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0일 촛불행동 주최 99차 윤석열 퇴진 촛불 집회가 기세 넘치게 열렸다. 전국 집중으로 열린 이날 집회는 주최 측 추산 연인원 1만 명이 참가했다.

이날 집회는 윤석열 탄핵 청원자 대회로 열렸다. 촛불행동이 제안한 윤석열 탄핵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마감되는 날에 맞춰 온라인 탄핵 청원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거리로 나오라고 호소한 것이다.

이에 맞춰 이날 집회는 참가자들이 “거리로 나오자!”는 구호를 반복 연호하면서 시작됐다.

윤석열 정부의 위기가 여권 내 자중지란으로 번지고, 해병대원 특검을 재차 거부하면서 다시 반윤석열 정서가 고조되고 있다.

주류 언론이 윤석열 퇴진 촛불 집회를 외면해 왔는데도, 촛불행동이 호소한 윤석열 탄핵 국회 청원이 143만 명을 넘긴 것에서 반윤석열 정서의 고조가 분명히 확인됐다.

이 때문에 최근 윤석열 퇴진 집회는 이전보다 규모가 커지고 사기가 올랐다.

또한 민주당의 소수 의원과 진보·좌파 야당들이 윤석열 탄핵 요구에 응하기 시작했다.

최근 민주당 탄핵파 의원 7명과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당대표)가 ‘촛불행동과 함께하는 국회의원들(준)’을 결성한 것도 그 일환이다.

오늘 집회에는 ‘촛불행동과 함께하는 국회의원들(준)’ 소속 민주당 의원 3명(강득구·문정복·김준혁)과 김재연 진보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가 참가해 윤석열 탄핵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탄핵파 야당 정치인들의 약속에 참가자들은 환호로 응답했다.

그러나 기대와 환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말만 하고 실제로는 반윤석열 투쟁에 제대로 나서지 않는 야당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 발언도 있었다.

남대진 군산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야당 정치인들이 총선 전에는 윤석열 타도 투쟁을 약속해 놓고, 의원 배지 달더니 광장 집회를 찾지도 않고 광장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 대표는 언론 탄압 막아 달라고 집회에 와서 호소만 하고 정작 윤석열 퇴진 촛불 집회는 보도하지 않는다며 MBC도 꼬집었다.

남 대표의 발언은 커다란 지지의 박수를 받았고, 집회 열기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기조 발언에서 “가열찬 범국민 탄핵 항쟁만이 윤석열과 국힘당 모두를 몰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집회가 진행되는 내내 참가자들이 계속 불어났다.

다양한 부스들이 차려져 집회 내내 북적거렸다. 그중에선 건설노조가 만든 고(故) 양회동 열사 정신계승사업회 홍보 활동이 눈에 띄었다. 양회동 열사는 윤석열의 건설노조 탄압에 항거해 분신하며, 윤석열 퇴진 투쟁을 호소했다.

집회 시작할 때보다 몇 배나 불어난 인원이 행진에 힘차게 나섰다. 행진 선두에는 진보 야당 대표들만이 아니라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함께했다.

“대화 협치 필요 없다, 윤석열을 즉각 탄핵하라”

“민주 민생 평화 파괴 윤석열을 탄핵하라”

“윤석열을 탄핵하고 채 해병의 한을 풀자”

우렁찬 구호들이 남대문 시장, 명동 거리를 가득 채웠다. 구호에 공감하는 거리의 시민들은 박수를 치고 행진 대열을 촬영했다. 을지로입구 사거리에선 자가용 탑승자들이 차 밖으로 몸을 내밀고 구호를 함께 외쳤다.

행진 말미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는데도 참가자들은 굳건히 대열을 유지하며 구호를 계속 외쳤다.

이날 집회는 야당 정치인들보다 더 급진적인 거리의 정서를 드러냈다. 거리의 투쟁이 더 커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