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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팔레스타인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긴 글

국힘 지도부 선거, 피상적 언론 보도에 속지 말라:
“찬탄” 대 “반탄” 대결 구도는 겉보기일 뿐, 실체는 극우화 가속

8월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합동연설회에서 극우가 판쳤다.

윤석열 탄핵 국면에서 극우의 새 스타로 떠오른 전한길은 이날 취재진 출입증을 빌려 전당대회장에 들어가서는 비윤계 김근식 후보의 연설 때 “배신자” 구호 연호를 주도했다.

바로 그 전날 국힘 정당지지율은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사 합동 여론조사에서 16퍼센트를 기록했다. 4개사 합동조사에선 역대 최저치다.

그래서 국힘 지도부는 대구 연설회 다음 날 다급히 전한길을 징계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전한길 징계 결정을 14일로 미뤘다. 12일이 부산·경남 합동연설회, 14일이 순회 마지막인 수도권 합동연설회이니 사실상 합동연설회 기간에는 징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전한길의 전당대회 출입 금지 결정이 무의미하게 들리는 이유다. 전한길은 오히려 자신을 극우·음모론자로 지목한 김근식을 징계하라고 지도부에 요구했다.

극우가 윤석열 파면과 정권 상실의 침울함에서 시나브로 회복돼 국힘 당권을 장악하려 한다 8월 8일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출처 국민의힘

눈속임

현재 국힘은 당대표 본선 구도를 의도적으로 “찬탄 2명 vs. 반탄 2명”으로 구성해 놨다. 대선 후보 경선 때에도 써먹었던 방식이다. 각 후보의 지지율을 공개하지 않는 찬반 구도를 형성해 국힘의 극우화를 은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힘의 극우화가 가려지지는 않는다. 누가 봐도 김문수가 당선이 유력한 후보다.

안철수나 조경태는 극우 정당화에 반대한다고 떠들지만, 둘 다 대선 때 김문수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윤석열 계엄은 내란이 아니라고 강변한 김문수의 선거 운동을 도왔다.

눈치 보다가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지만, 한동훈도 김문수의 선거 운동을 열과 성을 다해 지원했다.

한동훈이나 안철수 등은 국힘이 극우화해도 떠날 생각이 없다. 그 자들은 국힘의 극우성을 분식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국힘은 주도권 다툼을 하는 듯이 언론에 비쳐지고 있지만, 실상은 계속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고성국, 전한길 등 극우 유튜버들이 주도한 이른바 ‘전한길의 후보 면접(검증)’ 방송에는 김문수·장동혁 등 당대표 후보들, 최고위원 후보 8명 중 4명(김민수·김재원·김태우·손범규)이 출연해 전한길 징계 반대, 윤석열 복당 등을 약속했다.

검사 출신인 김재원은 원래 친박계였다. 윤석열 때는 전광훈의 도움을 받아 최고위원이 됐었다. 윤석열 정부 시절 당 대변인을 지낸 김민수는 계엄군의 선관위 건물 장악을 “과천 상륙 작전”이라고 칭송했었다. 김태우는 특혜 사면 후 출마한 강서구청장에서 참패한 자로, 윤석열의 심복이다. 인천시당 위원장 손범규는 2월 극우의 인하대학교 시위를 지원하러 현장을 방문했었고, 부정선거론을 지지한다.

이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또 다른 최고위원 후보 신동욱도 12월 3일 계엄 당일, 국회 본회의장에 있었으면서도 표결에 참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본회의 소집 직전 본회의장에서 누군가와 통화하는 모습이 잡혀, 윤석열에게 본회의장 상황을 보고한 인물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런 자들은 윤석열의 수사·재판 거부 몽니의 영향을 받고 있다.

“언더독 보수화에 사활 걸 것”

〈조선일보〉 논설위원(전 편집국장) 선우정은 트럼프 등을 본받아, 국힘이 우익 포퓰리즘을 채택하고 극우층을 포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가 국힘 엘리트라면 반극우가 아니라, 한국 사회 88% 언더독의 보수화에 사활을 걸 것이다. 미·일 보수가 지지층을 넓힌 방법이다.”

국힘과 거리 극우 사이를 매개하며, 국힘의 극우화에 공헌한 윤상현도 지난 2월 이렇게 말했었다. “지금 같은 위기에선 중도나 외연 확장이 아니라 우리 체제 자체를 지키기 위해 전투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점에서 [윤석열에게] 동의한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더라도 지배 체제를 수호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윤석열의 계엄선포 당일, 당시 국힘 원내대표 추경호와 총리 한덕수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계엄 해제에 불참한 국힘 의원들은 마땅히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


국힘의 극우화는 정치 지형 전반을 우경화시켜 왔다

국힘 같은 지배계급의 제1선호 정당이 극우화하는 것이 위험한 이유는 무엇보다 그것이 국가기관들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극우적 주장과 실천을 정상 범주의 선택지로 대중에게 다가가게 해, 극우에 자신감을 준다.

정치 운동으로서 극우가 지향하는 것도 결국은 국가권력을 장악해 자신들의 바람대로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기관의 고위관료들과 집권 가능한 유력 정당의 극우화는 극우의 전술 목표가 실현되는 것이자, 극우를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극우는 힘을 느끼며 자신들이 주류로 올라섰다는 자신감을 갖는다.

윤석열이 지난해 여름 광복절 기념사에서 “공산 전체주의” 운운하며 “반국가 세력에 대한 항전”을 선동한 것에 극우들은 열광했다. 지금 극우는 “빨갱이는 죽여도 된다, 죽이자”는 팻말, 배너를 들고 노래를 부르며 종로·명동·이태원·강남 도심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이런 과격화는 윤석열 정권의 노골적인 친미 반공 노선과 군사 쿠데타 기도가 낳은 “계몽” 효과다.

최근 서부지법 폭동의 배후의 일원으로 몰린 극우 유튜버 신혜식(〈신의 한수〉)이, 윤석열 대통령실이 관저 앞 체포 저지 행동을 주문한 것을 폭로했다. 더구나 대통령 자신이 직접 “애국 시민,” “주권자”라고 불러 준 것은 결정적으로 거리 극우에게 자신감과 사명감을 불어 넣었다.

윤석열이 파면되고 정권이 바뀐 후에도 윤석열이 고속 출세시킨 자들은 암약 중이다.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박현수)는 극우가 증오하는 반미자주파 활동가들을 주로 겨냥해 공안 수사를 지휘하고, 서울구치소장(김현우)은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고 있다.

지금까지 열거한 일련의 일들이 극우가 윤석열 파면과 정권 상실의 침울함에서 시나브로 회복되며 다시 국힘 당권을 장악하려고 나서는 배경이다.

국힘 지도부가 다시 극우적으로 재편되면, 거리 극우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힘 소속으로 대거 공직 진출을 도모할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인기가 떨어질 경우, 그 반사이익을 극우가 곧바로 얻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극우의 주류화(공식정치로 반영되는 것) 흐름에 대중 동원으로 맞서는 것은 좌파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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