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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과 SMR 그리고 핵융합 — 핵에너지 제대로 알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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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26년 9월 18일 노동자연대 서울 지역 강연회에서 최무영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한 강연을 글로 옮긴 것이다.
핵과 원자는 명백하게 다르다
핵에너지의 기초를 잠깐 말씀드리겠습니다.
물질은 기본적으로 원자들이 아주 많은 수가 모여서 이루어졌다고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원자라고 하는 것은 가운데 원자핵이 있고 그 주위에 전자가 있습니다. 또 핵이라고 하는 놈은 우리가 기본 입자라고 부르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성자니 중성자니 중간자니, 더 나아가면 이른바 쿼크니 하는 것들이죠.
모형을 하나 그려 보면, 전체가 하나의 원자를 보여 주는 것이고 그 가운데 있는 것이 원자핵입니다. 핵 안에 든 것이 양성자와 중성자고요. 그 주위에 있는 것이 전자들이죠. 이것이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원자의 모형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핵은 영어로 nucleus고 원자는 atom이죠. 핵과 원자는 명백하게 다릅니다. 핵은 이것만 가리키는 거고 원자는 전체를 가리키는 거거든요. 둘은 다릅니다. 그리고 또한 에너지와 힘은 다릅니다. 에너지는 말 그대로 에너지고, 힘은 영어로는 우리가 보통 force라고 쓰는 거죠. 이 둘도 다릅니다.
’원자력’은 틀린 말이고, 그것은 의도된 것이다
왜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냐면, 우리가 보통 말하는 핵발전은 기본적으로 핵에너지의 문제입니다. Nuclear energy, 곧 핵에너지의 문제인데, 이것은 핵력이라고 부르는 힘에 관한 것입니다. 핵 안에서 양성자라든가 중성자 같은 게 아주 꽉 묶여 있는데, 그 묶이는 힘을 우리가 핵력이라고 합니다. 핵의 힘이라는 뜻이죠. 혹은 또 다른 말로는 강상호작용이라고 합니다. 힘이라고 하는 건 서로 상호작용하는 것이고, 그게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강상호작용이라고 부르죠.
그런데 원자력이란 영어로 생각하면 atomic force라는 뜻일 텐데, 이 원자력이 실제로 있습니다. 원자와 원자 사이에 작용하는 힘을 말하는 건데, 이거는 기본적으로 전자기힘입니다. 이러한 전자기힘도 그리 약한 편은 아니지만 핵력보다는 훨씬 약합니다.
그래서 핵에너지라고 하는 것은 핵력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아주 큰 에너지가 될 수가 있는 거고요. 전자기력은 핵력에 비하면 훨씬 약하기 때문에 이 원자력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핵에너지와는 분명히 다르지요. 결국 핵에너지는 원자력과는 다른 거다, 이거는 좀 강조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보통 얘기하는 건 핵에너지이고, 원자력이란 잘못된 말입니다. 따라서 원자력 발전소, 줄여서 원전, 이것도 다 틀린 말이고 핵발전소라고 해야 되는 거죠. 영어로는 ‘nuclear power plant’입니다. 원자로라는 말도 잘못된 말입니다. ‘nuclear reactor’, 곧 핵반응로가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용어가 잘못돼 쓰이게 됐을까요? 이건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개발하는 건 원자력이지만 이북에서 개발하는 건 핵이다, 이런 말을 쓰지 않습니까? 이북에서는 원자력을 개발하는 게 아니라 핵을 개발하고, 이남에서는 원자력을 개발한다,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언어라고 하는 것이 사실은 생각과 존재를 규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존재라고 하는 거는 생각에서 결정이 되고, 생각이라는 건 언어에서 결정이 되기 때문이죠.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마르틴 하이데거의 말입니다. 그래서 이런 말을 쓰는 것은 상당히 의도적이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질량과 에너지는 옷만 다르게 입은 것이다
그러면 핵에너지라는 건 뭐냐. 핵에너지의 근원이 된 거는, 많이 들어보셨겠습니다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입니다. 이 이론에 의해서 핵에너지라는 것이 가능하다고 알려졌지요.
그 상대성이론에서 유명한 ‘E=mc²’이라는 식은 많이 보셨죠? 여기 m이 질량인데, 만일에 1킬로그램을 집어넣으면, 여기 c라고 하는 건 빛의 빠르기니까 대개 한 3 곱하기 10의 8승입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크죠. 그런데 그게 제곱이니까, c를 제곱하게 되면 이게 어떻게 되나요? 10의 17승 정도가 됩니다. 그러니까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m이 1킬로그램이라고 하더라도 여기다 집어넣고 간단한 계산을 해 보면 에너지가 얼마가 나오냐면 250억 킬로와트시(kwh)가 됩니다. 250억 킬로와트시면 대략 300만 킬로와트로 1년을 그냥 쓸 수 있는 그런 에너지입니다. 엄청난 양이지요.
따라서 질량이라는 것과 에너지라는 것은 본원적으로 사실 정체가 같은 것이고, 옷만 다르게 입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옷을 다르게 입었을 뿐 질량과 에너지는 사실 동등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상대성이론의 유명한 결론이고, 이를 통해 인류가 핵에너지라는 것을 알게 됐지요.
그런데 이렇게 되려면 질량이 없어져야 이 식에 따라 에너지로 바뀔 수 있는데, 일상에서 질량이 없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실제로 질량이 없어지는 가장 널리 알려진 경우가 바로 핵반응이라고 부르는 현상이지요.
핵반응은 대개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방사성 붕괴라는 것입니다. 이건 뭐냐 하면, 원자 중에 좀 불안정한 것이 있어 가만히 두어도 핵이 깨져 다른 핵으로 바뀌는 현상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라듐입니다. 퀴리 부인이 라듐을 발견해 노벨상을 받은 사실은 다들 아실 겁니다. 라듐의 방사성 붕괴를 처음으로 발견한 겁니다.
그 다음에 중요한 게 핵분열입니다. 무거운 핵이 쪼개져 둘로 나뉘는 것을 핵분열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게 우라늄과 플루토늄이죠.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은 대단히 무거운 원자입니다. 원소 기호에 붙은 아래쪽 숫자는 원자번호로서 그 핵이 갖고 있는 양성자의 수입니다. 위쪽에 적힌 숫자는 질량수로, 그 핵이 갖고 있는 양성자와 중성자의 개수를 합한 숫자입니다. 그러니까 우라늄 235라고 하면 양성자가 92개 있고, 중성자는 235에서 92를 뺀 수만큼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크고 무겁기 때문에 쪼개져 둘로 나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질량 일부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질량이 없어진다는 것은 바로 이 식에 따라 사라진 질량만큼 에너지로 바뀐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에너지라는 옷으로 갈아입는 거죠.
그다음 핵융합은 이와 반대로 가벼운 핵 두 개가 모여 하나의 핵이 되는 것입니다. 가장 가벼운 핵은 잘 아시다시피 수소입니다. 수소들이 모여 헬륨이 되는 등의 과정을 거치며 그사이에 질량이 조금 줄어들면, 그것이 에너지로 바뀌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핵융합 반응입니다.
세 가지 핵반응
먼저 방사성 붕괴를 보겠습니다. 우라늄을 가만히 놔두면 어떤 일이 생기느냐, 알파 입자라는 게 튀어나오게 됩니다. 알파 입자는 별게 아니라 중성자 두 개와 양성자 두 개, 이렇게 네 개가 뭉쳐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바로 헬륨의 원자핵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우라늄은 가만히 놔둬도 알파 입자, 즉 헬륨의 원자핵이 하나 튀어나오고, 따라서 나머지는 양성자 두 개와 중성자 두 개가 하나씩 빠진 것이 되는 거죠. 우라늄에서 양성자와 중성자가 각각 두 개 빠진 게 뭐냐, 그것은 토륨입니다. 이렇게 우라늄이 토륨이 되면서 헬륨 원자핵이 튀어나오는 현상을 바로 우라늄의 알파 붕괴라고 하지요.
그런데 이것이 얼마나 잘 일어나느냐 하면, 잘 안 일어납니다. 사실은 잘 안 일어나서 우리가 보통 반감기라는 표현을 쓰는데, 반감기란 이런 녀석들이 붕괴해서 처음에 있었던 것의 반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가리킵니다. 우라늄의 반감기는 얼마쯤 될까요? 7억 년입니다.
그리고 방사능의 단위를 베크렐이라고 합니다. 약자로 Bq라고 쓰는데, 베크렐은 사람 이름입니다. 우라늄에서 이걸 처음으로 발견해서 노벨상을 받은 사람이죠. 매초 핵 1개가 붕괴하는 방사성 물질의 양을 1베크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Bq라고 씁니다. 그러니까 10베크렐이라고 하면 1초에 10개씩 깨진다, 이런 뜻입니다.
핵폭탄과 핵발전은 동전의 양면이다
다음은 핵분열을 보죠. 우라늄의 양성자 수는 무조건 92개입니다. 그런데 중성자 수는 좀 다를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중성자 수가 서로 다른 걸 우리가 보통 동위원소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우라늄 235라고 하면 원자번호라고 하는 양성자 수는 92개이고, 양성자와 중성자를 합친 것이 235인 우라늄이죠.
이 우라늄을 중성자로 때리게 되면 중성자가 하나 흡수돼서 들어가게 되니까 우라늄 236이 되는 거죠. 중성자가 하나 늘어났으니까요. 그런데 이건 굉장히 불안정합니다. 그래서 그냥 가만히 있지 못하고 깨지게 됩니다. 완전히 깨지게 돼서 X라는 거랑 Y라는 거, 두 개로 깨집니다.
X와 Y는 여러 가지가 가능한데 크립톤이라든가 바륨, 요오드, 세슘, 스트론튬, 제논, 지르코늄 등 하여튼 여러 가지로 갈릴 수가 있고, 그러면서 거기서 또 중성자가 두세 개 나올 수가 있고, 그다음에 또 여러 가지 다른 방사성 물질이 나올 수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질량이 일부 없어지기 때문에 그만큼이 에너지로 나오게 됩니다.
이때는 감마선이라고 하는 아주 강력한 에너지이자 굉장히 위험한 방사선이 나옵니다. X선보다도 훨씬 더 에너지가 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흥미롭습니다. 하나 깨지고 마는 것이라면 별것 없을 텐데, 깨지면서 중성자가 두세 개씩 나오지 않습니까? 이렇게 나온 중성자가 옆에 있는 우라늄을 다시 때릴 수가 있거든요. 그러면 거기서 하나마다 또 세 개씩 나오니까, 어떻게 될까요? 아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가 있습니다. 이를 보통 사슬 반응 또는 연쇄 반응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급격하게 핵분열이 일어나면 막대한 에너지가 나오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막대한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핵폭탄과 핵발전입니다. 둘의 차이가 뭘까요? 급격히 방출되게 만든 것이 핵폭탄입니다.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급격히 방출되면 모든 걸 다 때려부수는 일밖에 하지 못합니다. 그게 바로 핵폭탄이고, 이를 잘 조절해 에너지가 천천히 나오게 만들어 이용하는 것이 바로 핵발전입니다. 그러니까 핵폭탄과 핵발전은 같은 거죠. 사실은 조절을 하느냐 안 하느냐, 그 차이일 뿐입니다. 동전의 양면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평화를 위한 원자’는 핵폭탄을 유지하기 위한 말이었다
다 아시듯이 미국이 핵폭탄을 처음으로 만들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떨어뜨리는 끔찍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그런데 전쟁이 끝나니까 이제 핵폭탄이 필요 없어져야 되는 건데, 이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어떤 말을 했을까요?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 아이젠하워였죠. 1953년에 ‘Atoms for Peace’, 즉 원자를 평화적으로 이용하자고 했습니다. 핵폭탄이 아니라 핵발전을 해 보자는 뜻이었습니다.
말로는 이렇지만 이 둘이 사실 동전의 앞뒷면이라서 핵폭탄을 잘 유지하려면 핵발전이 필요합니다. 사실 핵발전의 가장 큰 이유는, 제가 보기에는 핵폭탄입니다. 핵폭탄이 없으면 핵발전할 이유가 전혀 없어요.
그래서 이로부터 4년 후에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우리가 보통 IAEA라고 약자로 쓰는 걸 만들었죠. 우리말로 보통 국제원자력기구라고 하는데, 이건 번역이 잘못됐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제 원자 에너지 알선 단체’죠. 핵에너지를 퍼뜨리는 일에 더해서 핵폭탄은 사찰을 통해 막는 일, 두 가지를 하는 그런 업체입니다. 사실 기구라기보다 업체죠.
그런데 원래 자연에 있는 핵은 안정돼 있습니다. 당연히 그렇겠죠. 핵분열이란 핵의 안정성에 도전해서 인위적으로 불안정하게 하는 거거든요. 이는 생물 분야에서 유전자를 조작하는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유전자에 관해 다 아시겠습니다만, 원래 종의 기준이 뭔지 아시죠? 같은 종이 아니면 번식을 못 하는 것, 그것이 종의 구분입니다. 종마다 방어 기전이 있어서 다른 종의 유전자를 받지 못하게 돼 있는데, 그것을 억지로 부수어서 다른 종류의 유전자를 함께 섞어 내는 것이 유전자 변형입니다. 핵에너지를 쓰는 것하고 유전자 변형, GMO 같은 것을 만드는 것과는 상당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느냐. 인위적으로 불안정하게 만들어 놓으니까 그냥 핵만 깨지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방사선을 방출하게 됩니다. 알파, 베타, 감마, 그리고 중성자, 삼중수소, 이런 온갖 것들이 나오게 되는 거죠.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우라늄, 플루토늄 — 플루토늄도 238, 239, 240이 있죠 — 아메리슘 등등은 알파 입자를 냅니다. 삼중수소, 탄소, 황, 스트론튬, 테크네튬, 요오드, 세슘 이런 것들은 베타선을 내는데, 베타선이라는 것은 사실은 전자의 흐름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방사선이죠. 이렇게 에너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 코발트나 루테늄, 요오드, 이리듐 이런 것들은 감마선을 냅니다.
그러면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것들이 어디서 나온 것이냐. 아무렇게나 쓴 것이 아니고, 바로 후쿠시마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실제로는 수백 종 이상이 나왔고, 그중에 극히 일부만 적어 놓은 거죠.
핵종과 방사능
자연계에 존재하는 원자의 종류는 90개 정도 됩니다. 현재는 118개까지 늘어났죠.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인간이 자꾸 만드는 겁니다. 없던 원자를 자꾸 만들어 내거든요. 그래서 현재 118개까지 됐습니다.
그런데 원자의 종류는 이 정도로 100개 남짓이지만, 핵종의 수는 무려 4,000개가 넘습니다. 핵종이란 바로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동위 원자를 말하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같은 종류의 원자에서, 곧 양성자 개수는 정해져 있어도 중성자 개수가 다른 것들은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다 합치면 4,000개가 넘는 겁니다. 이것도 점점 늘어나죠. 인간이 자꾸 이런 걸 만들기 때문입니다. 왜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하여튼 이렇게 만들어낸 핵종 대다수는 방사성을 지닙니다.
핵종들을 늘어놓은 그림을 보면 세로축이 양성자의 개수입니다. 우리가 흔히 원자번호라고 부르는 것이죠. 2면 헬륨이 되는 것이고, 8이면 산소죠. 이렇게 쭉쭉 가서 대개 100 정도까지 갑니다. 가로축은 반면에 중성자의 개수입니다. 양성자 개수와 중성자 개수는 비례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체로 양성자가 많으면 중성자도 많습니다. 그래서 점점 무거운 핵이 되면서 대각선을 따라 늘어서죠.
그렇지만 이 안을 들여다보면, 예를 들어 양성자가 50이라고 하면 거기에 굉장히 많은 동위원자들이 있습니다. 양성자는 50이니까 원자의 종류는 한 가지지만 중성자 개수는 아주 다를 수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여기 하나하나를 다 세어서 더하면 4,000개가 되는 거죠. 그런데 이런 것들이 모두 방사성을 갖고 있습니다. 방사성을 갖고 있어서 위험한 거죠. 이걸 더 자세하게 들여다본 것도 있습니다만 자세한 것은 줄입니다. 하여튼 온갖 종류의 방사능을 내면서 굉장히 위험합니다.
몸 안으로 들어온 방사선
우리가 알파선이라고 하는 것은 양성자 두 개하고 중성자 두 개로 이루어진, 이른바 헬륨의 원자핵을 말합니다. 헬륨의 핵이죠. 얘는 투과력이 굉장히 약해서 종이 한 장도 뚫고 지나가지 못합니다. 베타선이라고 하는 것은 전자들의 흐름인데, 얘는 종이 정도는 뚫지만 알루미늄 판 정도가 있으면 못 뚫습니다. 그 다음에 감마선은 엑스선보다 에너지가 더 큰 전자기파인데, 얘는 그런 것쯤은 잘 뚫고 납 정도가 있어야 못 뚫습니다. 중성자들은 이걸 다 뚫고 지나가죠.
그러니까 우리가 보통 알파, 베타, 감마 같은 것을 이야기할 때, 예를 들어 이 옷만 입고 있어도 알파는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알파선은 옷을 못 뚫습니다. 바깥에 알파선들이 있다고 쳐도 제가 옷을 입고 있으면 알파 입자가 못 들어오거든요. 그러니 걱정이 없다고 생각하실 수가 있는데, 문제는 무엇일까요?
문제는 몸속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숨을 안 쉴 수 없지 않습니까? 만약에 이 대기가 알파 입자나 베타로 오염돼 있다고 하면, 호흡으로 몸 안에 들어오게 되고, 그러면 막을 방법이 없는 겁니다. 그리고 음식물도 마찬가지죠. 물이 오염되거나 바다나 토양이 오염되면 그것을 음식물로 먹게 되죠. 게다가 또 문제가 무엇이냐 하면, 농수산물에서 이런 것들이 농축이 됩니다. 알파, 베타 같은 것을 내는 방사성 물질이 농축돼서 농도가 높을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몸의 70퍼센트 정도가 물인 거 아시죠? 우리는 사실은 주로 물로 이루어진 겁니다. 그런데 방사선은 에너지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그 물을 이온화시킵니다. 그래서 자유 라디칼을 만드는데, 이것은 화학 반응성이 굉장히 크죠. 결론만 말씀드리면 세포를 파괴합니다. 단백질을 파괴하고 DNA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암을 유발하고 기형아가 생길 수도 있죠.
자연 방사능
그런데 사실은 지구에도 원래 방사능이 있습니다. 암석과 토양에 우라늄이나 토륨이 좀 들어가 있거든요. 붕괴 사슬을 그려 놓으면 아주 복잡한데, 하여튼 라듐이 라돈이 되면서 알파 입자가 나오고 반감기가 1,600년, 다음에 라돈이 또 폴로늄이 되고, 등등 쭉 나가서 마지막에 폴로늄이 납이 되고, 이렇게 쭉 이어집니다.
우리나라가 특히 방사능이 좀 많은 편인 게, 우리나라가 화강암 지대이지 않습니까? 화강암 지대가 이런 것이 좀 높습니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면 아주 복잡하죠. 우라늄, 토륨, 팔라듐, 그리고 프로탁티늄, 다음에 또 우라늄, 토륨, 라듐, 라돈, 이렇게 아주 복잡하게 갑니다. 그런데 이 사슬의 마지막에 폴로늄이라고 하는 녀석이 강력한 알파선을 냅니다. 이게 만약에 2나노그램이라고 하면, 나노라는 것은 10의 마이너스 9승이니까 10억분의 1이죠. 그러니까 10억분의 2그램만 우리가 흡입을 해도 — 아, 시버트(Sv)를 먼저 말씀드려야겠군요. 시버트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방사능을 얼마나 흡수하느냐 하는 건데, 1시버트를 흡수했다고 하면 이건 지구를 떠나실 각오를 해야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폴로늄이라고 하는 놈은 2나노그램, 10억분의 2그램만 흡입을 해도 지구를 떠나실 가능성이 커집니다.
KCN, 청산가리 아시죠? 그 청산가리 독성의 한 2만 배가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끔찍한 거죠. 퀴리의 자손인 이렌 졸리오 퀴리가 이걸로 죽었고, 리트비넨코라고 하는 러시아와 영국의 이중 간첩 — 실제로는 삼중 간첩이라고 하더군요 — 이 사람도 하여튼 이걸로 죽었습니다. 실제로 폴로늄으로 독살당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팔레스타인 해방기구의 아라파트 기억나시죠? 아라파트도 폴로늄 중독이었으니까 누군가 독살을 한 겁니다. 아마도 이스라엘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하여튼 이스라엘에서 핵폭탄 연구하던 데서도 이 폴로늄으로 여러 명이 죽었습니다. 끔찍한 겁니다. 즉사하지 않아도 폐암에 걸리게 돼 있습니다.
제가 이걸 보여 드리는 이유가 뭐냐 하면, 담배의 방사능이 아주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심각합니다. 담배가 왜 방사능이 심각하냐? 담배는 잎을 쓰는 작물인데, 담뱃잎이 여러 가지 중금속을 잘 싸서 붙잡습니다. 그렇게 싸 갖고 다니는 거죠. 그래서 담배가 중금속 오염을 걸러 내는 데는 굉장히 유용하거든요. 실제로 그렇습니다. 그런데 담배가 그렇게 납을 굉장히 많이 싸고 있는데, 이 납이라고 하는 것이 바로 폴로늄을 줍니다. 납이 폴로늄을 주게 되거든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석회석으로 만드는 시멘트에도 방사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신축 아파트의 평균이 공기 1세제곱미터당 무려 1,100베크렐입니다. 평균이 그렇습니다. 이건 끔찍한 양이죠. 실내 기준이 148베크렐인데, 신축 아파트는 안 들어가시는 게 좋습니다. 새 아파트가 좋은 게 아닙니다. 그래서 요새 암이 굉장히 급증하고 특히 폐암이 급증하는 이유가, 이런 영향이 굉장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준치는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다
이건 앞에서 먼저 했어야 되는데, 방사선 피폭량을 정할 때 우리가 그레이(Gy)라고 하는 걸 쓰기도 하지만 시버트를 널리 쓰죠. 방사선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데, 에너지의 단위로 주울(J)이라는 거 혹시 들어 보셨나요? 방사선에 피폭돼 우리 몸무게 1킬로그램당 1주울의 에너지를 흡수했을 때, 피폭량을 1그레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생물학적 등가선량이라고 해서, 이 그레이에 가중치를 곱합니다. 가중치를 곱하는 이유는 똑같은 에너지라 하더라도 알파가 베타나 감마보다 더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중성자는 훨씬 더 위험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걸 곱한 양을 우리가 시버트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시버트도 역시 마찬가지로 몸무게 1킬로그램당 몇 주울의 에너지로 피폭당했는가인데, 가중치를 곱한 겁니다.
아까 말씀드렸습니다만 심각한 위험선이 1시버트거든요. 심각하다는 말은 지구를 떠나실 각오를 해야 된다는 그런 뜻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가슴 엑스선 촬영을 하게 되면 대개 0.02밀리시버트(mSv)입니다. 밀리는 1,000분의 1이죠. 젖가슴 촬영, 매모그램은 어떨까요? 여기 여성분들 가운데 유방암 검사한다고 매모그램을 하실 지 모르겠는데, 저 같으면 안 하겠습니다. 이게 방사선에 상당히 피폭되거든요. 아니, 물론 그렇다고 해서 — 그래요, 뭐 필요할 땐 하셔야죠. 어쩔 수 없이. 그런데 X선 CT는 정말 안 찍으시는 게 좋습니다. 같은 엑스선이라도 CT는 피폭량이 엄청나게 될 수 있거든요. 물론 요새 CT는 굉장히 저선량화를 했고 매모그램도 많이 저선량화가 돼서, 아마 지금은 낮은 쪽 값에 해당할 겁니다.
또한 미국이나 유럽을 간다고 하면 0.05밀리시버트를 받게 됩니다. 대기권 높은 곳으로 올라가게 되면 우주에서 오는 방사선, 이른바 우주선이 상당히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대 인공 피폭 허용량을 우리가 보통 1년에 1밀리시버트로 기준을 삼습니다. 이 기준이라는 건 요만큼만 하면 괜찮다는 뜻은 아니고, 어쩔 수 없지 않으냐, 이 정도는 뭐 어쩔 수 없다 — 우리가 엑스레이 안 찍을 수 없지 않습니까? 필요할 때가 있으니까, 이것도 저것도 어쩔 수 없다는 그런 뜻입니다. 관리의 측면에서 이 정도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바탕 피폭량은, 아까 말씀드렸듯이 암석이라든가 대기 이런 데서 오는 것이 1년에 2밀리시버트 정도라고 추산됩니다.
바나나에 방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바나나는 대개 한 개에 0.1마이크로시버트인데, 마이크로는 100만분의 1이자 10의 마이너스 6승입니다. 바나나에 칼륨이 있는 것은 방사성을 지닌 칼륨 동위원소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몸에는 칼륨이 꼭 필요합니다. 필수 원소이기 때문에 우리 몸이 칼륨을 이미 갖고 있으므로 새로 많이 쌓이지 않습니다. 대부분 배출되므로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바나나 한 트럭을 한꺼번에 먹는다면 문제가 심각할 수 있겠지만요.
심각한 문제는 이겁니다. 혹시 담배 피우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담배를 끊으시기를 강력히 권합니다. 폴로늄은 맹독 중의 맹독인데, 담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하루에 한 갑씩 피운다면 1년에 적게는 4밀리시버트, 많게는 100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됩니다. 이건 정말 조심하셔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유기농 담배가 있다면 괜찮을 것 같기는 합니다. 폴로늄이 비료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화학비료를 주지 않고 퇴비로만 담배를 키웠다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석탄 화력발전도 석탄에 방사능이 있기 때문에, 정상 가동하는 핵발전의 무려 10배에서 100배까지 방사능 물질을 배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운전원 피폭량은 훨씬 적습니다. 화력발전이 핵발전보다 한 30분의 1, 50분의 1 정도이니 문제가 별로 안 되죠.
방사선과 암 발생의 관계
그런데 이렇게 방사선을 쬐게 되면 암이 이제 굉장히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많이 방사능을 받았느냐 하는 것과 암의 위험도, 이 둘의 관계인데 여기에는 굉장히 여러 가지 설이 있었습니다. 받은 양에 따라 곧장 직선으로 올라간다는 설도 있고, 그게 아니라 곡선으로 휘어진다는 설도 있고, 또는 문턱값(threshold)이 있어서 얼마까지는 상관이 없고 얼마 이상을 받아야 암이 생긴다는 얘기도 있었거든요.
다양한 생각이 있었는데, 심지어 ‘호메시스’라고 해서 미량 방사선이 인체에 유익하다는 주장까지 있었습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면역을 만들어 준다는 거죠. 우리가 예방주사를 맞을 때, 예를 들어 어떤 박테리아나 이런 것을 좀 약하게 해서 주사를 놓으면 면역 체계가 만들어져서 도움을 주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미량 방사선을 많이 맞으면 도움이 된다, 인체에 유익하다는 황당한 얘기가 있었는데 이건 말이 안 되는 얘기입니다. 비유하자면 대포를 맞기 전에 미리 총알을 여러 발 맞아 놓으면 대포를 맞을 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니...
실제로 연구 결과는 아주 많습니다. 미량 방사선, 다시 말해 이른바 저선량 피폭도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한두 개가 아닙니다. 특히 스위스에서는 바탕 방사선을 가지고 확인했습니다. 여기서 바탕 방사선은 우주에서 날아드는 방사선, 곧 우주선에 의한 것인데 그걸 맞은 경우에도 소아암 발병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한 겁니다. 하여튼 이런 연구 결과가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 여성분들은 조심하셔야 될 게,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위험합니다. 같은 방사선을 쬐었을 때 여성이 훨씬 더 취약합니다. 아마 생식소 분열 문제 때문일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아이 역시 어른보다 서너 배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아이는 세포 분열이 빠르기 때문이지요. 그러니까 결국은 여자아이가 가장 위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여튼 방사능은 최대한 멀리하는 게 좋습니다.
몇 가지 더 보여 드리면, 1944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영국·프랑스의 핵산업 종사자, 그러니까 핵발전소에서 일하는 분들 30만 명을 추적한 연구가 있습니다. 그중 10만 명이 돌아가셨는데, 추적해 보니 암으로 돌아가신 분이 2만 8천 명이라는 게 확인됐습니다. 이를 보면 흥미롭게도 암 발생률과 누적 피폭량이 선형적으로 비례해 올라갑니다. 또 누적량이 적을 때는 오히려 그 비례선보다 더 높아진다는 것도 흥미롭기는 합니다.
참 황당한 게, 방사선 작업 종사자는 연간 누적 선량 한도가 50밀리시버트(mSv)라고 하는데 우리 보통 사람은 1밀리시버트입니다. 그러면 핵발전소에서 일하는 사람은 50밀리시버트를 맞아도 문제없다는 얘기인지, 말이 안 되는 얘기죠. 그러니까 이런 기준이라고 하는 게 안전하다는 뜻이 절대 아닙니다. 그냥 어쩔 수 없이 관리 편의상 정해 놓은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하여튼 이것이 자꾸 올라갑니다. 그리고 후쿠시마 사고가 난 뒤에도 한참 올렸죠.
핵발전소 주위 거주자는 어떨까요? 독일에서 핵발전소 인근의 소아암을 두고 한 역학 연구를 보면, 핵발전소 15곳에서 1,633건의 사례를 살펴봤는데 여기는 핵발전소가 정상 가동 중인 곳이었습니다. 사고가 나지 않은 곳인데도 거기서 5킬로미터 이내에 거주하는 어린이의 암 발병률이 50퍼센트 이상 늘어났다는 겁니다. 이건 널리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영광에 핵발전소가 있는 거 아시죠? 영광 핵발전소 근무자 가족이 두 차례나 기형아를 사산했습니다. 문제가 되니까 역학 조사를 했는데, 참 재미있는 것이 암 발생 위험과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영광 핵발전소에 근무하나 멀리 있는 사람이나 차이가 없다, 이것이 2011년 역학 조사의 결론이었습니다.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또 조사를 했습니다. 이건 다른 주체가 진행한 것인데, 여기서는 결과가 어떻게 되느냐. 암 발생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3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 여기 결론입니다. 물론 앞선 조사를 했던 분들과 뒤의 조사를 했던 분들은 다른 분들이지요. 그에 대해 더 자세한 말씀은 드리지 않겠습니다.
월성 핵발전소도 마찬가지인데, 여기도 건강 영향을 조사한 적이 있었습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주변의 삼중수소 농도가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참 끔찍한 일인데요. 주변 분들에게 염색체 손상도 검출됐는데, 이와 무관하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거짓말에는 세 종류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 보셨습니까? 첫째는 보통 거짓말, 둘째는 새빨간 거짓말, 셋째는 통계다. 이건 뭐 농담처럼 하는 얘기지만 일리가 있습니다. 통계는 우리가 어떻게 설계하고 분석하느냐에 따라 정반대 결론을 쉽게 만들 수 있거든요. 이런 결론들도 사실은 그렇습니다.
확실한 것은, 가까울수록 오래 살수록 집에 오래 머무를수록 삼중수소 농도가 높고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명백합니다. 특히 암 환자가 굉장히 증가했다는 게 그렇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월성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굉장히 많이 누출됐는데 그걸 감췄죠. 그 이후로 상당히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조사한 것도 몇 개 더 있는데, 자세한 것은 줄입니다.
핵발전의 방법과 성격
이제 핵발전의 방법과 성격을 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핵반응로 — 보통 원자로라고 잘못 말씀하시지만 사실 핵반응로가 맞는 표현인데요 — 이 핵반응로에서 아까 말씀드린 사슬 반응, 연쇄 반응이 일어나는데 그냥 마구 일어나면 핵폭탄이 되는 겁니다. 끔찍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그 반응을 적당히 늦춰야 되는 거죠.
늦추는 방법이 뭐냐? 제어봉이라는 걸 씁니다. 중성자가 마구 나오면 엄청난 핵분열이 일어날 테니까 중성자를 일부 흡수합니다. 그렇게 해서 핵분열 반응의 빠르기를 조절하는 겁니다. 여기에는 붕소라든가 카드뮴, 하프늄 이런 걸 쓰는데 주로 붕소를 많이 썼죠.
그리고 감속재라고 하는 건 뭐냐 하면, 속도를 느리게 한다는 얘기입니다. 중성자가 너무 빨리 튀어나오게 되면 그 옆의 걸 못 때리고 그냥 지나가게 되기 때문에 중성자 속도를 좀 늦춰야 됩니다. 감속재가 이렇게 늦춰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늦춰서 핵에 충돌시켜 핵분열을 유발하는 건데, 감속재에 제일 많이 쓰는 건 물입니다. 물, 우리가 보통 말하는 물이죠. 이걸 쓰는 걸 우리가 경수로라고 부르는 거고요. 또는 중수를 쓰기도 합니다.
물이라고 하는 게 H₂O인 건 아시죠? 수소 원자 2개와 산소 원자 1개가 결합한 것이 물인데, 보통의 수소 원자, 수소 원자핵이라고 하는 것은 양성자 하나로 끝입니다. 그런데 중수소라고 하는 건 뭐냐 하면, 희한하게도 핵에 양성자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 거기에 중성자가 하나 더 들어가 있습니다.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양성자는 어차피 1개니까 수소는 맞죠. 그렇지만 두 배로 무겁죠. 중성자 무게나 양성자 무게나 거의 같습니다. 중성자가 조금 더 무겁지만 거의 같기 때문에 우리가 그걸 중수소라고 하는데요. 이 중수소도 산소와 결합해서 물이 될 수 있습니다. 이걸 무거운 물이라는 뜻의 중수라고 부릅니다. 가벼운 물이란 뜻의 경수가 보통 물이지요.
경수로는 보통 상당히 농축한 우라늄을 써야 됩니다. 물이 중성자를 많이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중수를 감속재로 쓰는 중수로는 중성자를 덜 흡수하기 때문에 농축하지 않은 우라늄을 그대로 쓸 수 있고, 플루토늄 생산에 유리한 거죠. 우리나라 발전소는 대부분 경수로이고 중수로는 단 하나 있습니다. 월성이지요. 흑연을 감속재로 쓰기도 하는데, 그 유명한 체르노빌이 바로 흑연로였습니다. 흑연은 불이 잘 붙기 때문에, 물에 비해 위험할 수도 있는 거죠.
그리고 냉각재. 이거 식히는 게 중요합니다. 식히지 못하면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처럼 되는 거죠. 그래서 식혀야 되는데, 물이 가장 좋은 냉각재입니다. 물이 왜 좋을까요? 냉각재로 쓰기에 말입니다. 네. 비열이 높아서 그렇죠.
핵분열에 따라 엄청난 에너지가 나오니까 결국 그 열로 물이 끓고 수증기가 되는데, 이 수증기를 써서 터빈을 돌리고 발전기를 돌리는 것을 ‘끓는 물 반응로’라고 합니다. 한자어로는 비등형 경수로죠. 후쿠시마가 바로 이런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냉각수가 곧바로 수증기가 되지 않고, 냉각수하고 수증기를 별도로 분리해 놓은 설계도 있습니다. ‘압력 물 반응로’라고 하며 한자어로는 가압형 경수로, 혹은 가압형 중수로 이런 것들이죠. 한쪽에 핵연료가 있어서 거기가 엄청나게 뜨거워지고, 그 열로 따로 도는 물을 데웁니다. 그 물을 데워서 수증기가 나오면, 그 수증기로 터빈을 돌리고 발전기를 돌려서 전기를 생산하는 거고요.
그래서 후쿠시마 것하고 우리나라 것은 달라서 우리나라 건 안전하다, 뭐 이런 얘기도 있었습니다. 글쎄요, 터지면 별 차이가 없겠지요.
우라늄 농축과 핵폭탄
연료로는 보통 우라늄 235를 쓰는데, 지구상에 있는 천연 우라늄은 대부분 238입니다. 우라늄이니까 양성자 수는 92개고, 중성자와 양성자를 합친 게 보통 238입니다. 그런데 핵분열하는 것은 238이 아니라 235입니다. 이게 얼마나 되냐 하면 사실 0.7퍼센트밖에 안 됩니다. 그러니까 자연의 우라늄은 99.3퍼센트가 238입니다.
그래서 천연 우라늄을 분리해서 235만 따로 빼내야 합니다. 이를 농축이라고 하는데, 이 두 가지가 질량이 약간 다르거든요. 238이 조금 더 무겁고 235가 조금 가벼워서, 그 약간의 차이를 이용해 원심분리 또는 확산이라는 방법으로 두 가지를 분리합니다. 이렇듯 농축을 해 원래 0.7퍼센트였던 235를 4~5퍼센트로 만들어서 경수로에서 쓰는 겁니다. 이것을 80퍼센트 이상 만들면 바로 핵폭탄이 되는 거죠. 그런데 요새는 기술이 발달한 건지, 20퍼센트만 돼도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한편 플루토늄은 자연에는 거의 없습니다. 사실상 없어요. 플루토늄이라는 건 인간이 만들어 낸 겁니다. 핵반응로에서 생성되는데, 이거는 10킬로그램, 심지어 5킬로그램만 있으면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지름 10센티미터니까 그냥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겠네요. 핵폭탄 이거 하나 터뜨리면 최소한 종로구 정도는 날아갈 겁니다. 그리고 플루토늄 자체가 알파 입자를 많이 방출하고 독성이 굉장히 강합니다. 그리고 반감기가 2만 4,000년이라는 건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핵발전 현황을 보면 현재 31개국이 핵발전을 합니다. 원래 33개국이었는데 독일과 타이완이 핵발전소를 모두 폐쇄했습니다. 완전히 폐쇄해 31개국으로 줄었습니다. OECD가 거의 다 차지하고 10여 개국이 대부분 하는 거죠.
세계 핵발전량을 지역별로 나눠서 보면, 유럽(EU)에서는 프랑스가 대표죠. 물론 미국이 엄청나죠. ‘기타’로 묶인 것이 있는데 주로 러시아일 겁니다. 다음에 조그만 것이 인도, 그리고 중국, 그 아래가 일본하고 한국 등등입니다.
한국의 핵발전 밀집도 세계 1위
나라마다 핵발전량과 발전 비중을 보시면, 발전량은 미국이 압도적이죠. 다음에 중국, 프랑스, 러시아, 그리고는 대한민국이 자랑스럽게 5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쭉 내려가면, 원래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많았었는데 후쿠시마 이후로 확 줄여서 이렇게 줄었습니다. 그런데 이거는 2019년 얘기고, 요새 와서는 조금 늘어났고 2024년에는 다시 핵발전소를 가동했기 때문에 6위로 올라왔으니까 일본이 대한민국 바로 아래가 됐습니다.
이거는 발전량 비중입니다. 전체 발전량 중에 핵발전이 얼마나 차지하고 있느냐인데, 압도적인 게 프랑스죠. 그래서 프랑스가 아마 이것 때문에 망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해결할 방법이 없거든요. 독일과 타이완은 여기에 있었는데 2025년부터는 완전히 영입니다. 훌륭한 나라들이죠.
그런데 문제는 밀집도인데요. 국토 넓이 대비 핵발전량을 보면 압도적 1위가, 자랑스러운 1위가 대한민국입니다. 발전량 자체는 미국이 제일 많지만 미국은 0.09입니다. 땅이 워낙 크니까요. 한국은 땅이 작으니까 2.3입니다. 그러니까 가장 압도적이죠. 벨기에 같이 조그마한 나라보다도 한국이 더 위고, 프랑스, 일본 다 그렇습니다. 미국을 1로 봤을 때 한국은 얼마냐, 26입니다. 밀집도가 미국의 26배라는 뜻입니다. 가장 위험한 곳이 한국이라는 말이죠. 대한민국이 정말 그런 상황입니다. 그런데 또 짓는다고 지금 난리를 치고 있으니 제정신이라고 보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러면 기본 성격을 살펴보지요. 핵발전의 정체가 과연 뭘까요. 핵발전 효율은 30퍼센트밖에 안 됩니다. 70퍼센트는 버리는 거예요. 어떻게 버리느냐, 온배수로 버립니다. 이게 대충 발전소 하나당 매 초마다 2,000톤을 버립니다. 2,000톤의 뜨거운 물을요. 그런데 이 뜨거운 물을 우리나라 같으면 바다로 다 버리죠. 프랑스 같으면 강으로 버리지만, 바닷물의 온도를 높여서 생태계에 치명타를 줍니다. 환경 오염이 되고, 특히 기후 재난에도 상당히 문제가 될 거라고 봅니다.
사실 우리가 기후 재난 했을 때 온실 기체 하면 보통 이산화탄소를 많이 생각하시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더 온실 효과가 높은 것 중의 하나가 메탄이거든요. 메탄. 물론 이산화탄소가 양이 제일 많으니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데 그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더 온실 효과가 높은 게 뭐냐 하면 수증기입니다. 수증기가 가장 온실 효과가 높은 건데, 물론 수증기를 우리가 보통 따지지 않는 이유가 수증기는 자연적으로 나오는 수증기가 대부분이고 인위적으로 만든 거는 별로 없거든요.
이산화탄소는 대부분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지만 수증기는 다릅니다. 순환 주기가, 이산화탄소 같으면 몇 년, 한 20년 이렇게 머물 수 있지만 수증기는 보통 몇 주면 순환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보고 아예 생각을 안 하는 거죠. 그런데 그것은 지구 전체를 놓고 하는 생각이고, 핵발전소 바로 근처는 다릅니다. 거기다 아주 집중적으로, 온배수 때문에 수증기를 엄청나게 뿜어내면서 되먹임을 주기 때문에 이는 기후재난에 문제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연구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아무튼 그런 생각이 좀 듭니다.
첨단 기술이 아니라 ‘핵분열 화력발전’
핵발전이 첨단 기술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사실 이거 구식입니다. 구식 증기 터빈을 돌리는 거니까 정말 옛날식이죠.
사실은 이게 화력발전이거든요. 화력발전이 석탄을 때서 수증기를 만드느냐, 석유를 때서 만드느냐, 핵분열을 해서 만드느냐 차이인데, 석탄 발전, 석유 발전이라고 따로 부르지 않고 다 화력발전이라고 하듯이 이것도 화력발전이라고 불러야 일관성이 있지요. 정확히 표현하면 핵분열 화력발전이니 구식인 거죠. 요새 재생에너지 가운데 예를 들어 햇빛 전지 같은 것이 훨씬 더 이른바 첨단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핵발전은 송전 손실이 굉장히 크거든요.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원거리 송전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전력을 엄청나게 쓰는데, 그러면 핵발전소를 서울에다 갖다 놔야 맞지요. 사실 그게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면 온배수를 난방으로도 이용할 수 있겠네요. 그러니 서울, 특히 한강변 강남에 짓는 게 딱 좋을 것 같은데요.
어쨌든 원거리 송전을 하기 때문에 송전선이 굉장히 길어지고 고전압을 씁니다. 예컨대 74만 5,000볼트이니 끔찍하죠. 이 송전선 문제가 끔찍한데, 이번에 그 메가프로젝트인가 뭔가 하는 것을 예정대로 한다고 하면 송전탑을 수천 개를 더 세워야 될 겁니다. 아마 그건 사실 불가능한 얘기라서 지금 답이 없다고 보입니다.
또한 핵발전은 가동하는 중에 출력을 줄이는 게 매우 어렵습니다. 굉장히 위험하거든요. 안정성 때문인데, 체르노빌이 사실 그래서 터진 겁니다. 출력을 갑자기 줄였다가 터진 건데, 굉장히 위험해서 출력 조절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전력 수요에 따라 발전량을 조절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기저전원이라고 해서 그냥 무조건 깔고 가는 건데, 이걸 깔고 있으면 다른 발전, 예를 들어 햇빛이나 바람을 충분히 쓸 수 있어도 못 쓰게 됩니다.
전력 수요와 공급이 어긋나면 정전이 될 수 있으므로 발전량 조절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고, 그 때문에 석탄이나 기체 발전을 많이 설비해 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양수발전소를 만든다고 하는데, 이것도 참 웃기는 거죠. 산 위에 큰 인공 연못을 만들어 놓고 거기다 물을 퍼올리는 겁니다. 핵발전은 발전량이 남아도는데도 발전을 안 할 수가 없거든요. 위험하기 때문에 줄일 수가 없어서 그냥 계속합니다. 필요가 없는데도요. 그런데 그렇게 만든 전력을 안 쓰면 큰일나거든요. 정전을 막으려면 써야 되기 때문에 어떻게 하느냐, 괜히 물을 위로 퍼올립니다. 산 위로 퍼올려서, 말로는 전력이 모자랄 때 그걸 다시 내려보내면서 수력 발전을 한다고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같으면 10조 원 정도 건설비를 들여서 발전량이 0.8퍼센트, 1퍼센트도 안 됩니다. 그러니까 이거는 핵발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드는 거거든요. 더욱이 이것도 환경을 파괴하는 거죠. 시설을 만들어 놓고 에너지 낭비, 환경 파괴, 뭐 그렇습니다.
녹색 에너지가 아니라 녹색 페인트칠
핵발전이 친환경 녹색 에너지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고 주장을 하죠. 자료를 보면 석탄이 엄청나게 많고 석유도 많은데, 햇빛과 풍력, 그리고 ‘원자력’이라고 적힌 것—핵에너지죠—이 제일 적다고 나옵니다. 이게 과연 맞는 얘기일까요? 이거는 속임수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발전 과정에서는 적은 거 맞습니다. 그런데 이것만 따질 게 아니라 전 과정을 따져야 될 거 아닙니까. 당연히 그래야죠. 우라늄을 채굴하고 정련하고 재처리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배출합니다. 그래서 전 과정을 다 놓고 보면 이렇습니다. 바람은 9, 수력은 13, 바이오가스 23, 햇빛은 32, 핵에너지는 66으로 월등히 높죠. 이게 진실입니다. 물론 석탄보다는 훨씬 적지만요.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온배수 문제 때문에 수온이 상승하면 증발량이 증가하게 되고요. 설사 이산화탄소를 좀 적게 배출한다고 해도 더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을 배출한다는 문제도 있고요. 그래서 이거는 녹색 에너지가 아니라 녹색 페인트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위장한 거죠.
핵발전소에는 화장실이 없다
경제성이 아주 좋다, 싸니까 핵발전을 해야 된다고 말을 많이 하는데 정말 그럴까요? 일단 핵발전소 건설비는 같은 발전량인 화력발전소의 4~5배가 됩니다. 그리고 안전시설을 어떻게 확충하는지에 따라 엄청나게 상승합니다. 물론 안전시설을 안 하면 싸게 할 수 있는 거죠.
그다음에 운영비가 있습니다. 연료, 우라늄도 국제 시세가 상당히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핵발전소 가동률은 보통 70퍼센트 이하입니다. 한국이 한때는 굉장히 높였는데 이건 점검과 관련해서 위험한 거고, 최근에 와서는 점점 줄었습니다.
수명이 40년 정도로 보고 있는데, 흔히 수명을 연장하려 합니다. 폐쇄하려면 엄청나게 골치 아프거든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방법이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는 게 부담스러우니 폐쇄하지 않고 계속 쓰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더욱 위험해지는 것은 명백합니다.
게다가 폐기물 처리가 문제인데, 모든 과정에서 방사성 폐기물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처리비가 막대합니다. 그리고 사용한 후의 핵연료, 이른바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이 아직 없는 거 아시죠? 유일한 게 핀란드의 온칼로인데, 올해 완공을 했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가동은 못 하고 있지만 하여튼 완공은 했습니다. 스웨덴이 지금 짓고 있고 나머지는 전혀 없죠. 그렇게 많이 하는 미국도 아예 없습니다. 참 희한하죠.
그러니까 ‘화장실 없는 아파트’라는 말이 딱 맞는 말입니다. 화장실이 없습니다. 프랑스도 없고 아무 데도 없습니다. 이거 어떻게 할 건지 정말 참 답답한 노릇인데, 이런 건 말할 것도 없고 폐쇄 비용이 또 문제입니다. 폐쇄 비용이 건설비의 10분의 1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건설비의 3배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얼마나 안전하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는 거죠.
그래서 이걸 해체하는 방법이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즉시 해체’라고 하는 건데, 즉시란 말이 무색하게 한 10년까지 걸리는 거고요. 그다음에 ‘안전 보관’이라는 건 한 50년 정도 하는 겁니다.
영국 윈드스케일이라는 곳에서 1957년에 처음으로 사고가 났습니다. 사실은 핵발전소 사고가 제일 처음 난 게 영국이거든요. 그다음이 미국이고, 다음에 구소련이고, 그리고 일본입니다. 다음은 어디 차례일까요?
아무튼 1957년에 사고가 난 건데, 이 안에 15톤의 우라늄이 있습니다. 이걸 아직도 처리 못 하고 있어요. 지금 몇 년이 지났나요? 현재 예정으로는 2037년이 돼서야 폐쇄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오래 걸리는 거죠.
마지막으로 무덤 만들기라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체르노빌의 경우입니다. 처음에 완전히 터져서 난리가 나니까 거기에 콘크리트를 갖다 덮어씌운 거죠. 공중에서 덮어씌운 겁니다. 그렇게 씌워서 막았는데, 안타깝게도 그렇게 덮어씌운 그 조종사들은 제가 알기로는 전원 다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하여튼 소련은 그렇게라도 했는데, 일본은 황당하잖아요. 후쿠시마는 그냥 바다로 다 내버려요. 그런데 이것도 참 문제인 게, 콘크리트를 덮어봤자 강력한 방사능이 나오기 때문에 이게 금방 다 망가지거든요. 그래서 이걸 계속 덮어야 됩니다. 지금 강철 덮개로 3만 6,000 톤을 새로 덮었는데, 이것도 앞으로 한 몇십 년마다 계속 덮어야 될 겁니다. 그렇게 해서 한 10만 년을 가야 되는데, 그러니까 그 유지비가 어떻게 될까요?
중국보다 낮은 한국 핵발전 비용?
핵발전은 발전 단가가 무척 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주장하기로는 1킬로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할 때 50원이 들어간다고 하거든요. 이게 우리나라 주장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주장이죠.
그런데 재미있는 게, 핵발전 단가를 나라별로 연도별로 표시한 자료를 보면 이렇게 높은 나라들이 있고, 제일 낮은 나라가 바로 한국이거든요. 50원이라는 거예요. 그런데 황당한 건 뭐냐 하면, 중국보다도 낮아요. 이게 말이 되나요? 중국보다도 낮다는 건 아무래도 좀 의심이 가죠. 이해가 안 가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을 보면 미국은 340원입니다. 우리나라는 50원이라고 하는데 미국은 340원이거든요.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요? 도대체 왜 그러냐 하면, 행정·금융 비용에 대한 특혜, 사회적 비용, 이게 전부 다 빠져 있다는 겁니다. 발전 단가에 집어넣지 않아요.
핵폐기물 처리비가 독일에서 폐로를 했을 때는 3조 6,000억 원, 그러니까 3.6조 원을 썼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6,000억 원으로 계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에 몇 분의 1인가요? 6분의 1이죠. 6분의 1 갖고 제대로 될 거냐는 거죠. 물론 아무 데나 버리면 돈 안 들겠죠. 안전 설비와 규제 비용이 증가하면서 발전 단가가 크게 비싸져서 미국은 340원인 겁니다.
그리고 체코 핵발전소를 수주했다는 건 많이 들어보셨죠? 이게 참 심각한 문제인데, 이거 갖고 얘기하면 또 한이 없어서 자세한 것은 줄입니다. 아랍에미리트에 한 번 했었던 거 기억하시죠? 거기에서 이윤이 얼마나 남았는지 혹시 아시나요? 팔았으면 이윤이 남아야 되잖습니까. 대체 이게 얼마나 남았는지 못 들어보셨나요? 이미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지금 현재 알려진 적자는 공식 발표로는 몇백억 원이지만 계속 쌓여서 앞으로는 10조 원에 이를 거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폐기물 문제 때문이지요. 거기 폐기물을 우리가 처리해 줘야 된다고 하니 끔찍한 일이지요.
핵발전의 안전성 – 아직도 사고 원인을 정확히 모른다
안전성에 관해 잠깐 말씀드릴까요? 핵반응로의 안정성은 아직도 불확실합니다. 사실 잘 몰라요. 그러니까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체르노빌이 왜 터졌는지 아직도 정확히 모릅니다. 미묘한 차이로 사고가 날 수도 있는 거고요.
후쿠시마는 물론 지진이 일어나서 비상 발전기가 침수됐기 때문이지요. 핵발전소가 참 문제인 게,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발전원이 또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비상 상황에 대비해서 말입니다. 왜냐하면 이걸 냉각을 반드시 시켜야 되거든요. 냉각을 못 시켜서 터진 겁니다. 비상 발전기가 침수돼서 결국 핵반응로가 터질 거라고는 거의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고장이란 언제나 발생합니다. 고장을 완전히 막는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이것은 그냥 말로 하는 게 아니라 증명된 사실이지요. 사고에 대해 완전한 안전 수칙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은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증명할 수 있습니다. 잦은 고장이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고, 특히 강한 방사선이 있기 때문에 모든 부품에 피로, 이른바 상처와 결함이 생기게 되므로 핵반응로는 훨씬 더 위험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활성단층이나 지진 등이 특히 문제가 되고, 혹시나 공격을 받게 되면—미사일을 다른 데 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핵발전소 하나만 터뜨리면, 예컨대 매우 취약한 냉각수 체계만 파괴해도 전국이 거의 다 끝나는 거죠.
사실 핵 외의 다른 에너지원들도 사고는 다 일어나지요. 하지만 재생에너지는 물론이고 화석연료도 기본적으로 햇빛이 근원이기 때문에 사고가 나더라도 치명적이지는 않습니다. 반면 핵발전은 사고가 나면 치명적이지요.
지속가능성에 관해 잠깐 말씀드리면, 연료인 우라늄의 현재 세계 추정 매장량이 500만 톤가량 되니 에너지로 환산하면 석탄의 10분의 1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한국이 핵발전소에서 매년 4,000 톤을 쓰거든요. 온 인류가 현 수준으로 사용하면 100년 정도 쓸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석유를 대용해서 이것만 쓴다고 하면 20~30년밖에 못 가게 되죠. 그러니 사실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재처리의 목적은 핵무기
재처리라는 말 들어보셨죠? 재처리라는 것은 사용한 핵연료에서 유효 성분을 다시 회수한다고 말하는 것인데, 그래 봤자 1퍼센트밖에 회수하지 못합니다. 사실 1퍼센트를 회수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과 어마어마한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핵오염 물질을 훨씬 더 많이 만들어 냅니다. 처리 과정에서 고준위 폐기물이 증가하고요.
그 숨은 목적은 핵무기를 만드는 데 있습니다.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기 때문에 핵무기를 쉽게 만들 수 있는데, 일본은 이미 수십 톤을 갖고 있죠. 하여튼 이게 퓨렉스라 부르는 습식이 있고 파이로프로세싱이라 부르는 건식이 있는데, 자세한 설명은 줄이겠습니다. 이번에 트럼프라는 이상한 사람이, 이 파이로프로세싱을 한다고 여기 돈을 우리가 다 내라고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2,000억 달러를 내는데도 모자라니 더 내라, 이렇게 했다는데 정말 참 한심한 상황입니다.
이런 재처리를 거쳐 예를 들어 고속 반응로와 함께 쓰게 되면 핵연료 폐기물 양을 20분의 1로 줄이고 방사선 독성을 1,00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서 꿈의 신기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엄청난 고준위 폐기물이 발생하는 것이고, 줄인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더욱이 이렇게 방사선 독성을 줄이려고 하면 고속로로 수백 년을 태워야 되는데, 웃기는 게 뭐냐 하면 그 고속로 수명이 길어야 40~50년이기 때문에 말이 안 되는 얘기거든요. 이런 모순이 정말로 많습니다. 핵에너지 분야에는 정말 많아요.
그래서 고속 반응로가 과연 가능하냐? 특히 증식로라는 것은 집어넣은 것보다 50배를 더 뻥튀기 해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걸 두고 ‘플루토늄 경제’라는 말도 붙였는데,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이거는 우라늄에 중성자를 집어넣어서 플루토늄을 만드는 건데, 굉장히 빠른 중성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감속재를 쓸 수가 없습니다. 핵폐기물을 연료로 쓰니까 좋은 점이 있는 것 같지만, 문제는 감속재가 없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합니다. 이른바 핵폭주가 일어날 수도 있어요. 물을 냉각재로도 못 씁니다. 물이 감속재가 되기 때문이죠. 냉각재로 물을 못 쓰니까 대신 보통 나트륨을 씁니다. 그런데 나트륨은 공기에 닿으면 바로 폭발합니다. 그래서 심각한 문제가 아주 많습니다.
초불사조와 문수보살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 쉬페르페닉스, 그러니까 초불사조죠. 초불사조라는 고속 증식로를 만들었는데, 1984년에 만들어 1998년까지 운용하다가 발전은 거의 하나도 못 하고 그냥 폐쇄했습니다.
일본에서는 몬주를 만들었죠. 문수보살이라니, 이름은 참 잘 짓죠. 초불사조에 문수보살입니다. 1994년에 만들었다가 화재가 나고, 그래서 가동하지 못하다가 또 2010년에 사고가 나 결국 아무것도 못 했습니다.
독일과 미국, 러시아도 만들었다가 바로 폐쇄했거든요. 너무나 안 되니까 바로 폐쇄한 겁니다. 일본의 경우 여기에 116조 원을 썼다고 하는데 말입니다.
독일에서 만든 것은 나트륨으로 냉각하는 고속로인데, 완공까지 마쳤습니다. 돈을 엄청나게 들여 완공한 뒤 곧바로 폐쇄했어요. 즉시 폐쇄했습니다. 그래서 이걸 지금 무엇으로 쓰느냐 하면, 야외 공원입니다. 그리고 인공 암벽으로 씁니다. 인공 암벽, 실제로 여기를 등반하는 거죠.
SMR - 택시 열 대 vs 버스 한 대
자, 그러면 앞서 말씀드린 SMR이라는 거, 많이 들어 보셨지 않습니까? SMR이라는 게 뭐냐 하면, 바로 소형 조립형 반응로(small modular reactor)죠. 이를 개발한다는 업계는 ‘더 싸고 폐기물이 더 적고 더 안전하다’고 주장합니다. 이게 과연 맞을까요?
보통의 핵발전소라고 하면 발전량이 1기가와트입니다. 대개 요새는 더 커지게 해 1.4기가와트인데, SMR은 훨씬 더 조그마하니까 이건 70메가와트죠. 이렇게 작습니다. 작은 건 맞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폐기물도 적죠. 그리고 더 싸죠. 다 맞아요. 더 안전하고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1,400메가와트와 70메가와트를 비교하면 당연히 더 싸고 폐기물 적고 안전한 겁니다. 똑같은 발전량을 두고 비교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당연히 그래야죠.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원래 출발은 50메가와트짜리를 조립해 몇 개 설치하는 것이었고, 이미 핵잠수함에서 쓰던 겁니다. 사실 핵잠수함이 굉장히 소형인 핵반응로를 쓰는데 그걸 이용하는 거죠. 다만 조립형(module)이라고 하는 것은, 핵잠수함 소형 반응로는 발전 에너지에 비하면 굉장히 비쌉니다. 그래서 그것을 조립형으로 만들어 대량 생산하면 싸진다, 이런 뜻입니다.
그런데 숨겨진 청구서가 뭐냐. 메가와트당 경제성입니다. 큰 발전소와 발전량당으로 비교해 보면 SMR이 훨씬 더 비싸고 폐기물도 훨씬 더 많으며 훨씬 더 위험합니다. 완전히 속임수죠. 비유하자면 이런 겁니다. 40여 명이 모여 멀리 놀러 가는데, 택시 10대를 대절하는 것과 버스 한 대를 대절하는 것 중 어느 쪽이 쌀까요? 그건 말할 것도 없지 않습니까? 바로 그런 얘기입니다.
50메가와트로 생각했던 게 너무 곤란하니까 이걸 170메가와트로 늘렸습니다. 사실은 대형 핵발전소도 처음에는 700메가와트였던 것을 1,000메가와트로 늘리고 요새는 1,400메가와트로 늘렸거든요. 왜냐하면 늘릴수록, 이른바 규모의 경제라고 하듯, 규모를 크게 할수록 발전량당 단가는 싸지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러니까 SMR은 엄청나게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뉴스케일이라고 하는 미국 회사, SMR 만든다는 회사의 설계인데, 아직까지 만든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세계에서 아직까지 SMR을 만든 적은 없습니다. 아직, 아직 없습니다. 말로만 하는 거지요. 그런데 돈은 엄청나게 받습니다. 말로만 하면서요.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닌 게, 대형인 것을 소형으로, SMR로 만들면 여기서 중성자가 엄청나게 많이 빠져나가거든요. 큰 것에서보다 훨씬 더 많이 빠져나갑니다. 당연하죠. 왜냐하면 전체 부피에 견준 표면적의 비가 이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중성자가 훨씬 더 많이 빠져나갑니다. 그러면 에너지 효율이 굉장히 낮아지는 거죠.
그래서 우선 농축도를 높입니다. 높이는데 이건 굉장히 위험할 수가 있고요. 그다음에 중성자 반사체를 설치하거든요. 여기다 강철이라든가 흑연이라든가, 이런 걸 반사체로 설치하는데, 이렇게 하니까 요게 결국 다 오염이 돼 버려서 나중에 다 오염 물질이 돼 버립니다.
그리고 냉각재를 물 대신에 용융염(molten salt)을 쓴다든가, 나트륨을 쓴다든가, 고속로로 한다든가 이런 얘기를 하는데, 역시 그거 위험합니다. 용융염을 쓴다는 거는 이게 불화물염이기 때문에 부식을 굉장히 금방 잘 일으켜서 제대로 견디는 재료가 없고, 나트륨은 아까 말씀드렸듯이 폭발과 화재 위험이 있는 거죠. 그래서 하여튼 굉장히 위험합니다.
따라서 SMR은 안전성, 지속가능성, 수용성 모든 논점에서 기존 핵반응로보다도 나쁩니다. 게다가 경제성은 최악이지요. 건설비가 12조 5,000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메가와트당 건설 단가는 대형의 2배까지 들어가고, 킬로와트당 발전 단가는 610원을 잡았거든요. 미국의 대형이 340원인데 이거는 610원이니까 거의 2배가 되는 거죠. 그래서 SMR은 소형 기적의 반응로(small miracle reactor)라는 말도 있습니다. SMR 선전하는 사람들 말을 그냥 믿으면 완전히 기적이라는 뜻이죠.
그런데 한국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무슨 이런 걸 만든다고 이상한 얘기를 하는데 자세한 것은 줄입니다. 하여튼 한수원도 몇천억 원을 거기다 집어넣었는데, 이게 다 우리 세금입니다. 그리고 대기업에서도 3,000억 원 투자한다고 그러고, 하여튼 참 이상합니다.
뉴스케일이라는 회사가 유일하게 설계 인증을 받았던 회사인데, 만든 적은 한 번도 없고요. 주식 가격을 한번 보시죠. 2023년부터 2024년 초까지 주식 가치가 폭락했어요. 이게 왜 이렇게 됐을까요? 2023년 11월에 SMR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아무도 안 사겠다고 한 거예요. 그러니까 원래는 미국의 아이다호, 미국에서 정말 사람 안 사는 지역에다가 하나 만들기로 했다가 아이다호 주정부에서 취소했습니다. 이건 사기라는 걸 깨달은 거예요. 그래서 취소하니까 폭락해서 2달러 밑으로 내려갔는데, 이거는 뭐 잡동사니가 된 거죠.
그랬는데 놀랍게도 그다음에 계속 올라갔죠. 이게 왜 올라갔을까요? 그 회사 주식의 60퍼센트가 한국 투자라는 점을 보면 결국 한국이 이렇게 올려놓은 겁니다. 참 답답한 노릇인데, 개인과 기업이라고 하지만 주로 중소기업은행이고, 아마도 정부 보증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그런데 그다음에 주가가 엄청나게 올라갔죠. 이게 뭐냐 하면, 2024년 후반부터 2025년 중반까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때문에 전력 수요가 폭증한다고 해서 SMR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래서 무려 57달러가 됐습니다. 2달러였던 게 57달러니까 거의 30배가 됐네요.
그런데 그 뒤로 다시 폭락했죠. 폭락해서 현재는 10달러 밑으로 떨어졌는데, 왜 그럴까요? 막대한 영업 손실에다가 내부자가 지분을 다 매도했거든요. 이게 무슨 말인지 아시죠? 이른바 ‘먹튀’하고 도망간 거죠. 여기에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게 너무 기가 막힌 노릇인데, 이 주식의 내부자 거래를 한번 보시면 최근 3년간 모두 다 팔았습니다. 재정 담당 임원이 다 팔아치워서, 매도가 24억 달러, 매수는 0입니다. 그러니까 이게 바로 ‘먹튀’한 거죠. 여기가 정말로 일이 잘돼서 돈을 벌 것으로 생각했으면 왜 이렇게 했겠습니까? 그렇게 안 하죠. 내부자들이 ‘먹튀’한 겁니다.
다른 데도 마찬가지입니다. SMR을 한다는 회사가 제법 있는데, 그나마 뉴스케일이라는 회사가 가장 앞선 회사인데도 이 정도입니다. 그러니 나머지는 얘기할 것도 없는 거죠. SMR 회사들 주식 시세를 보면 오클로, 나노 뉴클리어, 뉴스케일 모두 계속 떨어지고 있는 걸 알 수가 있죠. 그래서 시가총액 손실이 303억 달러라고 합니다. 뉴스케일은 3분기에만 1억 달러 손실이 나서 현재 주주 집단 소송에 걸려 있습니다. 이게 사기잖아요. 내부자는 다 팔고 나가 버렸으니까요.
AI 때문에 핵발전이 과연 필요하냐, 여기에 대해서는 자세한 것은 줄입니다.
세계 핵산업 현황 보고서라는 게 있는데, 여기서 하나만 보시면 남한(South Korea)이 딱 나오지 않습니까? 100메가와트에서 170메가와트를 한다고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고요. “막대한 공적 자금”, 즉 세금을 가지고 하는 거고 엄청난 세금이 들어간다는 겁니다. 그다음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상업적으로 완전히 실패할 게 명백해 보이는 그런 황당한 기술에다가 왜 저 정부가 돈을 계속 쏟아붓느냐, 그게 수수께끼로 남는다는 겁니다. 한심하다고 이 보고서가 지적한 거죠. 한국 정부를 포함해서요. 독일에 의뢰해서 나온 보고서를 보더라도 그냥 똑같은 얘기입니다. 이게 말이 안 되는 소리라는 겁니다.
핵융합이란 무엇인가
핵융합의 대표적 경우로 양성자-양성자 사슬을 설명하지요. 양성자는 바로 수소의 원자핵인데, 양성자 두 개가 결합해서 양전자가 튀어나오며 중수소가 되고, 그 중수소하고 보통 수소하고 결합해서 헬륨이 됩니다. 이것은 중성자를 하나 지닌 헬륨3인데, 그게 두 개가 결합해서 헬륨4, 이게 중성자를 두 개 지닌 보통의 헬륨이죠. 그리고 양성자가 두 개 나오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없어진 질량이 어마어마한 에너지로 나오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해가 에너지를 빛으로 내는 겁니다.
이러한 핵융합 반응을 지상에서 일어나게 할 수 있을까요? 이게 만만하지가 않아요. 만약 된다고 하면 좋은 점이 많아요. 핵폐기물이 없는 청정 에너지이거든요. 물론 중성자는 나오지만 그래도 다른 핵폐기물은 없어요. 더욱이 핵폭주 같은 건 없으니 안전하고, 연료는 무한정이거든요. 바닷물에서 중수소를 뽑으면 되니까 거의 무한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삼중수소 문제가 조금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굉장히 좋습니다.
좋은데, 안 된다는 게 문제죠. 왜 안 되느냐? 이게 가벼운 핵, 그러니까 수소 원자핵 두 개를 붙여야 되는데 얘네들이 다 전기를 띠고 있거든요. 양전기를 띠고 있기 때문에 서로 가까이 가지 않죠. 가까이 가려면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줘야 갈 수가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어마어마하게 힘을 줘야 가까이 갈 텐데, 이 에너지 가로막이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극복하려면 아주 높은 온도를 줘야 됩니다. 일단 에너지를 높게, 많이 줘야 돼서 플라스마 형태가 됩니다.
그리고 생성된 에너지가 최소한 이 에너지 가로막이보다는 커야 될 것 아닙니까? 에너지 가로막이를 넘으려고 넣은 에너지보다 나온 에너지가 적으면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렇게 되려고 하면 굉장히 오랫동안 이걸 가둘 수 있어야 됩니다. 가둬서 반응이 계속 일어나게 할 수 있어야 되는 거고요. 다음으로 반응 속도가 충분해지려면 밀도가 좀 높아야 되는데, 밀도라는 건 원자핵들, 그러니까 수소의 밀도입니다. 구체적으로 밀도와 온도와 가동 시간을 곱한 값이 10의 28승보다 커야 한다는 로슨 기준이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로는 이 조건의 1,000분의 1밖에 안 되니까 아직 갈 길이 먼 거죠.
상온 핵융합이라는 황당한 얘기가 몇 년 전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온도를 높이지 않아도 될 수가 있다는 정말 해괴망측한 얘기가 한 번 있었는데, 그거는 말이 안 된다는 건 다 알려져 있고요. 하여튼 별의별 혹세무민이 많습니다.
이제 플라스마를 가둬야 되는데, 가두는 방법으로 세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중력 가둠인데 중력이 굉장히 세면 서로 끌어당기니까 모을 수 있지요. 중력이 세려면 막대한 질량이 필요하거든요. 얼마나 막대해야 되느냐, 별 정도는 돼야 합니다. 그래서 해에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겁니다. 해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중력이 엄청나게 세거든요. 엄청 세니까 그 가운데가 어마어마하게 뜨겁고 어마어마하게 압력이 커져서 가둘 수가 있는 거죠. (해 중심의 온도가 1,500만 도가 되고 압력이 2,600억 기압 정도가 됩니다.) 그러니까 이 중력 가둠은 지상에서는 완전히 불가능한 얘기입니다.
두 번째로 자기 가둠은 강력한 자기 마당을 걸어서 가두는 겁니다. 왜냐하면 플라스마는 양성자 같은 것들이니 전기를 띠고 있어서 강력한 자기 마당을 걸고 잘 조절하면 가둘 수가 있거든요. 그렇게 하는 장치가 몇 가지 있는데 토카막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이 토카막이라는 게 오래된 방식인데요, 쉽지가 않습니다. 사실은 잘 안 돼요.
마지막으로 관성 가둠이 있습니다. 에너지를 갑자기 엄청나게 주어서 융합 반응을 급격히 이끌어내는 것이지요. 그 방법이 뭐냐? 바로 핵분열 폭탄을 터뜨리는 겁니다. 그러면 엄청난 에너지가 순식간에 나오므로 플라스마를 급격히 모아서 핵융합을 일으킬 수 있지요. 이게 바로 핵융합 폭탄, 흔히 수소 폭탄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관성 가둠이란 결국 수소 폭탄, 정확히 말하면 핵융합 폭탄을 만드는 데 쓰는 방법이죠. 핵분열 폭탄을 먼저 터뜨리고 이어서 핵융합 폭탄을 터뜨리는 겁니다. 인간이 참 이상하지 않습니까? 핵분열 폭탄도 끔찍한데, 순식간에 100만 명도 죽일 수 있는데, 그걸로 모자라서 핵융합 폭탄을 만들어서 순식간에 천만 명을 죽여야 되겠다, 이러고 있는 거니...
그런데 이것도 혹시 제어할 수 있지 않을까, 이 관성 가둠을 제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연구가 있습니다. 레이저를 이용해서 잘 제어하면 핵분열 폭탄을 안 터뜨리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걸 오랫동안 연구를 했습니다. 아래에서 살펴보지요.
KSTAR에 쓴 돈, ITER에 낸 돈
어쨌든 한국에서는 초전도토카막고급연구, 영어로 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라는 걸 만들고 약자를 KSTAR라고 그럴듯하게 이름 지었죠. 내용은 글쎄요... 이게 2007년에 완공했는데 4,000억 원을 썼고, 앞으로 총 5조 원을 쓴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열핵실험반응로(ITER)라는 게 있습니다. 이건 유럽연합이 주도해서 하는데 일본, 러시아, 중국, 한국, 미국, 인도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순서가 무슨 순서일까요? 유럽, 일본, 러시아, 중국, 한국, 미국, 인도 — 돈 많이 낸 순서입니다. 한국이 미국보다 더 많이 냈다니 좀 이상하네요.
그런데 이게 2018년에 완공하기로 했는데 그걸 2025년으로 미뤘고, 15조 원이 들었다는데, 한국이 지금까지 1.7조 원을 냈다고 합니다. 앞으로 5조 원을 더 낸다는 얘기도 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2025년에 가동한다고 했는데 그걸 또 2035년으로 연기했어요. 2018년에서 2025년으로 연기했다가 2035년으로 또 연기한 겁니다. 결론은 뭐냐, 안 된다는 얘기죠. 설사 2035년에 된다고 해도 여기서 뭘 하려고 하는 거냐 하면, 발전을 하려는 게 아니라 열을 제대로 생성할 수 있나를 보려는 겁니다. 그것뿐이지요. 현실적으로 발전은 제가 보기에 성공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소재 문제도 심각하거든요.
플라스마를 아주 고온으로, 예컨대 천만 도라는 엄청난 온도로 만들어야 되는 한편 자기 마당을 아주 강하게 걸어야 하거든요. 이는 보통 자석으로는 가망이 없고 초전도 자석을 써야 합니다. 그런데 초전도 자석을 쓰려고 하면 온도가 아주 낮아야 해요. 예컨대 영하 250도가 돼야 하는데 플라스마는 천만 도가 돼야 하니 극단적인 고온과 저온이 나란히 있어야 됩니다. 그러니까 기술적으로 아주 어려운 문제인 겁니다. 소재만 생각해도 그렇고, 실험적으로 성공했다 하더라도 이어서 상용화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설사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게 언제가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죠. 알 수 없다가 답입니다.
그런데 몇 해 전에 레이저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고, 미국의 로런스리버모어 연구소가 발표했었죠. 바이든 대통령 시절, 말기였습니다. 2022년 12월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는데, 뭐냐 하면 레이저로 2메가줄의 에너지를 콩알만 한 과녁에다 쏜 겁니다. 이 과녁이 뭐냐 하면 핵융합 연료, 곧 중수소와 삼중수소지요. 여기에 투입하니까 3.1메가줄이 생겼다는 겁니다. 2메가줄을 넣었더니 3메가줄이 나왔다는 거죠. 따라서 들어간 것보다 많이 나왔고, 이 핵융합 반응의 효율이 1.5가 되는 거죠. 그래서 이를 상당히 선전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맞는 얘기일까요?
이 실험을 자세히 살펴보면 192개의 레이저 다발을 이용했더군요. 수십억분의 1초 동안 강하게 터졌는데 의미 있는 에너지를 얻으려면 초당 몇 차례는 일어나야 합니다. 그런데 실험에서는 하루에 두 번 할 수 있다고 하니 현실적으로 에너지원으로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더욱이 연료 과녁을 매번 바꿔야 하는데, 그걸 만드는 비용이 자동차 한 대 값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매번 바꿀 때마다 그 정도가 들어가는 겁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2메가줄을 넣어서 3메가줄이 나왔다고 주장하는데, 실제로 이 2메가줄을 만들기 위해서는 300메가줄의 전기에너지를 썼습니다.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면 300메가줄을 써서 3메가줄을 만든 겁니다. 따라서 실제 효율은 1.5가 아니라 0.01임이 진실이죠. 결국 이런 식으로는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결론적으로 핵융합 실험은 어떤 방식이든 성공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고 더욱이 상용화돼 발전까지 이를 수 있을지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입니다.
질의응답
Q. 강의 정말 잘 들었습니다. 말씀해 주신 내용 가운데, 핵발전이 핵무기를 위해서 유지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셨는데요. 그 부분이 어떤 것들 때문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A. 일단 핵무기, 핵폭탄을 만들어 놨으면 하나 만들어 놓고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왜냐하면 핵폭탄도 만들어 놓고 굉장히 오래되면 성능이 훨씬 떨어지거든요. 그게 분열을 많이 하고 그래서 방사선을 많이 뿜기 때문에 성능이 많이 떨어져서, 핵탄두를 계속 갈아 줘야 됩니다. 그러면 핵물질이 계속 필요한 거죠. 그런데 핵물질을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이 핵반응로를 돌려서, 그러니까 핵발전을 하면서 거기서 플루토늄을 얻는 겁니다.
그러니까 핵발전을 하는 이유가 사실은 거기 있습니다. 그동안을 보시면, 핵발전을 제일 먼저 상업적으로 한 나라가 영국이거든요. 다음이 미국, 프랑스, 그리고 소련, 중국. 모두 다 핵무기를 갖고 있는 나라들이죠. 핵폭탄을 계속 유지하고 키우려면, 핵발전 없이는 쉽지 않습니다.
사실은 이북 — 북한인지 조선인지 — 의 경우에는 핵폭탄만 있고 핵발전은 없다고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한계가 뚜렷할 겁니다. 핵폭탄을 유지하고 성능을 더 좋게 하려면 말이죠.
Q. 설명을 들으면서 알게 된 건데요, 핵분열 핵무기를 개발하는 한편으로 핵융합으로도 핵무기, 그러니까 수소폭탄을 만들지 않습니까. 미국이든 소련이든 보면 핵분열 폭탄을 만든 이후에 핵융합 폭탄도 만드는데, 그건 왜 연결되는 건가요?
A. 왜 핵융합 폭탄을 만들었느냐. 그건 더 많이 죽이려고 한 거죠.
핵융합 폭탄이 훨씬 더 셉니다. 핵융합 반응에서 에너지가 핵분열 반응 에너지보다 훨씬 더 크거든요. 아까 잠깐 말씀드렸지만, 핵분열 폭탄으로 한 번에 한 10만 명, 요새 나오는 건 한 100만 명까지 죽일 텐데, 핵융합 폭탄은 한 번에 1,000만 명씩 죽일 수 있는 거죠. 인류의 앞날에 대해서 회의적이고 비애감이 느껴집니다.
Q. 되게 비극적인 강연을 들으면서 제일 많이 웃은 것 같아서 좀 당황스럽기도 한데요. 핵무기와 관련된 것이 원인이라면, 미국 같은 나라는 좀 이해가 됩니다. 땅이 워낙 넓기 때문에 한 곳이 터져도, 공격을 받아도 괜찮을 것 같으니까요. 그런데 한국은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서 핵지뢰를 여기저기 설치해 놓은 셈이어서, 만약에 전쟁이 벌어지면 서울 빼고 강원도 아래쪽부터 경상도, 전라도까지 다 그냥 몰살하는 이런 구조인데요. 도대체 이게 한국에 유리한 건가 싶어서요.
A. 그건 저도 똑같이 의문을 품고 있는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이해가 안 가죠. 정상적인 사고를 한다고 하면 그럴 수가 없는 건데, 아무리 봐도 좀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명백하게 집단 최면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그리고 아까 비극, 희극을 말씀하셨는데, 그 유명한 말이 있죠. 역사가 두 번 반복하는데 한 번은 희극이고 한 번은 비극으로 반복한다는 유명한 말이 있지 않습니까. 마르크스의 말이죠. 그 말이 생각나네요. 요새 진짜 딱 그런 것 같아요.
Q. 좋은 말씀 정말 잘 들었습니다. 핵분열 발전소가 규모의 경제라고 해서 크기가 점점 커질 때마다 효율이 좋아진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여러 핵발전소나 시설들이 반응로를 따로 나눠서, 발전소를 나눠서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게 발전량의 필요에 따라 그냥 마음대로 건설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건지, 아니면 나름의 기준이나 선이 있어서 이 정도까지만 하면 효율이 좋으면서 안전성도 있겠다 해서 거기에 도달하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또 최근에는 다시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게 이미 결정된 안전선이나 기존의 규범이 있는데도 그걸 무시하고 규모를 억지로 늘리게 된 건지, 아니면 새로운 기술이나 해법이 나와서 그렇게 될 수 있는 건지도 궁금합니다.
A. 일단 규모를 늘리면 경제적이라는 말은, 발전 단가가 내려간다는 뜻이거든요. 당연히 크게 하면, 아까 버스와 택시에 비유했지만, 하여튼 크게 하면 킬로와트당 단가는 내려가기 마련이죠. 그런데 그러면 얼마나 키우느냐. 무한정 키우는 건 불가능하죠. 그렇게 크게 만들 수가 없으니까 적정한 선에서 타협하는 게 당연한 겁니다.
처음에 출발은 대개 700메가와트가 표준이었는데, 그것을 좀 늘리면서 더 경제적이 되니까 현재는 1,000메가와트, 즉 1기가와트가 표준이거든요. 보통 미국의 표준이 1기가와트입니다. 그걸 AP1000이라고 하는 거고요. 한국에서는 그걸 좀 더 늘려서 APR1400이라고 해서 1.4기가와트를 씁니다. 이런 것들은 물론 한국의 독자 기술은 없고 다 미국 웨스팅하우스 것을 베껴 온 겁니다.
어쨌든 이런 것들은 기본적으로 아무렇게나 설계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충분히 여러 가지를 보고 검증하고, 그래서 표준 설계도에 따라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이렇게 바꾸지 못할 겁니다. 아까 SMR의 경우에도 뉴스케일이라는 회사가 유일하게 그래도 설계 인증을 받았는데, 다른 회사는 설계 인증을 받은 곳이 전혀 없는 겁니다. 뉴스케일이 유일하게 설계 인증을 받았는데, 처음에 50메가와트로 받았다가 아무래도 안 되겠으니까 그걸 70으로 늘리고 다음에 100으로 늘리고, 하여튼 그런 과정에서 설계 인증이 취소됐거든요. 취소됐다는 게 무슨 얘기냐 하면, 새로 받으라는 말입니다. 바뀌었으니까요. 그러니까 그런 것 하나하나 바꾸면 처음부터 다시 설계를 해야 된다는 얘기지요. 사실 제가 설계 전문가는 아니니까, 핵발전의 아주 자세한 그런 전문적인 것은 모릅니다.
Q. 교수님 강연을 여러 번 들었는데, 역대급으로 듣기 힘든 부조리의 극치라 정말 듣고 있기가 너무 힘들었고요. 그런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처럼 원폭이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던 곳에서 폭발했는데도 요즘에는 관광지로 개발돼 있잖아요. 방사능이 그렇게 위험한 건데 핵폭발이 일어났던 곳에 사람은 또 어떻게 사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어서요.
A. 히로시마·나가사키에서 핵폭탄이 터졌을 때의 방사능 문제와 지금 후쿠시마의 방사능 문제는 다릅니다. 왜 다르냐? 후쿠시마 쪽 유출량이 아마 만 배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핵폭탄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이 적게는 10킬로그램, 많게는 50킬로그램으로 끝이지만, 핵발전소에서 쓰는 핵연료는 수십 톤, 수백 톤이거든요. 심지어 수천 톤입니다. 그러니까 그 양이 비교가 안 됩니다. 후쿠시마가 4기 있었죠. 1호기, 2호기, 3호기, 4호기 각각 1기가와트가량 된다면 남은 핵연료와 폐기물이 수백 톤은 되겠지요. 아무튼 핵폭탄은 한 번에 딱 터져서 엄청나지만 사실 그거 하나로 끝납니다. 그때 용케 큰 문제가 없었다면 그다음에는 크게 걱정할 게 없을 수 있는 거죠. 그러나 핵발전은 거기서 나오는 핵폐기물의 양이 비교가 안 되게 많습니다.
Q. 저는 전자공학을 전공했고 10년쯤 전부터 핵발전에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전기 수요 중에는 시간에 관계없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기저부하라는 것이 있는데, 핵발전을 배제한다면 재생에너지가 그 기저부하를 담당할 수 있습니까? 또 우리나라는 땅덩어리가 좁고 날씨 변덕이 많아 안정적인 발전이 어려워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이 더 커지는데, 우리나라에서 핵발전 단가가 낮은 것은 정부의 비호나 통계의 눈속임도 있겠지만 재생에너지 쪽이 그만큼 비싸기 때문 아닙니까? 마지막으로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 터빈도 마법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를 찍어 내다 보면 오염 물질이 나올 텐데, 그것까지 따지면 핵발전에 견준 재생에너지의 전 생애 주기 탄소 발자국이 과소평가된 것 아닙니까?
A. 일단 제가 그 얘기는 전혀 안 한 건데, 강의를 계속했으면 마지막이 에너지 문제거든요. 그 얘기를 한 뒤에 답하는 게 더 나을 것 같긴 합니다. 일단 균등화 발전 비용이라는 게 있어요. 그걸 보면 지금은 햇빛이나 바람이 핵발전보다 월등히 쌉니다. 그건 세계 공통입니다.
그리고 말씀하셨듯이 물론 재생에너지, 햇빛이나 바람은 이렇게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죠. 그게 요새 와서는 분명히 중요한 문제인데, 아까 얘기했지만 ESS(에너지 저장 장치)가 요새 굉장히 발전해서 ESS까지 다 집어넣은 균등화 발전비용이 월등히 쌉니다. 그걸 전부 다 포함한 겁니다. 유럽이나 오스트레일리아, 그리고 미국 보고서도 모두 일치하고 있고요.
그리고 한 가지, 아까 독일이 핵발전소를 완전히 폐기했다고 그랬죠. 완전히 폐쇄해서 없는데, 독일은 최근에 재생에너지가 전체 발전량의 60퍼센트가 됐어요. 놀랍죠. 그런데 독일이 한국보다 여건이 좋지 않거든요. 일조량이 한국보다 훨씬 더 적습니다. 그런데도 60퍼센트가 됐어요. 물론 바람도 포함해서지만, 그래도 햇빛이 더 많습니다. 그러니까 불가능하다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핵발전소가 기저전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을 맞추는 게 거의 힘들어서 아까 말씀드린 양수발전소 같은 게 생기는 겁니다. 중요한 문제는 핵발전과 재생에너지는 양립할 수가 없어요. 다시 말해서 핵발전을 하면 재생에너지를 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비중이, 제가 못 보여 드렸지만 거의 세계 꼴찌인 거 아시나요? 핵발전 비중이 커서 그런 면이 상당히 있고요. 앞으로 여러 가지 연구 결과 보고서들을 보면 둘이 같이 갈 수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균등화 발전비용을 보면 핵발전소가 월등히 비싸다는 건 확실합니다. 그러니까 장점이 하나도 없어요, 핵발전소가. 그거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 10년간 방사선 작업 종사자로 일했습니다. 오늘 강연이 인상적이었고, 지루하지 않게 강의해 주셔서 놀라웠지만 저는 한 번도 웃을 수가 없었습니다. 매우 위험한 내용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언론 보도를 보면 한국이 웨스팅하우스 투자 지분을 놓고 미국과 대결하고 있고, 그것 때문에 예정됐던 대미 투자가 지연될 정도로 한국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파병을 하면서까지 지킨다는 국익이라는데, 그 지킨다는 국익이 바로 핵발전소 회사 투자 지분이라는 것 아닙니까. 또 하나는 6월에 이재명 정부가 영덕에 핵발전소 2기를 짓겠다고 했는데, 바로 그 영덕이 활성단층이 있어서 지진이 날 수 있는 곳이라고 이미 정부 보고서에 나온 곳입니다. 그런데도 이 정부가 그걸 했다는 것을 저는 너무 참을 수 없습니다.
A. 일단 앞에 말씀하신 것에 대해 제가 한마디 드리면, 우리나라가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하는 거죠. 웨스팅하우스가 미국 핵발전의, 설계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여러 해 전에 일본의 도시바가 그 지분을 인수했었습니다. 60퍼센트이던가요? 과반을. 그래서 일본이 이제 이게 다 우리 것이 됐다고 생각을 했는데, 결과만 말씀드리면 도시바가 그래서 망했습니다. 완전히 망했지요.
왜 그러냐? 실제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거든요. 핵발전 관련 사안은 미국 의회 의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기술 이전을 안 해 주면 끝이거든요. 아무것도 없이 그냥 껍데기만 있었던 거죠. 우리나라가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해도 그렇게 될 게 뻔해 우려스럽습니다. 우리나라가 일본보다도 그런 걸 더 잘할 리도 없을 듯하고요. 그러면 돈만 날리는 건데, 일본은 기업 도시바가 망해서 끝이지만, 우리나라는 우리 세금으로 할 겁니다. 글쎄요, 한수원이 망하지는 않겠죠. 어차피 우리 세금으로 메울 테니까요.
맺으며
제가 핵발전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는데, 핵발전은 일단 기후 위기에는 절대로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기후에 가장 취약한 게 핵발전이거든요. 아시다시피 이번 여름에 유럽이 엄청나게 더웠지 않습니까? 프랑스 핵발전소가 반 이상 정지했습니다. 더워지면 냉각수 문제 때문에 못 돌리거든요. 그리고 핵발전소가 기후에 굉장히 취약하고 산불 같은 데도 굉장히 취약해서, 절대로 기후 변화의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AI, 제가 AI 자체에 대해서는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이긴 하지만, 어쨌든 AI를 한다 하더라도 AI의 전력원으로서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핵발전은 일단 발전소 짓는 데 아주 오래 걸리거든요. 미국이나 유럽이라면 20년 이상 걸립니다. 우리나라는 뚝딱뚝딱 빨리 지으니까 13년이라고 치더라도, 지금부터 13년이 지나면 AI가 지금 그대로 있을까요? 말이 안 되는 얘기죠.
사실 인간의 기술을 너무 과신하면 안 되는 것이, 인간의 한계가 명백하고 인간이 때로는 굉장히 무기력하다는 걸 인식해야 합니다. 스스로 성찰을 해야 되는 거죠. 인간은 자연의 일부지, 자연을 우리가 정복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요.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서 어떻게 하면 자연과 잘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가느냐, 이것이 중요한 건데, 핵발전이란 거기에 철저하게 반기를 들어서 해 보려고 하는 거죠. 기독교에 비유하자면 선악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AI는 — 아니, 제가 AI를 다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 LLM을 통해서 AGI로 가겠다는 그런 허망한 꿈, 그건 바벨탑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비유를 하자면.
하여튼 인류가 나아갈 방향이 있고 긍정적으로, 낙관적으로 생각할 방향도 분명히 있습니다. 에너지 관련해서 전에는 재생에너지로 간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는데, 요새는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햇빛 전지 효율이 5퍼센트, 7퍼센트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실험실에서는 40퍼센트가 넘는 것들이 나왔거든요. 상용화된 것도 30퍼센트 가까이 되니까, 획기적으로 효율이 좋아진 거죠.
그리고 아까 말씀하셨지만, 물론 풍력 발전은 문제가 있긴 있어요. 그 바람개비에 PFAS(과불화화합물) 문제가 있는데, 따라서 앞으로 풍력 발전에서는 바람개비를 바꿔야 할 겁니다. 효율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PFAS를 넣지 않고 친환경으로 바꾸는데, 이는 가능한 얘기지요. 효율이 다소 떨어지겠지만. 또한 햇빛 전지의 재활용도 문제가 많이 됐었지만, 요새는 핵심적인 거, 80퍼센트 정도는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발전했다고 합니다.
하여튼 모든 면에서 핵발전보다는 햇빛이나 바람이 월등히 낫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적으로도 낫고요. 고용 효과도 훨씬 많고, 모든 면에서 그렇습니다. 더욱이 더 민주적이죠. 햇빛이나 바람은 어디나 있는 반면, 핵발전은 매우 독점적이고, 비민주적이지요. 비밀에 싸일 수밖에 없거든요. 핵폭탄하고 직결되니까요.
그래서 이러한 사실을 잘 생각해서 정책을 정하고 추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정부는 많이 기대했는데 너무 반대 방향으로 가서 참 충격입니다. 현재 정부가 하는 방향을 어떻게 이해해야 될지 도대체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