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연쇄 강진으로 천여 명 사망, 수만 명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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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적 갈취와 봉쇄, 사회 붕괴가 재앙을 키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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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인들이 공포와 비탄에 빠졌다. 6월 24일 두 차례 연쇄 지진으로 최소 1,400명이 목숨을 잃었다. 건물 수백 채가 무너져 최소 3,000명이 다쳤다.
약 5만 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가족들과 친지들은 잔해 속에서 실종자들을 찾기를 애타게 빌고 있다. 무너지는 건물에서 피신한 수많은 사람들이 열대의 더위 속에서 공원 같은 곳에서 노숙해야 했다.
지진 피해는 수도 카라카스 북쪽의, 베네수엘라 주요 공항이 있는 라과이라주에서 가장 컸다.
의사들은 라과이라주 병원 세 곳 중 두 곳의 가동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남은 한 곳으로 환자가 몰려 기본적인 물자도 부족하다고 한다. 수도가 끊기고 정전과 통신 장애도 겪고 있다고 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구조 활동에 동참했다. 구조대원의 약 70퍼센트가 자원자라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구조대원들은 횃불이나 삽 같은 기본적인 장비조차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웃들을 구하려 애쓰고 있다. 맨손으로 땅을 파 이웃을 구하려 한 사람도 있다.
두 차례의 지진이 1분도 안 되는 간격으로 벌어졌다. 각각 진도가 7.2~7.5에 이르는 강진이었지만, 이례적인 사건은 아니었다. 6월 25일 목요일 아침 일본 해안에서 진도 7.2의 지진이 발생해 도쿄에서도 진동이 감지됐지만, 그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나 중상자는 없다.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가 이토록 참혹한 것은 미국 제국주의가 베네수엘라를 유린하고 전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임기 동안 사회가 붕괴한 결과다.
지진이 베네수엘라를 덮치기 전에도 기본 서비스가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가톨릭계 구호 단체 ‘카리타스’에서 활동하는 하네트 마르케스 씨는 이렇게 전했다. “지진이 보건 체계를 무너뜨린 게 아닙니다. 보건 체계는 이미 무너져 있었습니다.”
올해 1월 도널드 트럼프는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마두로 부부를 납치했다. 그 과정에서 83명이 죽었다.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간섭은 베네수엘라인들을 이롭게 하려는 것이 전혀 아니었다.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각인시키려는 노골적인 시도였다.
베네수엘라 침공 당일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 안전하고 적절하고 합당하게 권력을 이양할 수 있을 때까지 운영하겠다.
“트럼프 정부 하에서 우리는 미국의 힘을 강렬하게 재각인시킬 것이다. 미래는 국가 안보에 핵심적인 교역·영토·자원을 지키는 역량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현직 대통령을 하루아침에 제거해 혼란을 야기하기 전에도 미국은 제재로 베네수엘라를 옥죄고 있었다. 제재 때문에 자금과 구호 물자가 베네수엘라 정부에 전달되기 매우 어려워졌다. 인도적 지원 단체들이 제공하는 자금과 구호 물자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경제정책연구센터(CERP) 국제정책국장 알렉스 메인은 이렇게 지적했다. “미국의 제재는 이전에도 지진 구호 활동을 제약하고 어렵게 만든 바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아무 제약 없이 지진 구호 물자를 수령·배분하고 인도적 지원을 필요한 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미국 등이 부과하는 제재는 지진 대응 전반을 그르칠 위험이 있다.”
미국은 올해 초 델시 로드리게스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후 제재를 일부 거둬들였다. 로드리게스가 전임자보다 더 기꺼이 트럼프 정부와 대화하려는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6월 25일 목요일 저녁 미국 재무부는 제재를 더 완화해, 지진 구호 물자 반입을 허용했다. 그러나 그 효과는 이중적일 것이다. 미국은 이를 이용해 베네수엘라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 할 수 있다.
이미 쿠바 보건 노동자들이 지진 대응 지원을 위해 베네수엘라에 도착해 있다. 쿠바는 베네수엘라에 의료 지원을 제공해 온 오랜 우방이지만, 그 자신도 미국의 봉쇄 때문에 연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겪는 문제의 근원은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번에 붕괴된 건물의 다수가 1970년대에 지어졌다. 베네수엘라에는 석유에서 나오는 막대한 부가 있지만, 그 부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장기적인 기반 시설 투자로 이어지지 않아 왔다.
“볼리바르식 사회주의”도 그런 상황을 변화시키지 못했다.
2000년대에 베네수엘라는 국제 좌파의 등대였다. 반신자유주의 저항 물결에 힘입어 우고 차베스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2013년 차베스 사망한 이후 대통령이 된 마두로는 차베스로 표현된 염원을 저버렸다. 차베스를 지지하며 행진했던 노동자·빈민의 대중운동은 마두로 하에서 동원 해제됐다.
마두로는 반대를 억누르기 위해 갈수록 탄압에 기댔다. SNS 규제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었는데, 이 또한 지진 대응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6월 25일 목요일 유엔의 긴급 촉구 이후 SNS 규제는 해제된 듯하다.
몇몇 보도들은 베네수엘라의 부패가 전기·물 공급과 병원 설비를 악화시켰다고 시사한다.
보건 문제는 ‘볼리바르식’ 프로젝트의 비극적 결말과 연관성이 있다. 차베스가 시행한 복지 정책 ‘미시온’의 하나인 바리오 아덴트로 정책은 정규적 의료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무상 의료를 제공했다.
그러나 바리오 아덴트로 정책은 2010년대 중반에 붕괴했다. 보건소에서 일하던 쿠바 의료 노동자들이 만연한 부패에 항의하며 귀국했다.
베네수엘라 국가는 베네수엘라인들을 저버렸다. 평범한 베네수엘라인들은 가족들을 살릴 방도를 찾으려 애쓰지만, 그들에게 도움이 될 구급차도 의료진도 없는 상황이다.
우리의 과제는 인재를 키운 제국주의적 갈취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이 혼란을 이용해 패권과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는 미국 우익들에 맞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