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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노란 조끼 운동:
프랑스를 뒤흔든 10주

프랑스 노란 조끼 운동은 10주 동안 시위, 도로 봉쇄, 경찰 폭력에 맞선 전투 후에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찰리 킴버가 노란 조끼 운동이 보여 주는 바를 살펴보고, 승리의 방법을 묻는다.

프랑스 노란 조끼 운동은 극심한 계급적 불만이 어떻게 침울한 수동성을 비범한 항쟁으로 급속하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 준다.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와 마크롱을 지지하는 기업들에 맞선 고무적 도전이 10주 동안 계속됐다.

마크롱은 2017년 취임하며 파업이나 시위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 선언했다. 마크롱은 프랑스 노동자와 연금 생활자들이 자본주의 하의 냉혹한 현실을 결국에는 수용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노란 조끼 운동의 분노와 굳건함에 밀린 마크롱은 굴욕적으로 양보해야 했다.

정부와 기업들에게 강펀치를 날리다 1월 12일 “9차 행동” ⓒ출처 Christophe Becker(플리커)

2018년 11월 17일 28만 명이 유류세 인상에 반대해 도로를 봉쇄하면서 노란 조끼 운동이 폭발적으로 분출했다. 노란 조끼 운동은 정치적 지진이었고, [이 지진의 충격파는] ‘사람들은 싸울 수 없다’거나 ‘사회적 불만은 언제나 우파들에게 득이 된다’는 둥의 안일한 편견들을 산산조각 내고 있다.

파리의 몇몇 명품 상점들이 약탈당했고, 프랑스 대부분의 도시 중심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개선문에서 가까운 파리 8구의 구청장 잔느 도트세르는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는 내전 중입니다. 내 평생 이런 건 처음 봅니다.”

노란 조끼 운동은 빈곤, 저임금, 불평등 문제를 전국적 쟁점으로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부자와 정치인들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보이는 오만함과 경멸에 대한 격렬한 분노의 초점 구실을 했다.

수십 년간 쌓여 온 분노가 배출구를 찾았고, 엘리트들은 겁에 질렸다.

12월 10일에 마크롱이 양보한 후, 프랑스 판 전경련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150억 유로가 큰 돈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회 평화를 복원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쓸 수 있습니다.” 이어서 그는 레닌을 인용해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는 언제나 대중보다 한 발짝 앞서 있어야만 합니다.”

양보

하지만 대중이 그보다 앞서 있었다. 마크롱이 양보하는 것을 본 많은 사람들은, 썩어 빠진 마크롱 정부가 더 양보하도록 몰아붙일 수 있고, 양보하지 않으면 항쟁으로 퇴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 내리게 됐다.

보통 때라면 불만스러워도 무력함만을 느꼈을 문제들에 대해 집단적 행동이 벌어졌다. 프랑스 북부 도시 릴에서 일하는 건설 노동자 장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텔레비전에 대고 소리치는 것으로 매일 저녁을 보내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도 알다시피 함께하면 우리는 바꿀 수 있습니다.”

루아레주(州) 사랑에 있는 아마존 창고에서 세금 납부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팔리지 않은 상품들이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된 이후, 한 무리의 노란 조끼 시위대가 창고 앞 도로를 봉쇄했다.

시위대는 창고를 드나드는 통행을 사실상 전면 통제했다. 아마존 임원들은 지난 아홉 달 동안 상품 29만 3000개를 폐기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개선 약속을 해야만 했다.

노란 조끼 운동의 특징과 도전적 측면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은 매주 토요일 거리 시위에서다.

그러나 노란 조끼 운동의 진정한 기반은 도로·요금소·교차로 봉쇄, 지역 집회, 수백 명이 모여 요구안에 대해 토론하는 지역 총회이다.

노란 조끼 운동은 노동자, 실업자, 영세 자영업자, 연금 생활자, 학생들을 한데 모았다. 운동은 창의성과 사회적 교류를 고무했고, 사람들이 겪는 문제가 개인의 무능 때문이 아니라 사회가 조직되는 방식 때문이라는 생각을 퍼뜨렸다.

극우파가 노란 조끼 운동을 이끌고 있다는 비방이 끊이지 않는다. 운동 안에 극우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운동의 전반적 추세는 왼쪽을 향하고 있다.

〈르몽드〉가 시위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민 문제가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은 응답자의 1.5퍼센트도 안 됐다.

〈채널2 TV〉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노란 조끼 시위 참가자의 33퍼센트는 자신을 좌파도 우파도 아니라고 답했다. 약 15퍼센트는 자신을 극좌파라고 말한 반면, 자신을 극우파라고 답한 사람은 5.4퍼센트였다.

노란 조끼 운동 안에서는 파시스트들을 솎아 내는 의식적 과정이 있었다.

1월 5일 보르도에서 열린 노란 조끼 시위 참가자들은 극우 성향 활동가들을 완력을 써서 시위에서 쫓아냈다. 나치 단체 ‘악시옹프랑세즈’ 회원이라고 알려진 활동가들과 극우 성향 청년 단체의 핵심 인자들이 시위에서 쫓겨났다.

파리에서는 인종차별·성차별·성소수자 혐오 구호를 외친 극우 성향 학생 단체 ‘그루프위니옹데팡스’ 회원들이 노란 조끼 집회에서 쫓겨났다.

프랑스 남부 도시 툴루즈에서 온 노란 조끼 시위 참가자 셀린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더 많은 정의, 더 나은 임금과 연금을 위한 투쟁을 파시스트들과 함께할 수 없다고 곳곳에서 주장을 폈고 여러 논쟁에서 승리했습니다.”

때로는 투쟁 자체가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기도 한다.

크리스마스 이전에는, 프랑스 북서부 도시 캉에서는 국가 탄압 때문에 노란 조끼 운동 참가자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없었다. 노란 조끼 시위대를 환영한 것은 무단으로 건물을 점유하고 지내던 이주민들뿐이었다.

처음에는 탐탁지 않아 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결국 400명 규모의 노란 조끼 집회가 미등록 이주민 200명이 사는 창고에서 열렸다. 운동 내 우파는 이를 싫어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주민이 자신들의 동맹이라는 것을 배웠다.

많은 노란 조끼 참가자들이 경찰에 느끼는 증오도 커졌다.

정부는 일반 경찰, 시위 진압 전문 부대인 공화국수비대(CRS), 경찰 완장을 차고 마스크를 쓴 수상쩍은 자들까지 모두 동원했다. 이들은 모두 떼를 지어 거리를 누비며 평화적 시위를 공격했다.

노란 조끼 시위에 맞서 주말마다 최대 8만 명의 국가 폭력배들이 동원되는데, 이들은 장갑차와 모든 현대적 탄압 기술의 지원을 받는다.

최루탄

그들은 으레 최루가스, 섬광 수류탄, 특수한 총기로 발사하는 고무탄 “플래시볼”을 사용한다. 80세 노인 지네브 로두앵이 마르세유에서 경찰 최루탄을 얼굴에 맞아 사망했다.

2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경찰에 의해 심하게 다쳤다. 경찰 폭력을 기록한 웹사이트 ‘데자르몽-레!(저들을 무장 해제시켜라!)’에 따르면, 4명이 최루탄에 맞아 손을 잃었고 17명이 실명했다. 수십 명이 발을 잃었고, 얼굴이 짓이겨졌으며 턱뼈가 부서졌다.

약 5000명이 체포됐다. 1월 17일, ‘노란 조끼 시위대가 포르 라 누벨의 정유소를 봉쇄해야 한다’고 호소하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썼다는 이유로 28세 청년 에디 마르탱이 징역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마크롱은 사람들이 겁을 먹고 거리에서 떠나기를 바랐다. 그러나 실패했다.

기층 조합원들과는 달리 프랑스노동총동맹(CGT) 지도부는 노란조끼 운동에 거리를 둔다 ⓒ출처 Photothèque Rouge/DamienVergne

노란 조끼 운동은 스스로를 방어하며 값진 교훈을 많이 배웠다. 마르세유에서 온 공장 노동자 알린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경찰이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저는 학생들이나 환경운동가들이 공격받을 때 안타까워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노란 조끼 시위에 8주 동안 참가했습니다. 이제 저는 경찰이 부자들, 교만한 인간들, 권력자들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분노를 느꼈다가, 겁먹었다가, [이제는] 우리의 힘은 함께할 때 나온다고 다시금 느끼게 됐습니다.

“[전직 프로 권투 선수] 크리스토프 데텡저가 경찰과 싸우는 것을 봤을 때 저는 데텡저에게 환호를 보냈습니다. 데텡저가 경찰들을 모조리 때려 눕히길 원했습니다! 제 말 좀 들어 보세요. 저는 제가 이런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네요.

“이제 만약 주택 단지에서 청소년들이 경찰과 맞붙으면, 저는 청소년들이 무사하길 빌 것입니다.”

많은 여성들이 노란 조끼 운동에 참가하며 주도적 구실을 하고 있다. 몇몇 지역에서는 여성들, 특히 한부모 여성들이 운동에 참가할 수 있도록 보육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프랑스 남부 오트가론주(州)에서 온 노란 조끼 운동 참가자이자 한부모 여성인 레티시아는, 자신의 생활 조건 때문에 억눌러 온 분노를 어떻게 노란 조끼 운동으로 표출할 수 있었는지 썼다. “이 노란 조끼를 입으면 좋은 이불을 덮는 것보다 더 따뜻합니다.”

운동에서는 민주주의 실험도 벌어지고 있다. 10여 군데 도시에서 시위 계획을 조율하고 다음 목표를 어디로 할지 결정하는 총회가 정기적으로 열린다.

프랑스 북서부 도시 렌 인근에서는 한 달 동안 “노란 토끼”(“빨리 뛰는 노란 조끼”)라는 단체가 꾸준히 모임을 열고 있다. 여기서 사람들은 세금, 불평등, 경찰 폭력, 1968년 항쟁 등을 토론한다.

그러나 노란 조끼 운동은 여전히 중요한 약점이 있다. 운동은 아직 마크롱을 패퇴시킬 만큼 크지는 않다. 노란 조끼 운동은 훨씬 더 투쟁적이지만, 참가자 규모만 보면 지난해 노동조합들이 이끈 시위들보다 작다.

운동이 진정으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파업과 점거 같은 일터에서의 행동과 연결돼야만 한다.

이것이 운동이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이다.


오늘날의 노동조합 지도자들, 정당, 항쟁

노란 조끼 운동의 가장 분명한 특징 중 하나는 기성 정당들과 노동조합의 특정 측면들에 적대적이라는 것이다.

놀랄 일은 아니다. 많은 노동조합 지도자들이 노란 조끼 운동을 모욕해 왔다.

두 번째로 큰 노조연맹인 프랑스민주노동자총연맹(CFDT) 위원장 로랑 베르제는 노란 조끼 운동이 “전체주의적”이라고 비난했다. 프랑스 최대 노조연맹 프랑스노동총동맹(CGT)은 마지못해 노란 조끼 운동의 요구에 공감을 표했다.

하지만 CGT 지도부는 극우와 함께 행진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운동에 직접 참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줄곧 말해 왔다. 그 대신 그들은 대체로 효과가 없던 행동의 날 집회를 호소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실패해 온 바로 그 전략 말이다.

노동조합이 노란 조끼 운동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에 몇몇 우파 인사들은 우려를 한다.

보수 언론 〈르피가로〉는 12월에 이렇게 썼다. “한 세기 동안 CGT는 대중적 불만의 통로 구실을 했다. 노란 조끼 위기는 [CGT의] ‘전문성’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이었는지를 보여 줬다. 또 노동조합의 전반적 위기가 얼마나 문제적인지도 보여 줬다.”

몇몇 기업주들은 노동조합 지도자들을 통해 저항을 누그러뜨리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본다.

연계

노동조합 내에서는 지도부가 행동하지 않는 데에 대한 분노가 자라나고 있다. 평조합원 수준에서는 파업 노동자들은 노란 조끼 시위대와 연계를 맺고 있다. 이러한 연계는 더 발전시켜야 한다.

CGT는 2월 5일 총파업을 호소했다. 총파업의 요구안은 노란 조끼 운동이 내세운 요구 일부와 유사하다: 세제 개혁, 최저임금과 임금 인상, 집회·시위 권리 옹호, 사기업에 대한 국가의 ‘퍼주기’ 중단 등.

하지만 CGT의 총파업 호소문은 노란 조끼 운동을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프랑스 전역에서 파업이 벌어지면 마크롱은 또다시 커다란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총파업이 노동조합 지도자들의 면피성 행동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릴에서 활동하는 CGT 대의원 베르나르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총파업을 요구해 왔습니다. 이제 이 파업을 크게 건설합시다. 하지만 2월 5일은 너무 멉니다. 저는 총파업 날짜가 더 일렀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총파업이 그저 하루 싸우고 다음 날이면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런 날이 되면 안 됩니다. 프랑스는 불타고 있습니다. 우리는 계속 더 대담한 일을 해야 합니다. 기층 노동자들이 주도력을 발휘하도록 싸우고 노란 조끼 운동과 연계를 맺어야만 합니다.

“아마도 몇몇 노조는 2월 5일 이후에도 계속 투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노동자 투쟁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퍼져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저 구호만 외치는 수준을 어떻게 넘어설지 계속 고민해야 합니다, 또 노동자들을 노동조합과 새로운 투쟁으로 한데 모아야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일반적 교훈도 있다. 노란 조끼 운동 같은 시위가 프랑스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회민주주의 정당과 노동조합의 힘이 약해졌다. 즉, 반란이 일어나더라도 자동으로 그들이 지도력을 쥐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기성 체제에 반대하는 운동은 뒤죽박죽이고 모순으로 가득할 수 있다. 그러나 혁명가들은 운동에 참가하면서 그 운동이 좌파적 대안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노동조합 지도자들이나 기성 정당들의 통제에서 벗어난 반란은, 노동조합과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통제할 때에 견줘 왼쪽으로든 오른쪽으로든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

건설

그렇다고 해서 사회주의자들이 노동조합을 건설하거나 노동조합 투쟁을 이끌기 위한 노력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노동조합은 끝장난 것도, 무의미해진 것도 아니다.

그러나 노란 조끼 운동은, 노동조합 운동에 참가하는 사회주의자들은 투쟁이 불가능한 이유나 보수당의 지배에 순종해야 하는 이유를 늘어놓는 잘 차려입은 노조 간부 되기를 추구해서는 안 됨을 분명히 보여 준다.

노란 조끼 운동이 파업이나 조직 노동자의 힘과 융합되는 것이 사활적이라는 말은 “노동조합 지도자들이 시키는 대로 하라”는 뜻이 아니다.

이는 정반대를 뜻한다. 노란 조끼 운동이 노동자들의 힘과 연결되도록 하되, 노동조합 지도자들을 믿지 말라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영국의 혁명가는 누구든 노동당을 진중하게 대해야 한다. 하지만 항쟁이 노동당이나 의회로 대표된다는 주장은 노란 조끼 운동이 주는 영감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노동당과 제러미 코빈이 해협 너머에서 일어나는 운동에 대해 입도 뻥긋하지 않는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영국에서 노란 조끼 운동같은 폭발적 사회 운동이 일어난다면, 그 운동은 많은 복잡한 특징을 띨 것이다. 지금 영국에서 누가 [노란 조끼] 운동의 진정한 정신을 대변하는지를 두고 파시스트들과 벌이고 있는 전투는, 앞서 말한 복잡성이 축소판으로 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노란 조끼 운동을 전적으로 환영하고 영국에서도 그런 대중 항쟁이 일어날 때를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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