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집트 정치 망명자의 입국을 거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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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총리 마크 카니는 “반미·반트럼프” 노선을 걷는 듯이 처신하지만, 정작 친미적인 이집트 정권에 의해 탄압받고 있는 이집트인 언론인이자 혁명적 사회주의자인 호쌈 엘하말라위는 캐나다 입국을 거부당했다.
엘하말라위는 이렇게 전했다. “모든 상황이 카프카의 소설에나 나올 것처럼 부조리합니다.”
그는 2011년 이집트 혁명의 저명한 투사이자 혁명의 대변자였다. 당시 수많은 이집트인들이 들고일어나 서방이 비호하던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를 타도했다. 이는 중동·북아프리카 전역을 휩쓴 항쟁 물결의 일부였다.
이집트 혁명은 무바라크를 다른 지도자로 대체하는 것 이상으로 나아갈 잠재력이 있었지만, “위험하지 않은” 개혁주의 방향으로 이끌려 갔다.
결국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고, 군 장성 압델 파타 엘시시가 집권했다.
엘하말라위는 9월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 소재 사이먼프레이저대학교에서 두 번의 강연을 할 예정이었다.
하나는 그의 신작 《이집트의 반혁명 — 엘시시의 새로운 공화국》 출간 기념 강연이고, 다른 하나는 이집트에 대한 패널 토론이었다.
그런데 캐나다 이민청(IRCC, 이민난민시민권청)은 엘하말라위가 신청한 “전자여행허가”(eTA, 비자 면제국 국민이 캐나다 입국 시 발급받아야 하는 허가증) 승인을 거부했다.
엘하말라위는 2015년에 이집트에서 독일로 망명해 독일에 거주 중이다. 현재 엘하말라위는 독일 시민권자다.
“독일 시민권자는 전자여행허가만 신청하면 비자 없이 캐나다에 갈 수 있습니다. 전자여행허가는 보통 몇 분이면 승인이 나요.
“저는 웹사이트에 접속해 질문에 답을 모두 적었습니다.
“질문 중 하나는 이런 내용이었어요. ‘범죄를 저질러서 체포되거나 형을 선고받거나 재판을 치른 적이 있습니까?’”
엘하말라위는 이집트의 경찰과 안보 당국이 자행하는 학대와 고문을 방대하게 기록하고 폭로해 왔다. 2000년과 2002년에는 그 자신이 무바라크 정권에 의해 구금되고 고문을 당했다. 2011년에는 군사 재판에 회부돼 소환 명령을 받았다.
“저는 이집트에서 시위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체포됐습니다. 하지만 법정에 서거나 형을 선고받은 적은 없어요. 이집트는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거든요.
“이집트에서는 다짜고짜 체포하고 고문하고 흠씬 두들겨 팹니다. 그러고 나서 어쩌면 풀려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캐나다 이민청의 질문에 ‘예’ 라고 답했어요. 거짓말하기는 싫었거든요. 그리고 제가 당한 고초는 어차피 인터넷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어요.”
엘하말라위는 전자여행허가 신청 후 추가 정보 제출을 요구받았다.
“저는 정치 망명자라 이집트로 돌아갈 수도 없고 이집트 대사관에 갈 수도 없다고, 그랬다가는 제가 위험해질 것이라고 설명하는 장문의 답장을 보냈습니다.”
사이먼프레이저대학교 측이 캐나다 국회의원에게 연락을 취하고 그 의원이 캐나다 중앙정부에 연락을 취했지만, 엘하말라위의 전자여행허가 신청은 최종 거부당했다.
캐나다 이민청이 언제나 이처럼 재판 기록이나 경찰의 증명서를 깐깐하게 요구했던 것은 아니다.
2024년, 형사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숱하게 많이 받아 온 영국 파시스트 토미 로빈슨은 순회 집회를 위한 캐나다 입국을 허가받았다.
입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로빈슨은 “이민법 위반” 혐의로 캐나다 당국에 체포당했다.
캐나다 바깥의 활동가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묻자 엘하말라위는 “이 일을 최대한 널리 알려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