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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오늘날 이윤 추구에서 국가가 하는 구실

역자 주: 저명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로버트 브레너는 최근 늘어난 국가 개입과 불평등 확대를 두고, 이제 더는 생산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국가에 대한 로비가 수익성을 결정하는 “정치적 자본주의”가 도래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자본주의에서 국가와 자본은 늘 상호 의존적이었음을 지적하며, 국가의 개입이 특정 자본가 집단에 이익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체제 전반의 안정성과 이윤을 지키려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수적 효과라고 비판한다. 자본주의의 핵심 작동 원리는 여전히 로비 경쟁이 아닌 축적을 위한 경쟁이라는 것이다.

2022년을 돌아보면 뚜렷해진 것이 하나 있다. 주요 자본주의 국가들의 급격한 방향 전환이다. 2021년부터 시작된 물가 급등에 대응해 주요 자본주의 국가들은 금리를 인상했다.

이러한 변화는 오늘날 자본주의 국가가 하는 구실에 관한 물음을 제기했다.

2007~2009년 금융 위기 이래 국가는 시장에 대거 개입했고 이런 경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더 강화됐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설명은 자본주의의 경제 구조가 갈수록 불안정해져서 더 많은 국가 개입으로 떠받쳐야 하는 상황이 되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저명한 두 마르크스주의자인 딜런 라일리와 로버트 브레너는 《뉴 레프트 리뷰》 최근 호에 실린 글에서 이를 부정했다. 그 글은 브레너가 그전에 쓴 글의 후속편이다. 팬데믹 초기에 쓴 그 글의 핵심 주장은 “고조되는 약탈”이라는 제목에 잘 요약돼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미국 연준’]와 미국 의회는 팬데믹에 대응해 가격과 소득을 보전하는 조처들을 취했다. 그러나 브레너는 이것이 대기업 소유주들과 그들의 동맹자들에게 부를 이전하기 위한 시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글 끝부분에서 브레너는 “2부”[글의 후속편 — 옮긴이]를 예고하며 거기에서는 “이러한 추세들을 역사적·세계적 맥락 속에 놓고 ⋯ 그 추세들의 기원”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딜런 라일리와 공저한 이번 글이 바로 그것인 듯하다.

그 글의 기본 전제는 옳다. 선진 자본주의는 브레너가 이전 글에서 말한 “장기 하강”에 시달리고 있다. 즉, 제조업 이윤율이 낮아 성장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이번 글에서 라일리와 브레너는 그 결과 “새로운 축적 체제가 등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치적 자본주의하에서는 생산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적나라한 정치 권력이 이윤율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브레너와 라일리의 주장은 단지 정치가 자본의 이익에 공헌한다는 게 아니다. 정부 로비에 투자하는 등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갈수록 자본의 이윤율을 결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들은 심지어 이를 자본주의 이전의 사회 형태에 비견하기도 한다. “로비의 극적인 증대는 ‘정치적 축적’의 한 형태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그것은 봉건 시대에 나타난 형태와는 다르지만 그 특징이 매우 뚜렷하다.”

그러나 또 다른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팀 바커는 이렇게 지적한다. “라일리와 브레너는 감세, 헐값에 이뤄지는 공공자산 민영화, 낮은 금리, 터무니없는 결과를 낳는 주식시장 호황, 민간 산업으로 직행하는 대대적인 정부지출 등을 새로운 정치적 추출의 형태로 꼽지만, 그것들은 모두 ‘황금기’인 1945~1973년 사이의 이러저러한 시점에 존재했던 것들이다.”

착취

“황금기”는 이윤율이 훨씬 높았던 때였다. 언제나 국가는 자본주의적 경제 관계의 형태를 결정짓는 데에 중요한 구실을 해 온 것이다. 국가는 노동자 착취가 원활하게 이뤄지게 하고 자국 기업들이 경쟁자들과 경쟁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당연히 국가가 경제에 개입하면 그것은 특정 자본가 집단에 물질적 이익을 준다.

2020년 3월 미국 연준은 일파만파 일던 자금 시장 패닉에 대응해 대대적으로 정부 채권과 기업 채권을 사들였다.

이는 분명, 브레너의 말처럼 “부가 상층으로 분배되도록” 부추겼다. 이미 엄청나게 부유한 자들이 득을 본 것이다. 그 정책 덕분에 이들이 소유한 금융 자산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몇십 년 동안 자본주의가 겪은 중요한 변화 하나는 투자와 무역이 국제 자금 시장에서 자금을 끌어오는 경향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선진국 정부들의 채권이 이 대출의 담보물로 이용됐다.

미국 연준과 그 밖의 다른 중앙은행들은 이 중요한 시장이 마비되지 않도록 채권 매입을 늘렸다.

국가 개입은 모순될 수 있다. 중앙은행들은 최근 이 정책을 뒤집고 금리를 올리면서 일각을 상당한 곤경에 빠뜨렸다. 연기금이 가장 두드러진 사례다.

그러나 이 정책 전환은 이윤을 지키기 위해 추진된 것이기도 하다. 즉, 노동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맞서 임금을 지킬 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실업률을 끌어올리려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여전히 국제적인 경쟁적 축적 체제다. 이 체제는 경쟁적 축적이라는 지상명령을 모든 국가 관리자에게 부과한다. 그들이 얼마나 부패하거나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는지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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