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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팔레스타인·이란전쟁 내란 청산과 극우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미흡한 노란봉투법, 교섭 회피하는 사용자들

최근 장동혁 등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연일 노란봉투법을 때리고 있다. CU 배송 노동자 투쟁이나, 삼성전자 성과급 인상 투쟁 등은 노란봉투법이 투쟁을 부추긴 결과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투쟁과 노란봉투법을 연결시키는 것은 생뚱맞다. 국힘이 억지 논리를 펴는 것은 그저 자신들이 기업주들을 민주당보다 더 일관되게 대변한다는 점을 부각하고 싶어 하는 것일 뿐이다.

사실 노동자들은 노란봉투법 이전부터 투쟁해 왔다.

화물 노동자들뿐 아니라 택배, 한화오션, 현대제철 등 여러 부문 하청 노동자들이 노란봉투법 통과 이전부터 원청을 상대로 성과를 냈다. 오히려 이런 투쟁들이 축적돼 노란봉투법 통과의 배경이 됐다. 다시 이를 계기로 더 많은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는 것은 좋은 일이다.

CU 배송 노동자 파업과 이에 연대한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 사태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에도 원청 교섭을 보장받지 못하는 하청 노동자들의 처지를 선명한 핏빛으로 드러냈다.

CU 본사(BGF)의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는 서광석 화물 노동자가 사망한 이후에야 노동자들과 대화에 나섰지만 이조차 “교섭이 아니라 협의”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서광석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대체 배송도 지속하며 노동자들의 파업을 공격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됐지만 투쟁하지 않으면 교섭조차 되지 않는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민주노총은 올해 500여 개 기업에 원청 교섭을 요구했지만 교섭에 응하겠다고 답한 곳은 40여 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스스로 원청임을 인정하고 나선 곳은 단 5곳뿐이다. 나머지는 노동위원회 판결 등을 통해 겨우 끌려 나온 것이다.

또 교섭에 나왔다 해도 어떤 것을 교섭 의제로 할 것인가도 쟁점이다. 금속노조가 진행한 하청 노동자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원청 교섭에서 첫째 임금 차별 해소, 둘째 직접고용을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러나 원청들은 지극히 제한된 의제만을 교섭의 쟁점으로 삼으려 한다.

결국 원청을 상대로 하청 노동자 처지 개선을 이룰 힘은 법 자체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투쟁에 달려 있다.

이재명 정부가 노동자들의 개혁 염원에 압력 받아 노란봉투법을 통과시켰지만, 노동자들에게 이 법은 사용자 강제성이 너무 미흡해서 문제다.

노란봉투법은 제정(노조법 2, 3조 개정) 과정에서 원청 사용자성 규정이 모호하게 후퇴했다. 법 통과 후 개정된 시행령은 교섭창구 단일화를 강제하는 등 하청 노동자들의 교섭권을 법안보다 더 제약했다.

노란봉투법이 노동자 투쟁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파들의 압력 속에서 이뤄진 이런 후퇴 탓에 여전히 원청들은 쉽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법 시행 이후 정부는 공공부문이 “모범 사업자”가 돼야 한다고 했지만 실상은 정부 기관들이 앞장서서 하청 노동자들의 교섭 요구를 회피하고 있다.

최근 화물 노동자 죽음에 경찰의 책임이 명백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사과 한 마디 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용노동부는 화물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부정하는 입장을 내며 노동자들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이재명 정부는 노란봉투법이 “대화 촉진법”이라며 산업 평화를 설파하려 했다. 그러나 이란 전쟁 등의 여파로 경제 불황은 더욱 심화하고 유가, 환율 등이 오르며 생필품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생활고가 커지고 있지만 기업주들은 노동자들에게 양보하지 않으면서 강경한 태도로 나오고 있다.

지금처럼 사용자들이 대화조차 거부하는 상황에서 “대화가 해법”이란 말은 그저 공허할 뿐이다. 투쟁하지 않으면 교섭조차 되지 않는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생계비 위기를 돌파하려면 노동자들 전체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벌어지는 CU 배송 노동자 파업과 삼성전자 노동자 투쟁 등이 전진하는 것은 그런 효과를 낼 수 있고, 향후 정세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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