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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슈메이의 홍콩 항쟁 지지 토론회 연설:
“투쟁 속에서 새로운 노동조합들이 결성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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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설은 홍콩노총 건설일반노조 활동가 람슈메이가 11월 13일 노동자연대 고려대 모임이 주최한 ‘홍콩 민주항쟁 - 왜 지지해야 하는가’ 긴급 토론회를 위해 녹음해 준 내용이다. 이 연설은 이날 토론회에서 영상으로 상영됐다. 람슈메이는 이 연설을 녹음한 직후 홍콩으로 귀국했다. 연설의 번역 전문 하단에서 영상을 볼 수 있다.
람슈메이는 11월 9일 민주노총이 주최한 전국노동자대회 연단에서도 홍콩 항쟁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안녕하세요. 홍콩에 사는 람슈메이(사진)입니다. 저는 홍콩노총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홍콩 상황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홍콩 운동은 5개월 전에 시작했고, 지금도 시시각각 새로운 상황이 펼쳐집니다. 녹음을 하는 이 순간에도 많은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싸우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쟁취하려 합니다.
홍콩을 떠나 있으니 참 복잡한 기분이 듭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있는 홍콩 사람들에게 다시 돌아가 함께 싸우고 싶습니다.
몇 달 동안 홍콩 사람들은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경찰이 폭력을 휘두르고 정부가 대중의 의사를 무시하고 한 동지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홍콩 사람들은 굴하지 않고 민주주의를 위해 굳건히 싸우고 있습니다.
며칠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자주 들은 질문이 있습니다.
요즘 홍콩 시위는 매우 위험하고 월요일[11월 11일]엔 경찰이 학생에게 총을 쐈는데요. 한국인들은 물었습니다.
“홍콩 사람들은 두려워하지 않나요?”
제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시위에 나오면 모두 두려워합니다. 가장 앞장서는 몇몇 청년들은 유서를 챙겨서 나옵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남길 말을 적어 두죠.
그렇습니다. 우리는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지금 나서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어버릴 테니 말이죠.
자유가 없는 곳에 살아야 한다는 것이 두렵습니다. 그래서 함께 나서서 싸우기로 한 것입니다.
운동이 전개되면서 홍콩 사람들은 처음으로 정치 파업을 했습니다. 한 번은 8월 5일에, 또 다른 한 번은 9월 2~3일이었죠.
총파업은 경제에 어느 정도 타격을 줬습니다. 예를 들어 항공 승무원 3000명과 민간항공국 직원 30명이 파업에 나섰더니 항공 운항 224편이 취소됐습니다.
더 중요한 일은 새로운 노동조합 물결입니다. 사람들이 노조 결성을 운동의 돌파구로 여깁니다.
홍콩에서 진정한 총파업을 벌이고 싶기 때문입니다. 경제에 큰 타격을 줘서 정부를 뒤흔들 그런 총파업을 말이죠.
사람들은 중앙집권적 지도자를 원하지 않지만, 파업을 잘 준비하려면 사람들을 조직해야 합니다.
그래서 8월 5일 이후 노동조합들이 새로 생겨났습니다. 예를 들어, 금융·공무원·공연예술·IT·보험·회계 부문 등에서 말이죠.
파업 참가자들을 조사해 봤더니 대부분이 젊은 연령대였습니다. 60퍼센트 이상이 20대였습니다. 대부분 고등교육을 이수했고 전문직, 화이트칼라 종사자였습니다.
매우 흥미로운 점을 하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2014년의 우산혁명을 기억하시나요? 당시에는 파업이나 노조 결성이 별로 거론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파업과 노조를 원하는 청년들은 2014년 우산혁명 당시에 학생이던 사람들입니다. 우산혁명 당시 그들이 할 수 있었던 것은 동맹휴업뿐이었습니다. 노동자들이 파업하게끔 하지는 못했죠.
5년이 흘러 2019년이 되고 그들이 졸업하고 취업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조건을 이용해서 노조를 결성하고 파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2014년에 하고 싶었지만 그럴 조건이 안 돼 못 했던 파업을 말이죠.
새로운 노동조합 물결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텔레그램 메신저에는 “200만 파업”이라는 채널이 있어서 “노조를 결성해서 파업하자” 하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모든 부문에서 노조를 결성하는 것입니다.
더 많은 부문에서 노동자들이 노조 설립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약 30개 부문에서 노동자들이 텔레그램 그룹을 개설하고 향후 결성할 노조에 대해 토론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정치운동과 노동운동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습니다. 동유럽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보면 여러 나라에서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섰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였죠. 1987년 6월 항쟁에도 많은 노동자들이 행동에 나섰습니다.
이처럼 정치운동에는 학생만이 중요한 구실을 하는 게 아닙니다. 노동자도 중요한 구실을 합니다.
따라서 노동자의 힘과 학생들의 힘을 결합해야 합니다. 그러면 정부에 상당한 힘을 행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홍콩 시위를 지지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홍콩과 다른 나라에서 자신의 권리·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을 지지해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홍콩 시위대가 외치는 구호를 외치겠습니다. 光復香港 時代革命[홍콩 회복, 우리 시대의 혁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