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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연금 대파업:
노동자들이 마크롱의 이간책을 거부하다

2019년 12월 27일 파리를 행진한 파업 노동자들 ⓒ출처 O Phil Des Contrastes

프랑스 노동자 수만 명이 무기한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최근 몇 주 동안 벌어진 집중 행동과 대규모 시위에 수백만 명 이상이 참가했다. 노동자들은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의 연금 공격에 맞서고 있다.

정부는 [파업으로 사실상 마비된] 교통을 복구하려고 “크리스마스 휴전”을 제안하고 일부 노조 지도자들은 이를 지지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노동자들의 계속 투쟁 의지가 확고했기 때문이다. 많은 노동자들, 특히 국영철도공사(SNCF)와 파리교통공단(RATP) 노동자들은 12월 5일부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파업은 1995년 철도 노동자들이 지속적인 파업으로 우파 총리 알랭 쥐페의 연금 삭감 공격을 패퇴시켰던 때보다 더 오래 이어지고 있다. 또한 노동자들의 행동은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프랑스 철도의 절반 가량이 운행 취소됐으며, 파리 지하철은 대부분 운행이 중단됐다. 버스 운행 또한 매우 줄었다.

정부는 파업을 파괴하기 위해 대체 [파업 파괴용] 버스 투입을 조장했다. 정부는 장시간 운전을 금지한 안전 규정도 무시하며 대체 버스의 기사들에게 일을 시키려 한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파업 노동자들이 차고를 봉쇄하고, 대체 버스 운행을 막았다.

파업으로 정유공장 대부분의 생산이 중단돼, 주유소 수백 곳의 저장 기름이 바닥났다.

이번 파업으로 마르세유 인근 페트로이니오 정유공장과 파리 인근 그랑퓌 토탈 정유공장이 지난주에 문을 닫았다.

노동총동맹(CGT) 소속 철도노조의 한 현장대표인 베르나르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여전히 확고합니다. 파업을 접지 않은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크리스마스 연휴에 [파업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것이 힘들긴 하지만, 연대가 힘을 주고 무엇보다 이 전투에서 패배하면 영국 철도처럼 될 것임을 알기 때문에 힘을 내고 있습니다.

“파업 기간에 우리는 일손을 놓고 그저 쉬고 있는 게 아닙니다. 동료들을 조직하고, 연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또한 노란 조끼 운동, 기후 위기 반대 활동가들, 그 외 여러 운동들과 파업을 어떻게 연결시킬지 고민 중입니다.

“우리는 새로운 동맹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흥분되는 일이고 노동조합주의를 넘어서는 정치입니다.”

파업 노동자들은 계속해서 대기업들에 전력 공급을 끊을 기회를 노리는 반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 주고 있다.

12월 22일 전력 노동자들이 파리 외곽에 위치한 아마존 사(社)의 블랑 메닐 물류창고의 전기를 끊어, 아마존의 크리스마스 배송에 큰 타격을 줬다.

CGT는 트위터에 이런 글을 게시했다. “CGT 전력 노동자들은 [요금을 내지 못해서] 전기가 끊긴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력 공급을 재개할 것입니다. 또한 전기요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저가 요금제만큼만 부담하도록 할 것입니다. 가난 탓에 크리스마스에 촛불을 켜야 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중단

크리스마스 5일 전, CGT 산하 전력노조 피레네-오리앙탈 지부는 신형 전기계량기 수천 개의 작동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이 계량기는 요금 체납 가정에 전기 공급을 제한하도록 설계돼 있다.

노조는 이렇게 말했다. “그 누구도 가정에 전기 공급을 끊을 권리는 없다.”

파업에 대한 대중적 지지도 여전히 강력하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62퍼센트가 파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여러 노조들이 투쟁 기금을 공개 모금하고 있는데, CGT 소속 한 노조는 110만 파운드[한화로 약 16억 원] 이상 마련하기도 했다.

12월 28일 여러 도시에서 파업 노동자들과 노란 조끼 시위대가 함께 행진했다. 경찰은 이들을 서로 갈라놓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마크롱은 여전히 ‘더 오래 일하고 더 적게 받아가라’는 연금 공격의 핵심 사항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운동의 분열을 노리고 1975년 이후 출생자에게만 바뀐 연금제도를 적용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이 “할아버지·할머니 [배려] 조항”은 파업 노동자들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다. 노동자들은 이것이 분열을 노린 것이며, 공격을 확대하기 위한 서막이고, 젊은 세대를 버리는 것이라고 꿰뚫어 봤다.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사례로, 파리 오페라 발레단 소속의 파업 무용수들은 이보다 더 큰 정부의 양보안을 거부했다. 정부는 연금 개악안을 2022년부터 채용된 무용수들에게만 적용하겠다고 했다.

무용수들은 이렇게 말했다. “개별적으로 연금 개악 적용 대상에서 빼 줄 테니, 다음 세대부터 적용하는 것은 수용하라고 우리에게 요구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350년 역사라는 사슬의 작은 고리 하나일 뿐입니다. 350년 역사는 먼 미래까지 이어져야 합니다. 우리의 뒤를 이을 후배들을 희생시킨 세대가 될 수 없습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투에 걸린 판돈이 워낙 크기 때문에, 마크롱은 여기서 물러서면 다른 신자유주의 프로젝트들도 더 큰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 마크롱은 계속 싸우고 있지만 일부 마크롱 지지자들조차 마크롱이 사회적 반란만 더 부추긴다고 우려한다.

노조 지도자들은 파업 노동자들만큼 열정을 보이지 않는다. 일부 노조 지도자들은 공개적으로 파업 중지를 지시했다. 전국자율노조연맹(UNSA) 지도부는 산하 철도 노동자들에게 연말연시에는 작업장에 복귀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철도노조 14개 지부가 지시를 거부하고 파업을 지속했다.

다른 노총들은 파업 유지를 지지했지만, 대부분 무기한 총파업은 분명하게 호소하진 않고 있다. 그러나 무기한 총파업만이 승리를 보장할 수 있다.

노조 지도부는 다음 번 전국 집중 행동의 날을 1월 9일로 멀찍이 잡았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서로 다른 노총 소속 노동자들, 심지어 부문이 다른 노동자들이 한데 모이는 등 기층에서는 매우 중요한 발전이 진행 중이다.

한 예로 지난주 국영철도공사(SNCF)와 파리교통공단(RATP) 파업 노동자 100명이 파리에 모여 총회를 연 후 성명서를 발표했다. “모든 사람들의 퇴직과 그 이후 삶을 위해, 이 나라의 모든 노동자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연금 개혁’을 철회시킬 때까지 파업을 지속하기로 결의했다.”

노동자들은 노조 지도자들에게 요구했다. “운동을 지속하고 확대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여기에는 그동안 못 받은 임금이 곧 한 달 치에 이를 노동자들이 파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파업 기금을 마련하는 일도 있다. 하지만 더 주되게는 실질적 투쟁 계획을 추진하고 다른 부문으로 파업을 확산시킬 구체적 지침을 내리는 것이다.

“이것이 오늘 우리 총회의 진정한 의미다. 우리는 노조를 대체하거나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파업에 참가하는 우리 노동자들 자신이 운동을 통제해야 함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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