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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팔레스타인·이란전쟁 극우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최일붕 글 모음 긴 글

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트럼프는 이란 공격에서 꼬리를 내릴까?

“혁명을 침공하지 마라.” 1980년 가을 〈타임스〉가 내린 경고다. 당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미국의 부추김을 받아 이란을 공격한 것에 대한 경고였다.

사실 그때는 이미 이란 이슬람공화국 정권이 1979년 팔레비 독재를 타도한 노동자 주도 민중 혁명을 패배시킨 뒤였다.

미국은 굴욕을 피하려고 전쟁을 더 키울 수도 있다 ⓒ출처 백악관

그러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이끄는 이란 국가는 혁명의 기수를 자처했다. 8년에 걸친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 덕에 이란 정권은 이란 민족주의를 토대로 권력을 공고히 다질 수 있었다. 혁명과 전쟁이라는 건국 과정의 경험을 보면, 지금의 공격과 알리 하메네이(호메이니의 후계자)의 죽음에도 왜 이슬람공화국 정권이 무너지지 않는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역사가 모흐센 밀라니가 지적하듯이 이란 정권은 “1인 독주 체제가 아니다. 그 정권의 권력은 제도화돼 있고 여러 개의 중심과 다층적인 보안·정보 기구를 갖추고 있다.” 이란 정권은 “애초부터 외부 공격을 견뎌 내도록 설계돼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기구는 십중팔구 이슬람혁명수비대일 것이다.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알리 하메네이의 아들이자 신임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긴밀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즈타바의 선출은 트럼프를 능멸하는 처사였는데, 그동안 트럼프는 자기가 새 이란 통치자를 고를 것이라고 떠들어 왔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란과의 전쟁이 지난 1월 베네수엘라에서 자행한 해적질과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한 듯하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가 납치되자 고분고분한 델시 로드리게스가 권한 대행을 맡았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이렇게 보도했다. “국가정보위원회 기밀 보고서는 미국이 이란에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더라도, 단단하게 고착된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군사·성직자 권력층을 제거할 가망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란이 트럼프 정부의 예상보다 전쟁에 더 잘 대비돼 있었다”고 인정하는 “복수의 미군 관리들”을 인용했다.

현재까지 이란 정권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을 견뎌 내며 중동 전역에 꾸준히 미사일과 드론을 날릴 수 있었다.

미국이 과소평가한 것은 이란의 질김만이 아니었다. 미국의 계획은 이란이 세계 자본주의의 핵심 지역의 하나에 걸쳐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듯하다. 이것은 단지 걸프 연안국들이 유럽과 아시아 모두의 핵심 석유·천연가스 공급자라는 사실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

지난 수십 년에 걸쳐 두바이는 인구 400만의 세계적 도시로 급성장했다.

그 이유는 — 세계화 예찬론자들의 주장과 달리 — 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두바이는 걸프·유럽·동아시아 같은 부의 중심지와 인접한 덕에 금융, 항공, 관광, 명품 소비의 중심지가 될 수 있었다.

생존이 달린 싸움에서 이란 정권이 그 지역의 경제를 교란시키려 할 것이라는 점은 얼마든지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걸프 연안국들을 겨냥한 미사일·드론 공격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다.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의 약 20퍼센트, 해상 운송 석유의 약 25퍼센트가 그곳을 지난다.

투자은행 JP 모건의 나타샤 카네바는 이렇게 지적했다. “역사를 통틀어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내가 보기에 이것은 단지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니다. 상상조차 못할 시나리오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역사상 최대의 석유 공급 파동”으로 인해 유가가 폭등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칼럼니스트 기드온 래크먼이 ‘엑스’(옛 트위터)에 이렇게 쓴 것도 놀랍지 않다. “이제 유가는 배럴당 110달러이고 하메네이 가문의 또 다른 일원이 이란을 통치한다. ‘거대한 분노’ 작전은 ‘거대한 실패’로 끝날 위험에 처해 있다.”

중요한 물음은 트럼프가 이 실패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다. 트럼프는 걸프 연안 우방들의 압박에 밀려 승리를 선언하고 이란 공격을 멈출 수도 있다. 이는 또 다른 ‘타코(TACO, 트럼프는 언제나 먼저 꼬리를 내린다)’ 사례가 될 것이다. 아니면, 굴욕을 감수하기를 거부하고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탸냐후의 촉구를 받아 전쟁을 키울 수도 있다.

지금은 인류에게 특별히 위태로운 시점이다. 2007~2009년 금융 위기 이래 진행된 세계 자본주의의 내파는 이 시스템을 자멸의 길로 더 빠르게 치닫게 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폐지해야 한다.

번역: 김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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