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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이란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신천지의 교리, 실천, 정치

1. 어떤 조직인가

기독교계 신종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은 1984년 3월 이만희가 경기도 과천에 설립한 신흥 종교 단체다. 그 계보는 한국 개신교계 신종교 역사의 전형적인 경로를 따른다. 박태선의 전도관과 유재열의 장막성전을 거친 이만희는 1980년대 초 독립해 독자적인 종파를 설립했다. 이어 1990년 무료성경신학원(현 시온기독교선교센터)을 개원해 교육 중심의 확장 모델을 확립했고, 1995년 수원 공설운동장에서 12지파 조직을 결성했다. 이 12지파 체제는 이후 포교 할당, 재정, 정당 입당 동원 등 모든 활동의 하부 단위가 된다.

교세 규모를 둘러싼 논란은 분분하다. 종단 측은 2025년 한 해 5만 9,000여 명, 누적 75만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했으며 해외 92개국에 443곳의 선교센터를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2024년 유출된 자료를 근거로 실제 재적 신도는 25만 명 수준이며, 이 중에는 탈퇴자도 포함돼 있다는 반박도 나온다. 객관적인 추정치는 20만 명대 중후반이다. 여기서 핵심은 절대적인 규모가 아니라 동원 가능한 규모라는 점이다. 20만 명 남짓의 조직이지만, 신도들이 주 4~5회 집결하고 지파 단위로 지시가 즉각 전달되는 일사불란함이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뒷받침한다.

2. 교리의 기능

핵심 교리는 요한계시록을 “실상”으로 해석하는 관점이다. 계시록의 모든 상징에 대응하는 실제 인물, 조직, 사건이 오늘날 존재하며, 이를 보고 증언하는 유일한 목격자가 이만희라는 주장이다. 그는 종단 내에서 “이긴 자”, “약속의 목자”, “보혜사”(보호하고 은혜를 베푸는 스승)로 불린다. 신도들은 이 교리에 따라 그가 육체적 죽음 없이 영생한다고 믿는다. 구원받을 자의 수는 요한계시록 7장과 14장의 문자적 해석에 근거해 정해져 있다. 14만 4,000명은 막연한 상징수가 아니라 “12지파 곱하기 1만 2,000명”의 실제 수라는 것이 이만희의 입장이다. 이는 예수의 영이 이만희에게, 12사도의 영이 12지파장에게, 순교자들의 영이 신도들의 육신에 임한다는 “신인합일” 도식으로 완성된다.

여기서 두 가지를 짚어야 한다. 첫째, 이 교리는 무한한 노동력 동원 장치다. 정원이 실수(實數)이고 그 완성이 교주 생전에 이뤄져야 한다면, 포교는 선택이 아니라 구원의 조건이 된다. 신도들은 14만 4,000명이 채워지면 육체가 죽지 않는 “영생불사”의 몸이 돼 “왕 같은 제사장”이 된다고 믿는다. 구원이 교주 생전에 이뤄진다는 신조는 신도 개인에게 시간, 관계, 직업 전망을 전부 조직에 투입할 논리적 이유를 제공한다. 이는 임금 없이 작동하는 판매 조직의 이념적 인프라다.

둘째, 예언 실패의 처리 방식이 조직의 성격을 드러낸다. 초기 교리서 《신탄》은 1980~1987년의 7년 안에 14만 4,000명을 채우고 영생불사한다고 가르쳤다. 그러나 예언이 불발되자 1988년부터 계시록 해설서들을 잇달아 개정하고 재발간했다. 이는 예언 실패를 오히려 조직 강화의 계기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 흔치 않은 사례다. 14만 4,000이라는 숫자 자체는 폐기되지 않고 시점만 무기한 연기된 채 유지된다. 반증 불가능한 형태로 계속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이 이 교리의 내구성이다.

3. “모략 전도”와 속임수 재정

신천지를 다른 신흥 종교와 구별하는 것은 교리보다 포교 방법이다. 핵심 개념은 “모략 전도”다. 신분과 소속을 숨기고 접근하는 행위를 교리적으로 정당화한 방식이다. 포교 대상의 취향, 성격, 직업, 진로, 고민, 인간관계를 사전 조사해 프로파일을 만든다. 이후 이에 걸맞은 인물을 차출해 연기하도록 하는 방식이 표준 절차다. 기성 교회를 겨냥한 대표적 전략으로는 “추수꾼”(신약성경 요한계시록 14장 14~15절)과 “산 옮기기”(신약성경 마태복음 17장 20절)가 있다. 신천지 내부 강의 자료에 따르면 “산”은 교회를 뜻한다. 신천지는 50명 이하 소형 교회에 전도사 자격자를 취업시키거나, 이미 잠입한 집사의 추천으로 침투해 교회를 통째로 신천지화하는 전략을 교육해 왔다.

입교 경로는 표준화돼 있다. 위장 간판을 걸거나 간판이 없는 공간에서 진행하는 복음방과 선교센터 과정은 약 6~8개월 동안 주 4회 집중 교육으로 이뤄진다. 이 기간에 대상자의 기존 사회관계망은 조직 내부 인맥으로 대체된다.

대전지법 서산지원은 2020년 1월 이른바 ‘청춘반환소송’에서 모략 전도를 “사기범행의 기망이나 협박행위와 유사하다”며 “사회공동체의 질서유지를 위한 법규범과 배치돼 위법성이 있다”고 판시하고 손해배상을 명했다. 원고들은 속아서 수년간 전임 사역자로 일하며 노동력을 착취당했고 학업 중단과 가족과의 결별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신앙의 문제가 아니라 기망으로 성립한 무급 노동 관계의 문제다.

재정 운용 역시 사기성이 짙다. 이만희는 가평 “평화의 궁전” 신축 과정 등에서 56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또한 2026년 7월에는 2016~2020년 전국 지교회 매점을 신도 명의로 위장 운영해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75억 7,000만 원을 포탈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4. ‘평화’의 허울을 쓴 외곽 조직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 IWPG(세계여성평화그룹), IPYG(국제청년평화그룹)가 삼각 편대를 이루는 핵심 외곽 조직이다. HWPL의 대표는 이만희 본인이며, 공동 주관 단체들도 모두 신천지 유관 단체다. 이들은 대외적으로 전쟁 종식, 종교 통합, 국제법 제정 운동을 표방한다. 2016년에는 “지구촌 전쟁종식 평화 선언문”(DPCW)을 공표해 구속력 있는 국제법안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하지만 실제 활동은 대부분 해외 지방정부, 대학, 종교 지도자와의 업무협약(MOU) 체결과 홍보용 사진 촬영이다.

그러나 내부 운영은 이와 전혀 다르게 움직인다. 탈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 조직들은 만국회의를 내부적으로 “천국 혼인잔치의 실상”이라 교육하고, 참석한 해외 인사들을 요한계시록 7장의 “흰 무리”로 규정한다. 즉, 국제 행사를 교리의 물적 증거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만희가 이들 세 외곽 조직을 두고 “인류 전체를 정복”, “지구 전체를 통치”와 같은 표현을 쓰며 훈시했다는 보도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과대망상 여부가 아니라, 국제 명망가 포섭이 조직 내부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작업과 직결돼 있다는 사실이다. 신도들의 헌금과 무급 의전 노동이 이 작업의 동력원으로 쓰인다.

5. 정치 개입

이 영역이 신천지에 가장 중요하며, 가장 빠르게 갱신되는 부분이다.(관련 기사: ‘여당의 내분과 위기: 내란 청산과 사회 개혁을 잘 하려는 경쟁이 아니다’) 여기에는 전사(前史)가 있다. 지난 2007년 제17대 대선 당시에도 신도를 동원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선거 운동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결정적인 계기는 제20대 대선을 앞둔 2021년에 마련됐다. 2022년 2월 신천지 전 간부의 폭로에 따르면, 2021년 7월 신천지 청년회장은 “이만희 총회장 구속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덕분에 풀려날 수 있었으니 은혜를 갚아야 한다”며 간부와 신도들에게 국민의힘 집단 입당을 지시했다. 이후 여론조사 50퍼센트와 당원 투표 50퍼센트로 치러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당원 투표의 압도적인 격차가 윤석열 후보의 승리를 견인했다는 의혹으로 이어졌다.

2025년 여름 홍준표 대구시장의 폭로로 이 의혹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국면의 변수로 다시 부상했다. 당시 “종교 집단이 불순한 목적으로 침투시킨 책임당원이 수십만 명에 달한다”, “각종 선거 경선 후보들이 이들을 무시하지 못하고 눈치를 보며 머리를 조아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어 2026년 검·경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이하 합수본)’가 이 사건을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합수본 수사 결과, 신천지는 지파별로 “필라테스 프로젝트” 등의 명목을 내세워 국민의힘 입당을 독려했으며 최소 5만 6,472명이 당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기별로는 2021년 7월 6,482명을 시작으로 2021년 12월 2,873명, 2022년 12월 3만 5,073명, 2023년 8월 1만 2,044명이 가입했다. 이만희는 종단 현안 해결을 위해 정치권과의 연결고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본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7월부터 2024년 총선 무렵까지 총 6만 5,000여 명이 입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합수본은 통일교의 정치인 불법 후원 의혹도 병행 수사하고 있다.

이만희는 2026년 6월 24일 구속됐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2021년 7월 입당분이 먼저 기소된 후 나머지 혐의도 추가 기소됐다. 이어 7월 13일 정당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되면서 전·현직 간부 7명(구속 3명, 불구속 4명)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종단 내 ‘2인자’로 불린 전 총무는 106억 9,000만 원 상당의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6. 우익을 지원하는 후견주의 정치

신천지의 정치 개입은 교리적이기보다 도구적이며 후견주의적(clientelist) 성격을 띤다. 최근 합수본은 신천지가 과천·고양·가평·인천 등지에서 건물을 매입해 종단 측 시설로 쓰려다 주민 반대로 용도 변경 승인을 받지 못하자, 민원 해결을 위해 수도권 신도들에게 민주당 가입을 독려하고 실제 가입시킨 정황을 확인해 관계자들을 입건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치권에 민원 해결을 압박하려 했다는 의혹이 핵심 조사 대상이다.

즉, 신천지의 정치 개입 목적은 노골적인 우익주의나 시장주의, 인종차별주의가 아니다. 건축 인허가, 이단 규정 방어, 수사 및 재판 대응, 세무 리스크 관리 등이 핵심 목적이다. 이는 냉전기 통일교가 ‘승공(勝共)’이라는 명확한 이념적 목표를 내걸고 독재 정권의 극우 정치와 유착했던 양상과는 대조적이다(물론 최근에는 통일교 역시 신천지와 유사한 방식으로 정치에 개입해 왔다). 신천지는 이념이 아니라 권력에 대한 접근권을 산다.

그럼에도 신천지의 정치 활동을 우익적 성격으로 규정해야 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효과의 비대칭성이다. 민주당을 향한 개입이 지역 민원 해결 수준에 그쳤다면, 국민의힘을 향한 개입은 대선 후보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당원 투표 비중이 큰 보수 정당의 경선 구조와 20만 명에 달하는 조직표가 결합했을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2021년의 사례가 증명했다. 결과적으로 신천지는 정권 탄생 과정에 조직표로 관여한 셈이다.

둘째, 거래 상대의 선택이다. 검찰권과 종교 규제 권력에 가장 밀착한 세력과 손잡는다는 원리는 한국 권력 지형에서 사실상 보수 블록과의 유착으로 나타난다. 후견주의는 결코 중립적이지 않으며, 기존 권력 구조를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셋째, 내부 체제의 성격이다. 지도자 신격화, 정보 통제, 무급 노동 동원, 비판 세력 봉쇄 등은 정치적 이념으로 표명되지 않았을 뿐, 조직 내부가 권위주의의 완결된 모델임을 보여 준다. 또한 “전쟁 종식과 평화”라는 초계급적·탈정치적 구호는 실제 제국주의 간 경쟁이나 계급 갈등을 우회한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무해한 것이 아니라 대중을 탈동원화한다.

7. 좌파 정치가 빠지기 쉬운 함정

우리는 다음의 세 가지를 경계해야 한다.

첫째, 반이단 담론의 프레임을 그대로 빌려 쓰는 것이다. 신천지 비판 정보의 압도적 다수는 개신교 반이단 매체와 신천지 탈퇴자 단체에서 나온다. 이들의 사실 조사는 상당 부분 정확하지만, 판단 기준은 ‘교리적 정통’에 치우쳐 있다. 그러나 좌파 세력의 비판 기준은 달라야 한다. 무엇을 믿느냐가 아니라 정당 민주주의 훼손, 기망에 의한 인격적 지배, 무급 노동 착취, 조세 회피 등을 폭로해야 한다.

둘째, 코로나 시기의 교훈을 망각하는 것이다. 2020년 신천지는 방역 실패의 국민적 희생양이 됐고, 당시 정치권은 앞다퉈 이에 가담했다.(관련 기사: 본지 315호 ‘신천지 ‘이단’ 운운이 정치적 진보파에도 의미 있나?’) 그러나 대법원은 방역당국이 요구한 교인 명단과 시설 현황이 감염병예방법상 ‘역학조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정보 제공 요청 불응 처벌 규정 역시 사건 이후인 2020년 9월에야 신설돼 소급 적용할 수 없다며 방역 방해 혐의에 무죄를 확정했다. 대구 신천지 간부들도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유죄로 인정된 것은 횡령과 업무방해뿐이었다. 도덕적 공포와 법치는 별개이며, 소수 종단에 대한 국가 형벌권 확대는 언제든 다른 소수자에게 겨눠질 수 있다. 이 구분선을 지키는 것은 좌파 세력의 자기방어이기도 하다.

셋째, 신도를 조롱하는 것이다. 청년층에서 신천지가 성장한 배경에는 극심한 소외와 고립, 관계의 상품화, 기성 교회의 부패, 그리고 청년의 삶을 설명할 언어도, 미래의 전망도 제시하지 못한 대학과 좌파 세력이 존재한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마르크스의 유명한 명제에서 “[종교는] 억압받는 피조물의 한숨”이라는 앞 구절을 누락하지 않는 것이 이 사안에서 특히 중요하다. 비판의 대상은 종단 지도부와 조직이지, 가시적 대안의 부재로 방황하는 청년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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