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대중 파업이 우익 정부를 뒤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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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읽기 전에 “남미 곳곳에서 극우 전진 중, 그러나 저항도 있다”를 읽으시오.
볼리비아 노동자들과 선주민들의 파업과 항쟁이 한 달 넘게 계속되며, 취임 반 년도 안 된 로드리고 파스의 우익 정부를 붕괴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투쟁의 직접적 계기는 파스가 4월에 국유지 사유화, 연료 보조금 삭감 등 민영화·긴축 조처를 발표한 것이었다. 다수가 선주민인 노동자들의 고혈을 짜내고 부자들의 배를 불리겠다는 것이었다.
파스의 공세에 맞서 여러 전선에서 벌어진 노동자·선주민 투쟁은 5월 초부터는 정권 퇴진 투쟁으로 전환됐다.
2003·2005년 대통령 둘을 끌어내렸던 광원 노동자들이 앞장섰다. 뒤이어 농업·교육·운송 노동자들도 ‘파업 블록’을 결성하고 잇달아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블록’은 볼리비아노동총동맹(COB) 지도부가 파업을 명령하지 않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기 위해 결성한 기층 조직을 통칭하는 말이다.
노동자들과 선주민들은 힘을 합쳐 전국 주요 도로망을 봉쇄하고, 파스 퇴진을 요구하며 수도 라파스를 포위 봉쇄했다. 이에 호응해 라파스 대중교통 노동자들도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정부가 봉쇄를 풀기 위해 벌인 대규모 유혈 진압 작전은 역풍을 불렀다. 경찰은 진압 작전 이후 수도 봉쇄가 오히려 강화됐다고 투덜댔다. 정부는 아르헨티나 극우 밀레이 정부가 헬리콥터에 실어 보낸 닭고기 10톤을 배급해 라파스의 부유층과 상층 중간계급 주민들을 달래야 했다.
5월 21일 파스는 연료 보조금 삭감을 철회하는 등 몇몇 양보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퇴진을 거부하고 봉쇄자들이 ‘인도적 재앙’을 낳고 있다고 비난했다. 며칠 후 알려지기로, 파스는 몰래 계엄령 발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선주민들은 파스 퇴진 전까지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기로 최종 표결했다. 그 결정에 따라 라파스 봉쇄자들은 6월 2일 대통령궁을 3중으로 포위하는 시위를 벌였다.
정부와 의회는 패닉에 빠졌다. 6월 3일 내각 성원들이 잇달아 사임했고, 의회는 시위대에 군대 투입을 허용하는 비상사태법 발동을 승인했다.
그러자 그전까지 사태를 관망하던 서부 고원 지역의 농민 단체들이 라파스 봉쇄에 가세하겠다고 선언했다. 파스는 공격 명령 영상을 SNS에 올렸다가 긴급히 삭제했고, 이후 봉쇄자들이 지치기를 기다리는 시간 끌기 전술로 전환했다.
그러나 파스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우익은 자중지란에 휩싸여 있고, 봉쇄가 길어지며 도시 중간계급과 극우의 정부 지지도 흔들리고 있다.
협상으로 긴장을 완화시킬 전망도 장담하기 어렵다. 2005년 우익 정권을 무너뜨린 항쟁 당시에는 에보 모랄레스와 MAS가 긴장을 완화시키는 구실을 하며, 법적 절차에 따른 정권 교체라는 타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지금 볼리비아의 정치적 양극화 수준은 20년 전보다 훨씬 첨예하다.
최근 10년 간 볼리비아에서는 두 차례의 우익 쿠데타가 있었다. 2019년 무장 쿠데타 당시에는 선주민들을 증오하는 인종차별적 우익(극우 포함)들이 선주민 노동자·농민을 상대로 포그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개혁주의 정당 MAS는 궤멸적 선거 패배 이후 현재 항쟁에서 거의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파스가 더 많은 폭력을 동원해 교착을 타개하려 들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시사한다. 봉쇄자들과 노동자·선주민들은 그에 맞서 정당 방위를 조직해야 한다.
또, 투쟁을 심화시켜야 한다. 파스 정부에 맞서 지난 한 달 가까이 라파스를 봉쇄한 볼리비아 노동자·선주민들의 전투성은 놀랍지만, 봉쇄자들의 ‘파업 블록’은 볼리비아 각지에서 따로따로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파업 블록’과 전국적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바로 그런 식으로 2005년 항쟁 당시 볼리비아 노동자·선주민들은 우익 정권에 맞서 권력 장악 문제를 제기할 수 있었다.(관련 기사: 크리스 하먼, ‘볼리비아 민중 봉기: 돌과 몽둥이로 탱크를 무찌르다’)
볼리비아 노동자들이 항쟁을 전진시켜 우익 정부를 무너뜨리기를 바란다. 라틴아메리카 대륙 곳곳에서 극우가 준동하는 지금, 그들의 승리는 대륙 전체의 저항을 크게 고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