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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출된 문건들이 보여 주는 아프가니스탄의 참상

아프가니스탄 점령의 야만성을 만천하에 드러낸(그리고 반전 운동의 주장이 옳았음을 보여 주는) 유출 문서 내용을 샨 러딕(영국의 반자본주의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 기자)이 소개한다.

이번 주에 공개된 미군 문서들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오랜 비극과 참상을 낱낱이 드러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이 문건들은 2004년부터 2009년 12월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전쟁의 일상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이 문건들은 영국 통치자들이 이라크 전쟁이 불법이었다고 결론 내린 듯한 시점에 폭로됐다.

두 사건 모두 소위 “대테러 전쟁”의 명분을 더욱 약화시켰다.

그러나 문서에 묘사된 거짓말과 무차별적 살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아프가니스탄은 더욱 위험한 곳이 됐다.

예컨대 지난주 금요일[7월 23일]에는 나토군의 로켓이 헬만드 주 상긴에서 민간인 45명을 죽였다. 사상자 가운데는 여성과 어린이들도 있었다.

처음에 나토 측은 “이 사건의 진위를 확인해 줄 만한 작전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가 몇 시간 만에 말을 바꿨다.

유출된 문건들은 나토군 간의 오인 사격, 무인 비행기의 민간인 마을 폭격 등 엄청나게 많은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또한 검문소에서, 거리에서, 주택가에서, 그리고 점령에 맞선 시위 현장에서 군인들이 민간인을 살해한 사건들도 면밀히 기록하고 있다.

미군 문건이기는 하지만 영국 병사들과 지휘관들의 작전 내용도 일부 다루고 있다.

특히 민감한 내용을 담고 있는 문서에는 ‘외국인에게 공개 금지’를 뜻하는 NOFORN 코드가 찍혀 있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 코드가 찍힌 문건 하나는 태스크포스 373이라는 미군 부대의 공격 작전을 묘사하고 있다. 이 부대의 임무는 미군 첩보상의 목표물들을 “사살 또는 생포”하는 것이다.

2007년 6월 17일에 태스크포스 373은 리비아 출신 탈레반 전사 아부 라이트 알-리비를 잡기 위해 팍티카 주의 어느 마을을 습격했다.

이들은 이 작전에 신형 무기를 동원했다. 고기동포병로켓발사시스템(HIMARS)라고 알려진, 소형 트럭에 탑재된 여섯 발의 다연장로켓이 바로 그것이다.

이 로켓 공격으로 비전투원 일곱 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희생자들은 모두 어린이들이었다.

아편

보고서는 태스크포스 373 부대원들이 어떤 공격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마을을 향해 로켓을 발사했다는 사실을 누락했다.

이 문건에는 다음의 설명과 함께 NOFORN 코드가 찍혀 있다: “태스크포스 373이 HIMARS 공격을 수행했다는 정보가 누출돼서는 안 된다.”

문건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살인이 만연하다는 것도 보여 준다. 오토바이를 탄 십대 소년들이 검문소에서 사살당하기도 한다.

병사들이 길을 건널 수 있도록 멈춰 서지 않은 버스에 대고 발포해서 민간인 네 명이 죽은 일도 있었다.

2007년 6월에는 미군 병사들이 캄캄한 밤에 횃불을 향해 총을 쏴 아프가니스탄 경찰관 일곱 명을 죽이고 네 명을 다치게 한 사건도 있었다.

유출 문건들은 또한 아프가니스탄 보안군 내부에서 경찰, 군대, 그리고 국경 수비대 간에 알력이 있다는 것도 보여 준다.

한 문건에 묘사된 사건에서는 아프가니스탄 병사들이 “아편을 한 상태에서 파티를 벌이”고 있는 중에 병사들 사이에서 싸움이 터지고 총성이 울리기 시작했다. 영국 병사 한 명도 총을 쐈고, 이에 국경 수비대원 한 명이 사망했다.

문건들에 따르면 국경 수비대원들은 검문소를 지나는 사람들에게서 돈을 갈취하며 경찰은 뇌물을 받는다고 한다.

이 모든 사실을 감안하면, 자신들이 아프가니스탄을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령군의 주장은 흉측한 거짓말이다.

이제 지배자들은 이라크 전쟁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여전히 그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똑같은 재앙적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평화를 이룩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모든 병력을 철수하고 아프가니스탄 민중 자신이 나라를 통치하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