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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제국주의 간 대결이 격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새로운 국면에 대비하라

나토의 군사 훈련에 참여하고 있는 라트비아 군인들이 휴대용 대공 미사일 RBS70을 준비하고 있다 ⓒ출처 NATO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거의 석 달이다. 전쟁은 전보다 훨씬 위험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어느 쪽이든 신속하게 승리를 거둘 가능성은 사라졌다. 오히려 양측은 이제 참극의 연장에 대비하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삽시간에 강력한 공세를 펴면 키예프(키이우)를 장악해 우크라이나 정부를 타도하고 꼭두각시 정권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 무자비하고 억압적인 공상은 우크라이나인들의 항전과 러시아군의 갖은 실패로 물거품이 됐다.

그러자 서방과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는 러시아에서 정권 교체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빠졌다. 러시아 경제가 붕괴하고,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어쩌면 러시아군 내에서도 반란이 일어나 정권이 교체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로서는 제재가 많은 러시아인들을 푸틴 지지로 결집시켰을 뿐이다. 푸틴 정부는 미국·나토의 직접적 영향권 바깥에 있는 국가들과 기록적 수준으로 무역을 하고 있다.

끔찍한 장기전이 될 것임이 확실해지고 있다. 군 장성들과 정치인들도 장기간의 충돌을 전망한다. 그러면서 이 전쟁이 경쟁하는 제국주의 간 전쟁이고 핵무기 보유국 간 전면전으로 치달을 위험이 있다는 점이 어느 때보다도 분명해졌다.

장기전

서방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겪은 수모를 만회할 기회를 감지했다. 서방은 러시아를 굴복시켜 이 승리를 발판으로 중국과 대결하고자 한다. 미국의 한 전직 관료가 말했듯이 서방에게 이 전쟁은 “러시아를 세계 무대에서 끌어내릴” 기회다. 반면에 푸틴은 돈바스 지역 전체를 장악하면 승리를 선언하고 자신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어느 쪽의 목표도 쉽게 달성되지 않을 것이다. 전쟁은 몇 달이고, 심지어 몇 년이고 계속될 수 있다. 평화 협상은 이제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부·동부에서 조금씩 전진하다가도 반격에 밀려 뒷걸음질 치기 일쑤다. 푸틴은 대포와 미사일로 도시를 잿더미로 만들고 민간인들의 목숨을 빼앗고 있지만, 아직도 마리우폴의 항전을 완전히 제압하지 못했다.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의 크라마토르스크시(市)와 슬로우얀스크시(市)에 접근하지도 못했다. 이곳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방어가 가장 강력한 지역이다. 미국은 자신이 볼 이득을 늘리려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질적으로 다른 수준으로 강화했다. 5월 10일 미국 하원은 400억 달러[약 52조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책을 통과시켰다. 대부분은 무기 지원에 쓰일 것이다.

바이든이 애초 제안한 330억 달러보다도 큰 규모다. 미국 연방정부의 주택·노숙자 지원 예산보다 크고, 공공의료 예산보다도 크다. 그럼에도 “스쿼드”로 불리는 미국 민주당 내 좌파적 의원 6인은 전원 이를 지지했다. 그리고 지원은 이것이 다가 아닐 것이다. 미국 상원의원이자 대외 원조 관련 예산위원회의 공화당 측 간사인 린지 그레이엄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이 마지막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는 다시 지원하게 될 것이다. 두 달 후, 세 달 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우크라이나인들이 계속 싸우려 한다면 우리는 도와야 한다.”

우크라이나 대중과 러시아의 징집병들이 이 다툼의 총알받이가 될 것이다. 추가 지원안이 통과됨으로써 미국은 2022년에만 우크라이나에 540억 달러를 지원하는 셈이 된다. 2021년 러시아 국방 예산이 약 660억 달러였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서독에 주둔한 미군은 20만 명이었다. 오늘날 나토의 동쪽 날개, 즉 북쪽의 발트 3국에서 흑해의 불가리아에 이르는 지역에 주둔한 미군은 33만 명에 이른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나토의 한 관료는 동유럽에 배치된 나토의 군사력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그곳에는 이제 4만 명이 넘는 규모의 나토군 직속 부대가 있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보다 10배가 늘었다. 이것이 대리전의 모습이다. 우크라이나군은 미국과 나토의 힘을 확장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계속해서 물리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서방의 무기와 미국의 첩보 덕분이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 일”

그 결과 젤렌스키는 미국 대통령 바이든과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 같은 자들에게 의존하게 됐다. 전쟁이 계속될수록 우크라이나는 서방에 종속되고 자주적이지 못하게 된다. 침공이 시작된 2월에는 이 전쟁이 우크라이나의 국민 방위 전쟁일 뿐이라는 주장이 많은 사람들에게 그럴듯하게 들렸다. 그때도 그것은 진실이 아니었지만, 이제 러시아 제국주의에 맞선 해방 전쟁의 요소는 러시아에 맞선 나토의 전쟁에 완전히 포함되고 종속됐다.

충돌의 명분 자체가 공공연하게 변경됐다. 침략 격퇴에서 정복 전쟁으로 바뀌었다.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드미트로 쿨레바는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승리의 상은 진화하는 개념이다. ⋯ 전쟁 초기에는 러시아군을 침공 이전의 위치로 몰아내고 피해 보상을 받아 내는 게 승리인 것처럼 보였다. ⋯ [그러나 서방의 무기로 대담해진 지금 — 킴버] 승리는 우리의 나머지 영토를 되찾는 것을 뜻한다.”

돈바스 지역 전체, 가능하다면 [2014년에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반도까지 되찾을 공세를 펴겠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그곳을 자기 영토로 여기는 러시아를 상대로 수많은 사상자를 낼 전쟁을 치러야 할 것이다.

쿨레바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동맹에 완전히 편입됐음을 인정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미국과 유럽연합을 단결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우리의 승리가 그들의 승리이기도 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그들이 우리를 지지하는 것일 게다.” 지금까지의 전쟁 몰이에도 만족하지 못한 보리스 존슨은 나토를 크게 확장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5월 12일 존슨은 나토에 가입하려 하는 핀란드·스웨덴과 안보 협정을 맺었다.

나토의 영향력 확대

영국은 두 국가가 공격받을 시 군사적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국가의 나토 가입이 비준되기도 전에 이런 협정을 맺은 것이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1300킬로미터가 넘는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제 이 국경은 영국의 개입 여부를 결정짓는 레드 라인이 됐다. 젤렌스키는 언젠가부터 비행 금지 구역 설정을 촉구하지 않고 있다. 나토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상의 영역이 러시아 주변에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몇몇 논평가들은 이번 전쟁이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처럼 될 것이라 예상한다. 당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소련군에 맞서 싸우는 아프가니스탄인들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과 나토가 훨씬 더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따라서 아프가니스탄에서는 결코 가능하지 않았던 종류의 충돌에 휘말리기 쉽다.

서방의 몇몇 관료들은 제1차세계대전 때의 참호전을 언급하기도 한다. 당시에는 교전국들이 기나긴 전선에서 수년 동안 전투를 벌였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외교 문제 수석 논평가인 기디언 래크먼은 5월 10일에 이렇게 썼다. “핵무기 시대에는 싸움의 끝을 상상하기 어려워졌다. 그 ‘끝’이 아마겟돈[핵전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래크먼은 어느 쪽도 양보하기 어려운 처지임을 지적한다.

“푸틴은 수많은 전사자와 부상자를 내고도 얻는 게 없는 평화 협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나 젤렌스키도 크림반도에 이어 영토를 더 내주는 평화 협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

양측의 약점 때문에 지금의 교착 상태가 깨질 수도 있다. 러시아군이 궤멸적 패배를 겪고 반전 운동이 되살아나 푸틴이 어쩔 수 없이 서둘러 평화 협상에 나설 수도 있다. 서방의 동맹도 석유·가스가 부족해지고 물가가 더 올라 국내의 반대에 부딪혀 분열할 수도 있다.

대가

그러나 현재로서는 어마어마한 온갖 대가를 노동계급 사람들이 치를 예정이다. 무기상과 장성들의 부(富)는 수많은 사람들의 가난을 대가로 한다. 국제 공급 사슬이 교란돼 세계의 많은 지역이 굶주리게 됐다.

어느 시점이 되면 미디어는 우크라이나에 염증을 낼 것이다. 물론, 프로파간다를 찍어 내는 데 싫증을 내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1914년에 폴란드 출신의 독일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는 이렇게 썼다. “대량 학살은 피곤하고 지루한 일상이 됐고 끝이 보이지 않는다. 부르주아의 통치술은 스스로 친 덫에 걸려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부르주아지는 자신이 불러낸 유령들을 쫓아내지 못하고 있다.”

당시의 혁명가들처럼 우리도 제국주의에 맞선 반대를 새로이 건설해야 한다. 전쟁이 새 국면으로 접어드는 만큼 저항도 새 국면으로 접어들어야 한다. 제국주의적 학살에 대한 반대와 노동계급 생활 수준 공격에 맞선 저항을 긴밀하게 연결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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