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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파업 돌입:
“골병 들며 일했는데 임금 동결 안 된다”
사측은 파업 파괴 행위 중단하라

르노삼성 노동자들이 20일(금) 저녁 7시 30분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올해 임금 교섭에서 사측이 턱없이 부족한 안을 가지고 왔기 때문이다.

사측은 최근 기본급을 동결하겠다는 안을 냈다. 2년 연속 동결하겠다는 것이다. 또 최저임금보다 기본급이 적은 문제를 산입범위 조정으로 해결하겠다고 한다. 르노삼성에서는 수백 명이 기본급이 최저임금에 못 미쳐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꼼수만 부리며 임금 인상을 피하려는 것이다.

이런 안에 노동자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르노삼성 노동자들은 지난 수년간 회사가 위기라는 이유로 고통을 강요 받아 왔다. 임금은 완성차 회사들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높은 노동강도 때문에 산업재해는 해마다 늘고 있다. 희망퇴직과 전환배치 등 구조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사측은 주주들에게는 거액의 배당을 해 왔다. 올해 상반기에는 2018년에 벌어들인 수익 중 70퍼센트에 해당하는 1550억 원을 주주에게 배당했다. 르노삼성은 지난 6년간 무려 1조 6000억 원 가량 영업이익을 냈는데, 최근 5년간 8521억 원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데 썼다. 본사인 르노가 주식의 80퍼센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땀흘려 번 돈들이 고스란히 르노 경영진에게 간 것이다.

그래서 노조는 이렇게 말한다. “주주배당으로 르노에 갔다 준 것 만큼, 회사가 수년간 돈 벌어 먹은 것 만큼, 임금을 받기 위해 골병 들며 일한 만큼, 화장실도 참아가며 일한 만큼, 독감 걸려도 사람 없다고 눈물 흘려가며 일한 만큼 노동자들에게도 몫을 달라는 것이다. ‘우리는 구걸하는 거지가 아니다.’”

12월 20일 파업 집회 예상보다 많은 노동자들이 참가해 임금 문제에 대한 불만이 크다는 것을 보여 줬다 ⓒ르노삼성자동차노동조합

파업 돌입 첫날 저녁 공장이 멈췄다. 집회에도 노조 활동가들의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다.

지난번 파업이 아쉽게 끝나서 사람들의 참가가 좀 적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많이 나왔습니다.”(금속노조 르노삼성지회 정종훈 지회장)

사측은 파업 효과를 떨어트리려고 갖은 방법을 쓰려 한다. 주말 특근을 하면 시급의 3배를 주겠다며 노동자를 모집하고 있다. 또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2교대제를 1교대제로 바꿔서,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아서 공장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파업 파괴 행위이자 단협 위반이다. “단협에서 근무조건은 노동조합과 합의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야간조인 사람을 주간조에 출근시키는 것은 부당노동행위이고 노조파괴 행위입니다.”(금속노조 르노삼성지회 정종훈 지회장)

사측은 부당한 파업 파괴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노조는 12월 말까지 격일에 하루는 전면파업을 하고, 다른 하루는 6시간 파업을 집회를 할 계획이다. 1월 5일까지 주말 특근도 거부하기로 했다. 사측이 내년 1월부터 신차(XM3) 판매를 개시하려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파업을 지속하고, 사측의 파업 파괴 시도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면 사측을 상당히 압박할 수 있을 것이다.

사측이 보수 언론을 동원해 노동자들을 비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투쟁의 정당성을 널리 알리고 지지·연대를 모아 내려고 애쓰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지금 르노삼성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다른 자동차·제조업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구조조정 문제와도 결코 떨어져 있지 않다.

사측의 고통 전가에 맞선 르노삼성 노동자 파업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