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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팔레스타인·이란전쟁 내란 청산과 극우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AI, 치명적인 신(新) 군비 경쟁

AI는 우리가 광고로 접하는 생산성 도구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자본주의와 경쟁이라는 맥락 속에서 AI는 치명적인 무기가 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어느 연구실 깊숙한 곳에는 너무 강력해서 디지털 금고에 봉인된 AI 모델이 있다.

그 AI 모델은 어떠한 컴퓨터 시스템이든 침투할 수 있고, 한 나라의 방어 체계를 허물고 발전소를 마비시키고 은행도 털 수 있다고 한다. 미국 국가를 위해 일하는 자들만이 그 AI 모델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작자들은 주장한다.

앤트로픽이 지난달 출시한 ‘클로드 미토스’는 지금까지 나온 거대 언어 모델(LLM) AI 중 가장 유능하다고 한다. 거대 언어 모델은 일반적으로 말해 막대한 기존 정보 속에서 상관관계를 찾아 내 재가공하는 도구다.

그러나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클로드 미토스는 “스스로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발견해 해킹하거나 보완하는 일을 어떤 인간 연구원보다 더 효과적이고 전례없는 규모로 수행할 수 있는 최초의 AI 모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AI는 생산성 도구가 아니라 무기다. 러시아 국영 매체가 미토스를 “원자 폭탄”과 비견하는 것이 놀랍지 않다.

우리는 이제 AI 군비 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중국은 미국과 겨룰 잠재력을 지닌 유일한 세계적 강국으로서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중국은 자국 국가 기구의 모든 측면이 AI 공격에 취약하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자신에게 보복 능력이 없다는 것도 안다.

도널드 트럼프는 현재의 격차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여러해 동안 미국 관리들은 가장 앞서 나가는 미국 기업들이 개발한 AI 모델들이 중국의 최상위 모델들보다 6개월 정도 앞서 있다고 평가해 왔다.

이제 미국 관리들은 ‘스타게이트’라는 사업으로 미국 전역에 걸쳐 AI 수퍼컴퓨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에 오픈AI,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기업이 참여한다.

스타게이트 사업은 명목상 민간이 자금을 대고 운영하지만, 사업을 추진한 주체는 백악관이었다. 트럼프는 여기에 필요한 에너지와 인프라 공급을 신속하게 결정하기 위해 행정명령을 내리겠다고 약속했다.

영국 권력층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는 이렇게 지적했다. “스타게이트의 규모를 보면 국가 안보, 인프라, 실리콘밸리의 이해관계가 점점 수렴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자본가들이 평소에 치켜세우던 자유 시장을 거스르는 방식으로 미국의 우위를 더욱 강화하기를 바란다. 그들은 미국이 중국에 AI 칩과 반도체 제조 장비를 일절 수출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한다.

이에 대응해 중국 국가는 자국의 반도체 설계·제조 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하고, 이를 세계 시장으로부터 차단해 왔다.

중국은 미국산 반도체를 대체할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화웨이와 캠브리콘 등의 기업들에게 직접 보조금을 대고 있다.

중국산 AI 모델들이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이미 중국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원료인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을 차단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응수해 왔다.

중국의 반격에 트럼프 행정부는 불안해 한다. 지난달 미국 재무장관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이렇게 말했다. “AI에서 이기지 못하면 최종 패배하는 것이다.”

핵폭탄 비유나 냉전 시대와의 비교가 먹히는 이유를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런 수사는 AI를 둘러싼 쟁투가 순전히 국가 간 경쟁의 산물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

AI 군비 경쟁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거대 AI 기업들이 갈수록 국가와 긴밀히 얽히는 것은 단순히 국가 간 또는 기업 간 경쟁보다 훨씬 구조적인 것이 있음을 보여 준다.

마르크스주의 전통에서 제국주의는 한 국가가 다른 국가들을 지배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제국주의는 자본주의 발전의 직접적 산물이다. 그리고 자본주의는 노동 착취에 기초해 있고, 경쟁적 자본 축적으로 추동되는 체제다.

독일 사회주의자 루돌프 힐퍼딩은 이러한 이론의 한 선구자였다.

1910년에 발표한 《금융 자본》에서 힐퍼딩은 자본주의에서 자본이 갈수록 소수 자본가의 손에 집적되고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것이 독점체들의 성장과 그들 간의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주요 기업들의 필요와 국가의 필요가 서로 얽히게 된다. 자유 시장과 법치에 대한 모든 논의는 훨씬 거대한 것에 압도된다. 바로 “국익”이다.

궁극적으로, 모든 발전된 자본주의 국가는 세계적 경쟁에서 빠져 나올 수 없다. 자국 국민 경제가 다른 나라의 국가와 연계된 독점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힐퍼딩은 이렇게 말했다. “금융 자본은 자유가 아니라 지배를 원한다. 개별 자본의 독립성은 안중에 없고, 국가가 어디서나 금융 자본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해져야 한다고 요구한다.”

오늘날에는 경쟁자들을 흡수해 “대마불사”가 된 AI 및 빅테크 기업들이 바로 그런 주요 기업들에 해당한다.

1916년 러시아 마르크스주의자 블라디미르 레닌은 제국주의론을 더한층 발전시켜서, 자본이 독점체들로 재편되는 것이 자본주의 시스템의 최종적, 기생적 단계라고 주장했다.

레닌은 국가와 결합된 거대 복합기업들이 무역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를 여러 세력권으로 분할하고 전쟁의 조건을 닦는다고 강조했다.

레닌은 이렇게 썼다. “이것은 세계적으로 자본과 생산이 집중되는 새로운 단계로, 이전 단계들과 비할 바 없이 높은 단계다.

“이 거대 독점이 어떻게 발전하는지 보자. 먼저 그들은 국내 시장을 자기들끼리 분할했다. 그런데 자본주의에서 국내 시장은 필연적으로 해외 시장과 긴밀히 엮여 있다.”

레닌은 지배계급이 “해외 시장”을 지배하려고 자국 군사력을 사용해 경쟁자를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늘날의 빅테크 및 AI 거대 기업들은 한때 작은 국가 이데올로기를 설파했다. 세금, 임금, 규제가 적어야 선구적 기업들이 번창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기업들 자체가 새로운 “네트워크 국가”의 기초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는 캘리포니아 멘로파크에 있는 본사 인근에 ‘윌로우 빌리지’라는 약 24만 제곱미터 규모의 도시를 건설할 계획을 10년 동안 구상했다.

이달 초 그 계획을 취소하기 전까지 메타는 윌로우 빌리지를 자신의 미니 국가로 만드려 했다. 다른 도시들에 있는 “제약들”의 일부에서 자유로운 곳을 만드려 한 것이다.

그러나 미·중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 수준의 경쟁자로 부상하는 것이 두려운 미국은 자신의 경제·기술 우위를 지키려고 애쓰고 있다.

대부분의 빅테크 기업 수장들은 자본주의 국민국가만이 제공할 수 있는 군사화된 국제적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들은 국내외에서의 보호뿐 아니라 재정적 지원을 받기 위해서도 국가가 필요하다. 국가 보조금을 받는 타국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공익 추구” 담론에서 방향을 전환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최근 구글은 자체 규정에서 자사 제품이 무기 제조에 사용되는 것을 금지하던 조항을 없앴다. 이제 구글은 군 당국이 제미나이 AI 기술을 군사 프로그램에 탑재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오픈AI도 구글과 유사한 금지 조항이 있었지만, 2024년부터는 현역 미군 중령이 경영진에 참여하고 있다. 이제 오픈AI는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 함께 2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전쟁부와 체결했다.

한동안 앤트로픽은 이단아인 듯했다. 심지어 앤트로픽은 전쟁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앤트로픽이 자사 AI가 대규모 국내 감시와 완전 자율 무기에 사용되는 것을 거부하자 전쟁부가 앤트로픽을 블랙리스트에 올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앤트로픽의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다리오 아모데이는 이렇게 강조했다. “앤트로픽은 전쟁부와 동의하는 바가 이견보다 훨씬 많습니다.”

1월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아모데이는 중국 AI가 개발한 생물 병기의 치명적 위협을 경고했다. 그리고 앤트로픽 같은 기업들이 ‘민주적’ 정부들을 가장 앞서 나가는 AI로 무장시켜 그런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군이 이란 전쟁에서 앤트로픽의 클로드 AI로 표적을 선정했다는 소식은 전혀 놀랍지 않다. 어쩌면 미나브의 샤자레 타예베 여자 초등학교도 그 표적의 하나였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아모데이는 100명이 넘는 아이들을 학살한 데 일조한 것이다.

미국 폭격으로 숨진 이란 미나브 초등학교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 모역 ⓒ출처 Iranian Foreign Media Department

많은 기술 기업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노동이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가 아니라 전쟁에 이용되는 것에 격분한다.

2018년에는 구글 노동자 3,000여 명이 자신들의 AI를 군사용 드론 영상 분석에 이용하는 정부 프로젝트에 구글이 참여하지 말 것을 청원했다.

몇 년 뒤, 구글 노동자들은 자사 제품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인종학살에 쓰이도록 허용한 것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올해 영국의 구글 딥마인드AI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결성을 결의한 배경 하나는 회사가 미국 국방부와 새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의 노동자들 역시 “선한 일을 하겠다”는 말을 입에 올리면서도 전쟁으로 이익을 챙기는 기업주들에 맞서 행동에 나섰다.

산업 부문에서든 국가 부문에서든 지배계급의 위선은 지독히도 익숙한 이야기다. 러시아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는 제2차세계대전이라는 참극이 벌어지기 몇 달 전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전쟁은 거대한 영리 사업이다. 특히 전쟁 산업에 그렇다.

“지배적 금융·산업 엘리트인 ‘60대 가문’은 따라서 최상의 애국자들이자 최고의 전쟁 책동자들이다. 전쟁 산업에 대한 노동자 통제는 전쟁 ‘제조업자들’에 맞선 투쟁의 첫 걸음이다.”

“전쟁 ‘제조업자들’에 맞선 투쟁의 첫 걸음” 2024년 이스라엘과의 협력 중단을 요구하며 연좌 시위를 한 구글 노동자들 ⓒ출처 No Tech for Apartheid
번역: 김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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