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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팔레스타인·이란전쟁 극우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6월 20일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서울 집회: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팔레스타인인 난민 귀환권을 외치다

6월 20일 오후 4시, 빗방울이 날리는 궂은 날씨에도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의 129번째 집회·행진에 참가하기 위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 모였다.

6월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이다. 이를 기해 이번 집회 참가자들은 팔레스타인 난민들에 대한 연대를 표했다. 수많은 팔레스타인인이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등지에서 난민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고향에서 쫓겨나 서안·가자지구에 거주하는 이들까지 합하면 팔레스타인인 난민은 600만 명에 이른다.

팔레스타인인의 귀환을 권리로 요구하는 것은 난민에 대한 연대일 뿐 아니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에게서 빼앗은 땅 위에 세운 정착자 식민주의 국가임을 폭로하는 의미도 있다. 이날 집회에서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봉쇄 반대가 중요하게 요구됐다.

참가자들은 “난민 귀환권을 보장하라”고 외치며 집회를 시작했다.

6월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129차 서울 집회가 열리고 있다 ⓒ유병규

사회자는 형식적인 ‘휴전’이 시작된 이후에도 어린이들이 매일같이 이스라엘군에 목숨을 잃고, 생필품 반입도 여전히 통제받고 있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가자를 죽이지 마라!“고 함께 외쳤다.

첫 순서로 참가자들은 서안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 두하 씨가 보내온 음성 메시지를 함께 들었다.

”디아스포라에 있는 팔레스타인인 친구와 가족 중 상당수는 한 번도 자신의 눈으로 팔레스타인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들은 저에게 우리의 도시가 어떤 모습인지, 우리 조부모들이 강제로 떠나야만 했던 마을의 거리를 걷는다는 것은 어떤 느낌인지를 묻곤 합니다.

”귀환권은 결코 추상적인 정치적 요구가 아님에도 그들은 어쩌면 영영 못 돌아올지 모릅니다.”

두하 씨는 한국을 방문했을 때 팔연사 집회에 참가한 바 있다. 그녀는 그 때 함께 행진한 기억을 담아 연대 지속을 호소했다.

”한국의 동료 여러분, 여러분의 연대는 큰 힘이 됩니다.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제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보여 주신 진심 어린 관심 덕분에 마치 집에 온 것 같은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우리의 목소리가 돼 주셔서 감사합니다.”

궂은 날씨에도 또랑또랑하게 울려 퍼지는 두하 씨의 호소는 참가자들과, 지나가던 시민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여러 행인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다음 발언자는 김광일 노무사였다. 그는 팔연사 집회에서 무료 노동 상담을 진행해 왔다.

팔레스타인 연대 129차 서울 집회에서 노무사 김광일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유병규

김광일 노무사는 팔레스타인인의 귀환권을 온전히 실현하려면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이 해방돼야 한다고 주장해 박수를 받았다.

또한 최근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것이 베트남과 이라크에 이어 세 번째 역사적 패배라며, 이것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던지는 의미를 짚었다.

”트럼프의 패배는 그와 한배를 탄 네타냐후의 패배를 뜻할 것입니다. 우리는 전쟁 공범이자 학살 동맹인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패배를 기뻐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뻐하는 데서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상처받은 야수가 더 무서운 법입니다. 그리고 미국 제국과 네타냐후의 힘이 약화하는 것을 기회 삼아 우리의 행진과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한국 정부가 1~2퍼센트대의 낮은 난민 인정률을 보여 주는 것과 이재명 정부가 난민 신청 기회를 더욱 옥죄려 하는 것을 비판했다.

마지막 발언은 그 자신도 정치 난민인 이집트인 알리 씨였다. 그는 팔연사 운동 초기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으며, 현재 팔연사 공동간사를 맡고 있다.

팔레스타인 연대 129차 서울 집회에서 이집트인 정치 난민 알리 씨가 연설을 하고 있다 ⓒ유병규

알리 씨는 자신 또한 난민이지만 가자지구 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고 지적하며, 이른바 ‘국제 사회’의 이중 잣대를 비판했다.

”국제법이 진정 가치 있는 것이라면 이중 잣대를 적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세계 아이들의 생명이 평등하다면, 가자의 아이들을 왜 폭격과 굶주림 속에 내버려 두는 것입니까? 여성 인권이 국제적인 사안이라면, 팔레스타인 여성들이 겪는 고통 앞에서 세계는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그는 이처럼 불의한 세계 속에서 가자 주민들을 결코 혼자 두지 않겠다며, 한국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의 연대를 계속 건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처음으로 팔연사 집회에서 아랍어 통역을 맡은 김영조 통역사는 알리 씨 연설의 내용뿐만 아니라 단호하고 결의에 찬 어조까지 생생하게 전달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이스라엘 대사관 앞을 지나 명동역까지 행진했다.

“가자를 죽이지 마라!“ 팔레스타인 연대 129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유병규
명동길을 지나던 관광객들이 팔레스타인 연대 행진 대열에 지지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유병규

행진은 행인들의 이목을 끌며 큰 환영을 받았다. 팻말 문구를 유심히 읽는 이들이 많았고, 반갑게 손을 흔들거나 주먹을 쥐어 높이 치켜들고, 우산을 구호 박자에 맞춰 흔드는 등 적극적으로 지지를 보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행진 참가자들이 든 팔레스타인 깃발을 빌려 사진을 찍는 이들도 있었다.

이처럼 팔연사 행진이 명동을 찾는 행인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경찰은 안전을 핑계로 반 년 넘게 명동길 행진을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부당한 조치에 팔연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과 함께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왔으며, 어제(6월 19일 자) 〈한겨레〉도 이를 비판했다.

행진 참가자들은 행진 중 명동길 입구를 지나며 경찰을 향해 “명동길 행진 보장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집회와 행진을 성공적으로 마친 참가자들은 거리의 지지 분위기에 한껏 고무됐고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다음 주 토요일(27일) 팔연사는 팔레스타인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하루 요리 교실을 연다. 팔연사 측은 “기억의 그릇이자 존재의 가치”를 담은 요리를 배우게 될 하루 요리 교실에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귀환의 열쇠 팔레스타인 연대 129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유병규
팔레스타인 연대 129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유병규
“명동길 행진 보장하라”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 펜스로 통행이 제한된 서울 명동길 주변을 지나며 행진하고 있다 ⓒ유병규
팔레스타인 연대 129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유병규
팔레스타인 난민 귀환권 보장 팔레스타인 연대 129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유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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