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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팔레스타인·이란전쟁 내란 청산과 극우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전쟁 리스크 증대 중에 머뭇거리는 트럼프

트럼프는 이스라엘을 억제할 힘이 있지만 그럴 의지와 수완이 있는지는 열려 있는 문제다 ⓒ출처 백악관

“내가 모든 결정을 내린다.” 도널드 트럼프가 6월 7일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결정하는 것은 그가 아니다.” 여기서 ‘그’는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를 가리킨다. 하지만 이후 네타냐후는 트럼프의 전화 지시를 거슬러 이스라엘군에 이란 공격을 명령했다. 앞서 이란이 이스라엘을 미사일로 타격한 것에 대한 보복이었다. 서아시아에서 전면전이 재개될 위험이 있다.

이 상황에는 서로 다른 두 줄기가 얽혀 있다. 하나는 트럼프가 2월 네타냐후와 함께 시작한 전쟁에서 빠져나오려 애쓰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예상과 달리 이란 이슬람공화국 정권은 공습에서 살아남았고 반격에 나섰다. 중동 전역의 미군 기지들이 손상됐고, 이스라엘의 우방 아랍에미리트(UAE)가 특히 큰 타격을 받았다. 그리고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다.

트럼프와 미국 군부는 네타냐후가 설득한 이란 정권 교체라는 애초 목표가 몽상임을 깨달았다. 트럼프는 얼른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해야 하는 처지다. 갈수록 불만이 커지는 미국 유권자들이 다가오는 11월 중간 선거에서 정권을 심판할 기회를 갖기 전에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트럼프는 이란과의 협상을 빨리 타결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동시에 트럼프는 합의를 날로 먹으려 하고 이란에 되도록 적게 양보하려 한다. 이것은 단지 개인적 굴욕을 피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란에 너무 많이 양보하면 미국의 패권이 걸프에서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위협받게 된다.

한편 이란 정권은 곤경에 빠진 트럼프를 도울 이해관계가 없다. 이란에서는 전임 지도부가 살해당한 결과, 이데올로기적으로 더 강경한 인물들이 주도권을 갖게 됐다. 이들은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버텨 낸 덕분에 자신감이 높다. 또한 트럼프를 조금치도 믿지 않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두 번이나 이란과의 핵협상 중에 공격을 가했다.

이 대목에서 둘째 줄기가 얽혀 든다. 이스라엘이 훼방꾼 역할을 하는 것이다. 네타냐후는 한 세대 동안 미국을 상대로 이란을 공격하라고 로비를 벌여 왔다. 2023년 10월 7일 이후 네타냐후의 전략 아닌 전략은 극단적 폭력으로 역내 모든 국가들을 이스라엘의 지배 아래 굴복시키는 것이다.

이 정책이 이란에는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네타냐후는 전쟁이 재개되기를 바란다. 그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을 사보타주하려 한다. 〈뉴욕 타임스〉는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최근 미국 정보 당국 보고서들은 이스라엘 첩보 기관들이 이란과 평화 협상 중인 미국 대표단을 도청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첩보 활동 전반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제기된 것이다.”

이스라엘이 휴전에 대응하는 표준적인 방식은 ‘자위권’이라는 거짓 명분으로 그것을 무시하는 것이다. 네타냐후는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이런 방식을 통해 이란을 도발하려 해 왔다. 또한 이스라엘은 레바논 저항 운동 헤즈볼라를 파괴하고 싶어 한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일대를 점령하고 있지만, 유선 드론을 동원한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꽤나 많은 전사자를 냈다.

이스라엘이 베이루트를 다시 한 번 폭격하자, 6월 7일 이란은 미사일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미국 대외 정책 비판에 앞장서고 있는 트리타 파르시는 이렇게 논평했다. “이스라엘이 제3국을 공격하거나 군사행동을 감행하는 것에 맞서 이스라엘에 대항해 하드 파워를 행사할 수단·역량·의지를 갖춘 지역 강국이 있는 상황은 수십 년 만에 처음이다.”

1980년대 이래로 이집트, 이라크, 시리아 등 아랍 강국들은 이스라엘 공군의 타격 대상이 될까 봐 몸을 사려 왔다.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를 타도하고 들어선 새 수니파 이슬람주의 정권은 자국 영토 내 요충지 일대를 이스라엘군이 점령하는 것을 허용했다.

반면 이번 전쟁에서의 선전(善戰)으로 고무된 이란은 역내에서 자신의 힘을 각인시키기 시작하고 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신에게는 카드가 없다.” 반면, 이란 지도부는 자신에게 카드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 카드는 상당한 양의 미사일과 드론,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는 능력,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면서 얻는 이데올로기적 정당성이다.

물론 트럼프는 이스라엘을 억제할 힘을 실제로 갖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에게 그 힘을 이용할 정치적 의지와 수완이 있는지는 열려 있는 문제다. 트럼프에게 그럴 의지와 수완이 없다면 이는 그의 정권을 침몰시킬 수도 있다.

번역: 김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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