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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파업 6주차:
정부의 ‘떡고물’이 먹히지 않고 있다

영국 반자본주의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 2687호에 실린 필자의 두 기사를 통합한 것이다.

1월 9일 프랑스 파업 집회 ⓒ출처 Force Ouvrier (플리커)

이번 주에도 프랑스에서는 대규모 파업과 시위가 이어졌다. 프랑스 정부가 노동조합 지도부에 투쟁을 자제시킬 떡고물을 주려 했는데도 파업이 이어진 것이다.

총리 에두아르 필리프는 연금 수급연령을 현행 62세에서 64세로 높이는 개악안을 철회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필리프는 수급연령 상향을 미루는 것이 일시적인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이 공포한 연금 개악 공격의 다른 핵심 부분에서는 아무 변화가 없다.

마크롱 정부는 여전히 연금 지출액을 약 102억 파운드[한화로 약 15조 4000억 원] 삭감하고자 하며, 노동자들이 더 오래 일하고 연금을 덜 받는 체계를 만들고자 한다.

프랑스민주노동자총연맹(CFDT) 지도부는 필리프의 발표를 환영했다. 그러나 프랑스 노동총동맹(CGT)는 필리프의 제안이 “연막”이며, 자신들은 모든 개악 철회를 위해 “이전 어느 때보다 단호하게 싸울 태세”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5일에 시작한 전국 철도와 파리교통공단(RATP)의 무기한 파업은 계속되고 있다.

1월 9일 네 번째 집중 행동의 날에 맞춰 전국에서 일어난 파업과 시위는 대중적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마크롱이 물러서지 않고 있어서, 승리하려면 투쟁 수위를 높이는 것이 절실하다.

노조는 이날 파리에서 37만 명이 행진했다고 추산했다. 12월 17일 집중 행동의 날보다 2만 명 늘어난 수치다. 그 밖에 툴루즈에선 12만 명, 항구 도시 르아브르에선 3만 5000명, 루앙에선 3만 명, 리옹에선 2만 7000명, 그르노블에선 2만 5000명이 거리로 나왔다.

경찰은 이전 연금 개악 반대 시위 때보다 더 극성스러웠다. 파리에서는 20명이 체포됐으며, 경찰들이 최루탄, 고무탄을 쏘고 “플래시볼”[시위진압용 고무공을 쏘는 단총]을 쐈다.

마르세유에서는 22만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12월 5일·10일에 모인 15만 명, 12월 7일에 모인 20만 명보다 참가자가 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철도·대중교통 부문 파업 노동자, 정유소·병원·공무원·항만 노동자, 교사, 소방관, 변호사, 노란 조끼 시위대 등 수많은 사람들이 행진에 참가했다.

파업의 위력

마르세유에서 시위에 참가한 아가사는 이렇게 말했다. “새로운 사람들이 파업과 행진에 합류했어요. 저는 교사인데요, 저희는 새학기가 시작돼서 학교로 막 돌아왔어요. 저희 학교에서는 거의 모든 선생님이 파업 중입니다.

“전국 교사의 절반, 파리 교사의 60퍼센트가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시위대가 하도 기세등등해서 경찰이 우리를 건들지도 못하고 행진 경로를 돌리지도 못했죠. 연금 개악만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행진 중간에는 페미니스트들이나 기후 위기 반대 활동가들의 대열도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래야 돼요. 더 많은 사람이 파업해야 하고, 하루만 파업해서도 안 돼요. 마르세유에서는 파업을 무기한 할지, 하루씩 찔끔찔끔할 것인지를 두고 논쟁이 있어요. 총파업을 해야죠.”

경영진 발표에 따르면 철도 기관사 3분의 2 이상, 철도 관제사 60퍼센트가량이 파업에 들어갔다. 파리 지하철은 기관사가 없는 1호선과 14호선을 제외하면, 관리자와 소수 파업 파괴자들을 대체인력 삼아 최소한의 열차들만 겨우 운행됐다.

프랑스의 정유소 8곳 모두 1월 7일 정오부터 4일간 파업을 벌였다. 노동총동맹(CGT)은 파업 때문에 유조선이나 송유관을 통한 연료 공급이 완전히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것은 연금 개악 반대 투쟁이 시작된 이래 정유소 노동자들이 벌인 행동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조직력과 단결을 보여 준 것이다.

포르-제롬-그라뱅숑 정유소 노동자들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파업했다. 이들은 2016년 [당시 올랑드 사회당 정부가 추진한] 노동법 개악에 반대하는 저항이 벌어졌을 때에도 파업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투쟁에 동참한 것이다.

노조는 1월 14~16일을 새로운 집중 행동의 날로 선포했다.

운동을 어떻게 전진시킬 것인지를 두고 진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파업과 시위는 대단히 인상적이다.

좌파 단체 ‘계급 자주’(A2C)의 혁명가들은 이렇게 썼다. “이번 파업은 아름답다. 운동의 힘 앞에서 말을 더듬는 장관들, 심란한 의원들, 편집장들만큼이나 아름답다.

“마크롱의 세계는 전경들로 에워싸인 그들만의 세계다. 우리는 이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세계가 우리를 파괴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 모든 것을 얻으려면 이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정치적 위기만이 마크롱을 끝장낼 수 있다.”

한편, 노조 지도부가 파업 노동자들을 고립되도록 내버려둘 위험이 있다.

프랑스 반자본주의신당(NPA)는 이렇게 말했다. “마크롱 정부는 쉽게 항복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공공 부문 노동자들과, 이번 연금 개악으로 마찬가지로 피해를 볼 민간 기업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지속적으로 대규모 파업을 건설해서 운동을 발전시켜야 한다.

“총파업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앞으로는 총파업이 유일한 목표다.”


현장 조합원들의 조직이 나타나고 있다

파업 통제권을 노조 지도부에게서 가져오기 위해 일부 현장 조합원들이 주도력을 발휘하고 조직적으로 나설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1월 9일 파리에서는 철도와 파리교통공단(RATP) 파업 노동자 약 1000명이 이룬 그룹이 각 노조 대열보다 앞장서서 행진했다. 이 그룹에는 4대 노조 조합원들과 노조원이 아닌 사람들도 포함돼 있다.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노조 지도부가 파업을 지속·확대하기 위한 계획이 전무한 상황에서 이 그룹은 기층에서 스스로 조직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파업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시위와 행동 계획을 발의했다.

1월 8일 그들 중 100여 명이 파리 근교 푸아시에 있는 자동차 기업 푸조 시트로앵 PSA 공장에 찾아가 노동자들에게 파업 동참을 촉구했다. 실제로 여기에 응해 다음 날 행진에 온 노동자들이 있었다.

일부 파업 노동자들은 공장으로 들어가 노동자들에게 말을 걸었다. 프랑스 지하철 3호선에서 일하는 파업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모두 함께 이기거나, 함께 패배할 것입니다. 우리 두 회사 노동자들만 싸워서는 승리할 수 없습니다. 총파업이 필요합니다.”

푸아시에 거주하는 노동자총동맹(CGT) 조합원 파리드 보살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철도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유인물을 반포했습니다. [모두가 함께 벌이는] 하나의 투쟁입니다.

“조립 라인에서 64세까지 일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투쟁을 연결하는 것이 승리의 열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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