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쟁 지원 요구에 거부와 응낙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이재명 정부
〈노동자 연대〉 구독
5월 15일 청해부대 왕건함이 아덴만에 파병된 대조영함과 임무를 교대하기 위해 출항했다. 왕건함은 6개월간 임무를 수행한다.
왕건함은 이번 출항에 앞서 대공 훈련을 강화하고 대드론 무장을 대폭 보강했다. 드론은 이번 전쟁에서 이란의 핵심 무기다. 이란의 드론이 날아다니는 호르무즈해협으로 급파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다.
청해부대가 작전 범위 확대 등을 통해 호르무즈해협으로 파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왕건함 출항식은 “눈물 바다”였다(JTBC 보도).
왕건함 승선 장병들은 누군가의 부모, 자녀, 연인이다. 징집병들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사지로 내모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트럼프와의 통화
그러나 주말 사이 이재명 정부가 보인 행보는 우려스럽다.
5월 17일 밤 이재명과 트럼프가 30분간 전화 통화로 중동 정세를 논의했다. 이번 통화는 이재명 정부의 요청으로 성사됐다고 전해진다.
구체적인 통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현 정세상 이란 전쟁 지원 방안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은 그 통화에서 트럼프의 중동 전략에 지지를 표명한 듯하다. “이 대통령은 중동 상황 해결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 리더십을 평가했다.”(청와대 수석대변인 강유정)
이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대척점에 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외교부 장관 조현은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와 전화 통화를 해서 나무호 피격에 대한 이란 정부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 통화도 한국 측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란 외에 다른 어떤 주체에 의한 공격 가능성은 상식적으로 크지 않다”며, 공격 주체가 특정되면 “응분의 외교적 공세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나무호 피격 직후에 이재명 정부는 주한 이란 대사를 불렀다. 청와대는 초치는 아니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사실상 이란을 공격 주체로 시사한 것이었다.
이재명 정부는 미국의 전쟁 지원 요청을 거부하지 않은 채 계속 줄타기를 하고 있다. 국방부 장관 안규백은 지난 11일 군사적 지원을 포함해 “단계적으로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13일에는 국가안보실장 위성락이 트럼프가 제안한 ‘해양자유연합’에 동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이재명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에 무기를 수출한 것은 대이란 전쟁을 간접 지원한 것이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UAE가 이란 공격에 가담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