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제국주의 간 충돌에서 누가 승리하든 우리의 패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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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와 서방 중 누가 이기든, 우크라이나인들에게는 재앙일 것이고 미래의 전쟁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키예프(키이우)에 꼭두각시 정권을 세우는 데에 성공하면, 우크라이나의 사회·경제·정치 활동은 러시아 지배자들에게 종속될 것이다.
러시아의 전진이 이보다 제한적이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 지방 전체를 영구적으로 점령한다면, 몇몇 “의심스러운” 우크라이나 민족 집단들을 상대로 인종청소가 벌어질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영토와 경제적 자원의 상당 부분을 잃게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들은 러시아의 공격 범위 안에 들어올 것이다. 충돌이 계속될 것은 거의 불가피할 것이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대중 저항이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그런 저항은 아프가니스탄·이라크에서처럼 많은 사상자를 낳고 끈질길 것이다.
러시아 국내에서는, 침공에 반대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푸틴의 혹독한 탄압이 시작될 것이 명백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부가 미국·나토의 무기와 군사적 지원에 힘입어 승리한다 해도, 그 결과 역시 파괴적일 것이다. 이는 미국이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의 패배를 떨치고 일어나 중국을 꺾을 수 있다는 믿음을 부추길 것이다.
속국
우크라이나는 경제적·군사적으로 서방에 철저히 의존하게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나토의 전초기지 구실을 하는 병영 사회가 돼, 러시아의 침공을 항시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속국 신세를 면하는 대신 서방의 속국이 될 것이다.
무기 공급과 외교적 지원에 항시 기대어야 하는 우크라이나 정부는 미국이나 나토가 설정한 노선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거나 나토 회원국에 준하는 지위를 얻으려는 시도도 더 진전될 것이다.
지난주 회담에서 우크라이나는 미국·영국·프랑스·터키·독일·캐나다·폴란드·이스라엘에게 구속력 있는 안보 보장을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집권당 대표인 다비드 아라크하미아는 이렇게 말했다. “안보 보장국들이 북대서양조약 5항에 준해 행동하기를 희망한다.” 이는 나토 회원국들의 상호 방위 의무 조항을 일컫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민족주의 프로파간다와 군대 숭상이 넘쳐 나고 있다. 이에 대한 비판이나, 어떤 식으로든 친러시아적이거나 나토에 비판적이라고 여겨지는 세력에 허용되는 공간은 매우 줄어들 것이다.
이미 우크라이나 국가안보위원회는 11개 야당의 활동을 금지했다. 그중에는 의석을 44석이나 보유한 정당도 있다.
그리고 젤렌스키는 계엄령하에서 “통일된 정보 정책”의 중요성 운운하며 모든 지상파 채널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법령에 서명했다.
서방의 지원에 힘입은 성공으로 대담해진 우크라이나 정부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 심지어 크림반도에서도 러시아를 몰아내려 할 수도 있다. 한편, 러시아가 패배하면 “잠들어 있던 갈등”이 곳곳에서 다시 깨어날 것이다.
아르차흐, 남(南)오세티야, 압하지야, 트란스니스트리아 등의 ‘자치 공화국’들은 러시아의 군사적 보호에 크게 의존해서 유지되고 있다.
나토가 러시아를 꺾으면 조지아군이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에 쳐들어갈 수 있다. 몰도바나 우크라이나가 트란스니스트리아를 없애 버리려 할 수도 있다. 나토 회원국 터키와 동맹 관계인 아제르바이잔이 아르차흐를 점령할 수도 있다.
전선
이미 그런 징후가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위원장 올렉시 다닐로프는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를 상대로 한 또 다른 전선이 형성된다면 우크라이나에 매우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 하원의원 애덤 킨징어는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지금이 러시아에게서 영토를 탈환할 절호의 기회임을 깨달은 나라들이 몇몇 있을 것이다. 러시아의 점령지가 특가 세일 중이다.”
몇 년에 걸친 유혈낭자한 전쟁을 일으키자는 것이다.
긍정적 결과를 낳을 유일한 길은, 제국주의 국가들의 전쟁 책동을 모두 거부하는 것이다. 이는 푸틴에 맞서 러시아에서 벌어지는 반전 운동, 나토의 확전에 맞서 미국과 그 동맹국에서 벌어지는 기층 저항에 기초해야 한다.
평범한 사람들은 제국주의 지배의 굴레를 벗어던져야 자신들의 독립적·민주적 해법을 실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