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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수백만 노동자들이 마크롱의 연금 개악에 맞서 파업하다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의 연금개악에 맞선 노동자들의 저항이 분출하면서, 12월 5일 대규모 파업이 프랑스를 휩쓸었다.

노동자들의 이번 대규모 행동은 지속적인 파상 파업으로 우파 정부의 연금 공격을 꺾었던 1995년 이래로 가장 중요한 저항이 될 것이다.

연금 지급 연령을 늦추고 금액을 깎는 것에 반대하는 노동자들 ⓒ'노동자의 힘'(FO)

떼제베(TGV) 고속 열차와 시외 열차의 약 90퍼센트가 운행이 취소됐으며, 버스 운영도 차질을 빚었다. 파리에서는 16개 지하철 노선 중 5개 노선만 운영됐는데, 그조차도 평소에 비하면 운행률이 크게 줄어든 상태로 운영됐다.

프랑스 북부 도시 릴의 교통은 대부분 마비됐다. 지하철 노선 2개 중 1개는 완전히 운행이 중단됐으며, 수많은 버스 운행이 취소됐고, 노면전차(트램)는 30분마다 1대씩만 운행됐다.

[프랑스 국영항공사] 에어 프랑스는 항공 관제사들의 파업으로 국내선과 근거리 국제선의 30퍼센트가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이지젯 항공사 또한 큰 타격을 입었다.

12월 2일 오후 [사전] 집계에 따르면 초등 교사 70퍼센트, 중등 교사 60퍼센트가량이 파업에 참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파리에서 행진하던 철도 기관사 피에르는 이렇게 말했다. “저항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다려 왔던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전 파업들은 파업하는 시늉만 낸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파업은 매우 훌륭합니다.

“사람들은 ‘다 함께’라고 외치며 행진했습니다. 어떻게 그것을 현실화할지를 이번 파업에서 얼핏 볼 수 있습니다.

“[마크롱의 개악은] 커다란 공격입니다.

“저는 20년 전 국영 철도공사(SNCF)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50세에도 은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부의] 계속된 공격에 직면했습니다. 처음엔 정년을 52.5세로 연장하고, 연금은 줄였습니다. 그리곤 또다시 정년을 57.5세로 연장했습니다. 그런데도 저들은 우리를 지금보다 더 오랫동안 부려 먹으려 하고 있습니다.”

[파업에 참가한] 교사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연금 개악은 우리에겐 매우 커다란 타격입니다. 매달 수백 유로[수십만 원]의 연금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가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저희는 여기서 40년 넘도록 일했습니다.

“갈수록 조건은 악화되고, 우리 중 상당수에게는 최저임금에 불과한 임금을 받으며, 70세가 넘어서야 학생들 앞에서 정년을 맞이하는 것을 어떻게 상상할 수 있겠어요?”

수많은 도시의 병원 노동자들도 파업에 들어갔다. 또한 20개 지역의 우체국 노동자들도 노동조건 변화 문제로 국영 우체국에 맞서 파업에 돌입했다.

페리에와 하리보

트럭 운전수, 대형마트 까르푸와 제앙 까지노, 식당 체인 히포포타무스, 식품업체 페리에와 하리보 등 민간 기업의 상당 부문 노동자들 또한 파업에 들어갔다.

일부 지역에선 오전 10시부터 시위가 수백 건 벌어졌다. 프랑스 노동총동맹(CGT)은 전국적으로 150만 명이 행진을 벌였다고 밝혔다. 심지어 내무부도 시위 참가자가 80만 명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연대·단결·민주노조(SUD)는 파리에서 최소한 25만 명, 그르노블에서 3만 명, 보르도에서 5만 명, 오슈에서 4000명, 루앙에서 3만 명, 릴에서 2만 5000명, 에브뢰에서 1만 명이 파업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에선 시위대가 최루가스를 맞기도 했다.

파리에서는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경찰 6000명이 배치됐으며, 당국은 샹젤리제 거리나 경찰서에서 시위대가 집회를 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전경들은 동이 트기 전에 행인들의 가방을 수색했고, 정부는 시위 예정 경로에 있는 가게들에 영업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노란 조끼 운동 참가자들이 파업 노동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Cyrille Graslin, photosCGT(플리커)

지난 1년 동안 마크롱에 맞서 싸운 노란 조끼 운동 시위대가 곳곳에서 노동자들의 행동에 함께했다. 삶은 팍팍하고, 공공 서비스는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이 광범하다.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의 11월 여론조사를 보면, 프랑스인 89퍼센트가 이 나라는 “사회적 위기”를 겪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노동자들의 행동은 단지 하루 파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미 수많은 철도 노동자들이 12월 6일까지 파업을 지속하기로 투표했으며, 이후 얼마나 더 파업을 연장할 것인지는 다시 논의될 것이다.

다른 노동자들은 그보다 더 길게 보고 있다. 뷰슈뒤론 지역 라메드 정유공장의 노동총동맹 조합원들이 최소한 12월 9일까지 파업을 지속하겠다고 선언했다.

툴루즈의 교사들도 12월 10일까지 파업을 유지하기로 투표했다.

[극좌파 단체] ‘레볼뤼씨옹 페르마낭뜨[연속혁명]’은 항구 도시 르아브르에서 노동자 200명 규모 집회에 수많은 부문의 파업 노동자들이 한데 모였다는 글을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교육 노동자, 항만 노동자, 금속제련과 석유 화학 노동자, 공공 서비스를 담당하는 여러 부문 노동자, 콜센터 노동자, 그리고 노란 조끼 시위대와 일부 학생들이 여기에 동참했다. 노동총동맹, 프랑스 중등 교원노조(FSU), ‘노동자의 힘(FO)’ 조합원들과 프랑스대학생연합(UNEF)뿐 아니라, 많은 미조직 노동자들도 집회에 참석했다.

집회에서는 투표를 통해 주말까지 파업을 지속하며 도로를 봉쇄하기로 결정했다.

[기층 노동자들이] 파업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이런 집회가 모든 곳에 필요하다.

모든 부문의 파업 노동자들과 시위 참가자들을 한데 모으고, 투쟁이 승리하기도 전에 노조 지도부가 투쟁의 섟을 꺾는 시도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대규모 파업과 시위는 유럽 전역에 희망을 주고 있다. 사회에 누적된 쓰라림이 우파와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아닌 좌파적 대안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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