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 이집트인 난민 2명, 난민 지위 인정
—
난민 스스로의 행동과 연대 운동의 값진 성과
〈노동자 연대〉 구독
7월 3일 재한 이집트인 2명이 난민 소송 2심에서 승소했다. 법무부의 난민 불인정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이었다.
승소한 이집트인 난민들은 2013년 이집트 대중 항쟁을 짓밟은 군사 쿠데타와 군부 독재에 맞서 싸운 활동가들이다. 당시 쿠데타를 주도한 장군 엘시시는 현재 10년 넘게 독재자로 군림하고 있다.
이들은 엘시시 정권의 잔혹한 탄압을 피해 2018년 한국으로 왔다. 난민 지위를 인정받고자 한국 정부에 자신들이 겪은 온갖 박해와 탄압, 귀국 시 직면할 위험을 입증하는 수많은 증거와 자료를 제출했다.
그러나 난민 심사를 맡은 법무부는 무려 6년이나 시간을 끌다가 2024년 8월 난민 지위 불인정 결정을 내렸다. 이들은 즉각 소송을 제기하며 항의했으나, 2025년 12월 1심 재판부도 법무부의 손을 들어 줬다.
심사와 소송이 8년 넘게 이어지면서 이들은 언제 강제 출국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렸다. 일자리, 의료, 주거, 안전 등 삶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들이 모두 불안정했다.
이처럼 힘겨운 상황에서도 이들은 자유와 정의를 위한 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2023년 10월 7일 직후 시작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서 중요한 구실을 했다.
이들이 소송에 나서자 대의에 공감하는 변호사들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소송을 맡았다. 공익 변호사 단체 ‘어필’은 승소한 난민 중 1명의 2심을 무료로 변론했다.
연대 운동도 활발히 전개됐다. 연대자들은 재판부에 난민 인정을 촉구하는 탄원 서명을 받고 소송 비용을 모금했다. 이 캠페인은 윤석열 정권 퇴진 집회 참가자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권영국 정의당 대표,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등 수천 명이 탄원서에 서명했다.
그 후에도 난민 인정을 촉구하는 행동은 계속됐다. 난민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약 두 달 동안 대통령실 앞 집회를 시작으로 법무부 청사, 국회의사당,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앞 등에서 집회를 열었고, 서울 도심에서 두 차례 행진도 했다. 이들의 투쟁에 난민 지원 단체와 보건의료 단체 활동가, 진보적 종교인 등 다양한 이들이 연대하며 동참했다.
한국 정부는 난민에게 매우 배타적이다. 한국 정부의 난민 인정률은 연평균 2.73퍼센트에 불과했으며, 지난해에는 1.75퍼센트로 더욱 낮아졌다. 이에 불복한 많은 난민이 소송을 제기하지만 승소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난민 신청과 재신청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난민법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관련 기사: 본지 579호 ‘민주당 김기표 의원 등이 난민법 개악안 발의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난민들이 스스로 벌인 운동과 연대를 통해 쟁취한 이번 난민 인정은 매우 값진 성과다. 난민 인정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운동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
특히 법무부는 이번 판결에 대해 절대 상고하지 말아야 한다. 이집트인 난민들은 이미 너무 오랜 시간 고통을 견뎌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