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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포함 2021년 전국노동자대회, 정부 방해 뚫고 성사:
문재인과 민주당 정부에 대한 불만을 보여 주다

정부와 경찰의 불허를 뚫고 모인 노동자들이 서울 동대문 사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이미진

전태일 열사 51주기를 맞아 민주노총이 주최한 ‘2021년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서울 동대문 사거리에서 열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정부가 집회의 자유를 거의 금지한 이래 처음으로 잡힌 전국 집중 집회였다.

정부와 경찰, 서울시가 집회를 금지하고, 방해하며 수천 명의 경찰과 경찰버스 등을 동원했다.

집회 직전까지도 장소가 유동적이어서 노동자들은 삼삼오오 도심 부근에 있다가 동대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오후 1시반 경부터 건설노조 대열을 시작으로 금속노조 대열 등이 동대문 사거리로 집결에 성공하면서 집회가 이뤄졌다. 건설노조와 금속노조, 나머지 대열이 세 방향에서 동대문 사거리로 모였을 때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건설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는 더 친기업적으로 우경화하고, 노동자 투쟁 탄압도 지속하고 있다. 이재명도 최근 친기업을 강조하고 대기업 강성노조가 문제라는 발언을 했다.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되자마자 대선 지지율 1위가 된 윤석열은 민주노총을 “기득권 세력”이라고 비난하고 기업 규제 완화, 노동운동 규제를 주장하고 있다.

뻔뻔하게도 정부는 방역을 핑계로 민주노총의 여의도공원(주말에 한산함) 집회 신청을 거부하고는 우파(우리공화당)의 태평로 차도 집회는 허가해 줬다.

정부는 이번에도 “방역수칙을 무력화한 ‘쪼개기 불법집회’”라며 민주노총이 신고한 집회를 모조리 불허했다.

반면, 정부의 방역 완화로 (집회일 직전인) 이번 주중에 잠실야구장에 2만 9000명, 월드컵 예선전에 3만 명이 밀집해 모였다.

그런데도 방역 수칙을 지키겠다고 한 노동자 집회만 금지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임기말 추락을 막으려고 기업주들과 우파에게 잘 보이는 것에 매달리고 있음을 보여 준다.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오늘도 경찰버스로 서울 시내 곳곳에 차벽을 만들고 서대문과 여의도에 새벽부터 검문소가 설치 돼 상경버스를 막으려 했다. 서울 강북 도심 7개역의 무정차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노동자대회 전날 주최한 비정규직 집회도 경찰 수백 명을 동원해 원천 봉쇄했다.

국무총리 김부겸이 법과 원칙 운운하자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구성하겠다며 협박했다. 이미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을 구속한 정부의 뻔한 협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 방해를 뚫고 노동자 만여 명이 서울 도심에서 존재감을 보여 준 것은 의미가 있다.

이것은 노동자들의 불만이 상당해 지도자들이 잘 조직한다면 투쟁에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무엇보다 오늘 집회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노동자들의 분노를 보여 줬다. 이날 집회 연단은 문재인 정부의 개혁 배신에 대한 성토 발언으로 채워졌다.

이날 집회에는 건설, 금속, 서비스, 공공 등 여러 부문 노동자들이 모였다. 건설 노동자들이 대열의 절반을 차지했다. 금속 노동자들도 수천 명 참가했다.

정부와 경찰의 불허를 뚫고 모인 노동자들이 서울 동대문 사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이미진
조만간 2차 파업에 돌입하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삭발을 한 채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이미진

건설 노동자들은 최근 요소수 가격 폭등으로 고통도 받고 있다. 특수고용의 현실 때문에 덤프, 굴삭기, 레미콘, 건설기계 등에 필요한 요소수를 노동자들이 자비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건설부문 산재 사망이 심각한 만큼 대열 곳곳에서는 건설안전 특별법에 대한 요구를 담은 현수막도 많았다.

윤택근 민주노총 직무대행은 노동기본권 보장, 산재 사망 문제 등을 외면하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했다.

“전태일 열사 항거가 51년이 지났지만 5인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이 360만 명, 노조할 권리조차 박탈당한 건설 노동자가 250만 명입니다. 8720원 최저임금 조차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330만 명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동자가 차별받지 않고 인간답게 살자는 절규가 들리지 않는 겁니까.”

민주노총은 1월 민중총궐기를 통해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법원에서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지만 자회사 전환을 강요 받은 현대제철 노동자도 발언에 나섰다.

이병용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장은 현대제철이 비정규직을 정규직 전환하지 않고 “문재인표 가짜 사장인 자회사”로 전환하는 꼼수를 부렸다고 규탄했다. 그리고 “불법파견을 한 사용자를 처벌하기는커녕 노동자를 탄압하고 자본의 뒤를 봐주고 있습니다”고 비판했다.

공공부문 콜센터 여성 노동자는 문재인 정부가 정규직화를 포기한 민간위탁 노동자로서 느끼는 배신감을 토로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에 기대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끝나가는 지금은 허탈과 분노만 남았습니다. 자회사라는 또 다른 간접고용 형태로 진행되며, 절대 다수 기관들은 형식적인 절차만 거친 채 전환되지도 않았습니다.”

민주노총과 5개 진보정당(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변혁당, 녹색당)이 합의한 공통 사회 개혁 요구도 발표됐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5년, 코로나19 2년을 거치면서 한국사회의 불평등은 심화”됐다며 기후위기 대응, 노동권 보장, 주 4일제 도입, 주거 공공성 확대 등 10가지 공동 투쟁 과제를 제시했다.

한편, 〈노동자 연대〉는 이날 노동자대회 특별호를 발행해 집회 곳곳에서 노동자들을 만났다(무상 반포). 집회장 곳곳에서는 노동, 기후, 차별 쟁점 등을 담은 노동자대회 특별호를 꼼꼼히 읽어 보는 노동자들을 볼 수 있었다. 일부 노동자들은 함께 참가한 동료들에게 전달하며 반포를 돕기도 했다.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상징의식으로 ‘불평등’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찢고 있다 ⓒ이미진

전국노동자대회 기념으로 특별 무상 반포된 <노동자 연대> 신문을 유심히 읽고 있는 노동자들 ⓒ이미진

정부와 경찰의 불허를 뚫고 모인 노동자들이 서울 동대문 사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이미진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이병용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고은이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전국노동자대회에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단체들도 참가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노동자 연대> 신문을 반기며 사진을 찍고 있다 ⓒ육오영화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문재인 정부의 허울뿐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택배 노동자들이 사회적 합의를 위반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을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공무원 노동자들이 “코로나19 대응 공무원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진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린 서울 동대문 사거리 도로에 집결한 금속 노동자들 ⓒ김문성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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