서방 대 러시아 사이의 더 광범한 전쟁 위험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나토 사무총장, 핀란드·스웨덴 외무장관 회담 ⓒ출처 NATO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 신청으로 새로운 전선이 형성될 것인가?

5월 15일(현지 시간)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 며칠 내로 스웨덴도 나토 가입 신청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말 나토 정상회담이 두 국가의 가입 문제를 다룰 전망이다.

푸틴은 “핀란드의 중립국 지위 포기와 나토 가입은 실수”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핀란드로 향하는 전력 공급을 중단했고, 군사 보복도 불사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미국·서방과 러시아의 대결에서 최악의 경우 북부 전선이 형성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적어도 북극해에서의 에너지 자원 쟁탈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점점 접근이 쉬워지고 있는 북극에는 많은 자원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으로 나토의 북극해 영향력이 증대할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지난 3월 말 노르웨이에서 나토의 대규모 연합 훈련 ‘콜드 리스펀스’가 실시됐다. 27개국에서 병력 3만 명이 참가했는데, 핀란드와 스웨덴도 훈련에 참가했다.

반면, 러시아도 참여하는 북극협의회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기능이 정지됐다. 북극협의회 회원국은 미국, 러시아,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아이슬란드, 캐나다 등 8개국이다. 러시아는 북극에서 “대안적인 협력 구조”를 형성하려는 시도에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도 제국주의적 국가다

일부 좌파는 미국은 제국주의이지만 러시아는 제국주의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물론 러시아가 경제적 경쟁에서 미국에 크게 뒤처지는 것은 사실이다. IMF의 조사를 보면, 러시아의 2021년 국내총생산(GDP)은 미국의 15분의 1이다. 미국은 특히 금융과 첨단기술에서 지배적 위치에 있다.

그러나 러시아 경제는 더는 1990년대 같은 재앙적인 상황이 아니다. 특히, 에너지 수출에 기대어 상당히 회복됐다.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30퍼센트가량이 화석연료 채굴 및 수출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든 정부가 러시아산 가스·석유 공급의 축소를 주요 목표의 하나로 정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물론 바이든 정부는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포위하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경제의 상대적 안정화 덕분에 러시아는 전쟁 기구를 유지하고 현대화할 수 있었다.

러시아는 냉전에서 패배했어도 군사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의 하나다. 특히, 러시아의 핵무기 보유는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지금 푸틴의 핵 위협은 단지 엄포가 아니다. 러시아군은 이미 3월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세계 최초로 실전에서 사용했다. 또, 최근에 차세대 극초음속 핵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미국 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세계적 헤게모니 투쟁에서 러시아를 중국 다음의 주요 경쟁 상대로 간주하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강국이지만, 미국의 힘은 1991년 이래 상대적으로 약화돼 왔다. 중국이 미국의 최대 두통거리가 됐다. 1991년 중국의 GDP는 4200억 달러를 넘지 못했지만, 2021년에는 17조 달러를 넘었다.

부시의 “테러와의 전쟁”은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과시해 자국 힘의 상대적 약화를 만회하려는 시도였다. 물론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패배했다. 특히, 미국은 20년 동안 벌인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탈레반에 졌다.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군사적 해결책을 선택한 데는 미국의 이런 처지를 많이 고려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테러와의 전쟁”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할 기회로 삼고자 한다.

요컨대, 경제적 경쟁과 지정학적 경쟁이 서로 맞물리는 자본주의적 제국주의 체제 속에서 러시아는 미국·중국·영국·프랑스·독일과 함께 선두에 있는 제국주의적 강대국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지지해야 할까?

러시아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서방(과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좌파 일부에서 나온다.

그러나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지지해서는 안 된다. 러시아를 편들어서도 아니고, 모든 전쟁을 반대한다 식의 절대적 평화를 애호해서도 아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미국·나토의 무기와 군사적 지원에 힘입어 승리한다면 그 결과는 우리 지배자들의 강화일 것이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패배하면 미국은 그 여세를 몰아 대중국 압박을 강화할 것이다. 그리 되면 동아시아에서 제국주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더욱 서방 의존국이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내에서는 정부에 비판적인 재야 등 야권 세력의 입지가 매우 좁아질 것이다.

나토가 러시아를 이기면, 조지아 군대가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로(러시아가 병합한) 쳐들어가는 등 그동안 잠복해 있던 갈등들이 그 지역 도처에서 분출할 수도 있다.

제국주의 간 대결에서 어느 한 진영을 지지하는 것으로는 노동계급과 피억압 민족들의 이익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결과를 전혀 얻을 수 없다.

갈 길이 멀게 느껴질지라도, 제국주의 국가들의 전쟁 노력을 모두 반대하고 기층에서 끈질기게 반전 운동을 건설할 때만 진정한 평화를 향한 일보를 디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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