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 국제 반전 행동에 참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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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1일(토) 오후 3시 서울 대학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하는 ‘전쟁을 멈춰라! 국제공동행동’ 집회가 열린다. 집회 뒤에는 종각역 근처 르메이에르 종로타운까지 행진한다.
이 집회는 국제 행동의 일부다. 5월 7일부터 6월 25일까지 여러 나라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하는 국제 행동들이 계획돼 있다.
국제 행동을 제안한 국제적 반전 연대체 ‘우크라이나에 평화를’은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는 러시아 군대의 철수, 나토 회원국들의 군사적 확전 중단, 핵 확전의 위험을 안고 있는 참혹한 전쟁을 협상으로 해결할 것을 요구한다.”
5월 21일 한국의 집회 참가자들은 “러시아군 철군, 나토 확전 시도 반대, 한국 정부 개입 반대”를 요구할 것이다. 이 대의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모두 함께 행동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새로운 음울한 시기가 열렸음을 알린 사건이다. 재앙적인 전쟁으로 수만 명이 죽고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굶주림, 인플레이션, 사회적·정치적 불안정, 군국주의 강화 등이 초래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의 무자비한 공격을 끔찍하게 여기며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연민을 보낸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인들은 이 전쟁의 대가를 비극적으로 치르고 있다.
그래서 누구는 우크라이나인들의 삶을 지키는 길이 전쟁 중단이 아니라 서방의 군사적 지원과 개입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할 수도 있다.
5월 21일 집회는 러시아의 침공과 나토의 확전을 모두 반대하는 메시지를 거리에서 전할 수 있는 기회다. 최대한 큰 규모로 집회가 개최돼 이런 반제국주의적 반전 목소리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 줘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 당장 이 집회를 널리 알리는 활동들을 해야 한다. 대학가, 거리, 온라인 등에서 적극 광고하면서 반전 정서를 포착하고 표현해야 한다.
지금 반전 운동을 하는 단체(와 개인)들 사이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 정의당 같은 온건 좌파 정당은 사실상 서방 제국주의를 편드는 문제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편, 진보당 강경파인 〈민플러스〉는 러시아 철군 요구가 “미국의 제국주의적 본성”을 가린다며 반대한다.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에 열의가 없는 듯하다. 1만여 명이 모인 5월 1일 국제 노동절(메이데이) 서울 집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래서 반제국주의적 반전 블록을 키울 동맹자들을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나토의 확전이 핵 전쟁의 위험을 키울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공공연하게 표현되도록 기층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전쟁과 평화의 문제는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삶과 죽음의 문제다. 한국 정부는 전쟁과 죽음의 편을 들고 있다.
5월 21일 집회가 푸틴의 제국주의와 나토의 제국주의 둘 모두에 반대하며, 서방 편을 드는 한국 정부에 반대하는 운동을 건설해 나아갈 디딤돌이 되면 좋겠다.
반전 행동을 조직하는 데서 알아야 할 몇 가지 점들
① 외교적 노력은 진전이 없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정부 대표단이 마지막 공식 회담을 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또, 중재 시도가 있었지만 전쟁은 축소조차 되지 않았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모스크바에서 푸틴을 만났지만, 마리우폴에서 “인도주의적 통로”는 쉽게 열리지 않고 있다.
② 러시아 지배자들과 미국 지배자들의 제국주의적 추동력으로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직후쯤 많은 언론들은 5월 9일이면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제2차세계대전 때 러시아가 나치 독일에 맞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러시아 국경일인 그날에 맞춰 푸틴이 승리를 선언하려 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푸틴이 키예프(키이우) 전선에서 패한 뒤에는 5월 9일 전승 기념일에 맞춰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장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전술을 변경했다는 보도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전쟁은 이런 언론 보도들에 따라 전개되지 않는다. 푸틴이 그날 모스크바에서 기념 행사를 어떻게 하든 간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 미국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은 “올해 말까지 전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③ 러시아와 나토는 둘 다 확전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러시아 해군의 흑해함대 기함 ‘모스크바함’ 침몰은 몇 달 전에만 해도 20세기 세계 전쟁을 다루는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었던 사건이다.
이 사건은 장차 제국주의 강대국들 간의 확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함대 침몰 사건 직후 러시아 국방부는 전선의 중심이 우크라이나 동부로 이동했음에도 키예프에 대한 미사일 공격 횟수와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파이낸셜 타임스〉 보도를 보면, 미국은 전략을 수정해, “전쟁 초기의 신중함이 대부분 폐기됐다.” 3월에 폴란드가 옛 소련제 미그-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넘기겠다고 밝혔을 때 미국은 반대했었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투기 20대가 다시 작전에 나설 수 있도록 예비 부품 공급을 지원하고 있다.
스탠리 쿠브릭 감독의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같은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는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지구상의 제국주의 강대국들이 벌이는 충돌은 인류에게 가하는 엄청난 위험이자 판돈이 큰 전쟁이다.
④ 미국 등 서방의 러시아 제재는 전쟁 행위나 다름없다
미 국무부 경제·에너지 담당 차관 호세 페르난데스는 이렇게 말했다. “제재와 석유 등 모든 것이 의제로 올라 있다. 우리에게는 두꺼운 각본이 있다. 각본 중에서 아직 읽지 않은 페이지들이 많다. 목표는 러시아에 최대 고통을, 미국에 최소 고통을 안겨 주는 것이다.”
경제 제재는 국가 간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고, 평화적인 방법도 아니다.
⑤ 우크라이나 전쟁은 갈수록 제국주의 간 충돌이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를 공격하면서 시작된 전쟁의 “두 번째 국면”이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내 전장은 물론이고, 제국주의 경쟁자들이 확전을 도모하는 국제 무대에서도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러시아만 행동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외교적·군사적 조처들은 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철저하게 대리전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들은 러시아가 옛 소련 붕괴 후 형성된 국제 질서를 흔들려는 시도를 저지하려 한다. 그래서 나토의 중화기와 위성 기반 정보 등을 제공받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군대를 패퇴시키기를 원한다.
미국 국방장관 오스틴은 “우크라이나가 적절한 장비와 지원만 있다면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은 새 무기들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독일·프랑스·네덜란드도 우크라이나에 중화기를 지원하고 있다. 이 국가들은 동유럽 동맹국들에도 우크라이나에 전투기와 중화기를 지원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