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나토가 중화기 지원을 급격히 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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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키우고 있다. 이들의 추가 개입으로 우크라이나에는 훨씬 더 많은 무기가 쏟아져 들어가고,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한층 더 통합될 것이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자체는 자립에서 더 멀어질 것이다.
4월 23일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에게 군사 원조의 “새 장(章)”에 관해 얘기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 부실장 안드리 시비가는 밝혔다. 또, 이번 원조에는 중화기도 포함될 것이며, 젤렌스키와 존슨이 자금 추가 지원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다음 날인 24일에는 미국 국무장관 앤터니 블링컨과 국방장관 로이드 오스틴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키예프(키이우)에서 젤렌스키를 만났다.
오스틴은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벌인 일을 다시는 벌이지 못할 정도로 약해지기를 바란다.” 〈파이낸셜 타임스〉 신문은 미국의 전략이 바뀌었고 “미국 전현직 관료들에 따르면 전쟁 초기의 신중함이 대부분 폐기됐다”고 보도했다.
이어서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렇게 보도했다. “정책 변화는 미국이 우크라이나군에 지원하기 시작한 무기의 종류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한 달 전 폴란드가 미그-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 공군에 제공하려 하자 미국은 반대했다.
“이제는 강조점이 바뀌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투기 20대가 다시금 작전에 나설 수 있도록 예비 부품 공급을 도모하고 있다.
“미국이 전투에 공급하는 중화기의 범위도 엄청나게 늘었다.
“화물 수송 항공편(대개 미국이 운용한다)이 하루에 8~10회 우크라이나 서쪽 국경 인근에 착륙한다. 이 항공편은 수억 달러어치 물품을 실어 나르는데, 그 물품 중 중화기의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영국도 나토 무기 지원의 규모와 범위를 늘리려 한다. 영국은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하는 탱크와 중화기를 벌충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영국과 독일은 동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에 이렇게 말한다. “당신들의 탱크와 중화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면, 우리가 당신들에게 새 무기를 제공해 공백을 메워 주겠다.” 이로써 우크라이나를 서방의 영향권에 더 단단히 묶을 것이다. 존슨은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소련제 T-72 탱크를 제공하면 영국이 이를 “메꿔주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안보 보장” 계획을 제안하기도 했다.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은 우크라이나에 무기·훈련·첩보를 장기적으로 제공하는 것에 관한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조인하지 않고도 나토 회원국 지위를 얻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것이다.
독일 국방장관 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도 무기 관련 계획을 발표했다. 독일은 동유럽 국가들의 무기고를 독일제 무기로 다시 채워 줄 것이다. 슬로베니아가 우크라이나에 T-72 탱크를 대량 제공할 예정인데, 독일은 그에 맞춰 슬로베니아에 독일제 마르더 탱크와 푹스 차륜형탱크를 제공할 것이다.
람브레히트는 독일이 우크라이나군에 독일제 자주포 판처하우비체2000 사용법을 훈련시킬 것이라고도 밝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탱크는 네덜란드가 우크라이나군에 공급한 것이라고 한다.
영국, 우크라이나에 특수부대 파병 의혹
러시아는 영국 공수특전단(SAS) 소속 사보타주 전문가들이 우크라이나 서부에 배치됐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4월 23일에 러시아의 최고 수사기관은 폴란드 국경에 인접한 우크라이나 서부 리보프(리비우) 지방에 SAS가 파견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러시아 언론의 보도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한 안보 소식통은 SAS 요원 약 20명이 우크라이나에서 작전 중이라고 했다. 영국 특수부대가 우크라이나에 있다는 혐의는 심각한 것이다. 푸틴은 서방 국가들에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이는 “특별 군사 작전”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영국군에게서 대전차미사일 운용법을 훈련받았음을 시인했다.
그런데, 지난주에 영국 국방안보미디어자문위원회는 관련 정보를 통제하려고 〈소셜리스트 워커〉와 몇몇 언론 매체에 이 소식을 보도하지 말라는 통지를 보냈다.
영국의 군사적 책략은 비밀리에 벌어진다 해도 [서방과 러시아] 양측 모두에서 전쟁 몰이를 부채질하고 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가 SAS의 우크라이나 파병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분명치 않다. 러시아의 보복 행위는 훨씬 더 큰 고통을 야기하고 무고한 이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
러시아 석유 구매하는 중국과 인도
서방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전 세계가 러시아에 맞서는 형국으로 묘사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서방의 경쟁국들은 미국·유럽연합의 경제 제재에서 이득을 챙기려 애쓰고 있다. 특히 석유 무역에서 그렇다.
중국과 인도는 자국의 제조업을 부양시키려 애쓰면서 석유를 최대한 사들이고 있다.
이번 주에 중국의 국영 석유 대기업 중국해양석유(CNOOC)·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중국석유화공(SINOPEC)은 러시아 석유·가스에 대한 영국계 석유 대기업 쉘의 투자 지분 40억 파운드[약 6조 3700억 원]어치를 매수하려 협상 중이다. 협상이 타결되면 중국은 세계 최대 수준으로 석유·가스 매장량이 큰 이 나라에서 더 많은 지분을 갖게 될 것이다.
최근 몇 주 동안 인도는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적극적으로 늘려 왔다. 2월 하순 이래로 인도 정부는 러시아산 석유 1300만 배럴을 추가 주문했다. 그 결과 러시아는 자체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에너지를 수출하고 있다. 경제 제재를 받는 와중인데도 말이다.
돈바스로 가는 ‘고스트 드론’
지난주에 미국 국방부는 미국 공군이 우크라이나군을 위해 신형 “고스트” 드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피닉스 고스트’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드론은 미국이 추가 제공하는 8억 달러[약 1조 원]어치 무기 지원 패키지의 일부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요구에 맞춰 공군이 신속 개발한 것”이라고 했다. 이 드론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방에서 벌어지는 전투에 적합하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의 대규모 군수 기업 제너럴아토믹스와 드론 ‘MQ-9 리퍼’ 제공을 협의 중이기도 하다. 이 드론은 대당 3000만 달러가 넘는데, 미국 정부가 그 대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한다.
“미국 정부의 지원 덕에, 이 드론들은 며칠 안에 우크라이나군 조종사들에게 제공될 수 있다.” 제너럴아토믹스 대변인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