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제국주의 팔레스타인·이란전쟁 내란 청산과 극우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미국 현지에서 전한다:
국제 노동절을 맞아 반트럼프 파업·시위가 미국을 휩쓸다

국제 노동절의 기원이 된 미국에서 5월 1일을 맞아 트럼프에 맞서는 전국 행동이 분출했다. 무려 5,000곳 이상에서 ‘위력적인 메이데이(May Day Strong)’ 집회와 ‘셧다운’(일하지 않기, 수업하지 않기, 쇼핑하지 않기) 행동이 벌어졌다.

이번 행동은 3월 28일 ‘왕은 없다’ 시위를 발의한 반(反)트럼프 시민단체 50501·인디비저블뿐 아니라 전미교사노조(AFT), 전미우편노조(APWU), 시카고교사노조(CTU) 등 노동조합들과 미국 민주사회당(DSA)과 그 지부들, 여러 지역의 이민자 방어 네트워크, 기후 관련 엔지오 등 수백 개 단체들이 공동 주최했다.

국제 노동절을 맞아 미국 전역 5,000곳 이상에서 반트럼프 행동이 벌어졌다 ⓒ출처 May Day Strong

이번 행동은 평일 낮에 치러진 만큼 이전 ‘왕은 없다’ 시위에 견줘 규모는 작았다. 그러나 이번 행동에서는 생계비 위기에 대한 계급적 분노와, 노동조합 운동과의 접점이 두드러졌다.

반트럼프 정서가 커지며 자신감을 얻은 노동자들이 노동절을 계기로 행동에 나선 것이다.

ICE에 맞선 항쟁의 진앙지였던 미니애폴리스에서는 거리 시위뿐 아니라 노동자 파업도 벌어졌다.

아이비 호텔 노동자들은 시급 3달러 인상을 요구하는 하루 파업에 나서서 대체인력 투입 저지 행동을 벌였다. 파업 노동자 데이비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한테 이 정도는 줘야 당연하죠. 우리가 호텔에서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24시간 동안 저들이 똑똑히 깨닫길 바랍니다.”

‘왕은 없다’ 운동에 참가했던 뉴올리언스의 전미간호사연합 소속 간호사들은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메이데이부터 5일간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중인 전미간호사연합 소속 간호사들 ⓒ출처 National Nurses United

여러 대학에서도 파업이 벌어졌다.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생들은 대학 당국에 임금 인상과 시민권 없는 노동자의 보호를 요구하며 4월 20일부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일리노이대학교 시카고 캠퍼스의 대학원생들도 4월 27일부터 파업에 돌입해 시카고 노동절 집회에 대거 참가했다. 로욜라대학교 시카고 캠퍼스의 비정년계열 교원 300명 이상이 하루 파업을 하고 시카고 거리 집회에 합류했다.

어느 대학원생 노동조합 활동가는 이렇게 전했다. “조합원의 절반이 국제 학생들입니다. 이민자들에 대한 공격, 국제 학생·학자들에 대한 공격은 곧 저희 노동조합에 대한 공격입니다.”

시카고의 거리 집회를 주도한 시카고교사노조는 오후 반나절 파업을 벌이고 학생들과 함께 행진했다. 그 행진에 참가한 철강 노동자 샘은 이렇게 전했다. “제가 아는 철강 노동자 중에서 이란 전쟁을 지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힘을 가진 자들, 혹은 자신이 힘을 갖고 있다고 착각하는 자들, 그런 자들이 특권을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진짜 힘은 우리 민중에게 있어요. 저들이 누리는 그 특권은 개나 줘 버리라지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메이데이 집회 ⓒ출처 East Valley Unite

트럼프는 이날 행동에 참가한 사람들을 “엘리트들의 자금을 받으면서 그들을 혐오한다고 거짓말하는 여론 조작 혁명가들”이라고 비난했지만, 실제로 미국 곳곳에서 벌어진 행동들은 물가 급등에 절규하는 노동자·서민들이 계급적 분노를 나타내는 자리였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활동가들이 뉴욕 증권거래소 입구를 봉쇄하고, 쇠사슬로 자신의 몸을 건물에 묶고 분노에 차 구호를 외쳤다. “백만장자 꺼져라!”

필자가 참가한 지역 집회에서 서비스노조 소속 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부유한 통치자 놈들은 세상이 자기 것인 양 굴어요. 하지만 우리 같은 평범한 노동자들 없이는 세상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부자들이 타는 자동차, 그들이 사는 집, 그들이 입는 옷, 그들이 쓰는 물건, 모두 누가 만들었습니까?”

또, 필자와 같이 집회에 참가한 어느 심리학과 대학생은 이렇게 분통을 터뜨렸다. “우리는 기름값·물가 급등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등록금 때문에 빚쟁이가 돼 가고 있어요. 그런데 그 물가 인상의 주범인 트럼프는 백악관 연회장을 금으로 떡칠하고 있습니다. 완전 프랑스 혁명 직전 같은 상황 아닙니까! 이게 말이나 됩니까?”

미국 노동자·서민들의 이날 행동은 국제적 행동의 일부이기도 했다. 트럼프가 미국 안팎에서 펼치는 공격, 특히 이란 전쟁이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비 위기를 키운 가운데 프랑스·독일·그리스·인도네시아·대만·튀르키예·필리핀·인도·남아공 등지에서 노동자들이 메이데이 집회를 성대하게 벌였다.

사실 미국에서 ‘위력적 메이데이’에 맞춰 행동을 벌인 노동자들은 일부 부문에 국한돼 있었고, 많은 투쟁이 한시적이었다. 그러나 이전까지 노동자 투쟁이 강력하지 않던 미국의 실정을 감안하면, 이번 행동은 반트럼프 운동에 노동운동이 결합될 희망과 잠재력을 보여 줬다는 의미가 있다.

트럼프가 이란 전쟁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며 미국 지배계급의 내홍이 끊이지 않는 지금, 더 많은 노동자들이 이번 행동으로 자신감을 얻어 투쟁에 나서기를 바란다.

주제
카카오톡 채널, 이메일 구독,
매일 아침 〈노동자 연대〉
기사를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 설치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