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추미애 감싸기:
문재인 레임덕 막을 검찰 장악 위한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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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갈수록 새로운 증언들이 나오면서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아들 서모 씨의 군 휴가 특혜(휴가 미복귀 무마)에 관한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추미애는 국회에서 관련 의혹이 나올 때마다 “소설 쓰네”라고 했지만, 적어도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을 보면 이번 의혹 제기는 다큐에 가까운 듯하다. 당시 민주당 당대표였던 추미애의 보좌관이 적어도 두 차례 서 씨 부대에 휴가 연장을 청탁하는 전화를 건 일, 서 씨 휴가 미복귀가 문제 된 2017년 6월 25일 심야에 부대를 방문해 ‘미복귀가 아니라 휴가 처리로 하라’고 지시한 상급부대 장교가 누구였는지 등이 밝혀지고 있다. 게다가 파기된 것으로 알려졌던 추미애 부부의 국방부 민원 통화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청와대와 민주당은 추미애 감싸기에 여념이 없다. 딱 1년 전인 조국 당시 법무부장관 임명 논란 때부터 만악의 근원이 검찰인 듯이 굴던 자들이 이제는 검찰이 알아서 잘 수사할 것이라고 말한다. 당대표인 이낙연부터 심지어 (비문인) 이재명 경기지사까지 나서서 그러고 있다.
민주당은 9월 16일 친문계가 아닌 두 현역 의원을 당내 윤리감찰단에 회부했다. 이스타항공의 실소유주 일가로서 매우 무책임한 경영으로 노동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전주 지역구의 이상직과 공직자 재산 신고 누락이 들통난 김홍걸(김대중의 아들)이 그들이다.
그러나 추미애 의혹에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민주당의 추미애 변호론자들은 서 씨의 수술과 다친 아들에 대한 모정에 호소한다.
그러나 휴가 의혹의 본질은 서 씨가 병가가 종료돼 부대 복귀 시한을 이틀이나 넘긴 상황에서도 부대에 복귀하지 않았고 이후에 휴가 연장 처리됐다는 점이다. 이것은 문재인 정부 집권 초반 여당 대표의 자식에게 부여된 특혜 아니면 설명될 수가 없다. 일반 사병이라면 탈영으로 취급되고 (사정이 있든 없든) 징계를 받을 일이다.
그런데 서 씨는 부대에서 왜 복귀하지 않느냐고 연락이 올 때까지 집에 있다가 그제서야 휴가를 연장 처리한 것이다. 심지어 휴가 연장을 정당화할 서류도 없다고 한다.(이전 병가도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다.)
따라서 추미애 아들 미복귀 휴가 연장 특혜 의혹은 이 사회의 불평등과 특권층의 행태를 다시 드러낸 일이다. 게다가 특권 행사 당사자이면서 지금도 그 점을 부인하는 당사자는 바로 법 집행을 총괄하는 현직 법무부장관이다.
바로 그 법무부장관이 지금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을 주도하고 있고, 민주당은 검찰 장악으로도 안심할 수 없는지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를 신설하는 것에 열중하고 있다. 심지어 공수처장을 민주당이 단독으로 임명하는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결국 재판에서 조금씩 거짓이 드러나고 있는 조국 전 법무장관이나, ‘토착왜구’의 근거 없는 음해라더니 결국 사기와 횡령 등으로 검찰에 의해 기소된 윤미향 의원을 민주당은 감싸 왔다.
세 사람은 모두 언론은 기피하면서 개인 SNS(페이스북)에 자기 정당화하는 글들을 자주 올리는 공통점이 있는데, 특히 추미애가 쓴 글의 결론은 늘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여권 수뇌부에 검찰 장악을 계속 하려면 자신을 보호해 달라는 신호로 읽힌다.
추미애가 한 일들
추미애가 법무부장관이 된 뒤로 이룬 업적은 사실상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연루된 권력층 비리 수사를 노골적으로 방해한 일뿐이다.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개입 의혹, 조국 일가의 부정 혐의, 청와대 인사들이 연루된 금융 비리 등을 수사하는 검사들이 대부분 좌천되거나 검찰에서 나갔다. 반대로 이번 추미애 아들 의혹 수사를 8개월이나 질질 끄는 식으로 정권에 잘 보이려 한 검사들은 요직으로 승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검찰 개혁’을 빌미로 막강한 억압(치안)기구인 경찰의 수사 권력이 더 강해진 것도 매우 불길한 일이다.
집권 4년차로 접어들면서 경제 실패와 개혁 배신에 대한 환멸로 지지율 하락 위기를 겪고 있는 문재인 정부로서는 집권 말기 권력 누수(레임덕)를 막으려고 검찰 장악에 필사적이다. 그리고 이런 수사 방해를 검찰 개혁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 일에 앞장서 온 추미애를 여권 지도부가 감싸는 이유다.
그러나 의혹을 더 틀어막기도 어렵고 의혹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날수록 추미애를 계속 감싸기도 어려워질 것이다. 추미애를 버리는 것도, 계속 감싸고 가는 것도 모두 위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 점이 지난해 조국 파동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다. 지난해에는 조국을 경질하고서 지지율을 부분 회복했다. 그러나 이제는 조국, 윤미향 등 연이은 부패 논란을 거치면서 정권에 대한 신뢰가 추락했다는 것이다. 그 위선에 학을 뗀 사람들이 이미 많다.
그런데도 노동운동의 대표 조직들은 민주당과의 차별화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요인들이 겹쳐 정치적 냉소가 커지면, 특히 청년층에선 사회의 진보적 변화에 대한 기대, 대중적 저항의 일부가 되는 것에 대한 회의가 퍼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 등 우파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커진다. 우파가 더 나쁘니 정치적 냉소를 버리고 민주당을 옹호해야 한다는 논리로는 오히려 이런 일들을 막을 수 없다. 냉소의 이유가 민주당 정부의 부패·위선과 개혁 염원 배신에 있으니 말이다.
경제·코로나 위기를 평범한 서민층 사람들에게 전가하는 문재인 정부의 친시장 정책이 사람들이 환멸과 배신감을 느끼는 근원이다. 자본주의 위기를 모면하고자 지배계급이 전가하는 고통에 맞서 투쟁적·급진적 노동계급 운동이 건설돼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