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화물연대 조합원 고(故) 서광석 열사가 CU진주물류센터 파업 현장에서 대체 수송 차량에 깔려 사망하자, 고용노동부는 화물 노동자는 ‘노동자 아님’이라는 입장을 내 노동자들의 지탄을 받았다.
이처럼 화물·택배·배달 노동자, 대리운전 노동자, 학습지 방문강사, 보험설계사 등 많은 노동자들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혹은 ‘플랫폼 종사자’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에서 배제돼 노동기본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의 고통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성 인정 근로기준법 개정 촉구 증언대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최저임금 적용에서 제외돼 시간당 평균 수입이 8,400원인 대리운전 노동자, ‘직장 내 괴롭힘’과 감정노동자보호법 적용에서 제외되는 학습지 교사, 산재보험 적용 제외 및 휴업급여 차별을 겪는 보험설계사, 산업안전보건법 적용에서 제외되는 배달 노동자 등 여러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의 현장 증언이 이어졌다.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됐다면 전날 서광석 열사의 죽음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분노를 표하는 발언도 있었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노동절(5월 1일) 이전에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근로자 추정제’ 도입으로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해 왔다. 그러나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소상공인의 반발을 우려해 선거 이후로 법 추진을 연기했다.
그런데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도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실질성 없는 선언에 불과한 생색내기 법안이다. 노동자들은 일하는 사람 기본법 말고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노동자 정의를 확대함으로써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윤애림 노동자권리연구소 소장은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이렇게 비판했다.
“민주당에서 제출한 여러 개의 ‘일하는 사람 기본법’들이 있습니다. 그 법안 어디를 봐도 노동법이나 사회보험 등은 모두 ‘관계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적용한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아무것도 보호하는 내용들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으로 노동자임을 인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지난 2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화물연대의 노조 지위를 사실상 인정하는 판단을 내렸다. 그간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투쟁으로 노동자성을 쟁취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판결이다. 최근 서광석 열사의 죽음으로 인한 사회적 분노와 노동자들의 투쟁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노동기본권을 보장받기 위한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