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제국주의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긴 글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
임금 인상, 노동조건 개선 투쟁 정당하다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이하 울산플랜트노조)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파업 투쟁을 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7월 중순부터 매주 사나흘씩 하루 2~4시간 부분 파업을 해 왔다. 지금까지 7차례 부분 파업을 했고, 뜨거운 폭염 속에도 울산 주요 건설 현장과 울산 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7월 19일 서울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총력투쟁’에도 5,000여 명이 참가해 이재명 정부 초반부터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로 주목받았다.

플랜트 건설 노동자들은 정유·석유화학 공장, 발전소, 전기차 공장,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산업 설비를 건설·보수하는 일을 한다.

울산플랜트노조 조합원 4,000여 명은 S-Oil(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서 일한다.

‘샤힌 프로젝트’는 S-Oil(사우디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대주주)이 9조 3,000억 원을 투입해 국내 최대 석유화학 설비를 만드는 공사다. 공사 면적이 축구장 120여 개에 달하고, 하루에 노동자 9,000여 명이 투입된다. 많을 때는 하루에 1만 7,000명까지도 일하는 대형 플랜트 건설 현장이다.

SK가 추진하는 국내 최대 ‘AI 전용 데이터센터’ 예정지인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에서도 플랜트 건설 노동자들이 대거 일한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과 SK이노베이션 정문 앞에서 파업 집회를 열어 왔다.

8월 5일에도 노동자들은 8차 부분 파업(2시간)을 벌이고,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 정문 앞에서 1만여 명이 모이는 파업 집회를 연다.

임금 인상

노동자들의 핵심 요구는 임금 인상이다. 일급 1만 2,000원 인상, 정기보수공사(셧다운)때 일급 1.5배 지급을 요구한다.

그들의 임금 인상 요구는 완전히 정당하다. 물가 상승으로 생계비 위기가 커진 데다, 최근 석유화학·제철 산업의 위기는 플랜트 건설 노동자들의 일자리난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울산 지역에 몇몇 대규모 플랜트 건설 현장이 있지만, 지속 가능한 일자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2017년에 시작한 ‘샤힌 프로젝트’는 내년 상반기에 완공을 앞두고 있다.

건설 노동자들의 퇴직금 구실을 하는 퇴직공제금은 최소한의 생계비를 충당할 수준이 전혀 못 된다.

한 플랜트 건설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플랜트 노동자들은 일용직이에요. 현장을 자주 옮겨 다닙니다. 그러다 보면, 1년에 6개월 정도 일할까 말까에요. 노조가 요구하는 1만 2,000원 인상은 결코 높은 요구 조건이 아닙니다.”

지난 7월 24일 1만여 명이 참가한 울산 시청 앞 집회에서 한 여성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서 신호수로 일합니다. 폭염 경보가 내려진 날씨에도 식염 포도당 섭취하면서 종일 뙤약볕에서 일해요. 하지만 고작 일당 11만 6,500원을 받아요. 물가도 너무 올랐잖아요. 살기가 무척 힘듭니다.”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현장에는 신호수나 화기 감시자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적지 않다. 울산플랜트 노조 여성분회에 소속된 노동자 수백 명은 파업 집회 때마다 맨 앞 대열을 형성하고 열의 있게 참가하고 있다.

7월 24일 임금 인상과 근로조건 개선을 촉구하며 울산 시청 앞 대로에 모인 1만여 명의 플랜트 건설 노동자들 ⓒ안우춘

정기보수공사 때 일급 1.5배 지급 요구는 이미 현장에서 실행되고 있는 것을 임단협으로 공식화하자는 것이다. 보수 작업은 대체로 까다롭거나 위험한 작업들이 많아 ‘위험수당’처럼 일급 1.5배 지급돼 왔지만, 업체가 바뀌면 지키지 않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임금 인상 요구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울산 지역 플랜트 건설업체(협력업체) 120여 곳을 대표하는 공장장협의회는 일급 3,000원 인상 제시안을 한 차례 내놓고는 최근까지 묵묵부답이다. 교섭에도 제대로 나서지 않는다.

노동자들의 분노가 큰 것은 당연하다. “전라도와 경남 서부 지역에 이어서 최근 충남 지역이 일급 7,000원 인상으로 타결을 봤어요. 그런데, 울산 사용자들만 교섭조차 불성실하게 나오고 있어요. 3,000원 인상안은 절대로 받을 수 없습니다.”

에쓰오일과 원청 건설회사인 현대건설, 롯데건설 등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9조 원 넘게 투자되는 현장이에요. 업체들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가져가지만, 우리 노동자들은 그렇지 못해요. 현대건설 등 원청은 협력업체 일이라면서 나 몰라라 합니다.”

열악한 노동조건은 불만을 더욱 키우고 있다. 하루에 20건 가까이 산업재해가 일어나고, 폭염 대책이 불충분하다.

샤힌 프로젝트 현장은 주차난도 심각하다. 노동자들은 주차 장소를 확보하느라 새벽에 나가서 차 안에서 쪽잠을 자다가 출근하는 지경이다. 에쓰오일과 울산시는 주차장 확보를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이행하지 않았다. 심지어 울산시는 주자창 확보는커녕 주차 딱지까지 떼 가고 있다.

울산플랜트노조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함께, 샤힌 프로젝트 현장 주차난 해소, 안전 대책 등을 요구하는 까닭이다.

사용자들은 파업이 지속되고, 파업 수위가 높아져 건설 공정에 차질이 빚어질까 봐 걱정하고 있다. 특히,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샤힌 프로젝트에 대한 걱정이 크다.

며칠 전 친사용자 언론들은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서 울산플랜트노조 조합원들이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한국노총 한국연합플랜트 조합원 등을 폭행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뉴스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말해 폭력은 피해야 하지만, 노동자들이 파업 파괴자(대체 인력)들을 막고 파업 효과를 높이려는 것은 정당한 일이다. 이를 방치하는 것은 노동계급의 단결을 해치고 파업 노동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린다. 더구나 문제의 폭력이 정당방위였을 수 있다.

경찰이 이 사건에 득달같이 달려들고, 친사용자 언론들은 이를 신속하게 보도한 것은 울산플랜트노조의 파업 행위를 ‘노노갈등’으로 왜곡하고, 파업 노동자들을 이간시키려는 짓이다.

울산플랜트 노조 파업은 심각한 경제 불황기에 노동자들의 조건과 처지를 지키고 조금이라도 개선하려는 정당한 투쟁이다.

파업 노동자들은 여름휴가도 미루고 조건을 따낼 때까지 투쟁을 하기로 했다.

그들은 이번 주에도 부분 파업을 이어 갈 계획이고, 그 외에도 조기출근 금지, 잔업 금지, 안전 작업 준수 지침을 내려 이윤에 타격을 주려는 계획도 세웠다.

울산플랜트 건설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이 성과를 얻기를 바란다.

이메일 구독, 앱과 알림 설치
‘아침에 읽는 〈노동자 연대〉’
매일 아침 7시 30분에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빠짐없이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