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
클라우제비츠의 프레임으로 본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전쟁
〈노동자 연대〉 구독
“전쟁은 정치의 연속”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가 《전쟁론》에서 남긴 명제는 여전히 모든 전쟁 분석의 출발점이다. 즉, 전쟁은 독립 변수 같은 폭력이 아니라 “정치의 연속”이다. 정치적 목적이 목표이고, 전쟁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따라서 전쟁을 분석할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어느 쪽이 폭탄을 더 많이 떨어뜨렸는가가 아니다. 그 폭력이 어떤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며 실제로 달성하고 있는가이다.
이 잣대를 올해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에 들이대면 핵심은 분명해진다. 이 전쟁은 단순한 군사 충돌이 아니라 중동 질서를 둘러싼 “정치적 의지의 충돌”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나 핵무장 능력의 문턱에 접근하지 못하게 막으려 한다. 이란의 미사일·드론 역량과 지역 동맹망을 약화시키고, 호르무즈 해협과 에너지 질서에 대한 통제력을 되찾으려 한다. 반면 이란은 체제 생존을 보장하고 제재와 봉쇄를 돌파하려 한다. 핵 프로그램과 해협 통제, 레바논·예멘·이라크 등지의 동맹·대리세력을 협상 지렛대로 삼으려 한다.
그러므로 이 전쟁은 핵시설 파괴 여부라는 기술적 문제로 환원될 수 없다. 미국·이스라엘이 중동에서 우위를 유지하려는 전쟁이자, 이란 정권이 압박 속에서 체제와 지역 내 영향력을 지키려는 전쟁이다. 클라우제비츠식으로 말하면, 여기서 충돌하는 것은 무기만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정치적 목적과 의지다.
“제한전”이지만 여전히 전쟁 상태
이 전쟁은 고전적 의미의 전면전과는 다르다. 미국은 이란을 점령하려고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았고, 이란도 미국 본토를 공격하는 총력전에 나서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것은 전쟁이다. 제재, 해상 봉쇄, 핵시설과 군사시설 타격, 지도부 암살, 사이버·정보전, 대리세력의 공격, 미사일·드론 교전, 외교적 고립이 결합돼 있기 때문이다. 전쟁의 형식은 바뀌었지만, 상대에게 자기 의지를 강요하려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전쟁은 공개적이고 직접적인 형태를 띠게 됐다.
이 공격은 이란의 핵·미사일 시설뿐 아니라 최고 지도부를 겨냥했으며,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중심으로 새 지도부가 들어섰다. 그러나 지도부 타격이 이란 체제의 즉각적인 붕괴를 낳지는 않았다. 오히려 혁명수비대와 강경파의 영향력이 강화됐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과 고농축 우라늄, 지역 동맹망을 협상 카드로 움켜쥐고 있다.
6월 9일 현재 상황은 전쟁의 끝이 아니라 불안정한 휴전과 간헐적인 교전, 간접 협상이 병존하는 국면이다. 지난 4월 8일 휴전 이후에도 해협과 걸프 지역, 이스라엘·이란 전선, 레바논 전선에서 충돌이 반복됐다. 미국과 이란은 휴전 연장과 핵 협상 재개를 두고 접촉하고 있으나,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 미국의 항만 봉쇄와 제재, 동결 자산 해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과 헤즈볼라 문제는 여전히 미해결 쟁점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국면은 협상과 위기, 제한전이라는 규정을 함께 포함해야 정확하다.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전쟁의 종식을 뜻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협상은 전쟁의 또 다른 형태다. 클라우제비츠에게 외교와 전쟁은 완전히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 동일한 정치적 투쟁의 서로 다른 수단일 뿐이다.
“전쟁 목적”의 모호함이 낳는 전략적 실패
클라우제비츠는 정치인과 전시 사령관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어떤 종류의 전쟁에 들어가는지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준으로 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은 처음부터 심각한 약점을 노출했다. 그들이 내세운 명분은 이란의 핵무장 저지, 미사일·드론 역량 파괴, 이란의 보복 차단,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통행, 지역 대리세력 약화, 나아가 정권 교체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흔들렸다.
정치적 목적이 제한돼 있으면 군사적 수단도 제한될 수 있다. 그러나 목적이 핵 프로그램 저지인지, 체제 약화인지, 정권 교체인지, 혹은 이란의 지역적 굴복인지 불명확하면 전쟁은 종착지를 잃는다. 핵시설을 폭격해도 고농축 우라늄의 행방이 불확실하면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지도부를 제거해도 새 지도부가 신속하게 들어서면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호르무즈 통행을 회복해도 이란이 핵 카드와 제재 해제를 맞바꾸려 한다면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군사적으로 압도적인 타격 능력을 보여 줬다. 그러나 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파괴의 규모가 아니라 그 파괴가 낳은 정치적 결과다. 이란의 시설을 파괴하고 지도자를 제거했더라도 이란의 협상력과 체제 생존 의지가 유지된다면, 이는 전술적 성공일 뿐, 전략적 승리라고 할 수 없다.
“무게중심”을 잘못 짚은 전쟁
클라우제비츠의 ‘무게중심(또는 중심重心)’ 개념은 이 전쟁의 오류를 잘 드러낸다. 중심은 적의 힘이 가장 응축된 곳이자 결정적 타격이 효과를 낼 수 있는 지점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중심을 최고 지도자와 핵·미사일 시설로 판단했던 듯하다. 그러나 두 달이 넘는 전쟁은 그 판단이 잘못됐음을 보여 준다.
이란의 중심은 특정 개인이나 공간이 아니다. 이란의 중심은 국가기구, 혁명수비대, 안보 관료층, 반미·반이스라엘 민족주의, 제재 속에서 작동해 온 통제 장치, 그리고 레바논·예멘·이라크 등의 동맹망이 결합한 체제 생존 능력이다. 지도부 제거가 이 구조 전체를 무너뜨리지 못한다면 공격은 허공을 치는 일격에 그친다. 실제로 이란은 큰 타격을 입었는데도 무너지지 않고 해협과 핵물질, 지역 전선을 활용해 협상력을 유지하려 한다.
반면 미국의 중심은 단순히 항공모함이나 폭격기가 아니다. 미국의 진정한 취약점은 국내 정치적 지속 의지, 동맹 관리 능력, 에너지 가격, 그리고 세계 패권 전략의 우선순위다. 미국 국민은 중동에서의 또 다른 장기전을 원하지 않는다. 유가와 휘발유 가격 상승은 미국 국내 정치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강경론과 전쟁 봉합론이 충돌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렛대로 삼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약자는 강자의 군사력 자체를 무너뜨릴 수 없다면 강자의 정치적 지속 능력을 공격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중심도 살펴야 한다. 이스라엘을 지배하는 시온주의자들은 이란의 핵·미사일 역량을 실존적 위협으로 규정하면서도, 가자와 레바논에서의 전쟁 지속, 국제적 고립, 국내 정치 불안에 노출돼 있다. 네타냐후가 트럼프의 전쟁 조절 요구와 충돌하면서도 공격을 지속하려는 것은, 이 전쟁이 미국의 전략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국내 정치 및 지역 패권 전략과도 맞물려 있음을 보여 준다.
“삼위일체”의 균열
클라우제비츠가 말한 “전쟁의 삼위일체”는 전쟁을 국민의 열정, 군대의 우연과 개연성, 정부의 이성이 상호 작용하는 현상이다. 이 틀로 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은 처음부터 균열을 안고 있었다.
미국은 군사력이 강하지만 국민의 전쟁 열정은 약하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실패 경험은 중동 지상전과 장기전에 대한 깊은 피로를 남겼다. 정부는 핵 저지와 해협 재개, 동맹 관리, 유가 안정, 국내 정치적 압력 사이에서 동요한다. 군대는 이란을 타격할 수 있으나, 이란을 정치적으로 굴복시키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스라엘은 정부와 군대의 공격성이 강하지만, 그 공격이 장기적 안보를 보장하는지는 불분명하다. 레바논 전선과 가자 전쟁, 이란과의 직접 충돌이 겹치면서 확전은 오히려 이스라엘의 고립과 불안정을 키울 수 있다.
이란 측의 삼위일체도 안정적이지 않다. 이란 정권은 외부 공격을 내부 결속과 민족주의적 동원에 활용한다. 새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적을 패배시켰다”는 말로 국민의 인내와 통합을 요구한다. 그러나 제재, 완만한 전쟁 피해 복구, 경제난, 인터넷 통제, 정치적 억압은 대중의 불만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란 지배자들의 약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외부 공격은 정권에 반미 대의명분을 제공하지만, 장기전과 경제 파탄은 체제의 사회적 기반을 조금씩 잠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전쟁의 불안정성은 양측 모두에서 비롯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압도적인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지속 능력이 취약하고, 이란은 비대칭 저항 능력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사회적 기반이 취약하다. 클라우제비츠식으로 말하면, 관련 당사자 모두 “삼위일체의 세 자석”이 안정된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전쟁의 안개”, 그리고 호르무즈 수렁으로 인한 “마찰”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에서는 모든 것이 단순해 보이지만 가장 단순한 일조차 어렵다”고 했다. 이것이 그가 말한 “마찰”이다. 또한 전쟁은 불확실성의 영역이며, 행동의 근거가 되는 정보의 상당 부분은 “안개 속”에 있다고 했다. 이란 전쟁은 이 두 개념을 보여 주는 교과서적 사례다.
첫째, 호르무즈 해협은 군사적 요충지이자 세계 경제의 신경절이다. 전쟁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이 좁은 해협을 통과했다. 이란은 이곳을 완전히 봉쇄하거나 통행을 지연시키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 미국 국내 정치에 큰 충격을 줬다. 미국이 항공모함과 공군력으로 우세를 점하더라도 기뢰, 드론, 소형정, 미사일, 감시 레이더, 민간 선박 통제 문제는 전쟁을 지루하고 위험한 수렁으로 만들었다.
둘째, 핵 문제 자체가 안갯속에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여러 핵시설이 파괴되거나 손상됐으나, 고농축 우라늄의 행방과 보관 상태, 지하 시설의 손상 정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국제원자력기구는 폭격당한 시설과 핵물질에 대한 접근을 요구하나, 이란과의 협력은 크게 손상됐다.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군사적 성공은 곧바로 정치적 확실성으로 바뀌지 않는다.
셋째, 이 전쟁은 단일 전선에 머물지 않는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이라크의 친이란 세력, 걸프의 미군 기지, 이스라엘의 공습, 미국의 해상 작전이 서로 연결됐다. 한 전선의 ‘제한적’ 공격이 다른 전선의 보복을 부르고, 그 보복이 다시 협상을 흔든다. 얼마 전 미국의 호르무즈 인근 이란 시설 타격,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격, 이란의 대이스라엘 미사일 발사 등은 바로 그런 연쇄의 사례다. 지도자들은 폭력을 계산한다고 믿지만, 실제 전쟁에서는 우발과 오판이 계산을 압도한다.
“방어는 공격보다 강하다”
클라우제비츠는 방어를 공격보다 강한 전쟁 형태로 봤다. 이 말은 도덕적 평가가 아니라 전략적 관찰이다. 방어자는 영토와 시간, 사회적 지지나 공포,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다. 공격자는 더 큰 이동 거리, 보급, 동맹 관리, 국내 여론, 국제적 정당성 문제를 감당해야 한다.
이란은 군사적으로 미국·이스라엘보다 약하지만, 방어전의 이점을 활용한다. 정규전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직접 충돌을 피하거나 제한하면서, 해협 통제, 미사일·드론, 대리세력, 핵 협상, 반미 여론을 결합한다. 이는 약자가 강자를 상대로 높은 대가를 치르게 하는 전형적 방식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와 시설을 파괴할 수는 있지만, 그 파괴가 이란의 의지를 꺾지 못한다면 전쟁은 장기 소모전으로 전환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클라우제비츠가 말한 “전쟁의 정점” 문제가 제기된다. 공격은 어느 순간까지는 성과를 낸다. 그러나 그 정점을 지나면 추가 공격은 더 큰 정치적 비용을 초래하고, 군사적 성과는 줄어든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미 상당한 군사적 성과를 거두었으나, 이를 확정적인 정치적 결과로 전환시키지는 못했다. 이란은 큰 피해를 입고도 협상 테이블에서 해협, 제재, 자산, 핵물질 문제를 들고나왔다. 따라서 현재 논의되는 중간 합의는 전쟁의 근본적 해결이라기보다 일시 정지시키는 봉합에 가깝다.
미국의 더 큰 전략: 중국이 드리우는 그림자
이 전쟁은 중동에서 벌어지지만, 미국의 세계 전략 전체와 분리돼 있지 않다. 미국의 더 큰 경쟁 상대는 중국이다. 미국은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을 견제하려 하지만, 이란 전쟁은 군사 자산과 외교적 주의력, 정치적 에너지를 중동에 묶어둔다. 또한 이란 전쟁은 중국에 미군의 실전 운용 능력, 무기 체계, 해상 봉쇄 방식, 동맹 조정 능력을 관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이란 전쟁이 중국 견제라는 더 큰 전략 목표에 기여하기보다 미국의 자산을 소모하고 세계 경제의 불안을 키운다면, 이는 클라우제비츠가 경고한 바로 그 상황, 즉 “수단이 목적을 잡아먹는” 국면이 된다. 전쟁은 정치의 수단이어야 하지만, 정치가 전쟁을 제어하지 못하면 전쟁은 자기 논리에 따라 확장된다.
세 가지 전망
첫 번째 가능성은 회색지대 전쟁의 장기화다. 직접적인 공습은 줄어들지만 해협 긴장, 대리세력의 공격, 사이버전, 제재와 봉쇄, 제한적 보복이 반복되는 형태다. 이는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다. 겉으로는 전면전이 아니지만, 실제로는 전쟁 상태가 일상화된다. 국민들에게는 에너지 가격 상승, 경제난, 난민 발생, 억압 강화, 생필품 가격 폭등으로 나타난다.
두 번째 가능성은 제한전의 재확전이다. 이란의 핵 임계점 돌파 의혹, 이스라엘의 추가 선제타격,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미군 사망자 발생, 레바논 전선의 대규모 확대, 민간인 대량 피해 같은 사건은 언제든 전쟁을 다시 촉발할 수 있다. 현재 양측 모두 전면전을 피하려 하지만, 언제나 전쟁에는 극단으로 치닫는 속성이 있다. 제한을 유지하는 것은 정치적 이성이지만, 격정과 우발성이 그 이성을 압도할 때도 많다.
세 번째 가능성은 중간 합의이자 잠정 봉합이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을 60일가량 연장하고 호르무즈 통행을 부분 회복하며, 일부 제재 완화와 자산 동결 해제를 맞바꾸는 방식이다. 이 경우 전쟁은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지만, 핵물질과 사찰, 이스라엘의 공격, 헤즈볼라와 레바논 문제, 이란의 지역 영향력 등은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이것도 종전은 아니다.
결론: “군사적 우월이 정치적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클라우제비츠가 오늘날의 이란 전쟁을 본다면 군사적 승패보다 정치적 목적이 명확한지 물었을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에 막대한 물리적 타격을 가했으나, 이란의 체제와 전략적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이란은 피해를 입었으나 이를 반미 동원과 협상 지렛대로 전환해 왔다. 미국은 압도적인 힘을 가졌음에도 전쟁의 끝을 어떻게 규정할지 분명히 하지 못하고 있다.
이 전쟁의 본질은 강대국이 제한된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약하지만 끈질긴 지역 중견국을 굴복시키려는 싸움이다. 그러나 정치적 목적이 과도하거나 모호하면 군사력은 오히려 전략적 교착을 낳는다. 미국의 가장 큰 위험은 군사력 부족이 아니라 목표의 과잉과 모호성이다. 이란의 가장 큰 위험은 비대칭 저항의 성공을 과신하다가 통제 불가능한 확전을 불러오는 일이다. 이스라엘의 위험은 군사적 선제공격이 장기적 안보를 보장한다는 착각이다.
더 근본적으로 이 전쟁은 미국 제국주의와 이스라엘 아류 제국주의의 합동 압박이 중동에 평화를 가져오기는커녕 지역 전체를 더 위험한 불안정 속으로 밀어 넣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란 정권의 억압성과 반동성은 분명하나, 외부의 폭격과 봉쇄가 이란 민중을 해방시키지는 못한다. 오히려 이란 정권에는 내부 결속의 명분을 주고, 민중에게는 경제난과 전쟁 공포를 떠넘길 뿐이다.
전쟁은 정치의 수단이지만, 일단 시작되면 정치가 완전히 제어하기 어려운 폭력의 논리를 지닌다. 그러므로 이 전쟁의 진정한 쟁점은 더 정밀한 폭격이나 더 강한 압박이 아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및 봉쇄에 반대하고, 호르무즈와 레바논, 가자와 이란을 한꺼번에 불태우는 확전에 반대하며, 중동 민중이 제국주의와 자국 지배자 모두에 대항해 독자적으로 나설 공간을 넓히는 일이다.
클라우제비츠의 차가운 통찰은 여기서도 유효하다. 정치적 이성이 폭력 수단을 지배하지 못할 때, 강대국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전투를 되풀이한다. 반면 약소국 지배자는 패배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승리를 주장한다.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이들의 틈바구니에서 가장 가혹한 대가를 치르는 것은 늘 평범한 사람들이다.
관련 기사
- Reuters, 「US-Israeli strikes kill Khamenei and Iranian retaliation shakes Gulf - As it happened」, 2026-02-28/03-01.
- Reuters, 「Iran’s Supreme Leader Mojtaba Khamenei says new management of Strait of Hormuz ‘will bring calm’」, 2026-04-30.
- Reuters, 「How far have the U.S. and Iran got towards ending the Iran war?」, 2026-05-29.
- Reuters, 「Iran’s strongest card in nuclear talks: its highly enriched uranium」, 2026-05-29.
- Reuters, 「War may end in interim deal that leaves Iran battered but unbowed」, 2026-06-03.
- Reuters, 「US strikes Iranian sites after Iran launches drones in latest Gulf flare-up」, 2026-06-06.
- Reuters, 「IAEA calls on Iran to ‘re-engage’ as West pressures it with resolution」, 2026-06-08.
- The Guardian, 「Iran war: who is fighting and why?」, 2026-06-08.
- AP, 「US and Iranian negotiators reach tentative deal to extend ceasefire and start new nuclear talks」, 2026-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