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 세종대로에 민주노총 조합원 5,000여 명이 모였다.

‘광복 80년, 반제·자주·반전·평화 실현! 내란세력 완전청산! 미국의 경제·안보 수탈 저지!’ 집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윤석열 쿠데타 세력 척결과 한반도 평화 구호를 외쳤다.

“미국의 경제 수탈, 한반도 평화 위협 저지하자!”

“전쟁연습 중단하고 평화주권 실현하자”

“노조법 개정 방해 국민의힘 해체하라”

“노동자의 힘으로 내란 세력 청산하자”

8월 15일 즈음에 노동자들은 대규모 집회와 시위를 해 온 뜻깊은 전통이 있다. 노동자들은 일본의 과거 식민 지배 사과뿐 아니라 해방 이후 계속돼 온 미국 제국주의에 반대하고 항의하는 날로 광복절을 자리매김해 왔다.

적지 않은 경우 이날은 정부의 반노동·친기업 정책에 항의하는 날이기도 했다. 지난해 8월 17일에 열린 집회에서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부 퇴진을 요구하며 반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올해 8·15 광복절은 세계적으로 제국주의 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열렸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외에서는 극우가 발흥하고 있다. 윤석열의 군사 쿠데타 시도는 그런 흐름이 급물살을 탄 사건이 됐다.

윤석열의 친위 군사 쿠데타에 대한 수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전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본 쿠데타 세력에 대한 처벌은 만만찮은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최근 드러난 해경 간부의 쿠데타 동조에서 보듯 국가기구 내 쿠데타 세력은 온전히 드러나지 않은 채 수사와 처벌을 회피·방해하고 있다.

지배계급의 제1 선호 정당인 국민의힘은 쿠데타에 가담 동조하고 윤석열을 비호하는 과정에서 극우화했다.

쿠데타 직후 미국은 눈치를 보면서도 한덕수, 최상목 등 윤석열 잔당에게 신임을 보냈고, 최근에는 트럼프 정부에서 일한 적 있는 극우 인사 모스 탄이 방한해 한국 극우의 자신감을 높이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행동에 나서 목소리를 낸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극우와 미국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것이자, 이재명 정부의 동요와 타협, 후퇴에 경고를 보내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이날 집회에는 금속노조와 학교비정규직 노조, 서비스연맹 소속 노동자들이 다수 참가했다. 공무원과 공공부문 노동자들도 많이 참가했다. 진보당과 정의당, 노동자연대 등도 참가했다.

집회 시작 전부터 다양한 사전행사와 부대행사도 열렸다.

성균관대학교 동문과 학생들은 윤석열 쿠데타에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 김태효의 대학 교수 복귀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국가보안법 탄압을 규탄하며 구속자 석방을 요구하는 부스도 차려졌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은 부스를 차리고 이스라엘의 가자 점령 계획을 규탄하며 참가자들에게 리플릿을 나눠줬다.

이집트 난민들의 난민 인정 소송을 지원하는 활동가들도 부스를 차리고 탄원서와 모금을 받는 활동을 벌였다.

노동자들은 집회가 끝난 뒤 ‘광복 80년, 평화·주권·역사정의 실현 8.15 범시민대회’에 참가한 뒤 도심 행진에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