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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톨게이트 여성 노동자 농성 해산 위협:
이것이 ‘함께 잘 사는’ 나라인가

노동자들이 함께 어깨를 걸고 다가올 침탈에 항의하고 있다 ⓒ민주일반연맹

경찰이 강제 진압을 앞두고 에어 매트를 깔았다. 노동자들은 2층에 농성 중이라서 추락의 위험이 있다. ⓒ민주일반연맹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이 점거 중인 경북 김천시 도로공사 본사에 진압 경찰이 대규모로 배치됐다.

오늘 오전 경북 경찰청에서 진압이 결정됐다고 한다. 점거 중인 노동자 300여 명은 끝까지 버틸 것을 각오하고 스크럼을 짜고 자체 집회를 하고 있다.

바로 그 시각, 문재인은 추석 메시지로 “우리는 지금 ‘함께 잘 사는’ 나라를 위해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 장애인이 다수인 비정규직 노동자를 짓밟으면서 뻔뻔하게 저런 말을 하다니 낯짝도 두껍다. 노동자 진압이 함께 잘 사는 “새로운” 길인가?

톨게이트 노동자 300여 명은 9월 9일 도로공사가 ‘전원 직접고용’ 요구를 거부하자 김천 도로공사 본사를 점거했다.

대법원 판결

9일 도로공사 사장 이강래는 대법원 판결로 승소한 300여 명만 직접고용하고 나머지 1000여 명과는 소송 싸움을 계속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나마 그 300명도 전환 배치를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8월 29일 대법원에서 내린 불법파견 판정의 핵심은 현재 수납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이 해당 업무 그대로 정규직으로 간주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환이니, 나중에니 하는 건 모두 판결보다 못한 결론이다.

열 받은 노동자들이 9일에 점거를 하고는 나가지 않고 굳세게 대열을 유지하자 순식간에 연대가 김천으로 모였다. 여러 노조와 단체들의 식사와 지지물품이 계속 이어졌다.

그러자 경찰은 농성장 주변에 경찰버스 수 십대를 배치하고 노동자들을 무력으로 해산시키려 했다. 경찰 수백 명이 여성과 장애인이 다수인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밀치고 끌어내 부상자가 속출했다. 노동자 6명이 연행됐고, 24명은 탈진, 요통, 호흡곤란 등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여성 노동자들은 경찰 폭력에 항의해 상의 탈의까지 하며 저항했다 ⓒ민주일반연맹

무도한 경찰 폭력에 분노한 여성 노동자들은 상의를 탈의하고 저항했다. 자칭 ‘페미니스트’ 정부 하에서 경찰 폭력에 나체로 저항한 유신 시대와 비슷한 상황(동일방직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과 저항)이 벌어진 것이다.

2007년 비정규직 악법 시행을 앞두고 대량해고 반대하는 이랜드 여성 노동자들을 경찰 수 천 명으로 진압한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의 길을 따라가는 것이다.

농성장에서 노동자들은 “이 정권이 원망스러워요!”라며 흐느꼈다.

원망스러운 문재인 정부

악랄하게도 도로공사는 본사 직원을 동원해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도발했다. 정규직 구사대들은 상의 탈의로 저항하는 노동자의 사진을 찍고 비웃고 농성장 침탈을 시도했다. 이들은 한국노총 소속 정규직 노조 소속으로 알려졌는데, 노조가 요금수납원 직접고용을 거부하는 입장을 유지한 것이 이런 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이 사태의 모든 책임은 문재인 정부와 도로공사에 있다.

도로공사는 직접고용 의무를 회피하는 꼼수로 자회사를 강행했다. 정부의 잘못된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말이다. 노동자들 말처럼 이강래 사장은 사퇴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이 꼼수 자회사 설립을 신속히 인가해 줬다. 정부가 나서서 대량해고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도로공사 사장 이강래가 대법원 판결도 우습게 만든 건 정부의 진짜 방침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일 것이다.

조국 임명 과정에서 대법원 판결이 나왔지만, 임명 전 잠시 김상조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통해 톨게이트 문제에 타협 제스처를 보였지만, 이것도 정부의 시간 끌기였을 뿐이었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지지와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잠시 후 저희는 완강히 버티다 저희 힘이 다 되는 그 순간, 버틸 힘이 없을 때, 밖으로 끌려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그 힘 잃지 않고 다시 모여 투쟁할 수 있게, 모든 동지들 저희에게 힘을 주시고 연대해 주십시오!”

여성, 장애인이 다수인 비정규직 노동자를 폭력으로 끌어내려는 문재인 정부의 경찰 ⓒ민주일반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