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일 윤석열 퇴진 집회:
반윤석열 정서가 다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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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4일 윤석열 퇴진 집회가 열리기 전부터 서울시청과 남대문 일대는 윤석열 정부에 항의하는 정치 집회들로 들썩였다.
이태원 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 집회를 불허한 오세훈 서울시장에 항의하며 오후 2시에 서울시청 광장에 분향소를 차리고 집회를 열었다. 3시에는 남대문과 시청 광장 사이 세종대로에서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규탄 집회를 대규모로 열었다.
1월 하순 가스·전기 요금 대폭 인상의 결과가 역대급 한파와 결합돼 서민 가정은 2배, 3배로 뛰어오른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 이는 반윤석열 정서에 다시 불을 지르고 있다. 여론조사들에서도 윤석열 국정수행 지지율은 2~3주 연속 내림 추세이다.
노동·연금·교육 개악의 추진력을 약화시킬까 봐 윤석열 정부는 다급하게 빈곤층 긴급 지원 등을 내세웠지만, 새 발의 피이다. 게다가 차상위계층 지원에 드는 돈은 내년도 가스요금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결국 다른 서민 가정으로 그 부담이 분산되는 조삼모사에 불과한 것이다. 너무 속보이는 기만책이라 지지율 회복에 도움이 안 되고 있다.
다른 한편 윤석열은 국가보안법 수사, 노동조합 수사, 언론사 수사,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 등으로 반대 세력을 공격하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촛불 집회에는 전국 집중이 아닌데도 1만 명이 훨씬 넘는 인원이 참가했다. 집회 분위기도 열기 넘쳤다. 윤석열의 지지율이 다시 떨어지는 것에 고무된 것과 윤석열의 전방위적 반대 세력 수사에 대한 분노(“검찰 독재 반대”로 표현되는)가 복합적으로 표현됐다.
직전 민주당 집회와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점 때문에 민주당 집회 참석자 일부도 퇴진 집회에 계속 참가했다. 퇴진 집회에만 참가한 사람들도 있었다.
민주당 집회보다 더 급진적이었던 발언, 퇴진 집회 연단에 올라온 민주당 의원들 발언에 대한 반응 등을 보면 퇴진 집회는 단순히 민주당 2중대 집회가 아니었다.
예컨대 퇴진 집회 연단에서 난방비 폭탄에 대한 불만, 법치를 빙자한 정권 반대 세력 수사 압박에 대한 규탄 발언들이 나왔는데, 한 청년은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에 맞서 야당답게 싸우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태원 참사 문제로 이상민 탄핵 등을 하자는 민주당 의원들이 올라와서 발언했지만, 호응이 크지 않았다. 이상민 탄핵 요구가 윤석열이 참사의 진정한 정치적 책임자인 상황을 희석시킨다고 많은 집회 참가자들이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이 집회 참가자들은 참사 직후부터 “(윤석열) 퇴진이 (이태원 참사에 대한) 추모”라고 외쳤다.
한 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이 달라지고 있다”고 발언하자 취재 기자 옆에 서 있던 청년들은 “정말요?”라고 반문했다. 그나마 김용민 의원이 “꼭 필요한 윤석열 퇴진 운동은 정의로운 행동”이라고 해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김민웅 윤석열퇴진촛불행동(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이태원 참사 추모 집회를 방해하고 생계비 위기를 증폭시키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분노가 퇴진 운동으로 모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과 그 일당들은 민생을 파탄내면서, 부자들에게는 돈을 쏟아붓고, 없는 국민들의 주머니는 죄다 털어 가는 자들입니다. 이게 강도지 뭐가 강도입니까? 강도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보다 큰 힘을 만들어 내야 하겠습니다. 윤석열 정권을 반대하는 이들 모두가 하나가 되어 함께 이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민주당부터 노동운동까지 단결하자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대부분의 주요 노동운동 단체들은 현재까지 윤석열 퇴진 요구를 지지하지 않고 있다.
집회 후 참가자들은 서울 명동 일대를 행진하며 윤석열 정부의 반서민 작태를 폭로하고 퇴진 요구를 알렸다.
난방비 폭탄으로 윤석열의 지지율이 다시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날 집회는 윤석열 퇴진 운동이 더 많은 사람들을 퇴진 운동에 동참시킬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