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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노란 조끼”들과 파업 노동자들이 함께 행진하다

2월 5일 아비뇽에서 함께 행진하는 노동자들과 노란 조끼 시위대 ⓒGiletsJaunesGo(트위터)

2월 5일 파업과 시위가 프랑스를 휩쓸었다. 노란 조끼 운동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노란 조끼 시위와 조직 노동운동이 함께 거리 시위를 벌였다.

12주 연속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노란 조끼 시위에 참가했다.

유류세 인상 철회를 요구하며 시작된 운동이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맞서는 운동으로 확대됐다.

기층 조합원들의 압력 때문에 노동조합 지도자들이 선포한 파업과 노란 조끼 시위가 연결되면서, 운동은 이번 주에 거대한 전진을 이뤘다.

프랑스 최대 노동조합연맹인 프랑스노동총동맹(CGT), 그보다 규모가 작은 노동조합연맹인 연대·단결·민주노조(SUD), 고등학교·대학교 학생회들이 5일 행동을 촉구했다.

CGT와 SUD 외에 다른 노동조합 연맹 산하 지부들도 이날 행동에 동참했다.

기관사·경비원·철도신호기사 파업으로 많은 철도 노선이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블로뉴에서 온 철도 노동자 알랭은 이렇게 말했다. “오늘 시위에 나온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노동조합연맹·학생회에 소속돼 있습니다.

“물론 모든 노동자들이 [5일] 파업에 나선 것은 아닙니다. 노조 지도부의 지도력 부재를 [운동] 초기 단계에 극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은 이전부터 노란 조끼 운동에 참가해 왔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노란 조끼 운동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단결하면 마크롱을 이길 수 있습니다.”

몇몇 부문의 교사와 교사가 아닌 학교 노동자들도 이날 행동에 동참했다. 1000명에 이르는 파업 참가자들과 노란 조끼 시위대가 파리 지역 전체에 물자를 공급하는 도매 시장 ‘헝지스’ 출입구를 5일 새벽 3시부터 봉쇄했다.

새벽

해가 뜰 때쯤에는 ‘헝지스’ 출입구 4곳 중 3곳이 봉쇄됐으며, 네 번째 출입구도 [출입구 앞 도로가 봉쇄돼] 차량 통행이 차단됐다.

파리 제8대학 학생 앨리스는 헝지스 봉쇄 행동에 동참했다. 그런 다음 자신의 대학 봉쇄 행동에 나섰다.

앨리스는 이렇게 말했다. “행동이 시작되자마자 학생 350명이 동참했습니다. 학생들은 수업이 열리지 못하게 막고, 교육 개악 문제를 두고 총회를 열었습니다.

“학생들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타격을 주는 대학 진학 제한 시도에 반대합니다. 또한 유럽 연합 비회원국 출신 학생들의 등록금을 16배나 인상하려는 시도에 반대합니다.

“또 학생들은 임금 인상과 주택 시설 개선을 요구하고 부자들의 오만함을 규탄하는 노동자 파업과 노란 조끼 운동을 지지합니다.”

앨리스는 이렇게 덧붙였다. “헝지스 봉쇄 행동은 고무적이었습니다. 함께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느낀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미등록 이주민 단체들이 운동에 동참한 것도 매우 기쁜 일이었습니다.”

프랑스 남부 니스에서는 파업 노동자들과 노란 조끼 운동 참가자들이 함께 행진해서, 노란 조끼 운동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큰 규모로 시위가 벌어졌다.

프랑스 서부의 낭트 공항과 바욘 항구의 출입구가 봉쇄됐다.

마크롱을 이기기 위해서는 무기한 총파업 등으로 운동이 더 커져야 한다. 하지만 이번 주에 있을 단결의 조짐은 모두 매우 의미심장하다.

2월 2일 노란 조끼 “12차 행동의 날”
파업으로 마크롱에 맞선 운동이 심화할 수 있다

2월 2일 대규모 행동은 신자유주의적인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을 거꾸러뜨릴 더한층 강력한 운동이 부상할 가능성을 보여 줬다.

가장 중요한 진전은 몇몇 지역에서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단위로] 조직적으로 행진하고 2월 5일 파업 지지를 호소한 것이었다.

12주 연속 주말 시위 중 “12차 행동”이었던 이날 시위의 주된 분위기는 경찰과 시위 진압 부대(CRS)의 잔혹한 폭력 진압에 대한 분노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플래시볼”[고무탄]·최루탄 등 경찰이 사용한 여러 무기 때문에 죽거나 중상을 입은 사람들을 기렸다.

1만~1만 5000명이 2일 파리 시위에 참가했다. “살인·폭력 CRS 규탄한다!”, “2월 5일[부터] 무기한 파업!” 구호들이 가장 인기 있었다.

투르, 발랑스, 마르세유, 브장송, 스트라스부르, 루앙, 릴, 툴루즈, 생캉탱, 캉, 발랑스, 그르노블, 몽펠리에, 보르도에서도 대규모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이 쏜 “플래시볼” 때문에 얼마 전에 실명한 제롬 로드리게스도 이날 파리 시위에 참가해 이렇게 말했다. “저는 [노란 조끼 운동 참가자 중 경찰 폭력으로] 실명한 스무 번째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제가 시위에 참가해 저를 지지해 준 모두가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중요한 일이에요.”

이날 행동이 경찰 폭력 규탄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이날만큼은 경찰도 평소보다 덜 흉악하게 굴 것이라는 예측이 몇몇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그 어느 때만큼이나 잔혹하게 “플래시볼”·최루탄·물대포를 쏘아 댔고, 이 때문에 사람들이 다쳤다.

보르도 시위에서 경찰이 기절한 시위 참가자의 얼굴을 바닥에 대고 끌어 그 참가자를 다치게 하는 동영상이 널리 공유됐다. 경찰이 기자를 곤봉으로 두들겨 패는 영상도 널리 공유됐다.

학교 노동자 앨리스는 이렇게 말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이 정도 수준의 경찰 폭력이 벌어지면 온 유럽 언론들이 대서특필할 거예요. 하지만 [프랑스 경찰 폭력이] 영국에, 독일에 알려졌나요?

“알려지지 않았죠. 오히려 모든 것을 시위대 탓으로 덮어 씌우려 합니다. 그런 수작은 지금까지 안 통했고, 앞으로도 안 통할 겁니다.”

점거

경찰의 대규모 공격에도, 노란 조끼 시위대 수백 명이 “노란 밤” 광장 점거 운동의 일환으로 파리 레퓌블리크[공화국] 광장을 몇 시간 동안 점거했다.

파리 등 몇몇 시위에서 반파시즘 시위대가 극우 깡패들을 색출해 시위에서 쫓아냈다. 그 깡패들 중에는 1월 26일 시위 때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이 다수인 반자본주의신당(NPA) 대열을 공격한 자들도 있었다.

운동이 “수그러들었다”는 당국의 주장은 틀렸다. 그러나 승리하려면 운동이 더 커져야 한다.

프랑스의 주요 노동조합 연맹들인 프랑스노동총동맹(CGT)과 연대·단결 민주노조(SUD), 대학 학생회 연합, 일부 공공부문 노동조합 연합들이 2월 5일 파업을 벌인다. 이 파업으로 운동이 진정한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

이제 CGT는 노란 조끼 운동이 “집중된 운동을 건설했고 집단 행동에 대한 자신감이 다시 생겼음을 보여 줬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그러나 노동조합 지도부들이 그간 노란 조끼 운동 지지를 주저했던 것을 이런 말로 만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CGT는 5일에는 24시간만 파업하고 다음 달에 하루 파업을 벌이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이는 필요한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 지금은 중단 없는 총파업이 필요한 때다. 그럼에도 이번 주에 보이는 단결의 조짐들은 하나같이 중요한 것들이다.

극좌파 단체 ‘레볼루시옹 페흐마농(연속 혁명)’은 웹사이트에 이런 글을 게시했다. “애초에 노란 조끼 운동이 정당·노동조합 비슷한 것이면 무엇에든 가졌던 편견이나, 새롭고 복합적인 운동이 등장할 때면 노동자 조직들이 본능적으로 보였던 불신이 양측 모두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2월 2일 프랑스 중부 도시 샤토루에서 열린 노란 조끼 12차 행동에서는 노동조합들이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다.

이 시위에 참가했던 로랑은 이렇게 말했다. “2월 5일에도 [노동조합과 노란 조끼 시위대가] 함께 행진하면 좋겠습니다. 함께라면 마크롱을 퇴진시킬 수 있어요.”

출처 영국 반자본주의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 2640호

2월 2일 캉에서 열린 노란 조끼 “12차 행동” ⓒ출처 〈소셜리스트 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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