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호르무즈해협 파병 반대 청와대 앞 기자회견:
“파병을 위한 일체의 시도를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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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8일 문재인 정부가 청해부대의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결정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가 정부가 이를 부인하는 일이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6월부터 꾸준히 파병을 검토해 왔고 파병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는 소말리아 아덴만에 있는 청해부대를 호르무즈해협으로 보내려 하는 듯하다. 최근 해군은 청해부대에 보내는 강감찬함의 수중 방어체계를 강화하고 파병에 대비한 훈련을 했다.
이런 파병 움직임에 맞서 민중공동행동과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은 8월 1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충목 평화행동 상임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촛불 정부로서 미국의 강요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촛불은 화해이고 평화다. 명분도 없고 국익도 못 지키는 파병 계획은 당장 취소해야 한다. 시민·사회·종교단체들, 촛불 시민들은 문재인 정부가 평화를 포기하고 건널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지 지켜볼 것이다.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당장 중단하라.”
엄미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핵협정을 파기한 쪽은 미국이라는 것을 온 세상이 다 알고 있다. 평화를 지키겠다는 이름으로 평화를 파괴하려 하는 것을 온 세상이 다 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를 지키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하며 “우리는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반대하고, 민주노총은 한반도 평화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해 파병을 반대할 것이다” 하고 말했다.
마지막 발언자인 김영익 노동자연대 활동가는 “영국이 추가로 군함을 보내고, 독일도 미국의 파병 요청을 거부하고 있지 않으며 ... 이란과 러시아는 호르무즈해협에서 연합 훈련을 할 예정이다”며 그곳의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병은 호르무즈해협의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이란 민중의 희생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 또 “청해부대를 파병한다 해도 이후에 추가 파병이 또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 온 베트남전 파병, 이라크전 파병의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파병을 위한 일체의 시도를 중단하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파병이 점점 가시화되는 만큼 그에 맞선 운동이 준비돼야 할 것이다.
[기자회견문]
청해부대 호르무즈해협 파병 반대한다
7월 28일 한국 정부가 미국의 요청에 응해 청해부대를 호르무즈해협으로 파병하기로 결정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정부는 청해부대 파병에 대한 언론보도를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키우고 있다.
지난 7월 23일, 청와대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을 만난 후에 “호르무즈해협에서의 해상 안보와 항행의 자유를 위한 협력 방안을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7월 29일에는 파병 문제를 국익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장관도 볼턴에게 호르무즈해협 상황을 “안정시키 위해 노력하는 미국의 리더십을 ⋯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한 데 이어, 7월 30일 국회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서 호르무즈해협의 “안정을 위해 우리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미국의 파병 요청을 거부하지 못하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한국정부가 청해부대를 파병부대로 선택하려는 것은 이미 소말리아 아덴만에 파병되어 있어 비교적 쉽게 파병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청해부대 파병은 더 위험하고, 더 큰 규모의 파병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파병도 처음에는 전후 복구와 의료 지원 임무를 표방한 서희·제마부대 600명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안 돼 3600명 규모의 자이툰부대 파병으로 확대됐다. 중동 정세가 매우 불안정하기에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재현될 수 있다.
최근 영국이 구축함을 추가 배치하는 등, 호르무즈해협의 긴장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해부대의 호르무즈해협 파병은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격이다.
지금의 호르무즈해협 위기는 지난해 미국이 참여한 다자간 이란 핵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對이란 제재를 재개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이란은 분명 핵협정을 준수하고 있었다. 당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장 유키야 아마노는 이란의 비핵화 검증 과정이 IAEA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꼼꼼한” 것이었다고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중동 패권 유지를 위해 협정을 파기하고 이란에 책임을 뒤집어씌워 호르무즈해협과 중동 전체를 더 큰 위기로 몰아넣었다. 제재 때문에 이란 민중의 삶이 극도로 어려워졌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미국은 이란 핵협정 파기의 책임을 무마하고 대이란 군사작전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일본 등 자신의 동맹국들에게 지속적으로 병력파견을 요구해왔다. 지난 7월 말 볼턴의 방한도, 8월 초로 예정된 미 국방장관의 방한도 한국의 파병약속을 받아내려는 목적을 포함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헌법 제5조 1항에는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 하고 명시돼 있다. 과연 미국의 대이란 군사 위협을 지지하고 청해부대까지 파병하는 것이 “국제평화의 유지”에 부합하는가? 정부는 이 물음에 답해야 한다.
정부는 미국의 파병 요청을 거부하고, 청해부대 호르무즈해협 파병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그것이 중동 안정에 기여하고 한반도 평화실현에도 부합하는 올바른 선택이다.
중동위기의 유발자 미국은 강도적인 한국군 파병 압박을 중단하라!
청해부대의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반대한다!
정부는 파병 추진 구상을 즉각 철회하라!
2019년 8월 1일
민중공동행동,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