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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생들의 법인화 반대 점거 투쟁

서울대 학생들이 법인화에 반대해 본관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5월 29일 학생총회에는 정족수가 훌쩍 넘는 2천 3백여 명이 참가했다. 95퍼센트가 서울대 법인설립준비위원회(설준위) 해체 요구를 지지했고, 84퍼센트가 본부 점거를 지지했다.

“본부 업무를 마비시키자. 그래야 본부가 협상에 나올 수 있다”(인문대 학생회장)는 발언이 큰 지지를 받았다.

점거 이틀째인 5월 31일 서울대 본관 앞에서 열린 촛불 문화제

지금 서울대 본관은 학생들의 해방구가 됐다. 국기 게양대엔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들의 깃발이 나부낀다. 1백 명이 넘는 학생들이 본관 1층부터 4층까지 건물을 점거하고 있고, 본부 업무는 대부분 마비됐다. 본관 안팎엔 학생들이 쓴 대자보와 만화와 그림들이 가득 붙어 있다.

본관 1층엔 빵, 우유, 음료수 등 이름 모를 시민과 학생 들이 보낸 지지 음식이 계속 배달되고 있다.

서울대민주화교수협의회와 서울대 공무원노조,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도 기자회견을 했다.

“학생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들이 민주주의입니다.” (사회학과 정근식 교수)

정말이지, 서울대 총학생회와 학생들의 용기있고 단호한 투쟁은 우리 모두를 고무하고 있다.

서울대 본관에 서울대 학생들의 법인화 반대 점거 투쟁을 지지하는 배너가 걸려있다.

보수언론은 학생들이 “폭력까지 동원하는 반지성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방한다. 총장은 점거가 “불법”이라며 점거를 풀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영찬 교수(농경제사회학부)는 “비상학생총회는 내가 끝까지 지켜봤는데 어떠한 폭력이나 기물 파손이 없었어요. 굉장히 민주적으로 진행됐어요” 하고 말했다.

오히려 대학 구성원들의 삶과 교육의 미래가 걸린 서울대 법인화를 단 1분만에 날치기 처리한 국회와, 강압적으로 추진해 온 서울대 당국이야말로 “반지성”적이고 “비민주적”이다.

지난 6개월간 학생, 교수, 직원이 법인화를 반대하며 천막 농성을 벌이고, 서명을 받았지만 학교는 이를 완전히 묵살해 왔다. 심지어 얼마 전 교수 1백45명이 면담을 요청했지만 총장은 “바쁘다”며 거절했다.

법인화의 폐해는 이미 학생과 교직원들의 피부에 와 닿고 있다.

올해 서울대 중앙도서관은 전공도서를 제외한 신간 도서 매입을 중단했다. 법인 설립 준비 때문에 돈이 없다는 것이었다. 각 단과대학 예산도 지난해에 견줘 10퍼센트가량 깎였고 연구소, 박물관, 전산원 등도 피해를 봤다.

실제로 법인화가 된다면 학생과 노동자들의 고통은 더 커질 것이다. 점거를 지지하는 촛불시위에 참가한 쌍용차 해고노동자 김종우 씨는 “법인화 과정에서 우리와 같은 해고자들의 고통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고 말했다.

법인화는 국립대학을 그야말로 기업화하는 것이다. 수익성 논리가 대학을 지배하게 되면 등록금 인상, 기업의 입맛에 맞는 구조조정이 벌어질 것이다.

서울대 법인화는 서울대만이 아니라 전체 교육을 황폐해지게 할 것이다. 서울대를 필두로 부산대, 경북대, 충남대 등 지방 거점 국립대학 법인화가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대 법인화는 사립대학들의 등록금 인상과 구조조정도 부추길 것이다.

연대 건설

따라서 서울대 학생들의 점거 투쟁은 완전히 정당하고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정부와 서울대 당국은 결코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끈질기게 조직하고 투쟁을 확대해야 한다.

점거 이틀째인 5월 31일 서울대 본관 앞에서 열린 촛불 문화제

그러려면 점거 (농성) 위원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지금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는 매우 헌신적으로 점거를 조직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회 단위로 다 포괄되지 않는 동아리, 개인 들도 점거에 참가하고 있다. 이들도 포괄하는 기구를 통해 더 효과적으로 점거를 지속해야 한다.

농성을 유지하려면 음식물부터 온갖 물품을 준비하고, 규찰·홍보 등 다양한 활동들을 조직해야 하는데, 점거 위원회를 통해 이런 일들을 더 효과적으로 분담할 수 있다.

점거위원회가 민주적으로 운영되면 혹시나 점거가 길어졌을 때 생길지도 모를 후진적인 압력에 대응하기도 유리하다.

점거 농성에 대한 연대도 더 확대돼야 한다. 교수와 교직원 들의 실질적인 연대가 늘어나야 한다.

서울대 법인화를 폐기시키려면 학생, 직원, 교수와 시민·사회 단체들의 연대집회도 건설될 필요가 있다.

법인화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서울대 농성장에 방문해 시립대 학생들이 쓴 메시지를 전달해 서울대 학생들을 고무했다.

경북대 학생들도 6월 2일 법인화 반대 총투표를 계획하고 있다. 한대련도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며 이명박 정부에 맞서 매일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한신대는 등록금 인상에 반대해 동맹휴업을 하고 상경투쟁할 계획이다.

이런 투쟁들이 연결돼 강력한 연대 행동으로 발전해야 한다.

서울대 노조들은 설준위에 참가하지 말아야

서울대 공무원노조와 대학노조 서울대 지부는 옳게도 ‘설준위 해체’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비상총회 결정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노조 지도부는 모순되게도 설준위 참여기조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법인화를 폐기하기는 어려울테니 참여해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법인화는 정확하게 노동자들의 일자리와 임금을 겨냥하고 있다.

설준위에서 학교 측이 노동자들의 처우를 보장하겠다는 입발린 말을 하더라도 법인화의 본질이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그 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

따라서 두길보기를 하지 말고 학생들과 함께 투쟁에 분명한 무게를 실어야 한다.

학생들은 노동자들도 출근 저지 투쟁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런 호소에 응답해야 한다. 교직원 비상총회를 하고 점거 투쟁에 함께하기 위한 방안을 결의해야 한다. 학생과 노동자들이 단결해 단호하게 싸운다면 승리할 수 있다.

이렇게 합시다

  • 점거 농성장에 지지 방문을 갑시다.
  • 점거 농성을 지지하는 대자보와 현수막를 농성장에 부착합시다.
  • 서울대 투쟁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합시다.
  • 매일 6시 서울대 본관 앞에서 열리는 촛불 집회에 참가해 연대합시다.
  • 집중 연대 집회가 열리면 적극적으로 참가합시다.
  •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서울대 투쟁을 알리고 지지를 호소합시다.
  • 총학생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지지글을 올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