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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추미애 법무장관이 부른 역풍과 문재인 정부의 위기

문재인 정부는 7월 이후 떨어진 지지율을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개혁 배신에 대한 실망과 반감이 지지층 이반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40퍼센트대로 추락해 수개월간 반등의 기미가 없다.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더 높은 여론 조사도 여럿이다. 내년에 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질 서울·부산에서 지지율이 부진하고 윤석열이 급부상하는 것도 정부·여당에 불길한 조짐이다.

경제 상황이라도 좋아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경기 침체와 기업 부실화, 미·중 갈등과 국제 질서 불안정, 부동산 폭등 후유증 등의 악재들이 정권을 괴롭히고 있다. 미국의 정권 교체(또는 그 지연) 상황도 한국 경제에 불확실성과 불안감을 높이는 듯하다.

문재인 정부는 위기 탈출을 위해 경제 활성화에 매달리고 있지만, 정치적 위기가 깊어지는 것을 피하지는 못할 것이다 ⓒ출처 청와대

정권 실세들의 부패 의혹과 그것이 야기한 청와대-검찰 갈등, 우파의 견제로 불거진 경북 월성 핵발전소 폐쇄 관련 감사원 보고서 파동도 악재다. 조국·김경수 등 정권 실세이자 친문 차기 대선 주자들이 모두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선진국 정부들이 코로나19 대처에 대실패한 덕분에 큰 반사이익을 얻었지만 지금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경제 활성화와 대입 수능 등을 염두에 두고 추석 이후 코로나 방역을 완화했다가 11월 중순에는 감염자가 하루 300명이 넘는 수준으로 급증했다.

한편, 감사원의 월성 핵발전소 폐쇄 감사를 둘러싼 갈등이 검찰 수사로 번진 것은 검찰의 보복성 수사로 보인다. 우파는 핵무기 보유나 핵발전소 수출 등에 해롭다는 이유로 일관되게 핵발전소 폐쇄에 반대해 왔다. 그리고 폐쇄 추진을 중단시킬 수 있는 감사원의 관련 감사를 응원해 왔다.

월성 핵발전소 폐쇄는 탈핵을 약속한 문재인 정부가 공약을 거둬들이면서 엔지오 지도자들을 달래기 위해 상징적 차원에서만 시행하려 했던 것이다.(핵발전소 해체 산업 육성 목표도 있다고 한다.) 검찰 수사 등으로 문재인 정부가 폐쇄 입장에서 후퇴한다면, 포퓰리즘적 기반에 추가적인 이반과 균열이 생길 것이다.

항공사 구조조정

문재인 정권은 최근 여러 위기 수습책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아시아나항공을 한진그룹 대한항공에 넘기는 것이다. 이미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에 5조 7000억 원, 대한항공에 1조 2000억 원을 투입한 상황이다. 일시적으로 화물 운송을 늘리면서 실적을 일부 회복하긴 했지만, 팬데믹 상황에서 항공사들의 수익성 회복 전망은 불투명하다.

정부는 현 상태에서의 지원이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으므로 아예 합병을 시켜서 규모의 경제 효과로 경쟁력을 키우는 게 그나마 회생에 낫다고 보는 듯하다. 4년 전 박근혜가 한진해운을 파산시킨 것처럼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2016년 당시 박근혜의 해운업 구조조정은 레임덕의 신호탄이었다. 재계는 박근혜 정부가 수출 기업들이 급할 때 의존할 수 있는 한국 국적의 해운업계 1위 기업을 구하지 않은 것에 불만이 많았다.(최근에도 수출 기업들은 단기적 선박 부족을 호소했다.) 재벌을 구해 주지 않은 것에 대한 원망도 있었을 것이다. 부산 지역 경제에도 타격을 줘 지역 여론이 박근혜에게서 등을 돌렸다.

산업은행의 결정은 재벌과 주주들에 대한 특혜 결정이기도 하다.(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다투는 조원태나 아시아나항공 부실의 책임을 지지 않은 박삼구 등은 오히려 손실을 줄이고 이득을 본다.) 노동자들은 구조조정 위협에 즉각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 직원의 다수를 포괄하고 있지만 우파적인 대한항공노조는 인수합병에 찬성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이번 조처는 만만찮은 여러 세력 간 갈등의 시작일 수 있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대주주 특혜라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일부 나온다.

김해 신공항과 보궐선거

김해 신공항 계획을 폐기한 것도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결정이다. 영남권 신공항 계획은 그 부지의 위치 문제로 대구·경북권과 부산·경남권이 수년간 갈등해 온 사안이다. 김해 안은 이 지역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모두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일 때 박근혜가 절충안을 내서 추진한 것이었다. 문재인 정부도 골치아픈 사안이라서 이를 건드리지 않아 왔다. 그런데 내년 부산시장 선거 전망이 불투명하자 기존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김해 안과 경쟁했던 부산 가덕도 안을 밀겠다는 계산이다. 지역 민심도 얻고, 선거 프레임도 성추행 문제에서 비켜가 보려는 것이다.

김경수 경남지사나 부산시장 출마를 노리는 김영춘 등 민주당의 부산·경남 기반 정치인들이 정부 방침을 환영하며 부산 가덕도 계획을 지지한 이유이다. 국민의힘은 의견이 갈렸다. 대구시장 권영진이 앞장서 정부 결정을 격하게 반대한 반면, 서병수 등 부산시장 출마 예정자들은 환영하며 시급히 가덕도 추진을 공식화하라고 주장했다.

경제 위기 때문에 재정 문제가 첨예한 쟁점인 상황에서, 10조 원 규모의 비용이 드는 신공항 개발 계획이 제대로 추진될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이낙연은 부동산 정책에 “패착”이라는 단어를 쓰며, 경영이 어려운 도심 호텔·사무실·상가 등을 청년층과 노년층 1인가구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개조해 공급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부동산 문제로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는 서울의 선거를 의식한 발표로 보인다. 경영난을 겪는 중소 호텔들과 빌딩 임대업 문제와 주택 공급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보겠다는 것인데, 문제는 해당 건물들 구입과 개조 비용이 추후 세입자에게 전가될 가능성, 그리고 그 정도로는 부족한 공급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에 있다.

차기 대선 1년 전에 치러지는 제1, 2도시에서의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는 차기 대선 국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여전한 검찰발 위험

법무부장관 추미애는 11월 16일 국회에서 서울시장·대선 출마설에 대해, “검찰 개혁 전까진 정치적 욕망이나 야망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집권 세력에 대한 수사를 좌절시키고 윤석열을 쫓아낸 뒤 그것을 전리품으로 들고서 차기 권력자 자리에 도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청와대와 검찰 수뇌부의 갈등에서 청와대가 우위에 서는 것처럼 보였던 것은 추미애가 규칙과 법, 관행 등을 무시하고 저돌적으로 수사 방해와 윤석열 무력화를 밀어붙인 탓이었다. 그 덕분에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정권 실세들의 펀드 사기 연루 의혹 등 관련 수사가 모두 지체되거나 방향이 뒤틀려 있다. 정권은 이를 “검찰 개혁”으로 포장해 왔다. 권위주의 정권 이래 검찰의 부패하고 강압적 행태에 대한 대중의 반감이 크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부패 수사를 적폐로, 부패를 억울한 피해로 둔갑시키는 정권에 대한 반감과 환멸이 더 크게 자라고 있다. 청와대-검찰 갈등은 정권에 대한 평검사들의 반발로 확대됐고, 급기야 현직 검찰총장인 윤석열이 차기 대선 후보 선두권에 오르는 상황이 됐다.

이는 여권에게 단순히 강한 경쟁자 하나가 추가된 문제가 아니다. 집권 세력의 부패로 불거진 국가기관끼리의 분열이 심화되는 한편, 정권의 거짓말이 부패 혐의에 대한 의심을 덮지도, 지지층 이반을 막지도 못했다는 뜻이다. 윤석열 쳐내기가 더 어려워졌다. 당연히 설립 의도가 의심받으면서 공수처에 대한 지지도 약화됐다. 추미애가 윤석열 가족 수사로 압박을 확대한 이유다.(그런데 조국 때 여권이 그토록 개혁 대상이라던 별건 수사 방식이다.) 망신을 주어 쫓아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추미애의 무리수는 약발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추미애의 윤석열 감찰 지시를 간부 검사가 거부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한동훈을 솎아내려던 시도도 결국 중립을 지키던 서울고검이 추미애 라인의 검사를 기소하면서 사실상 무력화됐다. 오히려 윤석열 라인 검사들이 포진한 것으로 알려진 대전고검이 월성 핵발전소 폐쇄 관련 건으로 우파를 등에 업고 보복성 수사를 새로 시작했다. 이반이 검찰 전체로 확대되고, 권력 누수가 벌어지면서 집권세력에 대한 수사는 오히려 재개되기 쉬워졌다.

여권이 갈수록 초조해진다는 것은 국무총리 정세균이 추미애와 윤석열을 함께 비판한 것에서도 드러났다. 민주당 중진인 국회 예결위원장 정성호가 국회에서 추미애에게 “정도껏 하라”고 공개적으로 핀잔을 준 것도 그런 심리의 반영인 듯하다. 친여 언론에서도 추미애와 윤석열의 동반 해임을 주장하는 의견들이 나온다. 정권이 당장은 윤석열 쫓아내기에 주력하겠지만, 정치적 위기를 피하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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