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 윤석열 퇴진 전국 집중 집회:
수만 명이 윤석열의 친미·친일 외교를 규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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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일 윤석열 퇴진 전국 집중 집회는 수만 명이 참가해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오늘 집회는 미국의 기밀 문서 폭로 여파 속에서 윤석열의 친미·친일 외교에 대한 규탄 정서가 크게 표출됐다.
오늘은 서울 대학로에서 시작했다. 오후 3시에 집결한 참가자들은 약식 집회 후 종로 일대를 행진하며 많은 시민들을 만났다. 도심 행진은 거리의 많은 시민들에게 환영받았는데, 윤석열 반대 정서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확인된 것이다.
오후 3시 집결이었지만, 일찌감치 마로니에 공원이 퇴진 집회 참가자들로 차기 시작했다.
이른 새벽에 출발했을 경남 통영, 전남 여수 등 먼 지방의 지역 촛불행동 깃발들,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고 기억하자는 깃발 등 각종 모임의 깃발로 대학로 일대가 채워졌다.
마로니에 공원 안 공연 무대에선 공교롭게도 왕을 처형한 프랑스 혁명을 소재로 한 노래 〈비바 라 비다〉가 흘러나왔다. 공원 입구에선 국민주권포럼이 자체 사전 집회를 열어 반미·자주의 기조로 미국의 제국주의 행태를 비판했다.
행진 전 약식 집회에선 해방신학 연구자인 김근수 씨가 윤석열의 4·3 모욕을 규탄했다. 김근수 연구자는 윤석열이 제주도 4·3 추념식에는 불참하면서 영락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예배에 참가한 것이 4·3 희생자들을 모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락교회 창립 목사 한경직은 제주 학살의 앞잡이 서북청년단의 창설자이다.
3시 30분 행진이 시작될 때까지도 지방 참가자들이 계속 들어왔고, 혜화역에서도 참가자들이 계속 올라왔다. 늦어서 행진 코스인 종로5가역에서 내려 행진 대열을 기다리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오전에 내리던 비가 개, 오히려 더 청명해진 날씨가 참가자들의 표정을 밝게 했다. 그보다 더 행진 대열을 신나게 한 것은 대학로에서 종로 대로를 지나는 동안, 거리의 시민들이 보인 반응이었다.
청소년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손을 흔들며 사진을 찍고, 박수를 치고, ‘엄지척 따봉’을 날리는 시민들이 많았다.
방송차는 윤석열의 친미·친일 외교를 주로 비판했다. 동시에 공공요금 인상 등 생계비 위기를 심화시키는 윤석열을 비판하며 퇴진 운동 동참과 지지를 호소했다.
“요새 살 만하십니까? 교통비, 가스비, 수도세 올린 사람 누굽니까? 1만 원 내던 거 5만 원 내고 있습니다.”
광화문 사거리를 지난 행진 대열은 조선일보사 빌딩 앞에서 윤석열 퇴진 집회를 종북몰이하는 〈조선일보〉는 폐간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서울시청에 접근해서는, 최근 서울시청 광장의 이태원 참사 분향소(유가족들이 운영 중)에 변상금 2900만 원을 청구한 오세훈 퇴진 요구도 나왔다.
“분향소 철거 운운하는 오세훈은 사퇴하라!”
행진 대열이 본대회장에 들어서자 미리 본대회장으로 와 사전 집회 중이던 참가자들과 박수를 치며 서로를 맞았다.
본집회에서는 윤석열의 친미·친일 노선을 비판하며 윤석열 퇴진 투쟁의 결의를 다지는 발언들이 많았다.
불교계에서 윤석열 퇴진 목소리를 조직하고 있는 박종린 씨도 윤석열 퇴진에 힘을 모으도록 노력하겠다고 발언했다. 불교계 진보단체들은 5월 20일 오후 3시 서울광장 일대에서 윤석열 퇴진과 김건희 특검을 요구하는 야단법석(야외에서 크게 여는 법회)을 열 계획이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오만한 미국과 윤석열이 추진하는 “한미일 전쟁 동맹”을 반대하자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제주 4·3 학살도 미군정이 시작한 것인데, 70년 동안 이에 대한 사과나 책임 인정이 없었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며칠 뒤 63주년이 되는 4·19 혁명의 저항 정신에 따라 윤석열을 몰아내자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촛불행동이 더 전국적으로 조직화하자고 호소했다.
윤석열이 이승만 기념관을 추진하면서 4·19 혁명 출신자들 일부를 포섭해 이승만을 참배케 하고 이를 홍보에 활용한 일이 있었다. 오늘 집회에서 4월 혁명 참가자들을 공식 대표하는 4월혁명회 회원들이 참가해 윤석열 퇴진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4월혁명회 회원들은 윤석열이 나쁜 정책들을 펴다가 위기에 몰리자 공안 탄압을 벌인다며 비판했다. 노구를 이끌고 윤석열 퇴진 투쟁에 함께하겠다는 힘찬 발언을 한 4월혁명회 회원들에게 참가자들도 존경의 마음을 담은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열흘 전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김기현의 지역구에서 민주당이 당선돼 반윤석열 정서의 성장을 보여 준 일이 있었다. 울산남구 민주당 지역위원장과 구의원 당선자도 집회에 와서 윤석열 퇴진 발언을 했다.
그러나 노무현 청와대 출신이기도 한 민주당 국회의원 서영교가 나와서 노무현 정부의 ‘자주 외교’를 자화자찬한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동맹에 반대해 온 집회 기조에 맞지 않았다. 노무현의 이라크 파병은 미국의 제국주의 침략 전쟁에 적극 호응한 것으로 결코 변호될 수 없는 정책이었다. 노무현 정부는 한미FTA도 추진하는 등 친미 노선으로 한국 기업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했다.
오늘은 전국 집중 집회답게 여러 단체가 다양한 부스를 차렸다. 이는 집회 참가자들의 정치적 관심사를 반영하는 것이었다.
내일(4월 16일)이 세월호 참사 9주기라서 세월호 리본 나눔 부스도 성황을 이뤘다. 사람들이 앞다퉈 리본을 받아 갔다. 세월호 노란리본공작소 자원봉사자 김현성 씨는 무대에서 발언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제대로 된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태원 참사 같은 참사가 반복되고 있다며 개탄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무기 지원에 반대하는 주장이 눈에 띄었다. 노동자연대는 대학로에서 출발한 행진 때부터 윤석열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시도에 반대하는 팻말을 들고 행진했고, 관련 보도가 담긴 호외를 대량 반포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회원들도 집회장에서 우크라이나 포탄 지원에 반대하며 윤석열을 규탄하는 팻말 시위를 벌였다. 참가자들도 많이 호응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방미가 다가오면서 윤석열은 오히려 더 군색한 처지가 되고 있다. 한미일 군사 동맹 본격화에 대한 비판 여론, 우크라이나 전쟁 무기 지원에 대한 반감 섞인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기업주들도 한국 기업에게 불리한 미국 반도체법이 수정돼야 한다고 요구하며 미국과 윤석열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윤석열의 정치적 위기를 더 심화시킬 것이다. 미국의 기밀 문서 폭로 이후 윤석열의 지지율도 하락했다.
이럴 때, 윤석열에 반대하는 투쟁들이 곳곳에서 벌어져야 한다. 특히 윤석열의 우크라이나 전쟁 무기 지원에 반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윤석열 퇴진 전국 집중 집회는 5월 20일이다.