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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100일:
교착 상태에 빠진 전쟁

2월 24일에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6월 3일이면 100일째를 맞는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전쟁이 끝날 조짐은 없다.

전쟁의 참상은 끔찍하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민간인 4031명이 사망하고 473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5월 27일 현재). 정보 파악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실제 사상자 수치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한다.

또, 유엔난민기구(UNHCR)는 우크라이나에서 국외로 탈출한 난민이 650만 명이고, 국내 난민은 770만 명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교전국 정부들의 전쟁 프로파간다가 난무해, 양편이 밝힌 전사자 수는 엇갈린다.

포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평범한 사람들의 거주 시설 ⓒ출처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 면에서 보면, 현재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을 완전히 장악한 뒤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 지역 전체로 점령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세베로도네츠크가 주 전선이 돼 있다. 그러나 하르키우와 헤르손 등 우크라이나의 다른 지역에서 벌어지는 전투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에 나서고 있다.

외교 면에서 보면, 이탈리아 드라기 정부가 ‘우크라이나 평화 로드맵’을 제안했지만 관련국들은 이에 호응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측 협상단장 블라디미르 메딘스키가 “우리는 계속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지만, 현실에서는 전투가 줄기는커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강화되고 있다.

젤렌스키는 휴전이나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 제안을 “1938년 뮌헨 협정을 연상시킨다”며 비판했다. 뮌헨 협정은 영국·프랑스의 대(對)나치 유화책이었는데,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가 협상해 체코슬로바키아의 영토 중 독일인 인구가 많은 주데텐란트를 나치 독일에 양도했다.

젤렌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전쟁의 승리는 피로 물들어 있을 것이다. … 동부 돈바스 전선에서 매일 100여 명의 우크라이나 병사가 목숨을 잃고 있을 수 있다. … 우리는 모든 것을 돌려놓을 것이다.”

젤렌스키의 강경한 태도를 뒷받침해 주는 것은 미국이다. 미국 상원은 5월 19일 400억 달러(약 51조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법안을 승인했다. 이미 3월에 지원을 결정한 136억 달러(약 16조 7000억 원)까지 합하면 우크라이나 정부 예산(약 474억 달러)보다 많다.

물론 이 돈의 일부는 우크라이나로 보낼 무기를 생산·공급하는 미국 무기 산업으로 갈 것이고, 미국 정보기관 운영에도 쓰일 것이다. 이를 통해 미국은 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려 한다.

미국은 이 결정을 수행하고 키예프(키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을 방어하려고 특수부대원 수십 명을 “상징적으로”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런 일들은 미국·나토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대리전을 치르고 있음을 보여 준다.

젤렌스키가 매일 100명의 병사들이 전쟁터에서 희생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서 자국 군대의 사상자 없이 자국의 이익을 위한 전쟁을 벌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