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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
책임 회피로 일관하는 윤석열을 규탄하다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을 하루 앞둔 2월 4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진

이태원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둔 2월 4일, 유가족과 시민대책회의가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 대통령 공식 사과! 행안부 장관 파면! 10.29 이태원 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를 열었다.

참사 100일이 다 되도록 윤석열 정부는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이상민, 오세훈, 윤희근 등을 무혐의 처분하는 수사 결과를 내놨다.

도리어 책임 당사 기관 중 하나인 서울경찰청은 적반하장 격으로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시민언론 민들레〉 사무실을 공무상 비밀 누설 및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정부가 마땅히 했어야 할 일을 대신한 것인데 말이다.

국정조사에서는 서울경찰청장의 발언으로 마약 수사와의 연관성이 재차 확인돼 국정조사 결과보고서에 반영됐다. 그러나 새로운 진상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국민의힘의 방해 속에 주류 정당 간 정쟁으로 얼룩졌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추모 행렬 이태원 참사 100일을 앞두고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녹사평역을 출발해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임준형

이날 추모대회는 녹사평역 이태원광장 시민분향소에서 출발하는 행진으로 시작했다. 애초 행진 후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할 예정이었으나 오세훈의 서울시는 광장 사용을 불허했다.

이에 주최 측은, 행진 대열이 서울시청 광장에 도착하자 시청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경찰이 이를 저지하려고 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그 과정에서 20대 유가족 한 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1시간이 넘는 대치 끝에 분향소를 설치한 유가족과 참가자들은 시청광장 옆 세종대로에서 집회를 이어 갔다. 행진을 시작할 때보다 참가자가 늘어, 지난해 12월 첫 추모제 이후 가장 많은 사람이 참가했다. 희생자의 생전 모습을 영상에 띄우며 한 명, 한 명씩 이름을 부를 때는 눈시울을 붉히는 사람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계속되는 경찰의 방해를 막기 위해 분향소 앞을 지키고 있다 ⓒ임준형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을 하루 앞둔 2월 4일 오후 경찰이 서울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둘러싸고 있다 ⓒ이미진
희생자 한 명, 한 명의 사진을 보며 이름을 외치던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미진

희생자 유연주 씨의 언니 유정 씨는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해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아직 1000개의 궁금증이 있습니다. 왜 올해에는 매년 실시하던 다중 인파 운집 대비에서 마약 수사에만 집중했는지, 왜 [경찰은] 빗발치는 신고 전화에 출동하지 않았는지, 왜 아직도 저희에게 유가족 명단을 공유하지 않는지 등등.

“저는 세월호 참사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습니다. 그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저는 제 숨결 같은 동생을 잃었습니다. 저는 이번에도 운 좋게 살아남았습니다. 도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서바이벌식의 생존을 해야 합니까?”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책임을 회피하는 윤석열을 규탄했다.

“[오늘] 많은 분들이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동안의 외로움과 서글픔을 모두 털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니라 이 정부가 무인도에 버림받고 버려져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법의 잣대로만 [참사 책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국가를 운영하는 책임자들은 자신이 누리고 있는 권력과 지위만큼 책임이 있습니다. 단지 법적인 잣대로 나눠지는 게 아닙니다. 그 책임을 느끼지 못하거나 그 책임이 두려우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 그 자리를 내려와야 합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원내외 야당 대표들도 모두 발언에 나서 힘을 보탰다.

“저는 고등학생 때 세월호 참사로 먼저 친구들을 잃었고, 그 슬픔이 가시기도 전 동생을 잃었습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연주 씨의 언니 유정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진

시민대책위는 대통령 공식 사과, 이상민 파면,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가족과 시민대책회의가 직접 찾아가겠다며 지역별·모임별 간담회도 신청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도 “윤석열 대통령이 저희의 목소리를 들어줄 때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저희의 앞길은 험난할 것입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하고 호소했다.

그런데 서울시는 집회 후 6일(월) 오후 1시까지 분향소를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강제 철거)을 하겠다는 계고서를 시민대책위에 전달했다고 한다. 참사 예방과 대응에는 무능한 오세훈과 경찰이 정부에 대한 항의를 막는 데는 이토록 빠르다.

참사의 정치적 책임자 윤석열은 최근 각종 공공요금을 인상하는 등 대중의 생계난에도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며 큰 분노를 사고 있다.

윤석열을 향한 대중적 항의를 확대해 가야 한다.

이태원 참사 100일을 앞두고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영정 사진을 가슴에 품은 채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임준형
2월 4일 오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이 영정 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이미진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을 하루 앞둔 2월 4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진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을 하루 앞둔 2월 4일 오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이미진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을 하루 앞둔 2월 4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진
2월 4일 오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이 영정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이미진
서울시의 동행? 이태원 참사 추모제를 에워싼 경찰들 뒤로 “동행할수록 더 매력있는 서울” 이라고 적힌 서울시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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